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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26 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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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ㅈㅈㅇ

전) https://hygall.com/356751890







집에 가야죠. 허니비는 간결하게 대답했어. 뭐 오늘 끝나고 뭐하냐고 물었고, 끝나면 퇴근할테고, 할 거 없으니 집에 갈 테고, 집에 가면 밀린 드라마나 보겠지. 남자는 그런 허니의 대답이 맘에 들지 않았는지, 입술을 훑더니 다시금 물었어.


“몇시에 끝나는데요.”
“한 5분이면 끝나요.”


남자는 고개를 끄덕였고, 계산을 다 마친 후에야 그녀를 바라보던 시선을 거두고 물건을 챙겨 가게 밖으로 발걸음을 옮겼어. 오늘은 별 걸 다물어보네. 허니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말았어. 시간도 늦었고, 몸은 피곤하고 잔뜩 지친 퇴근 시간에 다른 생각까지 할 여유는 없었거든.


허니는 매대를 정리하고 포스기도 정리하고 안 사무실에서 외투를 꺼내입고선 가게 문을 잠구고 밖으로 나왔어. 완전 녹초가 되어서 나왔는데, 밖은 어느새 깜깜해져 있었지. 그리고 눈 앞엔 익숙한 얼굴이 보이는거야.


“5분이라며”
“안가셨어요..? 이것저것 좀 정리하느라..”
“데려다주려고요.”


이렇게 갑자기? 허니는 당혹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는데, 남자는 고개를 까닥하면서 그의 차를 가리켰어. 가요, 데려다줄게. 고마워서 그냥. 그는 무심하게 그렇게 뱉더니, 허니를 빤히 바라보는거야. 물론 친절을 굳이 거절할 이유는 없지만 일단 저 남자랑은 통성명도 안했을 뿐더러 차까지 얻어탈 정도로 친한 건 아니었으니까, 허니는 망설일 수밖에 없었어.


그냥 거기 그렇게 가만히 서있다가, 괜찮다고 하고 가려고 하는데 생각보다 길이 너무 무서운거야. 그도 그럴게 꼬박 아홉시 넘어가는데 날은 어둡고 허니비는 차가 없으니까. 오늘만, 딱 한번만 빌려타는거야. 허니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럼 신세 좀 질게요, 하면서 차에 올랐지. 남자는 꽤 만족스러운 듯한 표정을 지었어.



“저.. 그 이름이 뭐에요”
“빌리빈. 그쪽은”
“허니비요. 본명이에요.”
“이름 예쁘네”



가는 길 내내 하는 대화라곤 어색한 분위기를 더 어색하게 만들어줄법한 것들 뿐이었어. 남자는 생각만큼이나 말이 없었고, 차라리 숨막히는 버스를 타고 가는 게 나았겠다 싶을 만큼이나 숨막히는 적막이 흘러서 못 견딜 지경이었거든. 그러다 허니가 먼저 이름을 물었는데도, 남자는 길게 말하지 않았어. 그냥 무심한듯 제 이름을 읊어주곤 허니의 이름을 듣자마자 예쁘다고 조용히 속삭였을 뿐이었지.


다음엔 그냥 칼에 찔려 죽어도 걸어가야겠다. 허니가 그렇게 생각을 하면서 몇 분전 자신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는데, 그의 시선이 느껴졌어. 저를 빤히 바라보고 있음이 확실했지. 허니는 천천히 고개를 들어 올려 그를 바라봤어. 길을 몰라서 그러나? 아까 설명해줬는데. 신호등은 붉게 점멸하고 있었고, 빌리는 아무 말도 않고 그저 그녀를 가만히 바라볼 뿐이었어.


“우회전..”
“응, 아까도 들었어요.”
“아 네..”


짧은 대화는 그렇게 끊어졌지만, 빌리의 시선은 여전히 허니에게로 꽂혀있었어. 뭐 때문에 저렇게 쳐다보는지는 몰라도 그 시선이 부담스럽게 느껴지는게 사실이었어. 빌리는 그렇게 허니를 뚫어져라 쳐다보다가, 이내 초록불이 차창에 비춰지자 그 시선을 거두었어.


“어느 집이에요”
“좀 더 가셔서 파란지붕이요. 그냥 여기서 내려주셔-”
“다왔네”


허니가 내려주셔도 괜찮다는 말을 다 하기도 전에, 빌리의 차는 그 조그만 집 앞에 끼익 소리를 내면서 멈춰섰어. 평소완 꽤 다른 듯한 그의 모습이 괜히 낯설어져서는 우물쭈물하면서 감사하다고 인사를 건냈고, 그런 그녀에 빌리는 미소를 지어보일 뿐이었어. 아무튼 집까지 데려다 준 건 고마운 일이니까, 그렇게 생각하면서 차 문을 열고 나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그의 목소리가 들리는거야.


“나 근데 어떻게 가는지 몰라요.”
“네?”
“여긴 처음이라. 배터리도 없고.”
“그럼 왜 데려다주신다 그러셨어요!”


그치. 원래 이런 사람이지. 허니는 얼굴을 잔뜩 구기면서 그를 바라봤어. 근데 그는, 그냥 내맘인데, 따위의 소리를 하면서 여유롭게 웃고있는거야. 무슨 사람이 이렇게 막무가내야. 허니는 그를 바라보면서 진짜 짜증이 울컥울컥 쏟아지는 것 같아서 일단 차에서 내렸어. 니맘만 있냐? 그런 유치한 생각을 하면서 어떻게든 상황을 정리해보려고 이런저런 생각을 떠올리는데, 망할 보조 배터리를 편의점에 두고왔다는 사실을 그제야 깨달았던거야.


방법은 딱 하나밖에 없었어. 저 남자를 집에 데려가서, 폰 충전시키고, 다시 내보내는 것. 근데 죽어도 그러고 싶지는 않은거야. 솔직히 생각해봐, 아무리 편의점에서 자주 봤다고 해도 빌리는 성인 남자고, 또 아무도 없는 집에 남자를 들이기도.. 허니의 머릿속이 복잡하게 굴러갔어.


허니는 그냥 대놓고 한숨을 푹 쉬고, 정말정말 하기 싫었던 그 선택을 하기로 결심했어. 당장 지금으로썬 방법이 없으니까, 그냥 빌리라는 남자를 믿기로 한거지. 여태 좀 예민하게 굴긴 했어도 그럴 사람으로 보이진 않으니까.. 허니는 그렇게 생각하면서 그녀를 따라 내린 빌리를 바라봤어.


“..그 일단 집에 가서”
“가서 뭐할려고”
“...미친거 아니죠? 폰 충전할때까지만 있어요.”
“장난이에요. 고마워요 아무튼”


빌리는 푸흡 하면서 실없는 웃음을 터트렸어. 그러는 그가 얄밉게 보이는데도, 뒤에 그를 달고서 집으로 들어가는 제가 좀 한심하게도 느껴졌어. 그치만 뭐 어쩌겠어, 하는 심정으로, 허니는 그냥 자포자기했어. 그러곤 그를 한 번 노려봤다가, 잠깐만 기다리라는 말과 함께 집안으로 뛰어들어가 엉망진창인 집을 빠르게 정리하기 시작했어.


그냥 그에게 별로 책잡힐 거리를 만들고 싶지 않았거든. 집이 더럽게 보여지는게 싫은 것도 있긴 했지만.. 아무튼 허겁지겁 보이는 데만 대충 정리해놓고, 그가 기다리고 있을 현관문을 열어 그를 안으로 들였어.


“실례 좀 할게요.”
“진짜 폰 충전되면 바로-”
“말 안해도 그럴거에요.”


빌리는 예쁘게 웃어보였어. 좀 어색하게 느껴지긴 했지만, 허니는 그가 들어오자마자 그를 소파에 앉히고 충전하라며 충전기도 가져다주고, 커피까지 내려서 건내주었어. 실은 빌리와 무슨 대화를 나눠야할 지를 전혀 모르겠어서 주방으로 잠깐 도망친 거긴 한데 그래봤자 몇 분이나 되겠어. 커피내리는 시간 5분. 고작 그거 뿐이었지.


“허니 근데,”
“네?”
“원래 혼자 살아요?”


빌리의 말에 허니는 그와 조금 떨어진 의자에 앉아 커피를 홀짝이면서 고개를 끄덕였어. 예전에야 남자친구가 있었으니 같이 지냈었는데, 지금은 아니니까. 솔직히 허니가 혼자 쓰기엔 좀 넓은 집이긴 했어. 둘이면 딱 알맞을 거라고 느껴질만한 공간이었지.


남자친구랑 같이 썼는데, 헤어졌어요. 굳이 이런 말을 할 필욘 없잖아? 허니는 그래서 그냥 고개를 끄덕였어. 뭐, 따지고보면 거짓말도 아니니까. 원래는 허니가 지내려고 구한 집이 맞긴 하니까. 빌리는 집을 쓱 훑더니, 지나가는 말로 아닌것 같은데.. 하곤 조용히 입을 다물었어. 그러다가, 커피를 한모금 들이키곤 다시금 말을 걸어왔지.


“요새 좀 바빴어요.”
“네, 그런 것 같았어요. 안보이시길래.”


허니의 무심한 목소리가 빌리의 귓가에 꽂혀들어갔어. 커피를 들이키고 있는 허니의 시선은 바닥을 향하고 있어 몰랐겠지만, 빌리는 입꼬리를 말아올리곤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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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다렸어요?”
“아...닌데요.”
“방금 대답 좀 느렸는데.”
“아니거든요.”


허니는 갑작스러운 그의 물음에 말을 흐렸어. 기다렸냐는 그의 물음에 아니라고 대답하기엔, 오늘은 분명 그를 기다린게 맞거든. 그가 올거라고 생각하면서 트윙키 몇 개를 따로 빼놓고선 그가 언제 오나 하고 있었으니까. 허니는 빌리를 힐끔 쳐다봤어. 그러곤 눈이 마주쳤는데, 순간 놀래서 고개를 휙 돌렸어.


그냥 좀 새삼스럽게 느껴지는거야. 그가 입고 있는 옷이나손목 위에 채워진 시계나 예쁘게 말아올린 입꼬리, 허니를 바라보고 있는 시선같은 것들이. 더럽게 잘생겼네. 그런 생각이 들어 괜히 목을 가다듬고 얼마 남지도 않은 커피를 쭉 들이켰어.


“허니.”
“네”
“고갠 왜 돌렸어요?”
“아닌데요.”


뭐 다 아니래. 빌리는 그렇게 말하면서 웃어보였고, 이내 그는 충전기 선이 꽂혀있는 제 휴대폰을 들고 몇 번 만지작거렸어. 허니는 괜히 그런 그가 얄미워서는 힐끔 쳐다보다가 시계를 올려다봤고, 벌써 열시가 훌쩍 넘어간 시간을 눈치채곤 근데 충전이 이렇게 오래걸리나, 하고 생각했어.


“허니 근데, 이거 충전 안되는 것 같은데요”
“네? 그걸 왜 지금 말해요.”
“나도 몰랐는걸요. 와서 봐요”


허니는 그의 말에 자리에서 다 마신 커피잔을 탁상에 내려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그의 옆자리에 앉아 그가 건내준 휴대폰과 충전기 선을 이리저리 만져댔어. 근데 화면을 보니까 배터리가 꽉 차있는거야. 충전도 잘 되고 있었고.


“저기 이거-”


고개를 돌렸는데. 그의 숨결이 닿을만큼이나 그가 너무 가까이 다가와있는거야. 그의 간지러운 숨결이 닿아서, 몸이 떨릴만큼이나. 그의 눈동자는 올곧게 허니를 향하고 있었어.


“배터리.. 다 찼는데..”


허니는 느릿하게 말을 내뱉었어. 그러는 와중에도 빌리는 떨어지지 않았어. 그러곤 여전히 그녀의 눈동자를 똑바로 쳐다보면서 입을 꾹 다물었다가 답답한 듯 고개를 살짝 돌리면서 말을 꺼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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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지. 애당초 배터리가 부족하질 않았는데.”
“네?”
“나 말곤 집에 이렇게 막 들이지 마”


허니는 그를 멍하니 바라봤어. 분명 웃고 있는데, 웃으면서 바라보고 있는데.. 빌리는 조금 헝크러진 허니의 머리칼을 살짝 쓸어내려주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어.


“내가 질투가 좀 심해서.”
“...”
“성격도 좀 더럽고.”


몸이 딱딱하게 굳었어. 무슨 말을 하는거지. 그렇게 생각할 틈도 없이 빌리는 가까이 다가왔고, 얼어있는 허니의 볼에 살짝 입을 맞추더니 다시금 그 반칙같은 미소를 지으면서 떨어졌어. 심장이 위아래로 미친듯이 뜀박질하는데, 좀처럼 진정이 되질 않는거야. 얼굴은 금새 달아올랐어. 뭐, 뭐한거야 방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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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왜 맨날 좁아터진 편의점 출근 도장 찍었겠어.”
“너 얼굴 한 번 보려고 그런거지.”







빵발너붕붕 빌리너붕붕
2021.01.26 16: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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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 말수 많지 않은데 던지는 말마다 예술이다........침묵하다가 던지는 한마디한마디마다 감탄.....와씨 뭘 좀 아는 놈인데 또 막 보기싫게 대놓고 그런건 아닌...뭔지알지ㅠㅠㅠㅠㅠㅠㅠㅠ시바 센세 빌리잘알 설렘포인트잘알
[Code: 5a59]
2021.01.26 20: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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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숨차
[Code: f8fd]
2021.01.27 02: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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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발 이거 뭐야
[Code: 7973]
2021.01.27 04: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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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de: 2eca]
2021.02.09 17: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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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아아아아악 빌리빈!!!!!!!! 씨발 존나설레
[Code: c0d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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