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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1 0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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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들은 학생이고 나는 선생님이야. 학생의 본분은 공부를 열심히 하는 것이고, 그걸 가르쳐주는 선생님 말씀에 잘 따라야 해!"


어디에서 무슨 말을 듣고 온 건지 담임이 아침부터 열을 냈다. 이유는 알고 싶지 않았다. 깊은 감명을 받은 척 고개를 끄덕이고 빨리 넘어가는 게 정신 건강에 좋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젠 담임의 말을 들었을 때 한숨을 쉬거나 욕을 하지 않았다. 의사에게 시한부 선고를 받았을 때처럼, 사람이 큰 충격을 받으면 5단계 심리 변화를 거친다고 들었다. 부정, 분노, 타협, 우울, 수용. 이런 경우에 적용해도 되는 건지 모르겠지만, 나는 전학을 온 날 담임에게서 큰 충격을 받은 뒤 부정과 분노의 단계를 거쳐 현재 타협과 우울, 그쯤을 지나는 중이라고 생각했다. 확실한 건 여전히 수용하지는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대입을 앞둔 너희들에게 같이 놀자고 하는 친구가 있다면, 매우 매우 화를 내야 해!"


같은 학교에 다니는 학생이지만 입시를 코앞에 둔 우리는 다른 학년과 구분되었다. 게네들과 너희들. 2달 전만 해도 잘 느끼지 못했던 선이 어느덧 선명해졌다. 며칠 전 1년 중 낮의 길이가 가장 길다는 하지를 지났다.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지도 않았는데 낮의 길이는 소리소문없이 짧아지는 중이었다. 이러다가 정점에 다다른 기온이 떨어지고, 낮보다 밤이 더 길어지면 우리의 간담도 서늘해질까.


"음, 공부 열심히 하면 선생님이 피자 사 줄 수도 있어."


담임은 당근과 채찍을 적절히 섞은 호소력 짙은 연설에 스스로 감격한 듯했다. 하지만 당근을 먹었거나 채찍에 맞은 사람은 아무도 없어 보였다. 나는 브랫에게 담임이 대학을 나온 게 확실하냐고 물어봤다. 그러자 브랫은 "물론이지. 우리의 훌륭한 담임 선생님께서는 우수한 성적으로 피자 스쿨을 졸업하신 인재거든."이라고 했다. 얘한테 물어본 내가 바보지. 고개를 돌려 무시하려 하니, 믿을 수 없겠지만 저래 봬도 명문 A 대학 출신이라고 덧붙였다. 입이 저절로 벌어졌다. 정말 믿을 수 없었다. 이 모험을 훌륭하게 완주한 사람이 저렇게 되었다니! 나는 또 큰 충격을 받아 제1단계, '부정'을 했다. 





다음 주엔 이번 학기의 마지막 시험이 있다. 발등에 떨어졌던 불은 어느새 허벅지까지 올라와서 하루 종일 따뜻했다.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마음을 다잡기 위해 자습하려고 아침 일찍 등교했다. 조용한 등굣길을 걸으며 차오르는 뿌듯함을 즐겼는데, 교실에 가장 먼저 온 학생은 내가 아니었다. 


반사적으로 몸을 숙였다. 앞문 쪽으로 오지 않아서 다행이었다. 브랫과 네이트가 서로에게 기대 애정 행각을 벌이고 있었다. 나는 그동안 저 둘이 강당 모퉁이나 빈 교실에서 은밀한 만남을 이어가는 중일 거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그 빈 교실이 이 교실일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누가 보면 어떡해! 아니지, 이미 내가 보고 있잖아!'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둘의 사이를 아는 내가 먼저 발견한 건 다행이라고. 나는 교실에 들어가기 적당한 타이밍을 찾아야 했다. 수면 위로 올라오는 거북이처럼 느릿하게 고개만 빼서 둘을 관찰했다. 네이트가 볼펜을 신경질적으로 똑딱거리더니 브랫 어깨에 얼굴을 묻었다. 브랫이 네이트의 머리를 쓰다듬는 것을 보고 황급히 창문 아래로 숨었다. 웃음소리가 났고, 잠잠해졌다. '지금이다.' 다시 고개를 빼 창문 너머를 봤다. 입을 맞추고 있었다. '내 자리에서 무슨 짓이야!!' 깜짝 놀라 복도에 냅다 절을 했다. 이렇게 가까이에서, 직접 저 모습을 보게 될 줄 몰랐다. 이대로 굳어 있다가 내 수상한 모습을 누군가에게 들킨다면 그것도 문제였다. 아무런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다 했냐?' 사족보행에서 직립보행으로 진화하며 창문 너머를 봤다. 네이트는 거의 보이지 않았다. 브랫이 자기만의 향긋한 오렌지 파운드케이크를 끌어안고 맛있게 먹고 있었기 때문이다. 더는 기다려 줄 수 없었다. 저 미친놈들을 위해, 그리고 조금 전까지 신성했던 교실을 위해 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악당이 될 차례였다. 문에서 멀찍이 떨어진 다음, 발소리를 크게 내며 천천히 다가갔다. 둘은 눈을 크게 뜨고 방해꾼이 누구인지 보고 있었다. 문을 열고 다가가니 네이트가 브랫에게 수학 문제를 물어보는 중이라고 말했다. '입술을 물어보는 중이던데.' 브랫은 내 숭고한 희생도 모르고 불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인사했다.


"존나 좋은 아침이다. 너 왜 이 시간에 와."
"오늘따라 공부가 하고 싶었어."
"사람이 갑자기 안 하던 짓을 하고 그러면 안 돼."
"어쩌면 앞으로, 계속, 이 시간에 올지도 몰라. 알았어? 꼭 알아야 해!"


나는 네이트가 펼쳐 둔 책을 봤다. 공부 잘하는 애들이라 그런지 문제 풀이 방법이 독특했다. 덧셈, 뺄셈, 곱셈, 나눗셈은 아는데 하트셈은 처음 본다. 더 한 것을 본 직후여서 하트는 귀여워 보일 지경이었다. 네이트는 책과 펜을 챙겨 브랫에게 알려줘서 고맙다고 말한 뒤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요즘 공부 열심히 하네. 쉬는 시간에 매점도 잘 안 가고."
"시험만 끝나면 돼."
"지금 가는 거랑 뭐가 다른데?"
"음미하면서 먹어야 하거든. 천천히, 교양 있게."


누가 들으면 매점에서 코스요리도 제공되는 줄 알겠다. "두고 봐." 브랫이 나지막하게 다짐했다. '뭘 두고 봐? 이제 나한테 그걸 대놓고 보여주기라도 할 생각이야?' 조금 전까지 물고 뜯던 빵 섭취를 갑자기 끊어서 금단 현상이 나타난 것 같았다. 나는 브랫이 저런 말을 할 때마다, 요즘 젊은 애들은 못 하는 말이 없다고 경악하는 어르신의 심정이 이해됐다. 큰마음 먹고 일찍 등교했는데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해서 마음을 가다듬는 게 쉽지 않았다. 그에 반해 브랫은 차분하게 시선을 책에 고정하고 집중했다. 얄미웠지만, 바로 집중하는 게 대단하기도 했다. 나도 원래 목표대로 공부하기 위해 책을 펼치면서 "그래, 이것저것 열심히 먹어라." 덕담을 해줬다. 


아침부터 정신력을 소모했더니 금세 피곤해졌다. 쉬는 시간, 책상에 엎드려있는데 "네가 피곤한 건 근력이 부족해서 그런 거야."라고 말하는 레예즈에게 강제로 일으켜져서 스쿼트 당했다. 딱 10개만 하자고 말해서 흔쾌히 응해줬는데 그 말을 3번이나 했다. 떨리는 허벅지를 주무르며 교실을 둘러봤다. 자는 사람, 뛰는 사람, 노래 부르는 사람과 공부하는 사람이 평화롭게 어우러져 있었다. 몇 달 전, 내가 이 교실에 처음 들어왔을 땐 네이트가 길을 잘못 들어서 어느 갱단 은신처로 끌고 온 줄 알았다. 눈빛만 보면 각자 들고 온 가방엔 건전한 책과 필기구가 아닌 불법 유통된 음란물이나 담배만 들어있을 것 같았다. 그래서 이들이 '공부를 좀 하는 애들'이라는 걸 알았을 땐 상당히 놀랐다.


공부를 좀 하는 애들 중에서 단연코 공부를 잘한다고 말할 수 있는 애가 네이트였다. 몇 개 틀렸는지가 아니라 틀린 게 있는지를 따지는 수준이었다. 네이트에게 어떻게 공부를 잘하냐고 물었을 때 "학교 수업에 충실하고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라고 말해서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그래도 모르는 걸 물어보면 친절하게 알려줬고, 꼭 외우라며 포스트잇에 암기 방법까지 정리해서 줬다. 안타깝게도 뭐라고 적혀 있는지 읽을 수 없었고, 곧바로 브랫에게 빼앗겼다. 내게 가장 의외였던 애는 브랫이었다. 브랫은 아이들을 조용히 시키고, 특히 내가 특정 방향으로 고개를 못 돌리게 단속하면서 학습 태도를 바로잡는 데 도움을 줬지만 그런 것 치고 본인은 공부에 흥미가 있는 것 같지 않았기 때문이다. 브랫의 첫인상은 잘생기고 거친 아이였지 모범생 느낌과는 2억 광년 정도 떨어져 있었다. 그래서 그의 모의고사 점수를 처음 봤을 땐, 희망하는 점수를 적은 줄 알고 꿈은 크게 가지는 게 좋다고 응원해줬다. 바로 비웃음당했다. 얼마 후, 브랫이 노래를 흥얼거리면서 어려운 수학 문제를 전혀 어렵지 않게 풀어 내려가는 걸 보고 그 웃음의 이유를 알게 되었다.





급식을 먹고 교실로 올라가기 전에 운동장 계단에 앉아 아이들과 짧은 광합성을 했다. 에스페라는 근처 학교에 동갑 여자 친구가 있었다. 쑥스러운지 자세하게 말하지는 않았지만, 그 친구가 공부를 잘해서 같은 대학에 가기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게 된다고 말했다. 어른들은 중요한 시기에 연애 같은 건 하면 안 된다고 충고했다. 영 틀린 말이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이렇게 서로 긍정적인 자극을 주는 관계도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었다. 그리고 나는 그런 관계를 유지 중인 친구를 또 알고 있었다.


브랫이 에스페라의 이야기를 듣더니 "그 마음 잘 알지."라고 말하며 고개를 크게 끄덕였다. 네이트는 큰 이변이 없다면 명문대에 진학할 것이다. 이미 최상위권 대학들의 다음 해 신입생 명단에 연필로 나다니엘 픽이라고 적어 둔 상태나 다름없었다. 나는 브랫이 네이트와 같은 대학에 갈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고개만 돌리면 보이고, 손만 뻗으면 닿을 수 있는 같은 교실 체험을 미리 하고 있으니 더욱 간절할 것 같았다. 남은 몇 달간 공부만 열심히 하면 개인의 명예뿐만 아니라 뜨거운 사랑까지 같이 쟁취할 수 있을 테니 말이다.


"근데 너 진짜 여자 친구 있는 건 맞냐? 사진 좀 보여줘."
"나 보기도 아까운데 널 왜. 싫어."


에스페라는 한 번도 실체를 본 적 없다면서, 브랫이 나중에 여자 친구 소개해준다고 불러서 2D 캐릭터를 보여주는 거 아니냐고 의심했다. 그 캐릭터가 우리 반 마스코트라는 것은 상상도 못 할 것이다.


"어떻게 사귀게 된 것 같은지 잘 꾸며서 말 좀 해봐."
"말해줘도 우리 어린이 여러분은 이해 못 할 텐데. 너무 화끈해서 조심해야 해요."


몇 달간 곁에서 지켜 본 브랫은, 케이크 위의 작은 촛불이나 불타오르는 산을 보고 똑같이 화끈하다고 말할 인간이었다. 게다가 유독 핫하다는 말을 남발해서 어느 정도 화끈했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다. 그래서 대충 짐작만 했다. 어떠한 계기로 둘이 만나, 브랫이 들이댔을 거라고. 돌려 말하는 편이지만 표현에 더 적극적인 것은 브랫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브랫은 "조금만 말해 줘?" 하고, 자신감 넘치는 표정으로 호탕하게 웃었다.


"걔가 날 잡고 구석으로 끌고 가더니, 좋아한다고 먼저 고백했어."
"말도 안 돼." 


마음의 소리가 튀어 나갔다! 브랫이 누군가에게 고백받았다는 것은 전혀 놀랄 일이 아니지만, 상대가 네이트라면 얘기가 달라졌다. 그 네이트가 먼저 고백을 했다고? 반대가 아니라? 사실 확인이 안 되니까 막 지르는 게 틀림없다고 생각했다. 브랫은 네가 뭘 아냐고 화를 냈다. 나는 담임처럼 웃었다. 곤란할 땐 이게 최고였다. 내 맹한 웃음을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보더니, 자기가 먼저 다가가기에는 너무 고귀한 상대였다고 말했다. 


"그땐 먼저 고백할 생각 못 했어.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지."
"그게 네 취향이냐? 꿈에서도 닿지 못한 불쌍한 새끼."
"지금은 매일 존나 닿지. 순진하게 생겼는데 은근히 적극적이야. 앙큼해 미치겠어."


이 부분은 사실 확인을 했다. 브랫과 네이트는 사람이 안 본다 싶으면 아무 데서나 닿았다. 심지어 성스러웠던 내 자리에서도! 브랫은 기분이 좋은지 웃으면서 발을 구르다가 느닷없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소리쳤다. 


"야. 대학생 되면 별별 인간 다 만날 텐데 무슨 일이 생길지 모르는 거잖아. 그거 감시하려면 같은 학교에 가야하고, 같은 학교에 가려면... 씨발 개같이 공부해야 한다고!"


그러고는 씩씩거리더니 교실로 올라갔다. 남은 우리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웃었다. 만약 네이트가 공부와 담쌓은 학생이었다면 브랫이 저렇게까지 공부에 매달렸을까? 사람들이 말하는 사랑의 힘. 감정으로 느끼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사람을 나아가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는 게 저런 거였나 보다. 누군가를 좋아하는 건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닐 텐데 좋아하는 사람이 좋은 사람인 것도 행운이라고 생각했다. 친구들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서 다행이었다.





시험 날이 밝았다. 주말을 불태웠다. 너무 태워서 재만 남은 것 같지만 아무튼 최선을 다했다. 공부로 1등 할 자신은 없어도 등교는 1등을 하고 싶었다. 그래서 평소보다 더 일찍 학교에 갔는데, 공부 1등이 등교 1등까지 한 상태였다. 이번에는 황급히 몸을 숙일 필요가 없었다. 브랫과 네이트가 각자 자리에 앉아서 공부하는 중이었기 때문이다. 브랫은 나에게 인사하고 목을 돌려 스트레칭했다. 그런데 그때, 브랫 목에서 불긋한 자국을 발견했다. 상처는 아닌 것 같고, 이상한 모양이었다. 순간 어떤 기억이 떠올랐다. '야옹~' 안 돼!! 양심이 있으면 오늘은 안 된다고 머릿속에서 울부짖는 양심 없는 고양이와 타협했다. 설마 시험 기간인데 무슨 일이 있었을까.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너 목은 왜 그래?" 브랫은 강아지가 물었다고 답했다. 고양이는 아니어서 다행인데, 의아한 점이 있었다. '강아지가 손이나 다리도 아니고 목을 무나? 드라큘라야?' 그리고 브랫 집에 고양이나 강아지가 없는 것은 확실했다. 어떤 강아지냐고 물어보기 겁이 났다.


"하얗고 보들보들한 강아지인데 요즘 스트레스받았는지 입질을 해."


묻지도 않았는데 먼저 대답해줬다. 이번엔 진짜 강아지인가? 가짜 고양이 사건이 있었지만, 반려묘 가구보다 더 많은 것이 반려견 가구이니 섣불리 의심할 수 없었다. 아는 사람의 강아지가 집에 놀러 왔다가 누워있었던 브랫의 목을 물었을 수 있다. 내가 태어나서 지금까지 본 하얀 털을 가진 강아지 수만 마리가 머릿속에서 멍멍 짖었다. 이 세상에 고양이만 많나? 강아지도 많다!


"훈육은 어떻게 했는데?"
"난 마음 약해서 못 혼내. 토닥토닥, 달래줬지."
"좋은 방법 아니야. 다음에도 그러면 하네스로 당기면서 행동을 저지하거나..."
"하네스? 그거 좀 마음에 든다."


마음 약해서 입에 욕을 달고 사는 브랫은 문제집에 또박또박 '하네스'라고 적었다. 브랫이 생각하는 하네스와 내가 생각하는 하네스의 크기나 모양이 많이 차이 날 것 같은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나는 지금까지 반려동물 예능 프로그램에서 습득한 정보를 대방출했다.


"산책하면서 적절히 체력 소모하는 것도 방법이래."
"체력을 소모하긴 했어."
"...잘했어. 자꾸 말 걸면서 안아주면 안 좋대."
"너 어디서 뭘 본 거야? 안아달라고 보채면 안아줘야지."
"귀엽다면서 자꾸 쳐다보지 말고, 적당히 무시하는 게 좋고."
"큰일이네. 그러면 또 물 것 같은데."
"안 물면 간식 주면서 칭찬해 줘."
"아, 간식 주면서 칭찬하기. 내 강아지 그거 진짜 좋아해."

"브랫. 조용히 좀 해줄래?"
"미안! 네이트가 요즘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나 봐. 야, 빨리 공부해."


나는 슬쩍 눈만 굴려 옆을 봤다. 브랫이 어떤 방법으로 달래줬는지 모르겠지만 토닥토닥은 효과 있었던 것 같지 않았다. 하얗고 보들보들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화가 난 강아지가 브랫을 노려 보고 있었기 때문이다. 브랫, 목, 자국, 네이트. 이 자리에서 애정 행각을 벌였던 것까지 연쇄적으로 떠올랐다. 웃음소리. 브랫의 뒷모습과 등을 끌어안았던 네이트의 손. '네이트가 무는 걸 좋아하나?' 안 돼! 상위권 사랑놀이에 하위권 등이 터지면 안 됐다. 몇 시간 뒤면 시험이었다. 내 흐트러지는 집중력을 끌어모아 심호흡과 명상을 하는 데 썼다. 고요한 호수, 나무 사이로 비치는 햇살과 산새들의 지저귐을 떠올리며 정상 심박수를 찾아가는 사이, 네이트는 세수하고 왔는지 얼굴에 남은 물기를 닦으며 교실로 들어왔다. 나도 얼굴에 찬물을 좀 끼얹을까 고민 중인데, 브랫이 휘파람을 불었다.


"네이트, 젖었네."


그래. 네이트의 얼굴이나 교복 셔츠가 젖긴 젖었다. '근데 희롱하듯이 말고 좀 평범하게 말할 수 없어?' 겨우 잔잔하게 만들어 놓은 내 마음속 호수에 브랫이 돌을 던졌다. 그 파동은 네이트에게도 전달된 듯했다. 자리로 돌아가던 네이트가 우뚝 멈췄다. 그리고 방향을 돌려 우리 쪽으로 걸어와서 브랫 책상에 걸터앉았다.


"어떡하지, 브랫? 나 세수만 하면 흠뻑 젖어."


브랫과 네이트의 눈빛이 심상치 않았다. 당장이라도 며칠 전 입맞춤을 재연해줄 것 같았다. 나는 좁은 골목길에서 불량배들을 만났을 때처럼 눈을 내리깔고 싶은 마음과 이번 주 로또 1등 번호를 미리 본 듯 하나라도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충돌했다. "졸려? 우리 또 세수하러 갈까?" 발음을 조금 더 명확하게 해주면 좋겠는데 자꾸 이상하게 들렸다. '잠시만, 우리 또? 언제 또! 무슨 짓을 한 거야!!' 네이트는 브랫 목에 난 자국을 쓰다듬고 "이번 시험 한 문제도 틀리지 마."라고 말한 뒤 자리로 돌아갔다. 잠시간 이글거리던 브랫이 한숨처럼 욕을 내뱉더니 세수 좀 하고 와야겠다고 교실 밖으로 나갔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도발에는 도발이었다. 





며칠의 사투 끝에 드디어 시험이 끝났다. 장렬하게 전사한 건 아니고 애매하게 전사했다. 적당히 잘 봤고, 적당히 망했다. 공부 잘하는 아이들은 한 문제 틀리고도 울던데 나는 계속 웃음이 나왔다. 내가 찍은 건 다 맞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인생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선생님, 고마워."


그때 네이트가 브랫의 어깨를 두드리며 뜻 모를 말을 했다. 브랫은 씩 웃고 몸을 들썩이며 흥얼거렸다. '또 뭔 짓 했어!' 정보 업데이트가 필요했다. 브랫에게 웬 선생님이냐고 물으니, 네이트 집에서 같이 공부했었는데 보라고 짚어준 것들이 시험에 나왔다고 말했다. 


나는 이번 시험이 끝났어도 공부에 집중하고 싶었다. 최종진짜리얼마지막파이널 제일 중요한 시험이 여전히 남은 데다가 적어도 학교에서는 맑고 순수해지고 싶었다. 어떤 두 사람이 내 눈앞에서 직접 애정 행각을 벌여 마음을 흔들었지만, 큰 결심이었다. 하지만 시험 끝과 함께 찾아온 내 머릿속 먹구름은 제어되지 않았다. 이러지 마. 이상한 짓 말고 공부! 그래, 공부했다잖아. '안녕. 오랜만이다!' 이 새끼 나올 줄 알았다! 할렐루야! 빛의 속도로 찬송가를 부르며 구마를 시작했다. '하지만 선생님이라는 호칭이 너무 자연스럽게 나왔는걸? 자, 모두 자리에 앉아. 존나 핫한 수업 시작하자!' 목탁 두드리는 소리까지 재생시켰지만, 나의 음란 마귀는 목탁 비트에 맞춰 트월킹을 췄다. 아아, 제발! 꽤 오래 참았는데 도로 아미타불 되었다.


모든 것이 완벽한 네이트에게 0.01mg 부족한 수학을 브랫이 가득 채워주기로 했다. 수학 선생님이 된 브랫은 네이트의 어깨를 감싸면서 말했다. 선생님이 가르쳐준 거 다 기억하는지 확인해볼까, 1+1은? 네이트의 표정이 당황으로 물들었다. 선생님 잠시만 시간을 주세요. '무슨 개소리야? 네이트는 전교 1등이라고!' 잠시 후 네이트는 불확실한 말투로 답했다. 1+1은... 2에요. 브랫 선생님이 엄한 표정을 지었다. 아니지, 네이트. 선생님과 네이트를 더하면 어떻게 된다고 했지? 네이트는 양손을 펼쳐 손가락을 하나씩 접고 다시 펼쳐가며 계산했다. 아! 선생님과 저는 하나가 되니까 정답은 1이에요! 브랫 선생님이 네이트의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칭찬했다. 역시 똑똑하네, 이번엔 조금만 더 어렵게 가볼까. 2X3=6, 3x3=9, 6x9는? '하지 마라.' 네이트는 확신에 찬 목소리로 답했다. 54에요. 브랫 선생님이 한숨을 쉬고 네이트의 귀에 속삭였다. 조금 전보다 더 실망스러운걸? 74라고 했잖아. '나쁜 선생! 당장 멈춰!!' 하지만 이렇게 틀릴 때마다 선생님께서 다시 알려주시잖아요. 네이트는 천천히 브랫 선생님의 6을 쓰다듬었다. '나쁜 손!!' 저는 바보가 아니에요, 선생님. 예습 복습도 철저히 할 거예요. 그러자 브랫 선생님은 예습과 복습은 필요 없다면서 다정하게 말했다. 네이트에게 필요한 건, 선생님과의 실습뿐이야. 브랫 선생님과 네이트는 블록을 가지고 숫자 놀이를 하며 본격적인 수업을 시작했다. 네이트가 블록 상자를 열어 조심스레 브랫 선생님의 6을 잡고 어루만지자, 조금씩 커졌다. 선생님 6이 자꾸 커져요, 이건 이제 7인가요? 브랫 선생님이 웃으며 7은 네이트에게 있다고 말했다. '그게 뭔데...?' 이제 7과 6을 더하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볼까? 브랫 선생님의 6이 천천히 네이트의 7을 찾아갔다. '아니, 찾지 마! 맞추지 마!' 긴장하면 덧셈을 할 수 없어, 네이트. 7+1, 7+2, ..., 풀이 과정이 쉽지 않았다. 네이트가 어려워서 끙끙 앓자 브랫 선생님의 6이 젖었다. 조금 더 풀이가 수월해졌다. ..., 7+5, 그리고 7+6이 되는 순간. 두 사람은 학구열에 불타올랐다. 7+6, 7+2, 7+4, 7+3, 7+6, 7+6, 7+6, 7+6... 빠르게 입력되는 문제들을 네이트가 힘겹게 따라갔다. 브랫 선생님은 네이트가 잘 따라오고 있는지 지켜보다가 소수 덧셈을 시작했다. 7+0.2, 7+0.3, 7+0.1, ..., 네이트는 너무 어려워서 울고 말았다. 브랫 선생님이 선행 학습을 위해 빠른 속도로 진도를 빼야 한다며 다양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똑똑한 네이트가 움직이며 문제들을 맞혔다. 브랫 선생님은 온몸으로 격렬하게 칭찬해줬다. 7+0.3, 7+0.5, 7+6, 7+6, 7+6, 7+6, 7+6, 뜨겁고 숨 가쁜 수업 끝에 브랫 선생님의 6은 네이트의 7안에서 4를 도출해냈고, 마침내 1+1이 되었다.


나는 움켜쥔 시험지에 얼굴을 묻었다. '평생 사죄하는 마음으로 살겠습니다. 어디 템플 스테이라도 알아봐야겠어. 무교도 받아주겠지?' 지나가던 스태포드가 시험 망했냐고 축하해주며 오늘 같이 영화 보러 가지 않겠냐고 물어봤다. 좋아하는 배우가 주연으로 나오는 영화가 개봉했는데 큰 스크린으로 꼭 봐야겠다고 말했다. 비록 이번 시험에서 최상의 결과는 얻지 못했지만 집, 학교, 독서실만 왔다 갔다 하다가 다시 집으로 들어가기 아쉬웠다. 몇 시간만이라도 일탈하고 싶었다.


"브랫. 오늘 영화 보러 안 갈래?"
"전학생아. 너한테 매우 매우 화를 내도 돼? 정신 차리시고, 공부나 해라."


그러면 네이트한테 말해봐야겠다고 자리에서 일어서자 "공부하는 애를 왜 건드려!"라고 브랫이 소리쳤다. 네이트는 내 제안에 잠깐 고민하다가 웃으며 좋다고 말했다. 그동안 시험 기간이 아니어도 열심히 공부했던 네이트 역시 오늘은 조금 쉬고 싶은 것 같았다. 가방을 챙기는데 브랫이 노려보고 있는지 오른쪽이 따끔했지만 무시했다. 학교에서 나온 우리는 패스트푸드점에서 간단하게 햄버거를 먹으면서 시험 얘기를 했다. 영화는 스태포드가 앱으로 예매한 상태였고 누가 나오는지, 어떤 내용인지 대강 들었다. "존나 예쁘게 나온대." 만족스러운 줄거리였다. 보고 싶었던 영화가 있었던 건 아니고 그냥 놀고 싶었을 뿐이라 잠시 후에 볼 영화에 대해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그리고 영화관에서 어떤 영화 포스터를 보고, 우리가 예매한 영화가 저것만은 아니길 빌었다. 하지만 포스터에 대문짝만하게 박힌 배우는 스태포드가 좋아한다고 말한 그 배우였다. 나는 브랫에게서 슬그머니 몇 발짝 떨어졌다. 단단히 삐친 게 보였는데 일단 따라온 브랫이 우리가 볼 영화의 정체를 확인하고 화를 냈다. 


"씨발, 뭐 이런..."


[슬픈 첫사랑] 제목부터 아련한 영화 포스터까지, 노골적으로 슬픔이 예정돼 있었다. 어떤 영화인지 안 봐도 본 것 같았다. 스태포드는 꼭 이 영화를 봐야 한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우리의 떫은 표정을 보고 벌써 상처받은 것 같아서 어쩔 수 없었다. 브랫은 네이트와 하트 콤보 팝콘과 콜라를 나눠 들고 분노가 조금 사그라든 듯했다. 그러다가 상영관에 들어가니 사람이 별로 없어서 또 화를 냈다. 아마 사람이 많았어도 화를 냈을 것이다. 나는 스태포드와 커플 가운데 끼여 눈치만 보다가 속이 타서 콜라를 벌컥벌컥 마셨다. 


클리셰가 새롭지 않아도 오랫동안 사랑받는 데는 이유가 있다. '사랑에 빠지겠네, 오해하겠네, 헤어지겠네, 다시 만나겠네, 병에 걸리겠네, 죽겠네.' 눈에 다 보여도 코끝이 찡해졌다. 의외로 영화는 나쁘지 않았는데 문제가 하나 생겼다. 활화산 같은 브랫 옆에 앉아서 긴장한 탓에 초반부터 콜라를 계속 마셨더니 영화 끝 무렵엔 한계에 다다랐다. 조금만 참으면 영화가 끝나지만, 더 참았다간 내 인간의 존엄성도 끝을 볼 것 같았다. 결국 못 참고 화장실을 다녀와 자유를 만끽했다. 상영관에 돌아오니 네이트의 머리가 브랫의 어깨에 기댄 것이 보였다. 어쩌면 둘만의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텐데 괜히 같이 오자고 권했나 싶어서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그래서 이번에는 방해꾼이 되고 싶지 않았다. 제자리를 찾아가지 않고 근처 빈자리에 앉아 스크린과 두 사람을 번갈아 바라봤다. 잠시 후,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면서 불이 켜졌다. 연기이지만 최애의 죽음을 본 스태포드, 첫사랑과의 이별이 아닌 사별을 본 브랫의 눈은 촉촉하게 젖어있었다. 아련한 표정으로 생각에 잠긴 아이들을 훑어보던 네이트가 배고프냐고 물었다. 다들 고개를 저었다. 


"카페나 가자. 내가 살게."


아메리카노, 아메리카노, 나는 바닐라 라떼, 브랫은 삼대 영양소가 골고루 들어있는 몸에 좋은 거를 마시겠다고 주장했다. 순간 우리가 커피향기 나는 설렁탕집에라도 들어온 줄 알았다. 여기에 그런 게 어디 있냐고 네이트가 브랫에게 나무라자, "영화 안 보고 잤어? 건강 챙기란 말이야."라며 메뉴판을 노려봤다. 네이트는 단 거 마시고 힘 좀 내라고 브랫을 위해 휘핑크림 가득 올린 카페모카를 주문해줬다.


스태포드는 자기의 첫사랑이 다행히도 건강하지만, 슬픈 첫사랑으로 바뀔 확률이 80%는 되는 것 같다고 우울해했다. 짝사랑 중인 누나에게 시험이 끝나면 고백하고 싶은데 그때까지 그 누나가 혼자일지, 자기 고백을 받아줄지는 알 수 없는 일이라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고는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를 좋아한다고 말하는 건 어떤 느낌일지 경험해 보고 싶다고 말했다. 나도 공감했다. 보기만 해도 웃음이 나고, 하루 종일 내 마음속에 떠올라 나를 뒤흔들어버릴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네이트는 대학에 가면 멋진 사람 널렸을 테니까 몇 달만 참으라고 우리를 달래줬다. 그리고 브랫은 초점이 이상한 데 꽂혀버렸다. 


"대학에 가면 멋진 사람이 널렸어? 그때 되면 다른 사람 만나게?"
"조금만 참으라고 한 말이지. 얼마 안 남았잖아."
"그래서, 조금만 참았다가 이 사람 저 사람 만나게?"
"말장난 그만해."
"그만 못 해. 너 여자 친구한테 혼 좀 나야겠다."
"걔는 착하고 이해심이 넓어서 이렇게 속 좁은 반응은 안 할 거야."


이해심이 넓어진 브랫이 휘핑크림을 크게 한입 먹었다. 갑작스럽게 부부싸움을 시작한 둘을 보고 만담이라도 하는 줄 알았던지 스태포드가 깔깔거리면서 웃었다. 나는 이러다가 진지하게 싸울까 봐 또 속이 타서 바닐라 라떼를 벌컥벌컥 마셨다.  


"네이트, 지금 여자 친구가 첫사랑이야?"
"어, 내가 고백했어."


스태포드가 환호성을 지르며 테이블을 두드렸다. 나는 깜짝 놀랐다. 브랫이 했던 말이 허세가 아니라 진짜였다! 몇 달 뒤 고백 예정인 스태포드는 눈을 반짝이면서, 혹시라도 싫다고 대답하면 어떻게 할 거였냐고 물었다. 네이트는 생각에 잠겼다. 잠깐 과거를 여행하고 있는 듯하더니, 차였어도 바로 포기는 못 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계속 눈이 마주친다는 건 그쪽도 나를 보고 있다는 건데. 나한테 관심이 있는 건 확실해 보였거든."


브랫을 바라봤다. 빨대로 커피를 휘저으며 아무렇지 않은 척하는데 입꼬리가 씰룩거리는 게 보였다. 이 순간만큼은 브랫이 부러웠다. 네이트는 브랫이 자신에게 관심 있다는 것을 언제 알아차렸을까. 그 과정을 지켜보지 못한 것이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상상은 할 수 있었다. 브랫은 네이트에게 먼저 고백할 생각조차 못 했다고 말했지만, 네이트와 눈이 마주치면 먼저 피하지 않았을 것이다. 등굣길에서, 복도에서, 매점에서. 계속 눈을 마주치고 손끝을 스쳐 지나가며 존재감을 드러냈을 게 뻔했다. 지금도 하루에 수십 번씩 그러는데 아주 숙련된 행동인 게 보였다. 네이트의 첫사랑이 시작도 못 한 슬픈 첫사랑으로 끝나지 않게, 열심히 신호를 보냈을 것이다. 갑자기 궁금한 게 생겼다.


"만약 네가 먼저 고백 안 했다면 어떻게 됐을 것 같아?"


네이트는 인상을 쓰며 고민에 빠졌다. 대답은 브랫에게서 들을 수 있었다.


"생각할 게 뭐 있어. 시험 끝나자마자 사귀었겠지. 이런 애 놓치면 바보 아니야?"


나는 웃음이 터졌다. 전에 브랫은 했던 말은, '내가 감히 어떻게 저런 애를'이 아니라 '너 시험만 끝나 봐'에 가까웠나 보다. 내가 보지 못한 둘의 과거를 조금 수정했다. 멀리서 아련한 표정으로 네이트를 바라보는 브랫의 표정을 지우고, 사냥 타이밍을 노리는 매서운 눈빛의 브랫으로. 브랫 입장에서는 발톱을 숨기고 최적의 순간을 기다리는데 내 강아지가 먼저 다가와서 꼬리를 흔든 거였을 테니, 과연 화끈했다고 할만했다.


"아직 걔랑 못 해본 게 많아. 졸업하면 다 해보고 싶어. 그러려면 한동안 공부만 해야 해."
"공부 좋지. 그래, 해보자."


브랫이 카페모카를 마저 들이마시고는 네이트에게 일어나자고 했다. "우리는 집 방향이 같으니까 같이 먼저 갈게." 나와 스태포드에겐 더 있다가 가든지 알아서 하라며 다정하게 인사해줬다. 나도 건성으로 손을 휘저어 다정하게 인사해줬다. 카페 문을 나서는 둘을 봤다. 서로 손을 잡고 있었다.





브랫네잇 슼탘
2023.03.21 10:37
ㅇㅇ
모바일
7+0.3, 7+0.5, 7+6, 7+6, 7+6, 7+6, 7+6, 뜨겁고 숨 가쁜 수업 끝에 브랫 선생님의 6은 네이트의 7안에서 4를 도출해냈고, 마침내 1+1이 되었다.
>>>>센세 ㅋㅋㅋㅋㅋ도르셨어요?? 필력이 도랐어요 ㅋㅋㅋㅋㅋ
[Code: f18a]
2023.03.21 12:17
ㅇㅇ
모바일
전학생 상상력 무슨일이야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7b7f]
2023.03.21 12:17
ㅇㅇ
모바일
브랫네잇 제 삼자의 눈으로 보는 것도 존나 짜릿하다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7b7f]
2023.03.21 12:26
ㅇㅇ
모바일
아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겨 ㅋㅌㅌㅌㅌㅌㅌ아
이 무순 최애야 너뮤 좋아ㅠㅠㅠㅠㅠㅠㅠ
[Code: 99a6]
2023.03.21 16:37
ㅇㅇ
모바일
루디한테 운동당하는거 깨알같넼ㅋㅋㅋㅋㅋㅋ 브랫 전학생 계속 견제하는거 졸라웃김ㅋㅋㅋ
[Code: f07a]
2023.03.21 21:01
ㅇㅇ
모바일
브랫 잡아끌고가서 먼저 고백갈긴 상남자 네이트인데 사실 브랫이 발톱숨기고 기다려주고 있었다는거 왤케 꼴려 ㅠㅜㅜㅜ
[Code: 53af]
2023.03.21 21:03
ㅇㅇ
모바일
전학생 본래의 이름 잃고 전학생이라고 불리는거 기자양반이랑 평행세계같네 ㅋㅋㅋㅋㅋ
[Code: 53af]
2023.03.22 03:02
ㅇㅇ
모바일
와 엔시노담임 첫마디부터 빵터졌는데 진짜 한줄 한줄 너무 주옥같아 ㅋㅋㅋㅋㅋㅋㅋ 시험기간이라 참고 있는게 저정도인 격정 멜로 청소년 브랫네잇 진짜 미치겠다 ㅋㅋㅋㅋ 전학생 눈으로 봐서 은근한데 그래서 더 아슬아슬하고 존꼴... 둘이 또래에 비해 어른스럽긴한데 어쩔수없이 혈기왕성한 고등학생이라 도발에 넘어가는 것도 자기 마음 못숨기고 질투하는 것도 다 너무 커여워 ㅠㅠㅠㅠㅠ
[Code: be6b]
2023.03.22 03:07
ㅇㅇ
모바일
상위권 사랑 싸움에 등터지는 전학생 ㅋㅋㅋㅋㅋ '가쁜 수업 끝에 브랫 선생님의 6은 네이트의 7안에서 4를 도출해냈고, 마침내 1+1이 되었다.' 아니 ㅋㅋㅋㅋ 미쳤냐고 ㅋㅋㅋㅋㅋㅋㅋㅋ 전학생 머릿속 필력이 무슨... 이정도면 기자해야하는거 아니냐 롤링스톤매거진이나 적스같은 ㅋㅋㅋㅋㅋㅋ 관찰력과 눈치까지 완벽하다 ㅋㅋㅋㅋ
[Code: be6b]
2023.03.22 03:11
ㅇㅇ
모바일
네잇이 먼저 고백한거 유능한 반장은 역시 다르다 하고 감탄했는데 사실 브랫이 차마 못다가갔던게 아니라 발톱 숨기고 타이밍 기다리고 있었는데 강아지가 못참고 먼저 꼬리흔든거였다니 진짜 미치겠다... 전학생이 매일매일 둘 관찰해줬으면 ㅠㅠㅠㅠ 센세 사랑해 ㅠㅠㅠㅠㅠㅠㅠ
[Code: be6b]
2023.04.16 14:06
ㅇㅇ
모바일
예습복습보다 중요한 실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092b]
2023.04.23 01:29
ㅇㅇ
진짜 개웃기는데 꼴리고... 마지막에 둘이 손잡고 나가는거 너무 좋아 ㅠㅠㅠㅠㅠ
[Code: aa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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