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퉜는데 서로 잘다녀오란 인사도 없이 헤어진건 이번이 처음일듯

존은 괜히 훈련가는 애 마음 심란해지게 한것같아 금세 미안한 마음부터 들거같다

훈련 끝나면 피곤할텐데 바로 미안하다고 사과하고 지프로 데려와야지 생각하는데 그날따라 이것저것 번잡한 일에 휘말려서 데릴러 갈 시간을 깜빡 놓칠듯

평소엔 아무리 바빠도 게일을 데리러 가는 시간만큼은 칼같이 지켰는데 실수를 해도 왜 하고많은 날을 골라 오늘인지 속상하기만 함

오늘 싸웠다고 안데리러 오는구나 생각하면 어떡하지 나 그렇게 속좁은 남자 아닌데 아님 혹시나 나를 기다릴 생각도 않고 이미 다른 부대원들과 자리를 떴으면 어쩌나 수많은 생각이 들듯

도착했을 때 게일이 없으면 좀 슬플것같다고 생각하는 존인데 저 멀리 멀뚱히 서서 자기가 오는 방향을 바라보는 게일이 보임

지프가 가까워지자 낮에 싸운게 자기도 좀 민망했는지 구명조끼안에 손을 넣은 채로 땅바닥만 멀뚱히 바라보고 있는데 대체 얼마나 기다린걸까 싶어 존도 미안한 마음부터 들긴 하는데 선뜻 뭐라 말문을 열어야될지 몰라 괜히 시선은 딴데 두고 큼큼 헛기침만 하며 차를 세워

존의 옆얼굴을 바라보는 게일의 시선이 느껴지나 싶더니 '안데리러 오는줄 알았어' 라고 하는데 부루퉁해져서 평소보다 더 통통해진 입술로 오물거리면서 말할게 안봐도 상상이 가

존은 상상만으로 기분 좋아져서 절로 웃음이 피어나는 얼굴로 '그럴리가 있나 늦어서 미안해' 라고하면 게일도 어느덧 풀어진 분위기에 안심하고 지프에 끙차 올라탈거같다

그러고선 다시 평소처럼 둘이 조곤조곤 대화를 나누는데 아침에 싸우고부터 하루동안 돌이 얹힌것처럼 무거웠던 마음이 금방 가벼워질듯

그뒤도로 둘이 혹시나 싸우더라도 존은 게일이 자길 기다릴걸 알아서 꼬박꼬박 델러갈거같다 당연히 게일도 존이 올때까지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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