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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7 12:53
c08db32d28167a57732b028822a4619a.jpg비행도 커리어도 아닌 루스터가 되는거 생각하면 행맨에게는 진짜 맴찢인데 그래서 더 행맨에게는 충격인거. 스스로는 루스터를 그렇게까지 사랑하지 않는다고 생각했는데 어느날 집에 배달된 사진 한 장 보고 사색이 되는거지. 자기랑 루스터가 찍힌 사진 한 장과, 미스터 세러신의 친필이 적힌 짧막한 문장 하나뿐이었지만 행맨을 얼어붙게 만들기에는 충분했을거야. 날짜와 장소만 달랑 적힌, 문장 같지도 않은 문장뿐이었지만 행맨은 두가지를 알아챘음. 장소는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파인다이닝이었고, 이날 나와서 집안에서 정해준 여자와 만나지 않으면 루스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날거라는걸 말이야.



여태까지 행맨에게 비행은 인생이었고, 사랑이었고, 목숨 같은 존재였음. 행맨도 그렇게 생각하고. 그래서 루스터의 사진을 본 순간 너무 놀란 나머지 손을 덜덜 떨었을거야. 이렇게까지 자신이 놀랄줄 몰랐거든. 봉투를 연 순간 팔랑이며 마룻바닥으로 떨어지는 루스터의 사진이 어찌나 가볍던지. 그와 대비되게 행맨의 심장은 무겁게 추락했고. 자신의 말대로 결혼을 하지 않을시엔 루스터에게 무슨 일이 생길거라는 가장 효율적이고도 무서운 세러신 의원의 경고였지. 차라리 언질이라도 있었으면 모를까, 만나는 사람이라도 있어 결혼을 늦추는거냐는 그러한 질문이라도 있었으면 좋았을까. 아직은 결혼 생각이 없다며 뻗대던 자신을 말없이 바라보던 눈길의 결과가 이렇게 돌아올 줄이야. 


루스터를 그렇게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았어. 만약 비행을 더 하기 위해서라도 집안이 정해준 누군가와 결혼해야 한다면, 아쉽지만 루스터와 헤어져야겠다고 생각한 적도 분명 있었는데. 언제부터 루스터를 이렇게 깊이 사랑하게 되었을까. 행맨이 루스터에 대한 사랑의 깊이를 깨닫게 되는건 아이러니하게도 세러신 의원 때문이었으면 좋겠다. 단 한 번도 단 한 순간도 비행을 포기한다는 생각을 해 본 적 없는데, 처음으로 루스터 때문에 정말로 아버지 말대로 전역하고 결혼이나 하고 정계진출이나 해야되나 고민하기 시작하는거 언제 질리는데༼;´༎ຶ ۝༎ຶ`༽









루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