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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3.03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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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재업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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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가 저택의 부엌 구석, 그 작은 방에서 허니한테 폭탄선언, 혹은 고백 아닌 고백을 했을때 허니는 너무 놀라서 아무 말도 못했음.


꼼지락 거리던 두 손을 맞잡은 채로 혼란스러운 눈을 한 채 조지를 빤히 올려다보기만 했겠지. 그마저도 예상 못한 조지의 말에 두 눈은 정처 없이 마구 흔들리며 조지가 진심으로 한말인지 알아보려 이리저리 굴러가고 있을거고, 그 때문에 심장이 터질 것만 같아서 얼굴은 순식간에 빨갛게 달아올랐겠다.

그렇게 영겁같은 찰나의 순간이 지나면서, 허니의 대답을 기다리다 못해 먼저 말하려던 조지를 가로 막은건 다름 아닌 조지네 부모님이겠다.


식사 준비 다 됐으니까 얼른 오라며 저들을 부르는 목소리에 허니는 자리에서 살짝 일어나 크게 대답하며 조지를 돌아보았음.



- 허니,

- 나중에..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일단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이는 조지와 시선을 엮다가 먼저 고갤 돌린건 당연하게도 허니였겠지.



그리고 그 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건 허니 혼자였음.

온가족이 모인 식사자리에서 갑작스러운 전화를 받고 조지는 할아버지께 인사만 살짝 하고서 얼른 돌아가야만 했음. 허니는 무슨 일인지 물을 수도 없었어.


그런데 갑자기 조지가 파병을 가기 전의 모습이랑 오버랩돼 보였음. 아무것도 모르고 막 결혼을 했던, 불과 몇 달전까지의 조지의 모습이 불현듯 떠오른거지. 그때엔 정말 남보다 못한 사이였고 무슨 일이 있는지,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 그런것도 몰랐던 시기였던 탓에 조지가 집을 거의 잠만 자는 용도로 겨우 쓰던 모습이 갑자기 떠오른거지.


조지는 항상 그랬어.

파병을 간 뒤로 편지로 소통하면서 달라졌다고 생각했던게 무색하게도, 정말 달라진건가? 하는 혼자만의 생각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지. 다음날이 되었음에도 조지는 연락도 없이 집에 돌아오지 않았어. 허니는 저녁을 차리다가 무의식중에 2인분을 차려두는 저를 깨닫고선 충동적으로 엠마에게 연락했음.










조지의 동기들에게, 특히 사관학교 동기들보다 대학 동기들에 조지가 지금 런던에 와있다는 사실은 꽤 큰 흥미거리였음.

연락도 자주 않고 어쩌다 먼저 묻는 안부에는 항상 바쁘다는 말만 했던 '그' 조지 맥카이가 이번에도 말 없이 알아서 파병을 갔다길래 자기들끼리는 말 많았겠지. 걔도 알고보면 욕심이 장난 아니라는둥, 그 집안 사람들 권력욕 어디 가겠냐는둥. 워낙에 가진게 많아 사교계에서 누구의 친척, 누구의 친구로 다 알음알음 알고 지내던 그 부류들이라 자기들이랑 애초에 잘 엮이지 않으려고 하는 조지를 항상 탐탁치않게 생각해온 동창들이었겠다.


다들 연줄 많고 뒷배 든든한 애들이었으니 런던에서 내로라하는 기업의 이사라는 직책으로 놀고먹는 중인 그 동기들이 파병을 갔던 조지가 지금 영국에 있다하니 불시에 조지한테 연락을 해온건 당연한 순서였겠지.




- ..잠깐 들어와 있는거야. 언제 다시 돌아갈지 몰라서 바빠.

- 그러니까 빨리 만나야지, 가기 전에 얼른. 너 맨날 바쁘다고 모임에 안나왔잖아, 그러니까 오랜만에 얼굴 좀 보자 어?

- ......

- 야, 우리가 다 준비해놨어, 너 와서 술 안마셔도 돼. 밥만 먹고 가. 그니까 얼굴만 비춰라 좀. 뉴욕 파견 나갔던 윌리엄도 온대.




조지는 사교계에서 보고 지냈던 애들이 어떻게 노는지 뻔히 알고 있었음. 그래서 대학 동기들이랑 크게 트러블 없는 선에서만 관계 유지하고 지냈던거고 사관학교로 빠진 후로는 연락도 잘 안했겠지. 어차피 여기나 거기나 비슷했지만 대학 동기들이 더 정해진 선 없이 막장으로 노는 걸 잘아서 항상 조심하고 피해온 조지였겠다.


근데 거의 1년을 바쁘다는 핑계로 안보고 지내왔고, 이제 파병 갔다는 핑계로 연락 안받기 딱 좋았는데. 근데 겨우 삼사일정도 의회에 맞춰 들어온 일정이라 곧 들어갔어야 했던게 갑자기 일정이 좀 늘어난거지. 회기기간 동안 자리 좀 채우라길래, 삼사일에서 며칠 더 추가가 됐는데 하필이면 이 타이밍에 의회 쪽에서 일하는 동기 하나가 있었던 탓에 너 회기기간 끝나는 그 날까지 있어야하잖아, 그니까 좀 나오지? 해버린거였지.


다 알고 말해오는 동기한테 마땅한 핑계가 더는 생각나지 않아서 조지도 어쩔 수 없었을거고, 이렇게 한번 만나주면 앞으로 또 한참은 안만나도 되겠다 싶어서 결국엔 알겠다고 대답해버렸겠다.




- 야, 저기 저거. 조지 네 아내 아니야?

- 맞는거 같은데? 이름이... 허니였나?

- 야, 너가 한번 불러봐. 같이 합석하자그래, 오랜만에 친구 부부네랑 같이 술 한잔 하자.




요즘 뜨는 프라이빗한 레스토랑이랍시고 데려올때부터 알아봤어야했는데.. 한쪽엔 바가 자리해있는걸 보니 분위기가 딱 봐도 여자 만나러오는 곳인게 분명했음.

이미 친구 이름으로 예약된 자리에 앉았고, 식사 메뉴까지 다 예약을 해뒀다길래 그냥 밥만 먹고 얼른 가자 싶어서 표정 굳어지는 것도 참고 있었는데. 하필이면 허니를 여기서 만날 줄이야.


대각선 저 끝에 허니가 엠마랑 다른 여자친구, 총 셋이 앉아서 웃으며 대화하는게 보이는데 이 새끼들 시선 피해서 연락을 할수도 없고 말을 걸수도 없고.. 이쯤되니 조지는 신경이 예민해져서 그때엔 표정 관리가 좀 힘들어졌겠지.




- 어, 나 눈 마주쳤어. 나 기억 할 지 모르겠는데 먼저 가서 아는 척 해도 되려나? 야 조지, 같이 가자.

- 그냥 조용히 밥 먹고 가자.

- 왜? 어차피 너도 밥만먹고 갈건데 둘이 같이 있다가 가면 더 좋잖아.

- 잭. 잠깐,



- 조지?



그냥 웃고 떠들고 있던게 식사를 다 마쳐서 그런거였나봐.

허니는 친구들이랑 레스토랑을 나가던 길에 조지가 있던 테이블을 발견하곤 깜짝 놀라서 다가왔음. 친구들은 왜 신이났는지 모르게 웃으며 허니에게 먼저 인사를 건넸고, 허니의 친구들마저 졸지에 다 같이 인사를 하게 됐지.


조지는 허니와 할아버지댁에서 갑작스레 자리를 떴던 날 이후로 거의 하루만에 허니를 처음 보는거였음.

겨우 짬을 내 잠깐 저녁을 먹으러 나온건데 이렇게 허니를 만나게 되니 잘못을 저지른 것처럼 괜히 마음이 쓰려왔어. 끝까지 안된다고 거절할걸, 그래서 지친 몸을 이끌고 그대로 허니에게로 가서 내 마음은 진심이었다고, 다시 허니에게 말을 했어야 했는데.


조지가 허니에게 할 말을 고르는 사이 친구들이 먼저 나서서 허니와 친구들에게 수다스럽게 말을 걸었고, 허니와 친구들이 섞여들기 시작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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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원이 많아졌다는 좋은 이유로 조지 친구들은 레스토랑 안쪽의 조용하고 넓은 룸으로 자리를 옮겼음.


갑작스런 호출이 있을 수 있다는 핑계로 술을 마시지 않는 조지를 제외하고 다들 와인이며 위스키며 갑자기 늘어난 술과 안주에 조지는 이제 두통까지 이는 듯 했지. 허니는 분위기상 와인 한잔을 앞에 두곤 목만 축이고서 그냥 와인잔만 노려보고 있었고 허니의 친구들보다 대체 왜인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보이는 조지의 친구들이 이미 알싸하게 취해보이는 상태로 마구 떠들기 시작했음.



- 나는, 조지 저 자식이 그렇게 냅다 결혼해버릴 줄은 몰랐지..

- 나도 나도. 나는 쟤 취향이 금발인줄 알았는데 막상 보니까 아니어서 놀랐지.




거기서 쓸데 없는 말을 하는 동기의 입을 틀어막아서라도 더는 못떠들게 막았어야했는데.

허니의 친구들, 특히 엠마가 단번에 잔을 비우고는 그렇게 지껄인 조지의 친구 둘을 노려보기 시작했음. 허니는 뭐, 이런 대접 처음 받는 것도 아니고 사교계에선 뒤에서나 앞에서나 알음알음 겪어온 익숙한 일이라 그냥 집으로 돌아갈 타이밍만 재고 있었는데,




- 그래도 동양인은 좀 너무했지?



그 말에 더는 참기가 어려워졌어. 제 친구들에 남편인 조지까지 있는 자리잖아. 심지어 저 말을 하는건 처음보는 조지의 지인들이고.. 친구들이랑 이 전에 밥 먹을때 마셨던 와인 한잔, 여기서 먹은 와인 한잔. 고작 딱 그것뿐인데 욱하고 올라오는 화를 참기가 꽤 힘들었지.



- ....

- 허니,

- 잠깐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그래서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게 당연했겠다.











세면대에 물을 틀어놓고 한참을 보다가 그냥 손만 씻고 밖으로 나온 허니를 기다리는건 허니 가방 챙겨들고 벽에 기대 서있던 조지였음.



- ..왜 나와있어요.

- 가요, 집에.

- 당신 친구들은요.

- ..이리 와요.



허니에게도 한손에 쏙 들어오는 그 가방을 조지가 든거 보니 어린애 가방을 겨우 든 모습처럼 보여서 어이없는 웃음이 샜지.

한 손으로는 허니의 가방 들고, 나머지 한 손은 허니에게 내민 조지가 저를 빤히 바라봤음. 허니는 제게 내밀어진 큰 손을 내려다보다가 손을 들어 맞잡았고, 조지는 그 손을 살짝 끌어와 엘리베이터로 향했지. 그렇게 둘은 그대로 집으로 향했음. 집에 도착할때까지 둘은 말이 없었겠지. 허니는 제 친구들과 조지의 앞에서 그렇게 대놓고 기분 나쁜 소리를 들은게 처음이라 우울했고, 조지는... 왜 그렇게 조용했는지, 안에서 무슨 얘길하고 나온건지.. 허니는 묻고 싶지도 않았음.


방에 들어가자마자 화장대 앞에 선 허니는 귀걸이를 빼고, 팔찌와 시계도 푸르고 잠깐 말없이 서있었어. 뒤에서 문이 닫히는 소리, 그리고 조지가 걸어서 제쪽으로 오는 모습이 화장대의 거울에 비쳐보였어. 자켓을 벗으며 괜히 시선을 거두는데 조지가 뒤쪽에 선 채로 화장대 위에 가방을 올려두었어.

허니는 거울에 보이는 조지의 다리까지 밖에 안보이는 모습을 보다가 뒤로 돌아섰음.




- ...할 말 있어요?

- 미안해요.

- 조지, 당신이 사과할 필요 없어요.

- 그딴 새끼들하고 애초에 만나는게 아니었는데.




조지가 허니의 손에 들린 자켓을 살짝 건네 받아 화장대의 한쪽에 올려두고서, 허니의 두 손을 내려다보다 살짝 잡아쥐었어.

저도 모르게 살짝 숨을 들이킨 허니는 조지의 가슴께에 시선을 두다가 살짝 시선을 내렸다가, 다시 들어올려 어깨부근을 노려보듯 올려다보았다가, 한참이나 흔들리는 시선으로 돌아보다가 뒤늦게서야 얼굴을 올려다보았음.


언제부터였는지 모르겠지만 저를 빤히 내려다보던 시선과 딱 마주치자 더는 피하기 힘들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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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 쓰레기같은 말, 마음에 담아두지 말아요.

- ....

- 허니. 나는, 진심이에요. 항상. 진심이었어.




제 두손을 양옆으로 맞잡고 선 조지의 크고 따듯한 손 아래에서, 허니는 조지의 말을 듣자마자 저도 모르게 그 손을 꽉 잡을 수밖에 없었어. 불과 하루전에 들었던 말인데도, 여전히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 같아서 입술을 꾹 깨물어야 했음.




- 내가 당신을 선택한거고, 그건 항상 진심이었어.

- ...조지.




저도 모르게 위안을 받는 기분이 들었어. 저를 올곧게 바라보는 시선도 그랬고, 제 손을 부드럽게 맞잡은 채 조용히 제 말을 기다려주는 모습도 그랬어. 그래서 허니는 뭐라고 말을 해야할까, 제게 한 좋은 말을 어떤 아름다운 말로 돌려줄까 잠깐 고민하다가 그저, 까치발을 들고서 그대로 눈을 감은채 조지에게 입을 맞췄음.


술에 취해 얼렁뚱땅 첫 관계를 가졌던 불과 이틀 전의 그 날처럼, 허니는 이번에도 저가 먼저 입을 맞댔어. 잡고 있던 손은 어느새 자연스레 떨어지고, 허니는 그의 목덜미를 팔로 둘러 겨우 안겼음. 조지는 허니의 목 뒤를 감싸며 입 안을 파고들었지. 질척한 소리가 금세 방안을 가득 채웠고 둘은 한참을 그렇게 붙어 서서 서로의 숨을 나눴어.








장거리 연애하는 맥카이너붕붕


 
2021.03.03 16: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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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드.디.어 돌아왔구나 센세ㅠㅠㅠㅠㅠ올줄알았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명작입니다으억
[Code: 722b]
2021.03.03 16: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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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아아 센세야? 센세야???ㅠㅠㅠㅠㅠㅠㅠ
[Code: b858]
2021.03.03 17: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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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간질간질하고 너무 좋다 진짜..
[Code: cb8f]
2021.03.03 17:32
ㅇㅇ
모바일
와우 순서 바뀌어서 자연스럽고 좋네
[Code: c604]
2021.03.03 17:44
ㅇㅇ
모바일
센세 기다렸어..ㅠㅠㅠ🥺🥺
[Code: 5dca]
2021.03.03 17: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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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센세.. 밖은위험해.. 지하실에 안전하게 있자고 ༼;´༎ຶ ۝ ༎ຶ༽
[Code: 6af3]
2021.03.03 18: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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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왔구나ㅠㅠㅠㅠㅠ존나 연애해.. 저색들 무례한새끼들 ㅠㅠ센세 헉헉 어나더 기대해도되나오
[Code: 1c81]
2021.03.03 18: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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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조지 존나 뭐라하고 나왔는지도 궁금하다ㅠㅠㅠㅠ죽창날려씨발것들 ㅠㅠㅠㅠ아놔 존나 키스만 하는데 왤케 야하죠..센세
[Code: 1c81]
2021.03.03 20: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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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아아아아ㅏ아아༼;´༎ຶ ۝༎ຶ`༽ ༼;´༎ຶ ۝༎ຶ`༽ ༼;´༎ຶ ۝༎ຶ`༽
[Code: 7dbc]
2021.03.03 22:06
ㅇㅇ
모바일
와 내센세 오셨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9d2]
2021.03.04 01: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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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센세라니 ㅠㅠㅠㅠ
[Code: 90be]
2021.03.04 22: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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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으로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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