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32827929
view 8147
2023.03.20 13:25



어이없네, 내 이름은 알고?









대체 상황이 어떻게 이런 꼴이 되었는지 설명하기 위해서는 우선 나에 대한 설명을 먼저 하는 게 아마 이해가 빠를 것이다.




이름은 허니 비. 출생지는 한국, 출생 연도는 20xx년도.

현재 19xx년도의 호그와트에서 재학 중이다.

미치광이 같은 말이라고? 나도 안다.

하도 우려먹어서 사골도 안 남았을 것 같은 팬픽 같다고? 암, 동의해.




기왕 말도 안 되게 환생시켜줄 거 최애 있는 현세대로나 해 주지.



4d4c3776fdda1b74c7aa9e6ecfe6ed25.gif

“오, 오늘도 눈부시게 아름다운 에반스! 나랑 사귈래?”



8fdd924ac6b7a84c4a8b4300a3dd852d.gif

“대왕오징어랑 키스나 해, 포터!”



fac3122bb457e8ec01130c79d83e580b.gif

“키스하고 오면 사귀어 줄 거야? 그렇다면 기꺼이!”



5a2eb0a6733504b30b8495689a4e3007.gif

“…”




최애 부모님이라니, 이거 참.






흥미진진할 줄 알았던 호그와트 라이프는 생각보다 금방 권태로워졌다. 그도 그럴 게, 무언가를 취미로 하는 것과 일로 하는 건 다르다고 하지 않았는가. 책 속 인물들을 보거나, 과학으로는 설명 불가능한 마법 현상들을 구경하는 것도 하루 이틀이지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4년쯤 되니 이제는 봐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학교가 무도회로 떠들썩하다. 이건 좀 신기할지도 모르겠네.




슬러그혼 교수님이 민달팽이 어쩌구에서 무도회를 개최한다고 애들이 몇 주 전부터 은근히 들떠 있다. 초대받은 학생 중에서는 한 명씩 꼴 보기 싫게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는 사람도 있었고, 초대받지 못한 학생 중에서는 꼭 그런 학생들 근처에 들러붙어 뭐라도 콩고물을 받아먹을 수 있을까 봐 비위를 맞춰주는 사람들도 있었다.




나? 난 당연히 초대 못 받았지. 지나가는 후플푸프 B양에게 주어지는 관심은 히포그리프 발톱 때 정도인걸.









그날도 여느 때와 같이 도서관에서 과제를 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최대한 미룰 수 있을 때까지 미뤘더니 과제를 끝낸 시간은 이미 저녁을 넘어 아슬아슬하게 밤이 되어가는 중이었다. 지친 발걸음은 그래도 이제 쉴 수 있다는 홀가분함에 무거운 듯 가벼웠다. 본능을 따라 메인 홀로 이동하던 허니는 문득 생각보다 어두운 하늘에 시계를 확인하고 이마를 쳤다.




아 X발, 저녁 식사 놓쳤네. 이따 몰래 주방 가야지.




“괜히 왔군, 괜히 왔어허~”




허니는 비관적인 이 상황을 콧노래로 승화하며 발걸음을 빠르게 옮겼다. 여기서 더 늦게 머물다가는 반장이나 교수님과 맞닥뜨려 벌점을 받을지도 모르고, 그런 일은 되도록 사양하고 싶었다. 그래도 아직 학생들이 드물지만 삼삼오오 모여있는 복도를 지나 코너를 도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그녀를 옆으로 확 끌어당겼다.






“-얘야.”




“블랙!”




“얘라고, 내 무도회 파트너.”




X발 뭐야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머리가 더디게 굴러갔다. 어디 보자, 자신의 앞에 있는 금발의 슬리데린 여학생이 금방이라도 누군가를 한 대 칠 것 같은 표정으로 얼굴을 잔뜩 구기고 있었고, 옆에 친구들처럼 보이는 애들이 어이없다는 듯 서로 눈빛을 교환하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을 잡아당긴 사람은 바로 다름 아닌-




“-시리우스 블랙.”




어, 그래, 걔.




“억지 부리지 마.”




“억지라니, 내가 얘를 파트너로 데려가는 게 왜 억지야?”




“너희 부모님께서-“




“-부모님께서, 뭐? 우리가 아직도 약혼한 사이인 줄 알아?”




저기요, 여러분 사이에 사람 있어요.




아무리 배경에 떠돌아다니는 엑스트라 B 정도의 존재감이라도 이렇게 대놓고 꿔다 놓은 보릿자루 취급은 좀 기분 나쁜데 말이야. 허니 비는 눈동자를 굴렸다. 하여튼 대충 견적을 내보니 블랙이 앞에 이 여성분과 파트너가 되기 싫어서 자신을 끌어들인 것 같았다.




“…하!”




콧방귀를 뀌자 대충 3~4쌍쯤 되는 눈이 동시에 멈추고 그녀를 향해 꽂혔다. 허니는 어처구니없는 표정으로 블랙의 품 안을 벗어났다. 왜 애꿎은 사람 잡고 이러냐고 욕이라도 하고 싶었지만, 학교 내 악동으로 이름을 날린 시리우스 블랙한테 욕을 했다가 마루더즈한테 보복이라도 당하려나 싶어서 우선 참았다. 그래, 참을 인 세 번이면 살인도 면한다고 하지 않았는가. 참을 인, 참을 인. 허니는 온몸으로 이 일과 자신이 상관없음을 어필하며, 마치 n년차 직장인 같은 미소와 함께 빠르게 뒷걸음질 쳤다.




“두 분 원만한 합의 보시길 바랍니다.”




전 빼고요.




뒤에서 무언가 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았다. 어이없는 탄성일까? 아니면 자신을 향한 욕?

뭐가 되었건 상관할 일은 아니었다. 그녀는 거의 뛰다시피 하며 복도를 지나갔다. 허니는 혹시 그 슬리데린 학생에게 블랙과 그런 사이가 아니라고 해명이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고민하다가 문득 자신이 이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화가 나 그 자리에 우뚝 멈춰 섰다.




“…”




아니지, 생각해보니 억울하네, 내가 욕먹을 일이 뭐가 있다고? 사실상 피해를 본 건 난데 말이야.




“파트너래, 하, 어이없네, 내 이름은 알고?”




“왜 몰라.”




왁 깜짝이야




허니는 화들짝 놀라며 뒤돌았다. 자신을 뒤따라온 건지 살짝 흐트러진 호흡을 내뱉으며 헝클어진 머리를 쓸어올리는 블랙을 보아하니 얼굴이 왈칵 구겨졌다.




“왜 날 갑자기 따라와?”




“허니.”




“…”



304316b15d0648d67c37f54dcd80aac1.gif

“허니 비, 네 이름.”




“아니 나도 내 이름이 허니 비인 건 알고 있어. 내 질문은, 왜 갑자기 나한테 이러는 거냐는 거야.”




블랙은 마치 재미있다는 듯 웃었다. 허니 비는 웃어? 라고 물어보고 싶은 마음을 애써 진정시켰다. 참을 인, 참을 인.




“너한테 관심이 있어서.”




천천히, 인적이 이제 거의 사라진 복도로 블랙의 발소리가 울렸다. 귀족적인 태가 아직 남아있는 우아한 몸짓이었지만 속으로 세 번째 참을 인을 새길 준비를 하고 있는 허니 눈에는 그런 게 보일 리가 없었다. 관심이요? 전 필요 없으니까 반품해 드리면 안 될까요?




“허니.”




“비(B)라고 불러, 우리가 이름을 부를 사이는 아닐 텐데.”




참을 인, 참을 인.




“크흠, 그래, 그럼, B.”




“뭐.”




“나랑 가자, 슬러그혼네 무도회.”




참을 인, 참… X발




허니 비는 이를 꽉 깨물며 시리우스 블랙을 올려다보았다.



재생다운로드f0ce2ac6c0258730e8a05b2a084e7a92.gif

“야, 너 나랑 언제 봤다고 이렇게 개소리냐?”




오소리는 참지않지


오만하고 이성의 관심이 당연한 시리우스와 그런 거 쌈 싸먹은 허니 비가 서로 가랑비에 비 젖듯이 스며드는 거 보고 싶다
시리우스는 그저 재미있을 것 같아서 허니를 따라다니다가 어느새 심심하지 않을 때에도 눈으로 허니를 좇는 자신을 발견하는 그런 거 보고 싶다

해포 시리우스너붕붕
 
2023.03.20 14:09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참지않는 오소리 좋아요( ˃̣̣̥᷄⌓˂̣̣̥᷅ )
[Code: 8153]
2023.03.20 20:32
ㅇㅇ
아 너모 조아요 센세!!! 흥분돼요 센세!!!!
[Code: ab75]
2023.03.21 02:39
ㅇㅇ
모바일
억나더.....
[Code: 5292]
2023.04.25 06:45
ㅇㅇ
모바일
하 미친 존잼ㅠㅠㅠㅠ 센세 젭알 억나더~!!!!
[Code: b1a0]
2023.12.30 10:33
ㅇㅇ
모바일
햐.. 센세 너무 마히다...
[Code: 5ad7]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