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 괴로운 신음을 내며 허니는 간신히 눈을 떴음. 알쓰주제에 술자리는 더럽게 좋아해서 주는 술을 넙죽넙죽 받아먹은게 화근이었지. 적당히 마시라며 붕팔이가 말렸지만 무시하고 술을 게속 먹었음. 시험을 시원하게 말아먹은 허니비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었지. 그게 본인의 진상같은 술주정이라해도. 
분명 어제 누군가에게 추태를 부린 것 같은데, 누군지 도통 기억이 나지 않았어. 아직도 어지러운 머리와 쓰린 속을 부여잡고 일어나니 바닥에 떨어진 핸드폰이 요란하게 울렸음. 발신자는 동기 붕팔이었어.




지금 일어남? 어제 그렇게 쳐먹더니 꼴 좋다


야 머리 울리니까 조용히 해


알바 늦지말라고 깨워줬구만 야박하네 정신차린 것 같으니까 빨리 알바나 가라


근데 나 어제 술자리에서 추태 부렸어?


아니 너  1시간만에 취해서 짐챙기고 집 갔어 데려다준다고 했더니 늦었다고 냅다 뛰어갔잖아 




이 새끼 이제 꿈까지 꾸네, 개소리하는 붕팔이에게 대충 대답해주고 전화를 끊고 핸드폰을 확인했어. 핸드폰에는 부재중 전화 몇 통과 읽지 않은 메시지가 여러 개 와있었음. 이건 동기놈, 붕팔이, 스팸... 한참 스크롤을 내리며 메시지를 확인하고 있는데 낯선 번호로 온 메시지의 내용이 이상했어.




고딩인거 거짓말 아니고요... 일단 술 깨고 연락 주세요




고딩? 고딩? 갑자기 웬 고딩???
허니의 손이 달달 떨리기 시작했어. 뭐지, 어제의 내가 고딩한테 무슨 짓을. 마음의 준비를 하고 조심히 메시지를 눌렀음.



 
저깅ㅅ
저기여
아까ㅜ번ㅓㅎ따갓는데 고딩이라고서짓말 하신거죺
진심개잘새기샤셔
ㅂ나했더든여?약간ㅇ
민증은 나왓을꺼 아ㄴㅣ예여
ㄱ느기까 저는 원래 양시미 없읍시다ㅏ
아무튼제가 술늘 마섯지만 아므리 마응이 안들어더 나이거짓말하고 스러면 안돱니더




갑자기 떠오른 낯설지만 익숙한 얼굴에 허니는 비명을 질렀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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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고딩인데요




고딩이란게 아까울정도로, 그 존나 잘생긴 얼굴이.





일단 좋든싫든 알바에 나가야했어. 콱 죽어버릴 용기도 없었지만 돈 없이 살 깡따구는 더 없었거든.
익숙한 시내거리가 보이자 선명해지는 어제의 기억에 더 머리가 아파왔지. 여기서 무슨 추태야 진짜. 허니의 발은 자연스럽게 알바하는 카페로 향했어. 신호를 기다리면서 카페 맞은편에 있는 서점쪽으로 슬쩍 시선을 옮겼지. 서점 안에는 늘 계시는 할아버지 사장님만 계신 것 같았어. 허니는 안도의 한숨을 쉬고 카페로 들어갔을꺼야.


사장님은 허니의 얼굴을 보더니 오늘은 설거지만 하라고 하셨어. 화장 안 하고 와서 그런가... 유니폼으로 갈아입으면서 거울을 보니 화장이 문제가 아니었다는 걸 깨달았지. 술때문에 팅팅 붓고, 퀭해진 얼굴은 허니 본인도 도저히 봐줄 수 없는 꼴이었을꺼야. 카페 안쪽 주방에 들어갔더니, 온갖 컵과 조리도구가 잔뜩 쌓여있었음. 보기만해도 허리가 아파왔지만 허니는 좋게 생각하기로 했어. 절대 마주치고 싶지 않은 얼굴을 볼 바에 설거지옥이 낫다고.


이 시내에 카페는 여기 밖에 없는 걸까? 할 정도로 설거지는 게속 쌓였음. 정확히는 설거지 다 해서 밖에 두면 금방 다시 설거지가 필요한 상태로 돌아오는거지만. 오랜 설거지로 인해 허리에 오는 고통까지도 사라진지 오래였음. 평소였다면 설거지를 다 끝내고 마감청소까지 시킬 사장님이었을텐데 오늘은 정상참작 해주셨는지 청소는 하지말고 일찍 퇴근하라고 하셨어. 허니는 거절않고 사장님께 꾸벅 인사를 하고 터덜터덜 카페를 나왔지.
평소였다면 빨리 걸어갔겠지만 오늘은 설거지옥때문에 빨리 걸을 힘도 없었어. 퇴근길이 꽤 길어질 것 같으니 허니는 바지와 옷 주머니를 뒤져 유선 이어폰을 찾아냈을꺼야. 이어폰 선은 제대로 정리하지 않아서 잔뜩 꼬여있었음. 신호를 기다리면서 열심히 이어폰 줄을 풀고 있는데 누군가 허니 옆에 섰을꺼야. 같이 신호를 기다리는 사람이겠거니, 생각하고 허니는 신경쓰지 않고 열심히 꼬인 선을 푸는데 집중했지. 열심히 집중한 결과, 신호가 바뀌기 전에 선을 풀 수 있었어.
허니는 뒷주머니에 넣어둔 핸드폰을 꺼냈음. 몇 시간 만에 만지는 핸드폰에 이어폰을 꽂는 순간, 갑자기 모르는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어. 허니는 처음 보는 번호를 보고 거절버튼을 눌렀지. 다시 한번 같은 번호로 전화가 걸려왔고, 잠시 받아야되나 고민했지만 이내 똑같이 거절버튼을 눌렀음.




왜 전화 안받아요?


네?




갑작스럽게 말을 걸어오는 남자에 허니는 저도 모르게 주춤거리며 발걸음을 뒤로 옮겼을꺼야. 신호가 바뀌었고, 허니는 얼른 뛰어서 도망을 갈까 아니면 택시를 타고 들어갈까 빠르게 고민하면서 튈 준비를 했어. 남자는 어이없다는 듯한 제스처와 한숨을 쉬더니, 핸드폰 밝기를 올리더니 자기 얼굴 옆에 갖다댔음. 허니는 밝은 핸드폰 빛에 잠시 눈을 찌푸리다가 불빛이 내려앉은 남자의 얼굴을 자세히 봤을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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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번호 달라고 했잖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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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깼으면서 왜 연락 안해요




망했다. 기억 속의 그 남자, 아니 고딩.
그 고딩이 웃으면서 허니를 쳐다보고 있었어. 












e0153f2406180cd16f6464157cac3faa.jpg
웃짤 참고


 
티모시너붕붕
2024.05.19 17:14
ㅇㅇ
모바일
고딩티모시요???? 개존맛.....
[Code: 16af]
2024.05.19 18:58
ㅇㅇ
모바일
센세 나의 미슐랭 셰프..!!
[Code: 8c95]
2024.05.19 21:28
ㅇㅇ
모바일
개맛있다 ㅁㅊ 더줘
[Code: 8852]
2024.05.19 21:28
ㅇㅇ
모바일
미슐랭쓰리스타
[Code: 8852]
2024.05.23 05: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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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나더
[Code: 7af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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