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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5.24 03:05
"괜찮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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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군모를 꾹 눌러쓴 남자는 나를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종종 이렇게 필요한건 없는지, 불편한건 없는지에 대해 물아보곤 했다. 그의 질문에 내가 대답 할 수 있는건 정해져 있다는걸 그도 나도 이미 잘 알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작년 가을. 사고가 있었다. 비 오는 날의 자동차 사고였다. 운전을 하던 아빠, 조수석에 앉아있던 엄마, 내 무릎에서 재롱을 떨던 강아지까지 모두 죽은 대형 사고였다. 비가 오던날. 어렴풋이 잠들어 창가에 기대어 있던 내가 마지막으로 기억하는 것음 부모님의 끔찍한 비명소리였다. 그리고 내가 눈을 뜬것은 우리 가족이 작살나버린 뒤로부터 이주가 지난 후였다. 뒤통수가 길게 찢어진 탓에 길게 기르던 머리는 귀밑까지 짧게 잘려있었고, 바퀴에 깔렸던 다리에 그날의 상황을 알려주는 흉터가 크게 자리잡혀있었다.


그리고 치료가 끝나고 병원에서 퇴원한 나를 기다리는 것은 텅 빈 집안과 덩그러니 남은 부모님의 영정사진이었다.


이후 나는 이름도 모르는 먼 친척집에 넘겨졌다. 부모님의 죽음이라는 충격과 슬픔에서 빠져나오기도 전의 일이었다. 아버지의 아주 먼 친척이라는 남자는 내가 가계도를 펼치고 손가락으로 일일이 집어가며 세어나아기도 벅찰 만큼 먼 친척이었다.


그는 종종 새해에 아버지에게 축하 카드를 보내오던 사람이었다. 내 기억 속의 그는 그랬다. 이름도 생소한 나라에서 근무중인 군인. 사진을 봐도, 이름을 들어도 아리송한 사람이었다. 꼼작없이 고아원에 가야했던 나를 맡기로 한 사람은 저 멀리 외국에서 파병중이라는 군인 신분의 남자였다. 그는 부모님의 부고소식에 곧바로 돌아왔고. 보호자도 없이 치료중인 내 병실을 지켰다.

내가 병원에서 눈을 떴을때 내 옆엔 낯선 그가 지키고 있었다.


원래 다니고 있던 학교를 도저히 다닐 자신이 없었다. 그는 원한다면 얼마든지 이곳에서 학교를 마무리 해도 된다고 말했지만 내가 그것을 거절했다. 이미 학교는 물론이고 이웃에게까지 우리 집의 사정이 일파만파 소문으로 퍼졌기 때문이다. 그들은 나를 두고 수근거렸다.


불쌍하기도 하지.


별것 아닌 한마디에 나는 맞아 죽는 기분이었다.


흥미위주의 동정속에서 던져지고 싶지 않았다. 모든 것의 뒷정리는 이름도 얼굴도 낯선 남자에게 떠넘기고 나는 남자의 뒤에 숨어들었다. 상처는 아물었지만 짧게 밀린 머리카락을 모자 아래로 숨기고서.

남자가 원래 살던 고향은 내가 살던 도시의 반의 반도 안될 만큼 작은 동네였다. 소문이 안날것이라 생각했던 내가 멍청했지. 삽시간에 소문이 퍼졌기 때문에 남자의 지프차에러 내린 나는 곧바로 지긋지긋한 동정어린 시선들을 마주해야 했다.

나는 남자가 알려주는 내 방으로 뛰어들어갔다. 두꺼운 커튼을 치고 숨죽였다. 이이상 도망갈 곳도 없으니까. 정말 내가 그들이 말하는 것처럼 불쌍한 애라면 부디 동정하지 말고 나를 잊어주길. 그게 나를 위한 길이니까.

병원에서 대충 잘라버린 머리는 누가봐도 엉망진창이었다. 거울을 보기 싫을 정도로. 어차피 누가 볼 사람도 없는데.

군인인 남자는 주말에만 집에 들어왔다. 내 걱정을 많이 하는게 눈에 보였지만 사실 내가 가장 끔찍했던건 남자의 시선이었다. 그는 나를 지나치게 불쌍해했다.

그와 제대로 대화를 나누지 못했다. 그는 종종 나에게 병원에서의 상담치료등을 권유했지만 집밖으로 나가는 것이 끔찍하고 의사에게 미주알고주알 내 이야기를 늘어놓는건 생각만 해도 질색이었다. 이미 병원에서 그런 종류의 고통은 충분히 맛봤기 때문이다. 의사들도.....정말 좆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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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날씨가 아주 좋던데...산책이라도 가는건 어때?"


그가 어디서 무슨 말을 주워듣고 오는지 뻔했다. 그는 내 앞에 식료품들을 내려놓으며 쩔쩔맸다. 그가 이렇게 종종 거절하기 어려운 말을 하면 곤란해지는건 나였다. 조용히 입을 다물고 고개를 저으니 그도 두번 권하지 않았다.


그 순간 집밖에서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렸다.


"...개가 있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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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옆집 일꺼야... 가서 주의 주고 올까?"

"..아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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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 강아지 좋아하니? 아! 키웠었지?"

"네, 사고로 죽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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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가서 주의를 주고 오는게..."


그는 역시 아차한 얼굴로 허둥지둥 거렸다.


"어떤 강아지인지 보셨어요?"

"어?"

"옆집 강아지요. 큰 개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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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골든 리트리버 일거야. 보고싶니? 원한다면 집으로 데려와줄게. 있다 점심에 초대할까?"

"괜찮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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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냐, 네가 여기로 온지도 꽤 됐고...분명 좋아할거야."

"전 옆집하고 어울리지 않아도 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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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아지만 데려올게. 약속해. 강아지만."

"..그럼 좋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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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네 집 개 좀 빌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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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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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딨냐. 너네 집 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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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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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슼너붕붕

션오너붕붕


착하고 순박한 시골마을 사람들이 너붕붕 덮어놓고 우쭈쭈 해주는거 보고싶다.
2020.05.24 (03:08:35)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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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데 미남이네
[Code: 20ee]
2020.05.24 (03:14:10)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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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 개가 룰라야??ㅎㅎ
[Code: e9af]
2020.05.24 (03:21:42)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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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마을 사람들 정말 착하고 순박한거 맞나요 센세..... ㅠㅠㅠㅠㅠㅠㅠㅠ 뭐 어때 걍 좋다 다 좋다!!!!!
[Code: d88b]
2020.05.24 (03:22:10)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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잌ㄱㅋㅋㄱㄱㅋㄱㅋ너무 따땃하고 커엽다....억나더ㅠㅠ
[Code: c849]
2020.05.24 (03:34:33)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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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이건 붕간적으로 억나더가 있어야됩니다!!!!!!!!!!!!!!!!!!!
[Code: e63b]
2020.05.24 (03:46:28)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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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슼 미춌다♡♡♡
[Code: f105]
2020.05.24 (03:46:49)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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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어나더 있는거죠?♥
[Code: 0ab7]
2020.05.24 (04:04:08)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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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ㄱㅋㄲㅋㅋㄱㅋㄲㅋㄱㅋㄱㅋㄱㅋ엌ㄲㅋㄱㅋㄱ 센세ㄱㅋㄲㅋㄱㅋㄱㅋㄱㅋㄱㅋㄱㅋ 넘모 좋아요
[Code: c765]
2020.05.24 (04:40:19)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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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
[Code: 3c7d]
2020.05.24 (08:53:42)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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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ㄴ미친 이런 미친 금무순을 쓰셨다는 소리는 당연히 억나더가 있다는 소리겠죠 센세???
[Code: f7f0]
2020.05.24 (12:07:12)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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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집개룰라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존좋ㅠㅠ
[Code: 0176]
2020.05.24 (13:42:22)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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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유ㅠㅜㅜㅜㅜㅜ존나치인다ㅠㅜㅜ
[Code: ecdd]
2020.05.24 (15:50:17) 신고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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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야..내가 사는 이유....
[Code: 024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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