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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6 17:37
전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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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이건 아빠의 조언인데."
"예?"
"느이 엄마한테 잘못 했을 때는 그냥 가서 싹싹 비는 게 최고야."


존의 말에 허니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아들이 알려줬다. 그냥 가서 빌어. 변명같은 건 생각도 하지마."
"..."
"야 이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조언이다?"


존의 말을 이해하는데까지 허니에게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아들, 그것이 누구를 칭하는 말인지 허니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허니가 작게 한숨을 쉬었다. 차라리 존과 커트가 오해를 하고 있는 것처럼 자신이 뭐라도 잘못한 게 있으면 좋겠다. 그러면 그냥 게일에게 가서 사과라도 깔끔하게 해버리면 될 것이었다.


"알겠어요..."


하지만 허니에게 잘못이라 함은 게일을 상대로 이상한 꿈을 꾸었다는 것이었으니 이걸 가서 사과를 할 수도 없고... 차마 남에게 말 할 수 없는 꿈을 꾼 탓에 허니는 그저 존의 말에 작게 알겠다며 고개나 끄덕일 뿐이었다.

그런 허니의 대답에 존은 잘생각했다며 허니보다 한참 큰 손으로 그의 머리를 헝클였다.


-


분명 꿈이다. 적어도 허니는 그렇게 생각했다.

그치만 왜 이렇게도 자꾸만 선명하게 기억이 나는지 알 수가 없었다. 허니의 다리 사이를 훑던 손길이라든지, 목 언저리를 멤돌던 입술이라든지... 말이다.

요즘 그렇게나 성욕이 쌓였나? 허니는 고개를 갸웃했다. 한 번도 성욕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지만 어쩌면 최근 들어 성욕이 쌓인 것일 수도 있었다.

그래, 어쩌면 그런 것일 수도 있었다. 본국을 떠나 영국에서 지낸 것도 벌써 몇 달 째고, 영국에 오기 전에는 훈련을 받느라 딱히 해결할 일이 없었다.

거기까지 생각을 하니, 허니는 슬슬 성욕을 풀어줄 때가 된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 부대 밖에 있는 바에 가서 다같이 술 마실건데, 너도 갈래?"


그런 결론이 나왔던 허니는 결국 커트의 제안에 거절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


부대 밖에 위치한 바라면 딱 좋았다. 괜히 부대 사람과 몸을 섞어서 불편해질 일도 없고, 허니가 필요한 성욕을 처리하기에는 안성맞춤이다.

그렇게 허니는 별 생각 없이 커트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


"허니, 오늘 저녁에 뭐 해?"


초 저녁, 아직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게일이 허니에게 물었다. 

꽤나 오랜만에 게일과 단 둘이 나누는 대화였다. 그야 지난 며칠 동안은 허니가 게일을 피해다녔으니까. 그 탓인지 어쩐지 어색한 공기에 허니는 얼떨떨한 얼굴로 게일에게 대답했다.


"어... 커트랑 애들이랑 다같이 술 마시러 가기로 했는데요?"


어색함이 허니의 대답에서 묻어나오는 기분이었다. 허니는 속으로 조금 낭패감을 느꼈다. 누가 봐도 게일에게 조금 캥키는 것이 있는 사람같았다. 자연스럽게 대하려고 노력해도 게일의 얼굴을 마주하면 자꾸만 떠오르는 그 꿈 탓에 허니에게 있어 지금의 모습이 가장 자연스러운 것이었다.


"술? 어디로?"
"부대 밖에 있는... 바...로 갑니다."


허니의 대답에 게일의 미간에 힘이 들어갔다. 그 모습을 본 허니는 자신도 모르게 조금 움츠러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게일은 술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것을 모르는 사람은 부대 내에 없었다. 그렇지만 게일은 허니나 존, 커트와 같은 사람들이 술을 좋아하는 것을 알기에 그것을 딱히 막으려고 하지는 않았다.

그런 게일이 갑자기 술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기 무섭게 미간에 힘을 준다? 뭔가 이상했다.

흠, 소리를 내며 게일이 잠시 고민을 하듯 한 손을 제 턱 아래로 가져왔다. 그리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고 이내 게일이 다시 입을 열었다.


"나도 갈게."


왜요...? 순간 허니의 입에서 그 말이 튀어나올 뻔 했지만 허니는 필사적으로 참아냈다.


-


술자리는 언제나와 같이 시끄러웠고 정신 없었다.

그리고 허니가 남자 하나 잡아서 가볍게 하룻밤 정도나 같이 보내려던 계획은 다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그 탓에는 일단 게일이 있었다. 게일은 저녁 내내 허니의 옆에 붙어있었다. 그래, 정말 그는 허니의 옆에 붙어있었다. 허니가 술을 더 시키기 위해 바로 걸어가면 같이 따라왔고, 자리를 옮겨 커트나 다른 대원과 대화를 나눌 때면 게일 또한 그 옆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그런 게일의 행동을 의식한 것은 허니 뿐이 아니었다. 오죽하면 술을 마시던 존까지 한 마디를 얹을 정도였으니.


"어머니, 딸을 너무 과보호 하시는 거 아닙니까?"
"어휴, 딸내미가 저번 술자리에서 사고를 쳐서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게일이 장난스러운 말투로 존에게 답을 하자, 존은 큰 소리로 하하! 하고 웃었다.

하지만 허니는 그 대화를 듣고 오히려 웃을 수가 없었다. 

저번 술자리...? 아무리 고민해봐도 저번 술자리라면 허니가 술을 마시고 이상한 꿈을 꾼 바로 그 날이었다. 

순간적으로 허니의 머릿속이 바빠지기 시작했다. 저번 술자리 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지? 아무리 머리를 굴려봐도 '실수'라고 부를만한 것은 없었다.

그 '실수'에 게일과 사고를 친 것이 포함이 되어있지 않는 한 말이다.


"사고요...?"


허니가 조금 떨리는 목소리로 게일에게 질문했다.

그 질문을 하는 허니는 왜인지 긴장이 됐다. 설마 자신이 술에 취해 기억하지 못 하는 사고를 쳤다든지... 아니면 정말 최악의 상황은, 그 꿈이... 정말 꿈이 아니었다든지...?

하지만 게일은 야속하게도 허니에게 아무런 대답도 해주지 않았다. 그저 그가 평소 짓는 미소를 지으며 진저비어만 한 번 홀짝일 뿐.

나... 도대체 무슨 사고를 친 거지...? 허니는 순간 불안해지기 시작했다.


-


하, 허니의 입에서 길게 한숨이 나왔다.

허니는 잠시 바 밖으로 빠져나온 상태였다. 어차피 오늘 저녁에 하룻밤을 가볍게 보낼 상대를 찾는 것은 진작에 망했다. 그 생각에 술이라도 잔뜩 마시려고 했는데 그것마저 어딜 가든 옆에 따라 붙은 게일의 적당한 제지로 마음대로 행해지지 못 했다.

결국 허니는 잠시 숨이나 좀 돌릴 겸 밖으로 나온 참이었다. 그리고 나온 김에 담배도 한 대 태우고.

입에 담배를 대충 물고 있던 것을 입 안에서 이리저리 굴리며 허니는 잠시 고민에 빠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게일이 말했던 그 전 술자리에서의 사고는 무엇을 말하는지 정말이지 기억이 나지 않았다. 이제는 슬슬 그것이 무엇인지 알아보는 것도 포기할까 싶었다.

처음에는 설마 그 실수가 게일과 사고를 친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도 들었지만 이내 그 생각을 접었다. 그래, 만약 그 꿈이 진짜 꿈이 아니고 현실이었다면 게일이 저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행동할 리가 없었다. 허니는 그렇게 생각했다.


"허니."


고개를 숙이고 담배에 불을 붙이던 허니의 시선이 다시 끌어올려졌다. 그리고 그의 앞에는 게일이 서 있었다.

허니는 순간적으로 담배를 입에서 빼내 제 등 뒤로 감췄다. 딱히 담배를 피우는 것을 감추려는 의도는 아니었고, 게일이 담배 냄새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것을 알아서 나오는 행동이었다.


"괜찮아. 줘 봐."
"예?"
"라이터 말이야."


손가락으로 허니의 손에 쥐어진 라이터를 가르킨 게일이 이내 허니에게서 라이터를 건네받았다.

얼떨결에 허니는 다시 담배를 제 입가로 가져왔다. 그리고 그런 허니를 본 게일은 익숙하게 라이터로 불을 켜더니 허니의 담배에 불을 붙여주었다.

여전히 허니는 조금 얼떨떨한 표정이었다. 일단은 불을 붙여주니까 그 손길을 받기는 했는데, 이게 과연 맞는 것인지 아직도 확실하지 않았다.

아무런 말도 없이 허니가 일단은 담배를 천천히 들이켰다가 게일의 반대방향으로 연기를 뱉어냈다. 잠시 침묵을 지키던 게일이 얼마 지나지 않아 입을 열었다.


"허니, 저번에 무슨 사고 쳤는지 기억 안 나?"


다시 돌아온 불안한 주제에 허니의 손이 떨렸다. 차마 시선을 게일에게로 향할 수 없었던 허니는 긴장한 탓에 게일의 팔이 제 허리를 감싸오는 것조차 알아채지 못 했다.


"엄마 봐야지, 허니."


그 말과 함께 게일이 허니의 목덜미에 입술을 천천히 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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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번처럼 엄마랑 나쁜 짓 할까?"


나긋한 게일의 말에 허니의 머릿속이 다시 복잡해지는 것만 같았다.












마옵에너붕붕 게일너붕붕 오틴버너붕붕
2024.05.12 22:05
ㅇㅇ
모바일
네 엄마!!!!!!!예스 마미!!!!!!!
[Code: 91a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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