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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2 13:37



패트릑이 눈을 떴을 때, 조셉이 말했지. 괜찮아요? 정신이 들어요?! 하고.
그런데 모르겠어. 패트릑은 정말 아무런 기억도 나지 않았거든. 사실 너무 놀라서 아무런 기억이 나지 않는 걸지도 몰라. 눈앞에서 녹색 눈동자를 빛내며 손으로 이마를 짚어주는 그 사람이, 너무 예뻤거든. 무슨 일이 있었는지, 내가 누구였는지도 잘 모르지만 나를 구한 게 조셉이라 다행이야,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말야. 

그러니까, 조셉에게 잘 보이고 싶어. 뭐든지 잘 하는 그런 사람 말야. 
그래서 패트릑은 오늘도 열심히 일했지. 곡괭이질도 하고, 닭 모이도 주고 말야.



물론 그게 아니더라도 조셉은 패트릑을 이미 마음에 들어하고 있긴 했어.
솔직히 발견했을 때 귀한 옷을 입고 있었던 건 좀 신경 쓰이지만, 어느 귀족 자제가 농사 같은 험한 일을 할 줄 안단 말야. 귀족들은 대개 좀 정신 머리가 이상하고 음험하다고 하니 아마 평민을 귀족 대역으로 놓고 장난질을 친 건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지. 패트릑이 귀족일 리는 없지. 패트릑은 일을 엄청 잘하는 편이지만 과묵했고, 알에서 깬 새끼 오리처럼 조셉을 졸졸 쫓아다니기 바쁜걸. 또 이름 석자 말곤 기억하는 게 없다보니 눈빛도 천진하고 말야. 지금도 봐. 키우는 닭과 병아리에게 모이를 뿌리더니 발치의 병아리를 보며 웃고 있어. 커다란 덩치와 병아리의 조합은 정말 어울리지 않아서 조셉은 웃음을 터트렸어. 



물론 공작성은 여전히 발칵 뒤집힌 상태야.
어딘가 살아 있다면 좋겠지만, 만약에 공작이 죽어서 발견된다면 큰 문제였지. 공작은 귀족들의 조혼을 따져보면 늦은 나이였음에도 약혼도 결혼도 않은 독신이었으며 후사 역시 당연히 없었거든. 후계로 방계에서 양자를 들인 것도 아니라서, 만일 공작이 사망했다면 카잔스키 가문은 그야말로 몰락이야. 가신들은 영지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지. 중요한 건 공작의 생사를 확인하는 일이었어. 공작이 살아있건 그렇지 않건 시체라도 찾아야 이 모든 일들을 끝맺을 수 있었거든. 


유감스럽게도 그들이 찾는 공작은 잔뜩 부어오른 조셉의 발목에 차갑게 적신 천으로 찜질을 해주고 있었어. 조셉이 밭에서 돌아오다 미처 걸러내지 못한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그때 발목이 돌아가고 말았거든. 조셉은 가볍게 마른 세수를 하더니 한숨을 내쉬며 말했지. 


아, 씨…. 내일 일 어떻게 하지. 
내가 할게. 
네가 어떻게 그걸 다 해!
하면 되지. 


패트릑과 조셉은 이제 제법 편한 사이가 되었어. 패트릑이 말을 마치며 씩 웃자, 조셉도 마지 못해서 웃었지. 혼자 지낼 때는 모든 걸 스스로 다 해내야 했지만, 패트릑과 함께 있으니 누군가에게 의지할 수 있다는 것도 나쁘지 않았어. 패트릑은 커다란 덩치를 구겨 물통에 수건을 적시더니, 조셉의 발목으로 가져와 갖다대며 말했어.


할 수 있어. 조셉. 
…사고치면 안 돼.
응, 사고 안 칠게. 


그렇게 웃으며 순하게 답하는 패트릑을 볼때면, 조셉은 마치 커다란 대형견을 보는 것 같았어. 패트릑은 조셉을 한 품에 안아 침대에 내려놓곤 이마를 톡톡 두드렸지. 쉬고 있어. 내가 마무리 짓고 올게. 그렇게 말하며 나가는 뒷모습을 볼때면, 조셉은 이상하게 흐뭇한 마음이 들었어. 심장 안 쪽부터 목 끝까지 간지러운 기분이 들기도 해. 이런 감정은 무엇일까. 잘 모르겠어. 그냥, 조셉은 패트릑을 볼때면 그렇게 좋았어. 



패트릑은 다음날 새벽같이 일을 나섰어. 오늘은 조셉도 없으니까, 더 열심히 잘 해야지. 그렇게 밀짚모자를 푹 눌러쓰고, 농기구를 짊어멘 채 걷는 패트릑의 옆으로 말들이 스치듯 달려 나갔어. 성에서 나온 나으리들이야. 조셉의 말로는 결코 눈에 띄어서도 안되고, 무조건 납작 엎드려야 하는 분들이라고 했지. 패트릑은 모자의 챙을 잡아 누르고 고개를 조아렸어. 그러니 자연스럽게 그들은 패트릑을 보지 못했지. 그들이 멀어지자 패트릑은 한숨을 돌렸어. 어휴, 큰일날 뻔했네. 그리곤 다시 천진하게 걸음을 옮겼어. 오늘은 감자를 파종해야지. 그런 생각을 하면서 말야.



...


이렇게 뜻하지 않게 관리들의 눈을 피해 은신하는 공작님ㅋㅋㅋㅋㅋㅋ
오늘도 평화로운 패트릑과 조셉이 ㅂㄱㅅㄷ



아이스매브 크오 패트릑조셉
2024.06.22 14:37
ㅇㅇ
모바일
내 센세가 어나더를 주셨어!!! 센세 사랑해 ㅠㅠㅠㅠㅠㅠ
[Code: 61a0]
2024.06.22 14:41
ㅇㅇ
모바일
센세 너무 너무 재밌다 조셉을 처음 본 순간 패트릑은 조셉에게 반했구나 조셉 마음에 들려고 농사일도 더 열심히 하고 ㅋㅋㅋ귀족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한 조셉도 패트릑에게 점점 마음을 여는 중인데 얘들 너무 귀엽고 응원해주고 싶어
[Code: 61a0]
2024.06.22 14:42
ㅇㅇ
모바일
이러다가 패트릑이 공작인게 기억이 돌아와서든 타의든 알려지게 된다면 조셉은 패트릑에게 마음을 닫고 멀어지지 않을까? 벌써 걱정되고 찌통이고 ㅠㅠㅠㅠㅠ
[Code: 61a0]
2024.06.22 14:46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공작님ㅋㅋㅋㅋㅋ 아 근데 나중에 조셉이 패트릑 사라지면 허전해서 어카려고ㅜㅠㅠㅠ
[Code: 452f]
2024.06.22 16:11
ㅇㅇ
모바일
이미 둘이 깊어지고 있는데 어떡하냐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조셉 발도 아픈데 공작님 빨리 기억찾아서 조셉데리고가세요
[Code: 87c3]
2024.06.22 19: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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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나더라니!!!!!!!!!!!!!!
[Code: 1ef5]
2024.06.22 19: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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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패트릐구일 너무 잘하니까 조세부1도 오해 안하는거냐곸ㅋ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반짝이는 비단옷을 입고 만났는데도ㅋㅋㅋㅋㅋ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하씨 물론 평민들이 나라사람지나갈때 머리를 조아리긴 하는뎈ㅋㅋㅋㅋㅋ저기 그겤ㅋㅋㅋㅋ이게 의도치않겤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ㅠㅠㅠㅠㅠㅠㅠ
[Code: 1ef5]
2024.06.22 19: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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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패트릑 기억언제찾앜ㅋㅋ큐ㅠㅠㅠㅠㅠㅠ 기억 나중에 찾게 되어도 괜찮으니 조셉이가 납치했다는 오해만 안받았으면 좋겠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 너무좋아요 센세ㅠㅠㅠㅠㅠㅠㅠ
[Code: 1ef5]
2024.06.22 23: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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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여웤ㅋㅋㅋㅋㅋㅋㅋ
[Code: ff2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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