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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3.20 18:18
가렛이 bgsd ㅇㅌㅈㅇ
일년이 넘게 죽어라 쫓아다녀도 매번 나직한 실소와 함께 나이 들면 후회할 거라는 완곡한 거절만 건내오는 사람이었겠지. 처음엔 허니도 장난 반 진심 반으로 가볍게 좋아했을 거임. 덩치 산만하고 시꺼먼 남자가 가벼운 플러팅에 매번 미간을 찌푸리며 가라앉는 시선이 좋아서. 그러다가 그게 세 번, 네 번....몇 번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전부 진심이 된 거겠지. 결국엔 저 재미없는 아저씨가 지독하게 좋아서 눈물까지 펑펑 쏟으며 이제 마지막이다 하는 마음으로 고백하는 허니겠다. 좋아해요...
- 내가 이렇게 아픈데 아저씨는 아무 감정 안 들어요?
- 너한테 내가 조금이라도 여지 준 적 있던가.
네가 운다고, 지금이라도 여지를 줘야 하나.
평소보다도 차분하고 매정한 거절에 허니 마음 완전히 와르르 무너져 내렸겠지. 그 전까진 거절당해도 이렇게 아팠던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진심만 담아 고백한 거였는데.....
그 날 이후로 가렛 쫓아다니는 짓 완전히 그만둔 허니겠지. 대신 친구들이 말한 대로 자신을 받아줄 만한 남자를 만나보려고 했음. 바에 가서 술을 퍼먹고 아무나 골라잡아 원나잇을 하거나, 클럽에서 제 등 뒤로 은근히 고간을 문지르는 남자 중 하나의 얼굴을 붙잡고 입을 맞추거나. 전혀 재밌지도, 감흥도 없었지만. 그 과정에서 변태새끼 하나가 걸린 건 솔직히 놀랍지도 않았음. 별 대단치도 않은 물건에 콘돔을 끼지 않겠다 우기질 않나, 뒤돌아 나가려는 목덜미를 잡아채 침대에 집어던져 손목을 강제로 묶으려 들지 않나. 놀란 허니가 뺨을 때리자 주먹을 휘둘러 입가에 피가 터지기까지 했지. 골이 다 울려 멍하니 피를 닦는 허니의 모습에 신고라도 할까 겁을 먹었는지 급하게 호텔방에서 도망쳐 나갔을 거임.
허니는 맨바닥에 넘어진 모양 그대로 앉아 있다가 한참 뒤에 무거운 몸을 일으켰겠지. 방을 나서면 그 새끼가 기다리고 있을까 무서워서 겁이 났음. 그래서 마지못해, 본능이 이끄는 대로 생각나는 한 사람에게 전화했겠지. 아저씨....
당연히 전화를 안 받을 줄 알았는데, 연결음이 세 번 울리기 전에 익숙한 저음이 들렸음. 또 새벽까지 일했던 걸까. 피곤함에 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괜히 애틋해서 목구멍이 쓰라렸음. 울음을 꾹꾹 참아가며 진짜 미안한데...나 좀 데리러 와 줄래요? 하고 물었는데 가렛이 애 우는 목소리를 눈치 못 챌까. 아무 타박도 없이 잠깐의 침묵 뒤에 위치를 물었겠지. 도시 외곽의 러브 호텔명을 부르자 낮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지만.
허니의 예상보다도 가렛은 아주 빨리 왔어.
새벽 공기를 뚫고 온 그에게선 짙은 담배 냄새가 났지.
내가 담배피지 말라고 했잖아요, 같은 말을 하기엔 타이밍이 안 좋았지. 가렛은 호텔방에 덩그러니 슬립 차림으로 남은 허니의 얼굴 위 마른 핏자국과 멍들을 탁한 눈으로 살피다가 자켓을 벗어 건냈고 허니는 그걸 받아 덮었어. 그 와중에도 무릎뼈를 완전히 덮는 거대한 옷에서 풍기는 체취가 달콤 씁쓸하다고 생각했음. 그의 차를 타고, 낡은 허니의 자취방으로 향하는 내내 가렛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
그리고 현관에 들어선 허니가 그의 셔츠 소매를 붙잡고 오늘 밤만 같이 있어달라고 한 그 부탁에는 어떤 성적인 의도도 없었음. 그냥 무서워서. 아직도 맞은 데가 아파서...웅얼거리는 허니를 내려다보던 그는 마른 눈가를 손등으로 문지르고는 작은 쇼파가 푹 꺼지도록 커다란 몸을 기대 눕혔음. 허니는 그 앞에 무릎을 모아쥐고 쭈그려 앉아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 봤음. 날렵한 콧대가, 버석하게 마른 단정한 입술선이, 길게 늘어진 속눈썹이 예뻐서 속상했음. 나는 이렇게 엉망인데 아저씨는 내가 없이도 여전히 멋있네.
- ....내가 남자 조심하랬지.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고 숨소리를 고르던 그가 그렇게 물었을 때 허니는 어깨를 흠칫 떨었겠지. 누가 그랬어. 허니의 침묵에 그가 나직히 한 마디를 더 뱉었고. 직접 알아낼까.
- 누굴 만나든 무슨 상관이에요.
- 상관 있어.
젖은 눈꺼풀을 깜빡이며 허니는 얕게 울음 섞인 웃음 소리를 뱉어냈음. 주제에 건방진 걸 알지만, 아저씨는, 가렛은...
- 내가 지금 너한테 여지를 주고 있잖아.
가렛너붕붕
일년이 넘게 죽어라 쫓아다녀도 매번 나직한 실소와 함께 나이 들면 후회할 거라는 완곡한 거절만 건내오는 사람이었겠지. 처음엔 허니도 장난 반 진심 반으로 가볍게 좋아했을 거임. 덩치 산만하고 시꺼먼 남자가 가벼운 플러팅에 매번 미간을 찌푸리며 가라앉는 시선이 좋아서. 그러다가 그게 세 번, 네 번....몇 번을 반복하다 보니 어느 순간 전부 진심이 된 거겠지. 결국엔 저 재미없는 아저씨가 지독하게 좋아서 눈물까지 펑펑 쏟으며 이제 마지막이다 하는 마음으로 고백하는 허니겠다. 좋아해요...
- 내가 이렇게 아픈데 아저씨는 아무 감정 안 들어요?
- 너한테 내가 조금이라도 여지 준 적 있던가.
네가 운다고, 지금이라도 여지를 줘야 하나.
평소보다도 차분하고 매정한 거절에 허니 마음 완전히 와르르 무너져 내렸겠지. 그 전까진 거절당해도 이렇게 아팠던 적이 없는데. 처음으로 진심만 담아 고백한 거였는데.....
그 날 이후로 가렛 쫓아다니는 짓 완전히 그만둔 허니겠지. 대신 친구들이 말한 대로 자신을 받아줄 만한 남자를 만나보려고 했음. 바에 가서 술을 퍼먹고 아무나 골라잡아 원나잇을 하거나, 클럽에서 제 등 뒤로 은근히 고간을 문지르는 남자 중 하나의 얼굴을 붙잡고 입을 맞추거나. 전혀 재밌지도, 감흥도 없었지만. 그 과정에서 변태새끼 하나가 걸린 건 솔직히 놀랍지도 않았음. 별 대단치도 않은 물건에 콘돔을 끼지 않겠다 우기질 않나, 뒤돌아 나가려는 목덜미를 잡아채 침대에 집어던져 손목을 강제로 묶으려 들지 않나. 놀란 허니가 뺨을 때리자 주먹을 휘둘러 입가에 피가 터지기까지 했지. 골이 다 울려 멍하니 피를 닦는 허니의 모습에 신고라도 할까 겁을 먹었는지 급하게 호텔방에서 도망쳐 나갔을 거임.
허니는 맨바닥에 넘어진 모양 그대로 앉아 있다가 한참 뒤에 무거운 몸을 일으켰겠지. 방을 나서면 그 새끼가 기다리고 있을까 무서워서 겁이 났음. 그래서 마지못해, 본능이 이끄는 대로 생각나는 한 사람에게 전화했겠지. 아저씨....
당연히 전화를 안 받을 줄 알았는데, 연결음이 세 번 울리기 전에 익숙한 저음이 들렸음. 또 새벽까지 일했던 걸까. 피곤함에 탁하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괜히 애틋해서 목구멍이 쓰라렸음. 울음을 꾹꾹 참아가며 진짜 미안한데...나 좀 데리러 와 줄래요? 하고 물었는데 가렛이 애 우는 목소리를 눈치 못 챌까. 아무 타박도 없이 잠깐의 침묵 뒤에 위치를 물었겠지. 도시 외곽의 러브 호텔명을 부르자 낮은 한숨 소리가 들려왔지만.
허니의 예상보다도 가렛은 아주 빨리 왔어.
새벽 공기를 뚫고 온 그에게선 짙은 담배 냄새가 났지.
내가 담배피지 말라고 했잖아요, 같은 말을 하기엔 타이밍이 안 좋았지. 가렛은 호텔방에 덩그러니 슬립 차림으로 남은 허니의 얼굴 위 마른 핏자국과 멍들을 탁한 눈으로 살피다가 자켓을 벗어 건냈고 허니는 그걸 받아 덮었어. 그 와중에도 무릎뼈를 완전히 덮는 거대한 옷에서 풍기는 체취가 달콤 씁쓸하다고 생각했음. 그의 차를 타고, 낡은 허니의 자취방으로 향하는 내내 가렛은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지.
그리고 현관에 들어선 허니가 그의 셔츠 소매를 붙잡고 오늘 밤만 같이 있어달라고 한 그 부탁에는 어떤 성적인 의도도 없었음. 그냥 무서워서. 아직도 맞은 데가 아파서...웅얼거리는 허니를 내려다보던 그는 마른 눈가를 손등으로 문지르고는 작은 쇼파가 푹 꺼지도록 커다란 몸을 기대 눕혔음. 허니는 그 앞에 무릎을 모아쥐고 쭈그려 앉아 그를 물끄러미 올려다 봤음. 날렵한 콧대가, 버석하게 마른 단정한 입술선이, 길게 늘어진 속눈썹이 예뻐서 속상했음. 나는 이렇게 엉망인데 아저씨는 내가 없이도 여전히 멋있네.
- ....내가 남자 조심하랬지.
그리고 가만히 눈을 감고 숨소리를 고르던 그가 그렇게 물었을 때 허니는 어깨를 흠칫 떨었겠지. 누가 그랬어. 허니의 침묵에 그가 나직히 한 마디를 더 뱉었고. 직접 알아낼까.
- 누굴 만나든 무슨 상관이에요.
- 상관 있어.
젖은 눈꺼풀을 깜빡이며 허니는 얕게 울음 섞인 웃음 소리를 뱉어냈음. 주제에 건방진 걸 알지만, 아저씨는, 가렛은...
- 내가 지금 너한테 여지를 주고 있잖아.
가렛너붕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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