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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30 00:59



ㅅㅍㅈㅇ
소설체 ㅈㅇ


재생다운로드요드 존잘.gif







그를 처음 봤을 때 요드는 제다이답지 않다고 생각했다. 대부분의 제다이들은 어느 정도 정해진 태도와 자세가 있었다. 예를 들어 버네스트라는 웃음을 한번도 지은 적 없는 것처럼 얼굴이 딱딱했고, 톨빈은 우울에 젖어있었으며, 인다라는 엄격한 양육자의 역할을 벗어나지 않았다.

제다이답지 않은 건 그 남자 뿐이었다.

“살람, 새끼 손가락을 더 펴야지.”

남자가 머리를 땋은 파다완의 손가락을 하나씩 떼주었다. 요드는 영링에서 갓 승급한지 얼마 되지 않은 꼬마가 부끄러워하는 것을 보았다. 

“흥.”
“어디 가, 요드?”

동기가 물었다. 요드는 대답조차 하지 않고 휙 돌아섰다. 요드가 열다섯 때였다.

한창 코웃음 칠 나이였고, 사춘기 때의 심란함을 냉소로 가장하는 나이였다.








“요드 판다르.”

누군가 그의 풀네임을 불렀을 때, 요드는 본능적으로 움찔했다. 사원 내에서 풀 네임을 호명 당한다는 것은 일반 가정과 의미가 달랐다.

“마스터 솔.”

맞은 편에서 빠른 속도로 걸어오는 누군가를 보았을 때, 그는 뒷짐을 지고 허리를 숙였다. 가슴이 쿵쾅거렸다.

“실밥이 묻었구나.”

격하게 치켜들었던 것과 달리, 부드럽게 내려앉은 손이 어깨를 쓸었다. 요드는 얼어붙었다.

그가 몰고 온 바람조차 느껴지지 않았을 때 쯤, 요드는 굽혔던 허리를 들었다.

까마득한 점으로 작아진 뒷모습이 딱딱한 파다완에게 골탕을 먹이는 제다이의 철 없는 모습을 남겼다. 


요드는 이제 열일곱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굴어온 모습이 얼마나 고압적이고 한심했는지 깨달을 만한 나이기도 했다. 








세번째로 요드가 그와 의미있는 교류를 나눴을 때, 그는 미션 중이었다. 자이게리안들은 보통 자이게리아 행성에 거주하지만, 이따금씩 외곽 별까지 날아와 소득을 취하려고 할 때가 있었다.

‘하필.’

요드는 어깨의 타는 듯한 통증에 이를 악물었다. 수풀이 앞을 가로막고, 덩굴이 발목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제다이들의 복장은 때로 비실용적이었다.

휴웅!

부메랑처럼 날아온 쐐기가 귀 밑을 스치고 지나갔다. 요드는 나무 줄기에 퍽! 하고 박히는 칼날을 무시했다. 발목에서 시작된 따끔함이 허벅지를 마비시키고 있었다. 

요드는 자이게리안과 그가 이끄는 노예들의 일부가 되기 전에 과연 벌판으로 달아날 수 있을지 확률을 계산했다. 

한 명이라도 그 전에 도움이 있을 지는 미지수였다.

‘남에게서 먼저 도움을 찾지 말아라.’

그의 마스터는 엄격했다. 파다완들은 스승에 따라서 다르게 성장했지만, 그 중에서도 그의 마스터는 ‘오직 자신만이 자신을 구원한다’는 코드를 우선으로 삼았다. 

그래서 요드는, 그의 목을 노린 독침이 가지를 통과해 그의 목에 박히기 직전까지, ‘어떻게 하면 척추가 마비되지 않고 기절로만 끝날 것인가’ 번뇌하고 있었다. 

항복하는 게 나을 수도 있겠지만, 다 잡은 노옛감을 놓쳐서 성이 잔뜩 난 자이게리안 노예상이 그를 봐줄지는....

부웅-

그리고 귀찮은 제다이 노예를 얻느니, 그냥 깔끔하게 처리하기로 한 듯한 칼날이 허공에서 빙빙 돌며 날아왔다. 요드는 포스와 하나 되는 마지막을 떠올렸다.

번쩍!

다만 그가 상상한 포스의 모습은 황금색 검이었고, 망토를 걸친 마른 체격이었다. 

단발의 머리를 풀어 헤친 남자가 헐떡이며 등을 돌렸다. 

“괜찮으냐?"

항상 잔잔한 얼굴이 격렬함과 땀으로 일그러져있었다. 

요드는 그 참을 수 없이 뿜어내는 생기가 어떻게 관자놀이를 따라 내리는지, 그리고 부풀었다가 꺼지는 가슴의 역동적인 형태로 이어지는지 멍하니 쳐다보고 있었다. 

“예.”

목이 갈라져나왔다. 요드는 열여덟이었다. 2차 성징은 끝나있었고, 요드의 바지 안쪽은 부풀어있었다.

방금 목이 날아갈 뻔한 시점에서 변명의 여지가 없었다. 

그날 그는 가벼운 상처와 염증만 진단 받고, 숙소로 돌아왔다. 꿈에는 로브를 벗은 나신의 남자가 나왔다.









네번째 이후부터 요드는 더 많은 걸 원했다. 꿈 속에서 그가 하는 방식의 '터치'까지 원한 건 아니었다.

그는 남자의 첫번째가 자신이 되길 바랐다. 

그리고 현실이 그것과 다른 건 명백했다. 

“머리 좀 빗고 다녀라.”
“마스터도요.”

재키가 팽 대꾸했다. 요드는 하극상에 놀라는 사람들 사이에서, 다른 감정으로 들끓고 있었다.

분노였다.

“내 머리는 어차피 산발이라 빗어도 티가 안 난단다.”
“그러면 제가 해드리죠.”

파다완이 포스로 빗을 소환하는 척했다. 남자가 낄낄 웃었다.

요드는 항상 상상하곤 했다. 자신이 남자의 파다완으로 선택되는 상상이었다. 

어디서부터였을까? 

왜 그는 요드를 선택하지 않은 걸까?

어쩌면 그날 어깨를 털고 지나간 가벼운 장난이 아무 것도 아니었을 수도 있었다. 기억에서 잊혀진 으스대는 파다완은 그에게 아무 의미도 남지 않았을 수도 있었다.

‘희생을 해야해.'

요드는 깨달았다. 솔이 재키를 선택한 이유는 바로 그것 때문이었다. 

그는 냉소적이고, 자신의 앞날을 의심하는 한 어린 파다완 대신, 스승의 말 한 마디에 일말의 불신도 품지 않고 기꺼이 몸을 던질 후보를 알아봤던 것이다.

요드는 탈락이었다.

거기서부터 요드는 자신이 나아가야할 방향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오래 전부터 합격이라는 단어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다만 찾아야 할 건 적절한 순간 뿐이었다.






“아악!”

비명 소리가 숲을 뒤흔들었다. 따라오던 오샤가 뒤를 돌아보았다.

"모두 다 죽을 거야."

그녀가 몸을 떨었다. 요드는 날카로운 비명과, 새들이 푸드덕 날아오르는 소리, 고요한 숲 속에 넘쳐흐르는 살기를 느낄 수 있었다.

아마 솔은 자신이 돌아오는 것을 원하지 않을 것이다.

그건 합격의 증표가 아니었다.

요드가 원하는 시험이 다른 종류라는 것만 빼면. 

"모두 다..."

오샤가 소리쳤다. 요드는 몸을 돌렸다.






“으아아아!”

솔은 이성을 잃었다. 구멍 뚫린 몸이 바닥에 텅 빈 동공으로 쓰러졌다. 방금 전까지 배운 것들을 자랑스럽게 펼치던 제자였다. 

“죽여버리겠어!”

솔이 달려들었다. 시스가 붉은 광선을 치켜들었다. 푸른색과 교차한 플라즈마가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 이마에 식은 땀이 흘렀다. 

'미안하다.'

어쩌면 재키를 직접 만나 사과해야할 수도 있었다. 솔은 눈을 감았다. 

뜨거운 열기가 목을 베기를 기다리는 대신, 찾아온 건 기괴한 뚜둑 - 소리였다.  

뚝. 

눈앞에서 목이 돌아가고 있었다. 엇나간 방향으로 비틀리기 전, 잘생긴 얼굴이 그에게 입모양을 보였다. 

'--- 안 묻었어요.'

“뭐라고 한 거야?”

방금 제다이 하나를 추가로 죽인 시스가 물었다. 손에는 피도 묻어있지 않았다. 

“아무것도 안 묻었다고.”

솔이 멍하니 말했다. 

그는 그 대답이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생각했다. 

아주 오랜 시간 - 혹은 몇 년을 거슬러 올라간 끝에, 기원이 될 만한 장면이 떠올랐다. 

그는 ‘요드 판다르’라는 잘생긴 소년이 파다완으로 선택되었을 때부터 꽤 오만과 허세로 으쓱한다는 소리를 들었고, 그를 조금 골려주기로 결심했다.

‘요드 판다르!’

풀네임을 부르면서 복도로 빠르게 걸어가자, 사원에서 자란 티를 벗지 못한 소년이 움찔했다. 

'실밥이 묻었구나.'

그가 부드럽게 손을 내렸다. 경직된 어깨가 순식간에 가라앉았다.

그대로 스쳐지나가는 순간까지, 솔은 어린 파다완의 시선이 자신을 쫓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날 그의 행동을 어떻게 받아들였을지는 미지수였다.

하지만 솔은, 소년이 '그의 속내를 꿰뚫어본 제다이의 간접적인 경고'라고 생각하기보다, 그의 올라간 어깨에 감추고 있던 책임감을 덜어내라는 위로로 받아들였으면 했다.

그 이후로 요드에 대한 어떤 안 좋은 소문도 들려오지 않고, 그가 180도 변해 우러러볼만한 제다이 기사가 되었다는 소식으로 보아, 아마도 솔은 조금 자랑스럽게 어깨를 으쓱했을 수도 있다. 

그리고 그 이상으로 20살이 된 제다이 나이트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더 일찍 말해줬으면 좋았잖아.”

지금까지는.

솔이 멍하니 중얼거렸다. 시스가 얼굴을 찡그렸다. 그는 두 명의 시신과, 정신이 나간 듯한 제다이를 보았다.

“사랑한다고."

솔은 몇 년 후에 걸친 그 대답 끝에 묻어있는 감정을 알아차렸다.

그건 뒤늦은 고백이었다. 







재생다운로드솔 눈물.gif
















솔이 자신을 잊지 않게 하려면 한 가지 방법 밖에 없다는 걸 깨달은 요드가 자체적으로 '합격'했으면 좋겠다


애콜라이트
요드솔
별전쟁




 
2024.06.30 01:25
ㅇㅇ
모바일
흐어어어
[Code: dbfd]
2024.06.30 01:30
ㅇㅇ
모바일
센세 이건 문학이에요,,,,, 제 가슴이 찢어져요ㅠㅠㅠㅜㅠㅠㅠㅠㅠㅠㅠ
[Code: 94ad]
2024.06.30 01:34
ㅇㅇ
모바일
하...... 이 밤에 그냥 대가리 박고 우는 사람됐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de1]
2024.06.30 01:55
ㅇㅇ
모바일
안돼애ㅐㅐ 날 이렇게 맘아프게 하다니 ㅠㅠㅠㅠㅠㅜ
[Code: 3eff]
2024.06.30 09:57
ㅇㅇ
모바일
찌찌 박살남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97a8]
2024.06.30 10: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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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가슴이 박박 찢어진다ㅠㅠㅠ
[Code: ffe8]
2024.06.30 11: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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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ㅠㅠㅠㅠㅠ 왜 죽음의 문턱을 넘어가면서야 알게 해주는건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71bd]
2024.07.01 00: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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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왜.... ㅜㅜㅜㅠ 요드야ㅜㅜㅠ
[Code: 87c8]
2024.07.02 03:54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미쳤다ㅜㅜ너무 슬퍼...
[Code: dcf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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