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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6 19:46
밥은 행맨이 사귀면 당연히 공개연애하자고 할줄 알았음. 비밀이 어울리는 남자도 아니었거니와, 워낙 자기 신변잡기를 과시하길 즐겼으니까. 별거아니라도 자기 일이라면 특별하게 여기는 사람이니 연애도 그럴줄 알았지. 그런 행맨이 비밀연애를 하자고 제안했을때 밥은 설마 내가 부끄러워서 그런가? 라고 생각했지만 그도 잠시. 둘이 같은 직종 같은 기지에서 근무하는 공적인 사이를 감안했을때 합리적이라고 결론지었음. 물론 행맨이 연애하는 동안 꿀떨어지게 군 것도 한몫했지.
그랬는데, 아침에 일어나 구운 식빵에 마멀레이드를 바르는데 뉴스에 아주 익숙한 얼굴이 나오는거지. 세러신가 차남 제이크 세러신 결혼 이라는 헤드라인와 함께. 상대는 처음보는 다른 정치가 자제이고. 하하, 나는 너때문에 이제 안 먹던 아침까지 챙겨먹는데. 로버트는 한입 베어문 식빵을 내려놓고는 그대로 화장실로 달려 그나마 한입 삼킨 토스트를 게워냈어. 입을 헹구고 나와 꼴보기도 싫은 마멀레이드와 식빵을 등지고 뉴스를 봐. 믿기지않는 사실이 계속 현실임을 로버트에게 각인시키듯 반복됨. 밥은 커피를 삼켜. 그때 다급하게 관사문 여는 소리가 나겠지. 얼마나 다급한지 손이 미끄러져 열쇠가 몇번이고 잠금쇠구멍을 미끄러지는 소리가 나. 밥은 그게 꼭 자기 신경줄을 갉아먹는 소리로 들림.
이윽고 열린 문으로 제이크 세러신이 쏟아지듯 들어옴. 이미 정신이 나간 밥은 그런 행맨을 멀뚱히 보며 그래도 실물이 낫구나 따위의 생각을 했음. 현실감이 없기도 했고 갑자기 너무 큰 일이 닥치니 좀... 상황파악이 안되었음. 행맨은 로버트의 텅빈 눈을 보고는 어쩔줄을 모르고 로버트의 앞에 무릎을 꿇어. 행맨의 높은 콧대가 반바지를 입어 희게 도드라진 로버트의 무릎에 닿았음. 행맨은 그 말랑하고도 단단한 무릎에 코를 묻고 애원하듯 말하겠지.
집안에서 하는 정략결혼이라고, 내 의사 하나도 반영안됐고, 저쪽이나 나나 감정 없다고, 그냥 전략적 파트너니까 내가 결혼해도 우리 사이 아무것도 바뀔거 없다고
뒷부분에서 제이크는 거의 울먹였지. 밥은 여전히 텔레비전을 보며 손을 뻗어 제 종아리를 절박하게 안은 행맨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어.
이미 바뀌었어 제이크.. 내 마음이.
그리고는 제 다리를 꽉 붙든 행맨을 떼어냄. 행맨은 마치 벼랑끝에 지푸라기를 잡은 사람, 아니 엄마와 생이별하게 생긴 아이처럼 줄줄 눈물을 흘리면서 떨어지지않으려 했지만, 이내 로버트의 공허한 표정을 보고는 놓을수 밖에 없었음. 로버트 안에 무언가가 끊어진거 같았음. 밥은 남은 토스트 그릇과 머그를 한손에 착착 쌓았음. 아슬아슬한 탑처럼 쌓인게 꼭 두 사람의 연애 전선 결말 직전같았겠지.
이제 끝이야. 행맨.
돌아가. 라고 말하고 로버트는 뒤돌아보지않겠지.
아니면 시트콤 끼얹어서 지 결혼소식을 아침뉴스로 목격한 밥과 공개프로포즈 찢었다고 생각하며 말없이 허공에 주먹날리는 세레머니 하는 행맨도 조음
그랬는데, 아침에 일어나 구운 식빵에 마멀레이드를 바르는데 뉴스에 아주 익숙한 얼굴이 나오는거지. 세러신가 차남 제이크 세러신 결혼 이라는 헤드라인와 함께. 상대는 처음보는 다른 정치가 자제이고. 하하, 나는 너때문에 이제 안 먹던 아침까지 챙겨먹는데. 로버트는 한입 베어문 식빵을 내려놓고는 그대로 화장실로 달려 그나마 한입 삼킨 토스트를 게워냈어. 입을 헹구고 나와 꼴보기도 싫은 마멀레이드와 식빵을 등지고 뉴스를 봐. 믿기지않는 사실이 계속 현실임을 로버트에게 각인시키듯 반복됨. 밥은 커피를 삼켜. 그때 다급하게 관사문 여는 소리가 나겠지. 얼마나 다급한지 손이 미끄러져 열쇠가 몇번이고 잠금쇠구멍을 미끄러지는 소리가 나. 밥은 그게 꼭 자기 신경줄을 갉아먹는 소리로 들림.
이윽고 열린 문으로 제이크 세러신이 쏟아지듯 들어옴. 이미 정신이 나간 밥은 그런 행맨을 멀뚱히 보며 그래도 실물이 낫구나 따위의 생각을 했음. 현실감이 없기도 했고 갑자기 너무 큰 일이 닥치니 좀... 상황파악이 안되었음. 행맨은 로버트의 텅빈 눈을 보고는 어쩔줄을 모르고 로버트의 앞에 무릎을 꿇어. 행맨의 높은 콧대가 반바지를 입어 희게 도드라진 로버트의 무릎에 닿았음. 행맨은 그 말랑하고도 단단한 무릎에 코를 묻고 애원하듯 말하겠지.
집안에서 하는 정략결혼이라고, 내 의사 하나도 반영안됐고, 저쪽이나 나나 감정 없다고, 그냥 전략적 파트너니까 내가 결혼해도 우리 사이 아무것도 바뀔거 없다고
뒷부분에서 제이크는 거의 울먹였지. 밥은 여전히 텔레비전을 보며 손을 뻗어 제 종아리를 절박하게 안은 행맨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어.
이미 바뀌었어 제이크.. 내 마음이.
그리고는 제 다리를 꽉 붙든 행맨을 떼어냄. 행맨은 마치 벼랑끝에 지푸라기를 잡은 사람, 아니 엄마와 생이별하게 생긴 아이처럼 줄줄 눈물을 흘리면서 떨어지지않으려 했지만, 이내 로버트의 공허한 표정을 보고는 놓을수 밖에 없었음. 로버트 안에 무언가가 끊어진거 같았음. 밥은 남은 토스트 그릇과 머그를 한손에 착착 쌓았음. 아슬아슬한 탑처럼 쌓인게 꼭 두 사람의 연애 전선 결말 직전같았겠지.
이제 끝이야. 행맨.
돌아가. 라고 말하고 로버트는 뒤돌아보지않겠지.
아니면 시트콤 끼얹어서 지 결혼소식을 아침뉴스로 목격한 밥과 공개프로포즈 찢었다고 생각하며 말없이 허공에 주먹날리는 세레머니 하는 행맨도 조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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