ㅅㅍ


엄마인 에바가 어머니로서 기본적인 역할로만 기능할 뿐 깊게 사랑해준 적은 없었던 것 같았음. 케빈의 악행은 절대 지지할 수 없지만, 존재만으로 사랑받지 못한 아이라는 걸 생각하면 그건 좀 슬프더라... 물론 에바 입장도 매우 이해가 됨. 갑자기 생겨난 아이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했고, 남편도 겉으론 좋은 사람처럼 보이지만 지나친 낙관으로 현실을 직시하지 못함. 심지어 에바의 좌절감을 진정으로 이해하지도 못함. 애는 갑자기 태어났지, 원치 않는 결혼을 하게 된 에바도 얼마나 외롭고 힘들었겠음.

하지만 어린 케빈이 울어대는 소리가 듣기 싫다며 에바가 케빈의 울음 소리를 공사장 소음으로 덮으려 했던 장면에서부터, 에바의 의도와 상관없이 케빈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정서적인 학대를 받게 될 거란 암시가 느껴졌음... 물론 물리적 학대도 있긴 했음. 어린 케빈이 수학 문제 풀다가 대변 실수를 반복하자 에바가 케빈을 밀쳐서 결국 케빈의 팔이 부러지는 장면은 물리적 학대가 맞지. 그런데 케빈을 다치게 한 건 에바인데도, 남편에게 케빈이 놀다가 다쳤다며 거짓말을 하잖아? 나는 이게 에바가 케빈에게 가하는 학대의 핵심이자, 에바의 불안정한 성격을 잘 나타내주는 단서같다고 느꼈음.

케빈은 예민한데다 머리까지 좋아서 일부러 엄마의 관심을 끌려고 대변 실수를 반복한 것 같거든. 하지만 에바는 케빈의 입장은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입장에서만 바라보았기 때문에 케빈을 영악하다고 여겼고, 심지어 케빈을 공격하고 나서도 자신의 잘못을 감춰버리며 어른답지 못하게 행동했음. 케빈이 에바의 성질을 돋구었다고 해도 자식을 다치게 한 행위의 주체는 에바가 맞음. 즉, 에바도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회피하는 불안정한 사람이라는 거임.

그렇다고 해서 에바가 어머니로서의 의무감을 아예 포기한 것은 아님. 케빈과 잘 지내보려고 둘만의 시간을 마련하기도 했음. 그러나 케빈의 반항적인 성격 탓인지 아니면 에바를 더 이상 신뢰하지 않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별 효과가 없었음... 이후에도 에바가 케빈을 의심할 만한 사건이 계속 이어짐. 동생의 애완동물인 기니피그가 하수구에 껴서 죽어있는데 케빈은 에바와 눈이 마주치자 미소를 지어보인다거나, 동생의 눈이 다치게 되었을 때 에바가 케빈을 추궁하자 케빈이 보란 듯이 리치를 씹어먹는다든지... 심증은 있지만 케빈이 정말 악의를 갖고 이런 행동을 한 건지 아닌지가 모호하게 표현됨. 하지만 어릴 적 부터 케빈을 껄끄럽게 여긴 에바의 입장에서 보면 이는 전부 케빈이 의도한 악행으로 보일 수 밖에 없음. 사실 여부를 떠나서 케빈의 존재가 매우 불쾌하다 그거지. 에바의 관점으로 보면 그럴 수 밖에.

게다가 에바가 아끼는 자식인 실리아(케빈의 동생)를 공격했으니 에바는 더욱 케빈의 관점을 이해할 마음이 안 생김. 남편인 프랭클린은 중재를 잘 해주긴 커녕 에바가 느끼는 불안과 불쾌함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했음. 그는 케빈이 자신에게 반항적으로 구는 일이 별로 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문제 행동을 넘어가고, 에바와 케빈을 다각도로 이해하려 하지 않음. 프랭클린은 생각의 깊이가 얕고 이기적이지. 결국 에바와 프랭클린은 이혼 얘기까지 하게 되고 케빈도 이를 듣게 됨... 아무튼 에바가 보는 케빈은 매우 공격적이고 잔인한 아이였음. 그리고 어떤 이유를 든다 해도 잔인한 공격을 정당화할 수는 없음.

그러나 케빈이 에바가 읽어준 로빈훗 동화책을 계속 갖고 있는 거나, 어릴 때 입던 티셔츠를 계속 입으려 하는 등 케빈의 내면은 나이에 맞게 발달하지 못했다는 증거를 계속해서 보여주었음. 심리적 발달 과정을 제대로 끝마치지 못한 채 몸만 자랐기에 마음은 그 단계에서 더 나아가질 못하는 거지. 원래 존재만으로 사랑받고 싶다는 마음은 성장할 때 누구나 갖는 기초적인 본능과 욕망임. 다만 사람마다 그 깊이는 조금씩 다를 수 있음. 케빈의 사랑받고 싶은 욕망은 남들보다 좀 더 깊었던 거고, 에바는 이를 전부 채워줄 수 없을 뿐더러 케빈의 입장을 생각해줄 수 없었음. 이 탓에 케빈은 나쁜 행동을 할 때 비로소 에바의 반응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걸 학습했고, 에바는 케빈과 정서적으로 더욱 거리를 두면서 케빈의 행동에 전부 악의가 있을 거라고 단정짓게 됨.

하여간 부모의 이혼 소식을 듣게 된 케빈이 가족 뿐만 아니라 학교 학생들까지 죽였잖음. 이 행동에는 '존재만으로 사랑받고 싶다'는 욕망이 좌절된 것 이상의 잔혹함이 깔려있음. 케빈이 이런 잔혹한 행동을 한 것은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로빈훗을 모방하려는 심리와 함께, 주변 사람을 사냥할 수 있는 존재로 여기고 자신은 그들을 심판할 자격이 있다는 이상한 자격지심과 우월감이 뒤섞인 걸로 보이거든. 그런데 케빈의 이 마음은 어디서 왔을까. 우월감은 사실 열등감으로부터 기인한다는 점을 떠올리면 쉽게 짐작할 수 있음.

케빈은 어머니가 동생을 더 사랑한다고 생각했고(하지만 케빈의 존재를 위협할 만큼은 아닌), 아버지는 듣기 좋은 말만 하는 만만한 어른이라 생각했을 거임. 케빈에게 아버지는 나름 만만한 대상이다 그거지. 그런데 막상 어머니와 아버지가 이혼할 거라는 이야기를 들은 케빈은 ‘이 집에서 나의 존재란 생각보다 영향력이 없구나’하는 사실을 알게 됨. 관객의 입장에서는 당연히 어이가 없겠지만... 심리적으로 미숙한 사춘기 소년에게는 큰 충격이 아닐 수 없음. 결국 케빈은 어머니의 사랑을 받는 데에 끝내 실패했지, 만만히 봤던 아버지조차 원한다면 언제든 이 가족을 끝낼 수 있다는 거 아냐. 이는 케빈의 열등감을 자극함. 케빈이 아무리 작은 소동을 일으켜봤자 가족을 끈끈하게 이어주는 구심점은 절대 될 수 없음. 도리어 가족들의 신뢰만 잃겠지.

게다가 아버지가 어머니와 결혼 관계를 끝내면 케빈도 아빠를 따라 엄마와 거리를 두어야만 함. 법적으로는 에바의 자식일지라도 심리적 거리는 이전보다 더욱 크게 벌어지겠지. 차라리 같은 공간에 살면 자잘한 어그로라도 끌겠는데 물리적으로 멀어지면 어떤 반응도 이끌어 낼 수 없잖아. 아빠한테 사랑을 받으면 되는 거 아니냐고? 불가능함. 프랭클린은 케빈이 원하는 '진정한 관심'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아님. 조건 없는 사랑을 바탕으로 아닌 건 아니라고 단호히 말해주는 게 부모가 자식에게 주어야 할 진정한 관심이지, 듣기 좋은 말을 하거나 그저 선물을 주는 것엔 책임이 빠져있음. 이건 그저 주는 사람이 대충 기분만 내는 행위임. 받는 사람을 위한 진심이 없음.

이렇게 애정에 목마른 케빈에게 동생이나 아버지는 에바의 애정을 전부 앗아가는 경쟁자처럼 느껴졌을 지도 모름. 동생은 순하다는 이유로 사랑받고, 아버지는 결혼을 했으니 사랑받았다고 볼 수도 있지만 케빈은... 이대로 부모님의 이혼이 진행되고 나면, 케빈은 어떤 식으로든 에바에게 받지 못한 애정을 평생토록 채우지 못할 것을 알고 있었던 거겠지.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원치 않게 비참함을 느껴야 하는 건 너무 억울하다고 느꼈을지도 모름.

그런데 잘 생각해보면 케빈의 억울함은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과 육아로 인해 에바가 느꼈던 좌절감이나 억울함과 유사한 부분이 있음. 어쩌면 에바가 해결하지 못한 좌절감이 케빈에게로 옮겨갔다고 볼 수도 있음. 비록 두 사람이 정서적으로 친밀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케빈은 에바에게 부정적 감정을 물려 받은 셈이지. 결국 케빈에게 가장 강력한 감정을 불어넣은 이가 바로 에바였던 거임. 에바는 그걸 의도하지 않았음에도. 케빈이 유독 에바의 반응에 집착했던 것도 자신이 느낀 부정적인 감정을 에바에게 다시 돌려주려 했던 건 아닐까.

이런 여러가지 이유로 인해 케빈은 아버지나 동생이 해낼 수 없는 충격적인 짓을 해서라도 에바에게 자신의 존재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려 했을 것임. 특히 로빈훗은 케빈이 에바와 거의 유일하게 긍정적 상호작용이 가능했던 매개이므로, 케빈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칠 수 밖에 없었겠지.

또한 같은 인간을 사냥한다는 행동을 하려면 살인에서 쾌감을 느껴야 하고 공감과 연민이 부재해야 하는데, 그게 선천적인 영향인지 아니면 후천적인 영향인지는 알 수 없음. 다만 어머니인 에바만 살려둔 것을 보았을 때 선천적인 영향만이 전부는 아닐 수 있겠다 싶었음. 공감이나 연민은 후천적으로도 얼마든지 배울 수 있는데, 이는 사랑이 기반이 되어야 함. 그리고 케빈은 이를 제대로 배우지 못한 것 같음... 케빈이 에바만 살려둔 이유는 정서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고통과 좌절감을 에바에게 알리고 싶었고, 그 책임이 당신에게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극단적 선택이 아니었을까 싶더라.

결국 이 사건 이후 '살인자의 어머니'라는 타이틀을 달게 된 에바가 주변에서 겪는 온갖 괴롭힘을 보면 에바도 참 힘들겠구나 하는 동정심이 들지. 악행은 케빈이 했는데, 그 책임은 에바가 전부 떠안은 셈이 됐으니 말이야. 하지만 케빈의 이런 파괴적인 전략이 무의미한 것은 아녔음. 에바는 사건이 벌어지고 나서야, 자신의 아들이 어떤 영향을 받아 이렇게 된 건지 진심으로 알고 싶어함.

그래서 케빈이 성인교도소로 이동하기 전에 에바는 뒤늦게서야 왜 그랬는지를 묻지. 하지만 케빈은 이렇게 답하잖아. "이전에는 다 안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나도 잘 모르겠다"고. 그리고 케빈이 에바를 고통받게 하려고 일부러 이런 대답을 했을 것 같진 않음. 오히려 교도소에 갇혀 에바와 분리되자 살인이라는 극단적 행위를 가능케 했던 감정도 옅어지고, 비록 어머니에게 사랑받지 못한 건 자신의 책임이 아닐지라도 좌절감을 다스리고 고통을 수용할 의무는 에바가 아닌 자신에게 있다는 걸 알게 된 게 아닐까. 결국 책임은 각자에게 있음.

케빈이 진짜로 이유를 모르면 너무 억울하다고 격하게 항의 행동을 하거나 연극적인 말을 자아내던가 억지 눈물을 흘렸을지도 모름. 그런데 케빈은 굳이 안 그랬잖아. 물론 케빈이 저지른 행동에 진정한 죄책감을 느끼는지 알 수 없음. 그러나 케빈이 어떤 깨달음을 얻었다 해도, 이미 벌어진 희생과 댓가가 너무나 컸기 때문에 차마 그 이유를 말로 전하지 못한 것 같음. 에바도 이제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과제가 남았음.

이 사건에 휘말려 목숨을 잃은 피해자는 뭔 죄냐 싶기도 하고, 에바가 겪는 고통과 케빈이 겪는 고통에 우열을 가릴 수도 없지만 케빈이 다른 부모를 만났더라면 어땠을까? 라는 불가능한 가정을 떠올리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씁쓸하게 느껴짐.

+글 첫 머리에도 썼지만 케빈의 악행을 절대 지지하지 않으며 다만 왜 이런 일이 벌어졌는가 하는 의문의 답을 에바와 케빈의 내면에서 찾아보고자 한 것임. 이걸 무슨 케빈 옹호나 에바 싸잡아서 욕하는 글로 오해하는 문해력 박살난 새끼가 없길 바람.
2024.05.14 15: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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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서적으로 연결되지 못한 고통과 좌절감 <- 이게 존나 중요한 핵심같음 ㄹㅇ 개붕적으로는 케빈이 타고난 사패 기질이 있다고 생각하지만 어른답고 안정된 부모를 만났더라면 학우들 죽이는 짓은 안했을듯함
[Code: ce72]
2024.05.14 15: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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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내가 보기에는 에바도 사패까지는 아니지만 일반적인 사람보다 더 냉담한 성격으로 보임ㅎ 그래서 아직 미숙한 케빈의 행동들 마저 죄다 부정적으로만 해석한 거 같았음
[Code: ce72]
2024.05.14 15:10
ㅇㅇ
실제로 사이코패스의 뇌는 일반인의 뇌와 달라서 부모가 어찌할 수 없는 타고난 면이 있지만, 그럼에도 부모의 양육방식에 따라 어느정도 사회화될 수 있다는 점에서 본문 막줄에 엄청 동의함
[Code: 8875]
2024.05.14 15:26
ㅇㅇ
케빈에 대하여는 늘 무엇이 케빈을 그렇게 만들었는가?에 대한 의견이 계속 갈리잖아
1) 케빈이 타고나길 싸이코패스다
2) 어머니의 학대가 문제다
3) 아버지의 욕심(어머니는 아이를 낳고 싶어하지 않았으니까) 떄문이다

이거 세 개가 늘 의견이 갈리던데 나는 걍 셋 다 같음... 타고나기를 그런 애를 부모는 사랑해주지 않았고 결국 그런 어머니를 만들게 한 것에도 아버지 책임이 없잖아 있으니까 그렇다고 아버지가 어머니의 부재를 커버할 수 있는 정도로 아이를 사랑해준 것 같지도 않고...
[Code: 0634]
2024.05.14 15:28
ㅇㅇ
그리고 어머니가 아이를 아예 싫어한다고 말하기도 애매한게 결국에 케빈 동생한테는 케빈에게 대하듯이 그러지 않았잖음 그게 결국 아이를 더 좌절하게 만들지 않았을까 싶기도 해 이 모든 게 합쳐져서 결국 그런 결과가 나온거 같고

좋은 분석글 잘 봤음 ㅋㅁㅋㅁ 정말 생각할 거리를 많이 만드는 영화 같아
[Code: 0634]
2024.05.14 15:5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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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ㅈ 의외로 어떤 문제의 원인은 제시되는 원인 여러개가 섞인 결과인 게 많더라
[Code: ab98]
2024.05.14 16: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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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해 저 셋중하나가 답이 아니라 저 셋이 섞여서 케빈이라는 결과가 나온거지
[Code: 568a]
2024.05.14 17:3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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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ㅇ 모든 지뢰를 다 밟은 느낌
[Code: b35b]
2024.05.14 15: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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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이 남자애라서 비교적 에바에게 이입했는데 솔직히 여자애였으면 케빈에게 더 이입해서 에바 싫어했을거 같음 그렇게 아이가 싫었으면 걍 낙태해야지 낳아놓고 애비도 애미도 책임 안지니까 가정 내에서도 사회화가 안되고 결국 사건이 일어난듯
[Code: 7497]
2024.05.14 16: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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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고 나서 든 생각인데 이때까지 케빈에 대하여의 주제는 준비되지 않은 임신이 가져오는 최악의 결과라고 생각했거든? 근데 육아와 아동의 사회화에 부모가 주는 영향과 사회의 역할에 대한 고찰도 있는거 같음
케빈이 유별난 아이이긴 했지만 어쨌든 이렇게 되기까지 부모의 문제도 컸고 근데 이제 부모만 아이를 책임질 수 없으니 이제 사회도 전보다 더 적극적으로 아동 교육에 책임져야하지 않나 미국 총기 난사도 그렇고 우리나라 저출산도 그렇고 너무 여성에게만 아이 육아를 떠맡기고 있지 않나 생각함
[Code: 6436]
2024.05.14 16: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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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 그 갤에서 봤던 감상 생각남 어떤 붕이 자긴 케빈이 이해간다고...갤에서 케빈은 왜 그랬을까? 누가 복수하려고...댓단거 봤을 때 너무 짜릿했다고 했던 거...
[Code: d84f]
2024.05.14 16: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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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거랑 또 어떤 붕이 케빈이 한국 여자애였으면 집나가서 조건했을 거라고 미국 사는 남자애니까 대량학살이었다고 했던 것도...날 사랑하지 않는 엄마한테 복수하기 위해 내 인생을 전부 써버리는 어린애...
[Code: d84f]
2024.05.14 16: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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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ㅆ인데 나도 케빈의 악행에는 전혀 공감 안 되고 지지도 안 하지만 자신을 사랑하지 않은 엄마에게 복수하기 위해 인생을 전부 걸었다는 데에 매우 동의함...
[Code: e4a8]
2024.05.14 16: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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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나도 같은 여성인 에바에입장에 공감해서 보기는 했지만, 공사장 씬이랑 (케빈이 빌미를 제공하긴 했어도) 허구헌날 케빈을 나쁜 아이로 의심하는 에바의 모습을 보면서 내가 케빈이라도 돌아버리겠다 싶더라…. 케빈이 선천적인 문제가 없던 아이라도 가정에서조차 온전한 사랑과 양육을 제공받지 못하는 아이가 얼마나 정상적으로 잘 자랄 수 있겠나 싶고…
[Code: fe89]
2024.05.14 18:2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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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이 큰다음에도 나는 관계를 되돌릴 여지는 있었다고봄
케빈의 에바에 대한감정은 억울함,서운함 그럼에도 아직도 사랑받고싶은 마음이라고보는데 에바가 데이트가자고했을때 나는 케빈이 은근 그걸 기대하는걸 느꼈음 알았어~알았다고~하면서 간다고하자나
근데 정작가잔사람은 가서도 너무냉담함
날씨가 춥고 애가 몸에안맞는티셔츠입고있는데 걸치고있는 머플러라도 둘러주고 옷쇼핑가자고하는게 보통아녀 존나 너무태도가 피상적이니 은근 기대하고 나온 케빈도 빡이돈느낌을 느꼈음
거기서 진솔하게 다가가고 관계개선을 진심으로 노력했으면 케빈은 근본적으로 에바의 사랑을 받고싶어하는애라 결국맘의문을 열었을거라생각하거든
[Code: 979f]
2024.05.14 18: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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ㄱㅆ 에바가 피상적으로 행동했단 거에 동감함. 아무리 케빈이 반항적인 애라 해도 진심을 못 알아챌 만큼 아주 둔한 애는 아니란 말이지. 만약 에바가 케빈을 진심으로 챙겼더라면 네 말대로 옷을 같이 사러가든 목도리라도 걸쳐주든 했을 거 같아. 그러나 같이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만 케빈을 대하고 있고 케빈은 가뜩이나 에바에게 쌓인 억울함이 많으니 더 신뢰하지 못한 거 같더라.
[Code: 5a05]
2024.05.14 19:33
ㅇㅇ
케빈의 억울함은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과 육아로 인해 에바가 느꼈던 좌절감이나 억울함과 유사한 부분이 있음. 어쩌면 에바가 해결하지 못한 좌절감이 케빈에게로 옮겨갔다고 볼 수도 있음. <- 이게 진심 노답인 포인트임 이건 영화에서처럼 저런 엄청난 사건이 일어나지 않으면 둘다 사진을(관계를) 돌아볼 생각을 하지 못함 왜냐면 각자 스스로가 피해자니까 에바가 자식에게 어른스럽게 굴지 못하는 어른이었던 이유도 성장 과정의 문제였을 거라고 봄 만물환경설을 주장하는게 아니라 개인의 성향은 무척 중요하지만 그 이상으로 어른이 되는 일은 인간에게 자연스러운게 아니라 알아가고 배워가는게 정말 큰 부분인데 그걸 환경에서 제대로 깨우치거나 아님 교육이라도 받거나해서 부모가 되는 사람은 정말 별로 없어보임 정말 징그럽게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는 문제이고 이걸 요즘 애들이면 의식적 무의식적으로 대충 느끼는거 같음 전세계적으로 출산률이 나락갈 수 밖에 없다니깐;
[Code: fab9]
2024.05.14 19: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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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니까 뭔가 사도세자 생각난다
[Code: 7f77]
2024.05.14 19:58
ㅇㅇ
이야기의 시점이 엄마인 에바로 흘러가기 때문에, 실상 케빈은 선천적 싸이코패스가 아니라 만들어진 소시오패스 내지는 애정결핍이 아니었을까 싶음. 엄마랑 아주 어릴 때부터 사이가 안 좋고, 기승전 케빈으로 나한테 모든 책임전가를 하고, 날 모든 가해자로 지목하는 주 보육자를 두면 애는 애증과 분노를 아주 강력하게 느낄거라고 확신함. 결과적으로 아이를 가져선 안될 사람들이(방관자인 아버지도 문제임. 에바가 케빈한테 그런 험담을 하고 문제제기를 하면 최소 모자 사이가 안좋구나 싶어서라도 상담 받게 해야하는 거 아닌가) 애를 가져서 생긴 문제들이라고 봄. 케빈이 굳이 에바만 살린 이유도 그 연장선 같고..
[Code: a895]
2024.05.14 20: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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ㄹㅇ 다 받음
[Code: 49be]
2024.05.14 20: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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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잘 읽었다 영화 다시 보고 싶어지네
[Code: 4843]
2024.05.14 23: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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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케빈이 타고난 사패인지 아닌지 알 길은 없는데 미숙한 행동으로 에바에게 계속해서 단서를 주고 있었다는 부분에서 ㄹㅇ 머리 한 대 맞은 기분이었음 관객들도 케빈이 뭔가 이상한 걸 알아채는데 에바는 데이트하자면서 케빈이 몸에 안맞는 옷을 입고 나와도 피상적으로 대했다는 댓글도 계속 곱씹게 되네 통찰력 있는 해석글 ㅋㅁ
[Code: 811c]
2024.05.14 23: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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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케빈이 에바와 정서적으로 친밀하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부정적 감정을 물려받았다는 부분 너무 맞말이고 잘 짚어냈음 ㄹㅇ 남편쉑이 기분만 내는 동안 에바는 케빈을 계속해서 거부하고 케빈은 애정결핍이 되어서 아예 선을 세게 넘어버린 거 같음 이제보니 처음부터 모든 게 다 엉망이었네 ㅅㅂ
[Code: 811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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