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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4.18 21:21
(테리 이 왕감자...세금 꼬벅꼬박 내라)
집에 티비도 없는 사람이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것: CD 플레이어.
근데 엄청나게 좋은 것도 아니고, 그냥 가장 잘 팔리는걸로 샀다네. 이유를 물어봤더니 그냥 가끔 음악을 듣는다고 그랬어. 그러고보니 테리 핸드폰에도 어플은 별거 없고. 차에서도 음악 듣는걸 본 적이 없었는데.. 너무 적막해서 샀을까? 그땐 그게 다였어.
반팔을 꺼내입고 문을 활짝 열기 전 날, 테리가 알아챈 것: ?
입에서 흥얼흥얼 노래가 나왔어. 따뜻한 온도에 차가운 바람이 부는 요즘 날씨에 어울리는 노래였지. 케니가 최근 자주 틀어놓던 cd 속 어떤 노래였던 것 같아. 연인들의 노래인 것 같던데. 그중 한 소절이 입에서 흥얼흥얼 나오고 있어. 저멀리 케니가 보이고.
이상하게 말이야, 오늘따라.
난 이런 사람이 아닌데-. 라는 변명은 이미 한참 전에 그만둔 테리가 케니를 불렀어. “퇴근하자, 토끼야!”
“테리, 안 추워?”
덥대. 하긴 겨울에도 수트만 달랑 입.. 었다가 감기 걸렸잖아, 너! 그래서 테리에게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파란색 패딩을 사줬는데, 히죽히죽 웃으며 엄청 열심히 입던 저번 겨울이 떠올라 케니가 웃었어.
테리는 유독 더위를 많이 탔어. 반팔에 긴바지를 입고자는 저와 다르게 늘 언더웨어만 입고 잠에 들었지. 테리의 몸은 늘 따끈헸어. 테리의 맨살 감촉이 없으면 잠에 들지 못할 정도가 되었지.
덥다고 테리가 열어놓은 거실 통창을 통해 바람이 불어왔어. 그래도 아직 봄바람은 쌀쌀한데. 바람에 거실 커튼이 하늘하늘 날리고, 수영장쪽 실외조명이 켜져있었지. 케니는 노래를 흥얼거렸어. 테리의 커다란 후드티를 입고 소파에 누워 요즘 자주 듣던 노래를 흥얼거렸지.
테리도 흥얼거렸던 그 노래를.
그래서 테리가 cd 플레이어 전원을 켰어. 이러려고 샀던건 아닌데. 이게 이렇게 되버렸네? 이러려고 설치한 거실 통창도 아니었고, 이러려고 달아놓은 수영장 실외조명도 아니었지만.
모든게 다 이순간을 위해 준비된 것만 같아.
“케니.”
“응?”
“춤출까?”
소파에서 삐걱거리는 케니를 테리가 일으켜세웠어. 재생 버튼을 누르고 케니의 팔을 잡아 제 목에 감싸도록 했지. 얘 왜 이러지? 싶은 케니의 표정에 테리가 웃었어. 케니의 허리에 손을 올리곤 흔들흔들.
앨범 이름도, 노래 이름도 잘 모르겠지만.
쌀쌀한 봄바람을 맞으며 사랑하는 연인과 거실에서 춤추기 딱 좋은 노래였지. 조금은 서툴게, 흔들흔들. 자뭇 진지한 표정에 케니도 테리처럼 노래에 몸을 맡겼어. 천천히, 흔들흔들.
태리가 어깨를 숙여 케니의 이마에 얼굴을 맞댔어. 눈을 마주하고 춤을 췄지. 1초가 1분 같고, 1분이 1시간 같아. 너도 그래, 케니? 무언의 질문에 답을 하듯 케니가 춤을 멈추고, 까치발을 들어 테리에게 입을 맞췄어.
사랑하는 연인은 서로를 끌어안고 달콤한 키스를 이어나갔어. 여전히 노래가 흘러나왔고, 바람에 커튼이 흔들리고 있었지.
“방으로?”
“... 방으로.”
케니가 고개를 끄덕였어. 아 맞다.
“문 닫고!”
“문 닫고.”
오케이-. 테리가 거실 문을 닫았어. 노래는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었지.
슼탘 테리케니
집에 티비도 없는 사람이 유일하게 가지고 있던 것: CD 플레이어.
근데 엄청나게 좋은 것도 아니고, 그냥 가장 잘 팔리는걸로 샀다네. 이유를 물어봤더니 그냥 가끔 음악을 듣는다고 그랬어. 그러고보니 테리 핸드폰에도 어플은 별거 없고. 차에서도 음악 듣는걸 본 적이 없었는데.. 너무 적막해서 샀을까? 그땐 그게 다였어.
반팔을 꺼내입고 문을 활짝 열기 전 날, 테리가 알아챈 것: ?
입에서 흥얼흥얼 노래가 나왔어. 따뜻한 온도에 차가운 바람이 부는 요즘 날씨에 어울리는 노래였지. 케니가 최근 자주 틀어놓던 cd 속 어떤 노래였던 것 같아. 연인들의 노래인 것 같던데. 그중 한 소절이 입에서 흥얼흥얼 나오고 있어. 저멀리 케니가 보이고.
이상하게 말이야, 오늘따라.
난 이런 사람이 아닌데-. 라는 변명은 이미 한참 전에 그만둔 테리가 케니를 불렀어. “퇴근하자, 토끼야!”
“테리, 안 추워?”
덥대. 하긴 겨울에도 수트만 달랑 입.. 었다가 감기 걸렸잖아, 너! 그래서 테리에게 가장 잘 어울릴 것 같은 파란색 패딩을 사줬는데, 히죽히죽 웃으며 엄청 열심히 입던 저번 겨울이 떠올라 케니가 웃었어.
테리는 유독 더위를 많이 탔어. 반팔에 긴바지를 입고자는 저와 다르게 늘 언더웨어만 입고 잠에 들었지. 테리의 몸은 늘 따끈헸어. 테리의 맨살 감촉이 없으면 잠에 들지 못할 정도가 되었지.
덥다고 테리가 열어놓은 거실 통창을 통해 바람이 불어왔어. 그래도 아직 봄바람은 쌀쌀한데. 바람에 거실 커튼이 하늘하늘 날리고, 수영장쪽 실외조명이 켜져있었지. 케니는 노래를 흥얼거렸어. 테리의 커다란 후드티를 입고 소파에 누워 요즘 자주 듣던 노래를 흥얼거렸지.
테리도 흥얼거렸던 그 노래를.
그래서 테리가 cd 플레이어 전원을 켰어. 이러려고 샀던건 아닌데. 이게 이렇게 되버렸네? 이러려고 설치한 거실 통창도 아니었고, 이러려고 달아놓은 수영장 실외조명도 아니었지만.
모든게 다 이순간을 위해 준비된 것만 같아.
“케니.”
“응?”
“춤출까?”
소파에서 삐걱거리는 케니를 테리가 일으켜세웠어. 재생 버튼을 누르고 케니의 팔을 잡아 제 목에 감싸도록 했지. 얘 왜 이러지? 싶은 케니의 표정에 테리가 웃었어. 케니의 허리에 손을 올리곤 흔들흔들.
앨범 이름도, 노래 이름도 잘 모르겠지만.
쌀쌀한 봄바람을 맞으며 사랑하는 연인과 거실에서 춤추기 딱 좋은 노래였지. 조금은 서툴게, 흔들흔들. 자뭇 진지한 표정에 케니도 테리처럼 노래에 몸을 맡겼어. 천천히, 흔들흔들.
태리가 어깨를 숙여 케니의 이마에 얼굴을 맞댔어. 눈을 마주하고 춤을 췄지. 1초가 1분 같고, 1분이 1시간 같아. 너도 그래, 케니? 무언의 질문에 답을 하듯 케니가 춤을 멈추고, 까치발을 들어 테리에게 입을 맞췄어.
사랑하는 연인은 서로를 끌어안고 달콤한 키스를 이어나갔어. 여전히 노래가 흘러나왔고, 바람에 커튼이 흔들리고 있었지.
“방으로?”
“... 방으로.”
케니가 고개를 끄덕였어. 아 맞다.
“문 닫고!”
“문 닫고.”
오케이-. 테리가 거실 문을 닫았어. 노래는 여전히 흘러나오고 있었지.
슼탘 테리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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