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니의 옆집에는 유명하다는 무서운 양아치 오빠가 살고있는데, 허니는 그 양아치 오빠를 엄청 무서워하지. 딱히 뭘 하진 않았지만 말야.
오빠는 매일 저녁 집 앞에서 양아치 친구들이랑 줄담배피고 있음. 하필이면 저녁 쓰레기 버리는 담당이 허니라서 허니는 어쩔 수 없이 나가야함. 눈이라도 마주칠까 커다란 후드티 뒤집어쓰고 헤드폰까지 얹은 후, 양손에 쓰레기 들고 빠른걸음으로 쓰레기 버리러 나갔어.
어두컴컴하지만 양아치 오빠와 친구들의 시선이 허니에게 꽂히는 걸 느낄 수 있었음. 현관문 열리는 소리가 그렇게 큰가?ㅠㅠ 허니는 느껴지는 시선을 애써 모르는척하고 근처 쓰레기장으로 가서 쓰레기를 버리고 돌아왔을꺼임. 집 들어가기 전, 슬쩍 곁눈질로 옆집을 봤는데,



담배에 불을 붙이던 옆집 오빠와 눈이 마주쳤겠지. 눈이 마주치자마자 허니는 부리나케 뛰어서 집 안으로 들어갔을꺼야.
양아치 오빠가 너무 무서웠거든.




옆집 오빠를 마주치는 일은 대부분 저녁이었지만 정말 가끔 낮에 볼때도 있단 말이야. 그때 보면 저 오빠 양아치 맞아?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신기했음. 동네 꼬맹이들이랑 하이파이브를 하거나, 서스럼없이 장난 치는 모습이었거든. 어쩌다 허니와 마주치기라도 하면 표정을 굳히고 자리를 떴을꺼야. 그 모습에 허니는 확신을 하게 됐음.
아, 저 오빠는 나를 존나 싫어하는구나. 절대 눈에 띄지 말아야지.
하지만 다짐과 다르게 오빠와 자주 마주칠 수 밖에 없었음. 당연함.
두 사람은 같은 동네, 옆집에 사니까. 그리고 허니가 최근 편의점 오후 알바를 시작한 게 가장 큰 낭패였음.




뭐야 여기서 알바해?

네...


누가보면 친한 줄 알겠어요ㅠㅠㅠㅠ 허니는 속으로 그렇게 생각했어. 맥주를 잔뜩 들고온 양아치 오빠는 허니를 보고 말을 걸어왔음. 모르는 척 하기엔 너무 가까운 거리라서 울며겨자먹기로 대답했지. 오빠는 별다른 대꾸없이 허니가 바코드 찍는걸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었어.
봉투 필요하세요? 하고 물어봤는데 오빠는 대답대신 다른 말을 꺼냈음. 알바 몇 시에 끝나?
무참히 씹힌 서비스 정신보다 무서움이 더 컸기에 허니는 12시요, 하고 대답했을꺼야.



알았어 계산


계산을 마친 양아치 오빠는 그대로 맥주를 들고 나가버렸음. 허니는 당장이라도 집에 가고싶었지만 퇴근까지 2시간이나 남아있는 상황이었기에 얌전히 재고정리를 했을꺼다.
드디어 퇴근시간. 사장님과 교대를 하고나서 편의점을 나온 허니 앞에 낮익은 사람이 서있었지.



타


피던 담배를 쓰레기통에 버리고 조수석 문을 열어주는 양아치 오빠였음. 허니는 어떻게 하면 이 차를 타지 않을 수 있을까, 하고 빠르게 머리를 굴렸지만 답은 나오지 않았어. 할 수 없이 얌전히 조수석에 앉았을꺼야. 곧이어 오빠가 차를 출발시켰어. 어색한 침묵이 차 안에 맴돌았지.



알바는 언제 시작했어?


갑작스러운 질문에 허니는 화들짝 놀랐을꺼야. 너무 깜짝 놀래서 어깨가 부르르 떨렸지만 침착하게 대답했음. 


이제 일주일 됐어요...


그래서 저녁에 쓰레기 안 버리는거야?


쓰레기? 아, 알바때문에 저녁 쓰레기 당번에서 아침 쓰레기 당번으로 교체되긴 했음. 알바때문에 아침으로 바뀌어다고 하니깐 얼굴을 구겼음. 하, 요새 양아치들의 신종 괴롭힘인가. 허니는 괴로웠지.
오빠는 허니에게 이것저것 물어봤어. 알바는 몇시부터 몇시까지인지, 언제 가는지. 허니는 무서워서 성실하게 대답해줬을꺼야.
어느새 차는 옆집에 도착했음. 오빠의 집 앞에서는 양아치 친구들이 담배를 피고 있었지. 담배를 뻑뻑피며 차를 지켜보는 양아치 무리를 보자 차에서 내리기 무서웠지만, 제 옆에 있는 양아치오빠가 더 무서웠기에 얼른 차에서 내렸어.
어쨌든 데려다...준건 맞으니 오빠에게 어색하게 감사인사를 하고 집 쪽으로 향하는데, 뒤에서 양아치 친구들이 말하는 소리가 들렸음.


강성호 너 쟤 때문에 아까 술 안먹고 나갔다온거야?


야 조용히 하라고


그 말에 괜히 기분이 싱숭생숭해지는 허니일꺼야.





성강너붕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