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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소의 어머니가 병원에 도착하시기까지, 마치다 그 두어시간동안 피가 마르는 듯한 기분에 머리도 안돌아가서 결국 아무 핑계도 준비하지 못했음
사실 솔직히 털어놓고 욕을 먹으면 욕을 먹지 애초에 뭘 둘러대는 성격이 못되는지라 머리 굴려봤자 자괴감만 들지 옳은 답이나 나왔을까 싶긴했지
아카소 작게 뒤척일때마다 습관처럼 얇은 담요 고쳐 덮어준 마치다 여전히 떠질 줄을 모르는 예쁜 눈 보면서 에이지가 잠들어서 다행이다 오늘 저녁까지만, 되도록이면 어머니가 다시 집으로 돌아가실때까지만 이대로 잠들어 있었으면 하고 간절하게 기도했겠다
어떤 쓴소리가 나올지도 모르는 마당에 이름 다정하게 안 불러준다고, 말 끝이 단호하다고 징징대는 애 깨어있어봤자 두배로 속상하기만 하지 싶어서 힘 없이 웃은 마치다는 제가 듣게될 날선 소리보다는 조그만 생채기에도 엄살심한 애가 겁먹고 그만둔다고 할까 그게 더 무서웠음
심란한 마치다 입 밖으로 나오는건 한숨뿐이라서 어머니 오시면 드릴 음료수라도 사올 생각으로 일어나서 병실 옆 자판기로 향했지
평소에 아카소가 잘 찾는 코,코팜만 생각없이 몇 캔을 뽑은 마치다가 뒤늦게서야 커피 한 캔까지 같이 뽑아들고 뒤돌아서는데 아카소가 자고있을 병실로 급하게 들어가는 누군가의 뒷모습에 심장 곤두박질치는 기분이었겠다



-



"내 새끼, 얼굴이 왜이렇게 상했어..."


저번에 봤을때만 해도 뽀얗게 살이 오른 모양이더니 그새 반쪽이 된 게 안쓰러워 자는 얼굴을 몇 번이나 조심스레 쓰다듬어보신 어머니 병실앞에서 들리는 인기척에 의아한 얼굴로 고개드셨음
머뭇거리면서 들어오는 얼굴이 티비에서나 볼 수 있을만큼 훤칠하게 잘생겨서 속으로 잠깐 감탄하셨지만


"...누구?"

"안녕하세요"


고개 깊게 숙였다 드는 예의바른 몸짓에 같이 고개 꾸벅이다 이내 표정 굳어지셨지
아들 또래처럼 보이는 남자가 입고있는 옷이 너무 눈에 익었거든
며칠동안 제 아들 자취방에 머물면서 봤던 그 옷을 왜 저 남자애가 입고있는지, 연애한다고 평소에 입지도 않던 옷을 입고 그러네 웃으며 넘겼던 그 옷을 왜?
제 아들보다 한 뼘은 더 커보이는 남자에게 딱 맞는 사이즈를 보아하니 제 아이가 헐렁하게 입고있던 옷이 분명해서 어머니 조금 혼란스러운 얼굴하셨음
단순히 친구끼리 빌려입었다기엔 순둥한 아들이 제 피부에 닿는 옷 따위를 남들과 공유하는걸 유난히도 꺼려하고 까다롭게 굴었던걸 알고있어서
심지어 동생과도 그것때문에 싸운적이 한두번이 아니었으니 기억이 틀릴리가 없었지

대답을 않는 저에게 마찬가지로 선뜻 말을 건네지 못하던 남자애가 '...형아' 잠결에 작게 읊조리는 제 아들의 목소리에 귀까지 붉어져서는 눈에 띄게 당황하는 모습이 뭔가 알아서는 안될걸 알아버린 느낌이 자꾸 들었음
보이지 않는 여자친구대신 병실을 지키는 커다란 남자애라니 전해들은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어떤 사이인지 대충 예상이 간다면 내가 너무 섣부른걸까
한 발 빠른 불안함에 몸이 떨려와서 의자에 앉으신 어머니가 앞에 선 마치다에게 물었겠다


"이름이 어떻게 돼요?"

"마치다 케이타입니다. 말씀 놓으세요, 어머니"

"아뇨. 우리 애랑 친구죠? 학교선밴가?"


무슨 말이라도 해줬으면 하는데 대답없이 고개만 푹 숙이는 마치다에 어머니가 어지러운듯 머리를 짚으셨지만 마치다 역시 정신이 없는건 마찬가지였음
저역시도 아카소와 상의없이 이런 식으로 사실을 알리고 싶지 않았지만 입이 도무지 떨어지지 않았지
'에이지 선배입니다' 그 짜증나는 거짓말이 도대체 입에 붙지를 않아서 마치다 그대로 입을 꾹 다물었지만 사실 말한다해도 달라지는건 딱히 없었겠다
정말 모르는 사람이 봐도 이상할 분위기라 어머니 대충 눈치채신 상태라서


"...죄송합니다"


우리 애랑 친구냐는 말에 뭐가 죄송하다는건지 그 말이 여러 의미로 속상했던 어머니가 빙글빙글 도는 머리를 한참동안 짚고 계셨지


"오늘은, 오늘은 그냥 가요. 에이지는 내가 볼테니까"

"저-"

"나중에 들을게요. 꼭 들을테니까, 지금은 좀"


그 말에 더이상 토달지 못한 마치다가 여전히 눈 꼭 감고있는 아카소 얼굴 눈에 한 번 담아보고는 '...급성 위염이래요. 걱정할 건 없고 컨디션 관리만 좀 잘해달라고 하셨어요' 짐챙기고 일어나는데 아픈 아카소도, 괴로우실 어머니도 다 제 탓 같아서 아니 제 탓인게 맞아서 마음이 무거웠음


"제가 먼저였어요. 제가 에이지한테 자꾸..."


'죄송합니다'

당당하게 말하지도 깔끔하게 숨기지도 못했으면서 아카소가 상처받을까 또 겁이나서 듣고싶지 않다는 어머니께 굳이 덧붙인 마치다가 주먹을 꽉 쥐고 병실을 빠져나왔음


에이지 자취방 열쇠가 어디있더라


이 헤어짐이 길어지지만 않았으면 좋겠는데
당장은 아카소의 짐을 제자리로 돌려놔야할 것 같아서 입술깨문 마치다가 흐려지는 시야를 거칠게 닦아내고 울음이 차서 꽉 메이는 목에 몇번씩이나 헛기침을 했겠다



-



아카소가 눈을 뜬건 마치다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음
눈을 뜨자마자 형아부터 찾으려던 아카소는 제 옆에 조용히 앉아있는 엄마에 눈을 동그랗게 떴지


형이 내 옆에 없을리가 없는데?


엄마가 있는것보다 형이 제 옆에 없다는게, 이제껏 의심의 여지없이 당연했던 사실이 어그러진게 괜히 불안했던 아카소는 저를 한참동안 바라보다 못견디겠다는듯 얼굴을 감싸는 엄마의 모습에 덩달아 눈시울이 붉어졌음


"...어디갔어? 엄마가 보냈어?"


주어가 없어도 두 사람 다 아주 잘 알고있는 얘기였겠지
어깨를 바들바들 떠는 어머니앞에서 울먹이던 아카소가 엄마 무슨 얘기했어? 아니, 형이 뭐라고 했어? 보채듯 숨까지 할딱이며 물어서 어머니 그 말들에 와르르 무너지셨겠다


"너 왜 그러니 정말- 에이지"

"엄마야말로 왜그래? 좋은 사람 만나라며! 형이 나한테 얼마나 잘해주는데!"


속상한 엄마의 목소리같은건 제 속이 더 상해서 듣지못한 아카소 핸드폰쥐고 급하게 침대에서 일어나려다 침대 아래 단정하게 붙어있는 종이보고 그 앞에 주저앉아서 기어이 울음 터뜨렸음


'보호자 : 마치다 케이타'


형이 어떤 마음으로 집에 돌아갔을지 감히 짐작도 못할것같아서





동정마법 마치아카
2021.01.15 06: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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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나 눈물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둘다 왜 나를 울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마치다 속은 어떻고 아카소 속은 또 어떨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어무니 제발 허락해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fd5]
2021.01.15 10:1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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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천갈래로 뜯어져..
[Code: d1d5]
2021.01.15 12:14
ㅇㅇ
모바일
아 제가 먼저 에이지한테 그랬다고 죄송하다고ㅜㅜㅜㅜㅜ거짓말 못하고 죄송하다하는데 가슴찢어진다ㅜㅜㅜㅜ
[Code: b60f]
2021.01.15 17: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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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못하는 사이인게 너무 슬프다 ㅠㅠㅠㅠ
[Code: 9a65]
2022.02.27 11: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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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눈 흘렸어 센세 센세는 신이야
[Code: a07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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