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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나온 엔시노맨 껍데기에 홀려서 결혼식장까지 들어가버린 민간인 너붕붕... 신혼 다 갈 동안 좀 멍청하지만 착한 댕주작 하나 키운다고 생각하며 해탈의 경지에 올라버림

어느날 관사 창고 정리하는데 힘쓰는 일 다 엔시노맨 시키고 너붕은 앉아서 이거해라 저거해라만 하는데도 응응 허니 이거 다했어 이제 뭐할까? 하면서 착하게 꼬리 흔드는 거 보니까 캬 이게 엔시노맨이랑 사는 맛이지ㅎ 싶을 듯

"크레이그, 다 정리된 것 같은데? 쓰레기만 싹 버리고 저녁 먹자"

"응, 허니 힘들지? 먼저 들어가 쉬고 있어. 내가 저녁 차릴게" (허니는 아무것도 안했음, 입만 움직임)

하는데 저 말 하면서 엔시노맨 허니가 차곡차곡 도토리해둔 샤1네1루 쇼핑백에 먼지구덩이 선반 닦은 물티슈 휙 쓸어담음

허니 존나 ㅇㅁㅇ!!! 하고 쳐다봄

"크레이그! 그거 내가 모아둔거잖아!"

"??물티슈를?"

"아니 그 쇼핑백... 그거 내가 모아둔건데, 나중에 물건 담아서 어디 가져가거나 그럴 때 쓰려고 깨끗한 것들만 접어서 둔건데..."

"이거 허니가 모아둔거야? 어떡하지 난 이것도 쓰레기인 줄 알고 쓰레기랑 같이 버리려고 했는데..."

"아냐 괜찮아 크레이그ㅎㅎ 쇼핑백 많이 모아뒀어 거기 더 있을텐데 그건 버리지마?"

".......다른 것도 아까 폐지랑 같이 다 버렸는데...."

허니 아찔해짐... 이럴까봐 창고에 같이 앉아서 감시 아니 감독하던 건데 그새 사고를 쳐버린거. 그래도 쇼핑백 버린거정도는 결혼 생활 n년동안 친 사고 탑 100에도 안들어감.

풀죽은 엔시노맨주작 토닥토닥 위로해주고 햐! 크레이그 덕에 창고 정리 두시간만에 끝났네! 남편이 최고다! 하니까 엔시노맨 금방 어깨 으쓱해져서 나 최고야? 함. 허니 곧 댕주작 훈련사 자격증도 준비할 수 있을 것 같음. 그날 저녁에 허니가 좋아하는 라자냐랑 와인 마시고 쇼핑백 사건은 잊어버렸겠지

근데 며칠 뒤에 엔시노맨이 허니한테 무슨 쇼핑백을 내밈. 또 띵1품가방 사온 줄 알고 이게 뭐야? 하는데 엔시노맨 으—쓱해서 허니가 열어봐ㅎㅎㅎ 할듯. 쇼핑백을 열었는데 안에 쇼핑백이 있음. 정확히는 쇼핑백 100개 묶음이 깔끔하게 접혀서 들어있음.

허니는 침착하게 오1으1녕센세 금짝이 코끼리에 빙의해서 엔시노맨에게 물어봄.

"우리 크레이그 슈워체가 사온 이게 뭘까~?"

"쇼핑백 100개들이 묶음... 허니. 왜 그래? 별로야?"

"크레이그는 이걸 받으면 허니 슈워체가 기뻐할 거라고 생각했구나? 왜 그렇게 생각했을까~?"

"허니가 지난번에 창고 정리할 때 쇼핑백 버렸다고 속상해했잖아... 그래서 새거 사왔어..."

맙소사
허니는 탄식했음 쓰레기를 줄이려고 모아둔 쇼핑백이었는데 그걸 버리더니 새 쓰레기를 돈을 주고 사왔네... 하지만 자기 생각해서 새 물건을 사왔다는데 뭐라고 하기도 힘들었음 설명해봤자 알아들을 것 같지도 않았음...

"그랬구나... 크레이그, 앞으로 쇼핑백을 돈 주고 사오면 안돼. 그리고 크레이그가 뭘 사고 싶을 때는 무조건 나한테 말하고 허락을 받아."

"알겠어 허니. ..화났어? 미안해."

"아니 화 안났어."

허니는 이런걸로 화내기에는 엔시노맨 와이프로 살아온 경력이 너무 길었음. 선물로 쇼핑백 100개를 받느니 차라리 앞으로 자기 생일선물과 기념일선물 스포일러를 포함해 엔시노맨이 살 모든 물건을 자기가 미리 컨펌받고 사는 게 낫다 싶었겠지

덕분에 쇼핑백부자가 된 허니는 다신 쇼핑백 안모았을듯

엔시노맨너붕붕 젠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