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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7.0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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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님이 치명적인 실수해서 둘 사이 깊게 패인 상처가 생기고 그게 흉터가 될때까지도 대화에서조차 금기시되는 거

그 치명적인 실수는 학회간다고 했던 중위님이 우연히(인지 고의인지 브랫은 거기까지 생각하고 싶지 않음) 하퍼 중령을 만나 하룻밤 같이 한 거지. 브랫도 하퍼를 알고 있음, 심지어 몇 번 군행사에서 마주치고 악수한 적도 있음. 함장이나 되는 사람이 일개 중위를 대하는 태도가 꽤 특별해보여서 브랫이 네잇한테 물었을때 네잇은 소위시절 그 배를 탄 적이 있다고 말한 정도가 다였지. 브랫도 그거 이상으로 더 캐묻지 않음. 그정도 신뢰가 있으니까. 중위님하고 사귀면서 중위님의 연애스타일이 담백하고 상대를 구속하지도 않는 스타일이란 걸 알았을 때 브랫은 더 초조해졌겠지. 그말은 중위님도 스스로한테 그런 스타일이라는 거니까. 상대고 그러길 원하고. 그렇다고 몇년째 사귀는동안 브랫한테 최선을 다하지 않거나 한 건 절대 아님. 그저 중위님을 향한 자기의 사랑이 집착적인 정도라면 중위님도 자기한테 그정도로 집착해주길 바라는데 그 정도는 아니라서 브랫은 오히려 스스로를 검열함. 사랑과 집착이 같은 게 절대 아니며 사랑한다면 상대도 나랑 똑같길 강요해서도 안된다면서. 그러던 중위님이 주말껴서 학회를 다녀오더니 뭔가 평소와 다름. 브랫은 그걸 기민하게 눈치채겠지. 답지않게 중위님이 자기 눈치를 보는 것 같기도 하고. 무슨 일 있냐고 묻지 않음. 브랫은 이미 두 사람 사이 공기에서 불안을 읽었고 그게 현실이 되지 않기 바랐지만 이런 상황에서 거짓말할 생각도 없고 애초에 그런 사람도 아닌 중위님이 브랫한테 바로 그 다음날 털어놓겠지. 사실 학회에서 하퍼를 만났고 반가워서 술 한잔 하다가 돌이키지 못할 짓을 해버렸다. 미안하다. 큰 실수다. 할 수 있다면 돌이키고 싶다. 네가 날 떠난다고 해도 난 차마 붙잡지 못할 정도로 내가 잘못했다. 네 결정이 뭐가 됐든 따르겠다. 너무 핵심만 얘기하면서 잘못을 뉘우치고 스스로를 용서못하는 네잇의 태도에 브랫은 심장이 철렁한 와중에도 묘한 감정이 들겠지. 뭔가 이 사건으로 자기가 패를 쥐게 되었다고 생각이 든 거야. 브랫은 당연히 네잇을 용서함. 다시는 중령과 만날 일도 없고 그런 일이 생겨도 만나지 않겠다는 다짐도 받아냄. 그때부터 네잇은 늘 브랫의 눈치를 보고 브랫의 표정변화를 읽고 거기에 신경쓰게 됨. 그리고 그런 네잇을 보면서 브랫은 상실감과 분노에 버금가는 희열을 느낌.

이런 전혀 건강하지 않은 뒤틀린 관계도 존나 잘어울리는 브랫네잇 어떤데

슼탘 젠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