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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09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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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민하고 혐성이 될 수밖에 없었던 오스틴
칼럼 오전 훈련 갔다가 답지 않게 집에서 낮잠 자고 있는데 밖에 시끄러워서 잠에서 깼어. '공주 녹음실 갔다 왔나 보네' 하고 잠에서 깨서 주섬주섬 거실로 나오겠지
공주..녹음하ㄱ..
잘잤어 자기야?
음 ? 우리 공주 머리가 언제 저렇게 길었지..? 목소리는 또 왜 저렇게 높지.. 칼럼 한참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겠지. 묘하게 다른 오스틴의 눈빛에 아 이거 꿈인가? 했을 듯 그때 현관에서 도어록 소리 들리고 곧 오스틴이 들어오는거야
일어났어?
공주 왔니?
오스틴 인상이 급격히 찡그러지더니 칼럼 쳐다보며 말했어.
네가 문 열어줬어?
아니 내가 열고 들어왔어 비밀번호 저쪽 생일이던데? 너 동거만 하면 늘 상대방 생일이잖아.
저 시발..
누가 들어도 오스틴 엿 먹이는 말이었지. 칼럼 한참 장발 오스틴과 방금 들어온 오스틴 왔다 갔다 쳐다보다
아, 혹시 누나?
누나는 누가 누나야!!
장발 오스틴이 재미있다는 듯 마구 웃으며 말했어.
아빠는 같고 엄마는 다른 보시다시피 내가 본처 자식이고 쟤는 아빠가 밖에서 데리고 온 자식.
신고하기 전에 당장 나가.
칼럼 똑같이 생긴 둘이 성격도 똑같네 생각하다 열받아서 소리 지르는 오스틴 곁으로 얼른 다가가 등을 살살 쓸어줬어.
안 그래도 갈 거야 취향 바뀐 거 같길래. 궁금해서 확인하러 온 건데 봤으니깐 가야지.
눈독 들이지 마 시발 절대 안 뺏겨.
네가 언제 나한테 뺏기고 싶어서 뺏긴 적 있니?
어느 날 아빠가 나를 닮은 금발을 소년을 데리고 왔어. 누구냐 물어보니 내 동생이래 듣자 하니 쟤 엄마가 돌아가셔서 우리 집에서 같이 지내야 된다는 소리였어. 엄마는 화를 냈다 울었다 난리도 아니었지 그렇게 쟤로 인해 우리 집이 망가지기 시작했어. 용서할 수 없었지 쟤도 우리 엄마가 슬픈 만큼 슬퍼하는 게 맞잖아 쟤가 가진 물건은 내가 다 빼앗았어. 장난감 옷 하물며 읽고 있던 책까지. 가질 수 없는 건 망가뜨려버렸지 머리가 좀 크고 기타에 흥미를 붙이더라고 그 흥미가 커져 애착이 되고 그래서 내가 망가뜨렸지 기타도 앰프도 심지어 이어폰까지 자르고 부숴버리고 근데 쟤가 아무런 반응이 없는거야. 지금 생각해 보면 포기한 거였지 소유의 포기 그 뒤로 어느 물건에도 애착을 안 보였어. 그렇게 나도 흥미를 잃어갈 때쯤 쟤 옆에 누가 있는 거야. 아, 물건이 아니라 사람을 뺏어야겠다 그럼 쟤가 또 슬퍼하겠지? 물건이랑 다르게 사람에겐 더 큰 애착이 가는 편이잖아? 사람을 뺏는 건 물건을 뺏는 거보다 어쩌면 더 쉬운 일이었어 비슷하게 생긴 외모에 선이 더 고운 나 그리고 무엇보다 상냥하게 웃으며 다가가면 열에 아홉은 쟤를 버리고 나한테 오더라고. 그렇게 한동안 재미 좀 보다 싫증 나면 차버리고 말이야. 그럼 웃기게도 개중 누구는 오스틴에게 가서 빌고 누군 나한테 다시 한번 생각해 보라고 빌고. 둘 다 오스틴에게 좋은 영향은 아니었지.
사실 그건 어린 나이부터 시작된 누나의 삐뚤어진 집착이었고 광기였어 더 이상 그런 짓은 하지 않는데 그냥 오랜만에 골려주고 싶더라고 늘 사랑해 마지않는 눈으로 제 동생을 바라보는 그 곰 같은 남자도 궁금하고 말이야.
누나 나가자마자 오스틴이 아악!!! 소리 지르며 바닥에 그냥 주저앉았어. 마치 엄마 잃은 아기처럼 엉엉 울어버리겠지 그 모습에 칼럼이 깜짝 놀라서 같이 얼른 옆에 주저앉아서 안절부절못하고 있었어.
공주야 그만 울어? 응?
나 진짜 너한테는 안 보여주고 싶었어..
뭘.. 누나?
전부다!! 시발 쟤도 거지 같은 가족들도 전부다! 너한테는 절대 안 보여주고 싶었다고!
칼럼 그 모습 보고 바로 자기 무릎에 애 올려서 달래주겠지. 한참을 울어서 히끅히끅 거리는 애 등 쓸어주면서 다정하고 따듯한 목소리로 '그만 울자 응? 공주야 괜찮아' 눈가도 살살 만져주며 눈물도 닦아줬어.
내가 가진 건 다 뺏었어 물건도 사람도!!
어린 나이부터 좋아하는 걸 포기하는 법, 내가 좋아하는 건 다 망가지고 내가 사랑했던 사람들은 다 나를 떠났어 그런 사춘기를 겪은 오스틴은 물건도 사람도 사랑하는 법을 배우지 못했어. 예민한 성정은 더 예민하게 바뀌었고. 자기방어적으로 변했으며 사춘기가 지나고 집을 벗어나 데뷔하고 더 심해졌지 팬들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믿지 못하였고 내가 못 하면 날 다시 떠날 거야. 그러니깐 나는 늘 잘해야 돼. 실망시키면 안 돼. 사실 그 마음이 지금의 오스틴 버틀러를 만든 거야. 그러다 맺은 관계에 상대방을 마지막은 늘 너는 나 안 사랑하잖아. 네가 그 모양인데 누가 널 사랑하겠어. 하며 떠나갔지 괜찮았어. 어린 시절부터 그랬으니깐. 하지만 이번에는 달랐어 늘 변함없이 맞춰오는 시선, 따듯하게 안아오는 체온, 삐뚤어진 날 단호하게 잡아 오는 손길. 이번에는 정말 뺏기고 싶지 않았어.
그래서 지금 내가 저 사람 만날까 봐? 그래? 나 봐 오스틴. 나는 네가 좋아서 만나는 건데 그게 무슨 상관이야 너 10살 어린 내가 갑자기 나타나서 만나자고 하면 만날 거야?
.....응
공주야 너 진짜 못됐다! 만나면 안 되지!
몰라!
그만 울자 응? 저녁 그냥 집에서 먹을까? 저녁 먹고 비밀번호도 바꾸자 우리 처음 만난 날로.
그날 밤 틈 없이 안아주는데도 부족하지 자꾸만 자기 품으로 파고드는 오스틴을 평소보다 더 단단히 안아주겠지. 한참을 사랑한다 속삭여주며 '네가 걱정하는 그런 일 없어. 내가 더 잘할게'하고 귓가에 고백했어. 사실 오스틴도 알고 있어 칼럼이가 자기 두고 다른 사람 만나지 않을 거란 걸. 둘 사이 신뢰는 칼럼이의 노력으로 많이 두껍거든 그래서 따듯한 품속에서 오늘도 푹 잠들겠지
그날 밤 오스틴 꿈속에 나온 10살 어린 칼럼
공주야 나랑 같이 갈래?
...응 좋아.
공주야 어제 무슨 꿈 꿨어? 자꾸 좋다고 중얼거리던데 꿈에 나라도 나왔어?
....몰라 기억 안 나..
현실 신뢰는 두꺼운데 꿈속 신뢰는 얇을듯
칼럼오틴버
칼틴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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