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잃고업보쌓는행맨


11.

행맨은 코요테와의 전화 통화 이후, 은근슬쩍 집안사람들에게 밥에 대해 물었다. 5년이나 만났다는데 몰랐을 리는 없고, 제가 5년이나 남자랑 사귀었다는데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는 게 이상했다. 분명 기를 쓰고 말리거나 무슨 짓을 했어도 했을 사람들이었는데 말이다. 그러나 생각보다 태연한 대답을 받았다. 

「네가 만나는 사람이라고 해서 그냥 두었다. 넌 하겠다는 건 꼭 해내는 녀석인데 우리가 말한다고 퍽이나 들었겠구나. 그리고 마지막에 네가 모질게 병실에서 내쫓았다면서, 또 오기를 바랐니?」



하지만 행맨은 이 말을 백퍼센트 신뢰하지는 않았다. 제가 모르는 무언가가 있었으리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문득 피닉스가 했던 말이 생각났다. 


「병실에 찾아오지도 못하게 한 건 너잖아.」



그때는 막연하게 자신이 모질게 굴어서 밥이 오지 못한다는 말로 받아들였던 행맨이었다. 그러나 아무래도 아예 사라진 것처럼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 밥을 보니, 그게 아니라 집안에서 무슨 수를 쓴 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뭔진 모르겠지만 이 집안에 저를 가둬둔 것도 그 일환 중 하나일지도 몰랐다. 

행맨은 입술을 짓씹었다. 제 인생에서 명령을 내리는 건 군대 하나로 족했다. 장기 말처럼 움직여주는 건 행맨의 성격에 맞지 않았다. 특히나 집안이 그러는 건 참을 수 없었다. 애초에 군인이 된 것도 정치인의 길을 걸으라는 말에 반항하려고 들어선 것이었다. 고요한 집 안 속에서 행맨은 이 곳을 벗어날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





못 나가게하는 집안을 또 한 바탕 뒤집어 엎고 벗어나기 전 행맨이 연락한 사람은 아이러니하게도 피닉스였다. 피닉스는 전화를 받자마자 신원을 밝힌 행맨의 말에 전화를 끊었다. 성질머리 하나는 나이를 먹어도 안 바뀐 모양이라고 생각한 행맨은 굴하지 않고 다시 전화를 걸었다. 



-너 단명이 꿈이냐?

“아직 죽을 생각은 없는데. 게다가 네 손에는 더더욱.”

-근데 왜 나한테 전화를 해? 우리가 통화를 나눌 만큼 긴밀한 사이는 아닐 텐데.

“나도 별로 그러고 싶지 않았는데 내 질문에 답해줄 사람이 너밖에 없는 것 같아서.”

-와, 오래 살고 볼 일이네. 행맨이 나한테 물어볼 게 다 있고.

“로버트 플로이드에 대한 거야.”

-뭐?

“걜 좀 만나고 싶어.”

-끊는다.

“피닉스. 네가 그러지 않았어? 지금 제대로 결정하라고.”



피닉스가 병문안 왔을 때 했던 말을 내뱉자 수화기 반대편에서 잠시 침묵이 흘렀다. 



-걜 만나면 네 결정에 뭐가 달라지는데.

“다 잊은 주제에 빼앗긴 사람처럼 굴지 말라며. 그럼 내가 뭔가 빼앗긴 사람처럼 굴었다는 건데, 적어도 빼앗긴 게 뭔지는 알아야지.”

-......그런 말 하기엔 좀 늦은 거 알지?


늦었다는 말에 행맨은 눈썹 뼈를 문질렀다. 이 말에 대해서는 더 할 말이 없었다. 눈을 뜨자마자 막돼먹은 말을 내뱉고, 모질게 밀어낸 것은 행맨 본인이었으니까. 그래서 만나면 그 점에 대해서도 분명하게 사과를 할 생각이었다. 단 한 번도 스스로가 선택한 것에 대해 의문을 품지 않는 행맨이었는데, 갑자기 잃어버린 5년의 기억과 밥 플로이드의 등장은 그 전제부터 뒤집는 것이었다. 행맨은 약점이 될 만한 것들은 여지조차 남기지 않자 주의인지라 남자를 만났다는 사실보다 제가 남자와 연애한 것을 공개적으로 알렸다는 게 더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심지어 자신이 만날 것 같아 보이지 않는 남자와 말이다. 



“내가 지금 무슨 말을 해도 못 미더울 거 아는데, 그거 감수하고도 너한테 전화 할 수밖에 없었다는 걸 좀 감안 해줬으면 해.”

-그럼 지금 이건 부탁인가?

“.......네 맘대로 생각 해.”

-부탁하는 사람 태도가 영 아닌데.

“.......”

-그래도 끊지는 않네? 나름 간절한가봐.


행맨은 그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 며칠간 고민했으나 스스로도 ‘왜 갑자기 밥을 만나려는 건가’에 대한 답을 찾지 못했다. 그냥 그래야할 것 같았다. 한 번 떠오른 그의 우는 모습은 마치 잔상처럼 계속해서 행맨의 머릿속을 떠돌아다녔다. 그리고 뒤이어지는 알 수 없는 감정들. 불안감과 불쾌감. 이 모든 것들이 로버트 플로이드를 만나고 나면 해결될 것만 같은 알 수 없는 확신이 있었다. 



-네 말대로 난 아직 네가 못 미더워. 행맨. 그때도 그랬고, 지금도 그래. 그래서 솔직히 말하자면 밥한텐 미안하지만 네가 그 상태로 계속 있어도 괜찮을 거라 생각해.

“내가 저번에도 물었던 것 같은데. 피닉스. ‘로버트 플로이드’도 그걸 원하냐고.”

-.......

“아, 답은 안 해줘도 돼. 안 궁금하니까. 어쨌든 난 걜 만나야겠어.”

-왜?

“걘 지금 기억이 사라진 ‘행맨’ 때문에 울고 있을 텐데.”

-.......근데?

“희한하게 난 걔가 울지 않았으면 하고, 나 없는 데서 울고 있다는 것도 맘에 안 들거든.”





피닉스는 묘하게 확신에 찬 말투에 지끈거려오는 머리를 감싸 안고 말았다.






*






피닉스와의 통화 끝에 행맨이 받아낸 것은 어느 가게 주소였다. 이왕이면 집 주소를 달라고 했지만 그건 안 된다며 거절했다. 밥이 식사를 하러 자주 들른다는 가게는 통유리로 된 창에 불투명 스티커 위로 캐릭터 얼굴이 덧그려진 버거집이었다. 행맨은 학생 때나 가보고 기억이 없는 버거집을 훑어보다가 고개를 내저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신과 밥이 함께한 일상이 상상이 가지 않았다. 식습관도 이렇게 안 맞는데 대체 어떻게 5년이나 연애를 했는지 모를 일이었다. 차에서 내리지 않고 안이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를 통해 밥이 있는지를 찾던 행맨은 창가에서 한참 빗겨난 구석자리에 밥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앉은 것을 보고 핸들에 머리를 박았다. 


‘그렇게 밀어낼 때는 언제고 이렇게 찾아온 걸 보면 뭐라고 생각하려나.’


가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감이 잡히지 않았다. 피닉스한테 말했던 것처럼 네가 우는 모습이 계속 생각나서 왔다고 할 수도 없었다. 한참을 고민하며 핸들을 두드리던 행맨은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었다. 창가에 앉은 사람이 사라져 이제는 실루엣이 아니라 은근하게 밥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밥의 얼굴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던 행맨은 차량 콘솔 박스에서 무언가를 꺼내들었다. 


핸드폰이었다. 기억을 잃기 전 자신이 사용했던 핸드폰. 받자마자 반사적으로 쓰던 비밀번호를 눌렀으나 열리지 않았다. 많은 시도로 몇 분간 잠긴다는 메시지를 보고 나서야 약간 과거 자신의 습관에 후회가 들었다. 이럴 줄 알았으면 생체 비밀번호를 진작 사용할 걸 그랬다는 후회였다. 조금 더 시도하면 초기화될 것 같아 그 이후로 만지지 않았었다. 


한숨을 크게 내 쉰 행맨은 핸드폰을 주머니에 넣고 차에서 내렸다. 다행히 밥은 바깥은 신경 쓰지 않는지 천천히 식사 중이었다. 일단 가보자는 마음으로 가게 안으로 들어선 행맨이었다.













이미 식사시간이 조금 빗겨난 뒤여서 그런지 가게 안은 밖에서 본 것처럼 한산했다. 행맨은 자신이 들어오는 걸 보자마자 웃으며 인사를 건네는 직원에게 고개를 끄덕이고 일행이 있다는 손짓을 해보였다. 그리곤 카운터 너머 벽 뒤쪽으로 자리한 밥에게로 걸어갔다. 가게 안이 조용하다 보니 틀어둔 라디오 소리와 직원들끼리의 대화소리, 뭔지 모를 기계에서 울려대는 알림음 등이 뒤섞여서 들려오고 있었다. 그 사이에서 밥을 먹는 밥은 먹으면서 뭘 보는 건지 고개 한 번 들지 않았다. 덕분에 정수리를 한참을 내려다보고 있었던 행맨이었다.


1~2분쯤 지났을까 뭔가 이상했는지 밥이 고개를 들었다. 그리고 마주한 얼굴에 허둥거리며 먹던 것을 떨어트리기까지 했다. 행맨이 뭐라고 입을 열기도 전에 낭패라는 얼굴을 한 밥은 자리를 벗어나려 짐을 챙기기 시작했다. 


“저기.”

“미, 미안. 아-, 난 네, 네가 퇴원했다는 소식을 못 들어서. 어. 그게-”

“그게 아니라-”

“혹, 혹시 그것 때문에 온 거야? 아니지. 제이크. 설마-”

“로버트 밥 플로이드.”


행맨이 부른 명칭에 놀랐는지 로버트는 놀라서 갑자기 숨을 헉하고 들이키더니 얼마 안 가서 딸꾹질을 시작했다. 행맨은 밥이 말하는 ‘그것’이 뭔지는 알 수 없었지만 잠깐 그의 얼굴에 스친 절망을 잡아내고 기분이 이상해졌다. 하지만 그게 뭐냐고 묻지는 않았다. 그 쪽은 차차 알아내면 될 터였다. 우선은 이 놀란 다람쥐 같은 남자를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쓰고 있던 안경은 어디다 벗어둔 건지 맨 얼굴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껌벅거리는 게 딱 다람쥐 같았다. 어딘지 모르게 귀엽다는 감상이 느껴져 행맨은 입 안에서 굴리던 혀를 꾹 깨물었다. 밥을 보자마자 귀엽다고 생각한 것에서 은근한 거부감이 올라오다가 다시 사라지고 올라오다 사라지고 널을 뛰고 있었다. 


‘진짜 미쳤나. 제이크 세러신 정신 차리자.’



그 사이 딸꾹- 딸꾹-을 계속 하고 있는 밥을 가만히 보다가 의자를 빼내어 앞에 앉았다. 밥의 시선이 앞에 섰던 행맨을 따라 앉을 때까지 쭉 이어졌다. 여전히 제가 꿈을 꾸는 건지 진짜 행맨이 나타난 건지 확인하는 눈초리였다. 그런 밥에게 행맨은 식사는 마저 하라며 손짓했다.그럼에도 계속 머뭇거리다가 행맨이 진짜 안 먹냐고 눈짓하자 놓쳤던 버거를 다시 집어든 밥이었다.




“날 보고 왜 그렇게 놀랐는지는 모르겠지만 물어볼 게 있어서 온 겁니다.”

“.......”

“내가 퇴원했을 줄 몰랐습니까?”


눈을 굴리며 버거를 깨작거리던 밥은 행맨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였다. 행맨은 그것도 짜증이 났다. 사실 지금 상황에서 밥이 알 겨를이 없기는 했다. 퇴원 사실은 가족들만 알고 있었고 예정보다 빠른 시기여서 얼마 전 통화한 코요테도 벌써 퇴원한 거냐고 묻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치미는 짜증에 행맨은 못마땅한 얼굴을 했다. 뭔지는 모르겠지만 예상보다 많은 것들이 자신과 밥이 만나는 것을 막고 있었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상 없다길래 퇴원은 2주 전에 했습니다. 5년이나 만났다면서 그런 건 안 궁금했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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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의 약간 비꼬는 투에 밥은 뭔가 대답을 하려다가 말았다. 잠시 우물쭈물 거리는 틈을 보고 있던 행맨은 어차피 대답해줄 것 같지 않았다고 생각하며 본론을 꺼내기로 했다. 주머니에 넣어뒀던 사진을 테이블에 올린 행맨은 그 사진을 밥 쪽으로 밀었다. 자신이 꺼낸 사진을 본 밥의 표정이 슬픔으로 물드는 것을 행맨은 놓치지 않았다.



“이거 당신이 찍어준 사진이죠?”

“.......”

“아닌가요?”

“이, 이건 왜? 내가 찍어준 거면 돌려주려고 온 거야?”


이번엔 행맨이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입을 다물었다. 전혀 그럴 의도는 없었다. 그저 맞는지 확인하려고 했을 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냥 궁금했을 뿐입니다. 아님 말고요.”

“.......그건 루스터가 찍어준 거야. 너 한 장. 나 한 장. 핸드폰 새로 샀다고 신났었거든.”



대답을 들은 행맨은 루스터라는 답변에 의외라고 생각하며 다시 사진을 제 쪽으로 가져왔다. 그 사이 밥은 깨작거리던 버거를 내려놓고 물티슈로 손을 닦았다. 행맨은 흘끔거리며 밥의 트레이를 살폈다. 손도 안 댄 감자튀김과 반도 먹지 못한 버거. 그나마 음료만 좀 마셨는지 반이 비어있었다. 저와 키는 비슷한데 한참 마른 몸이었다. 제 기억이 맞다면 병원에서 봤을 때보다 더 마른 것 같았다. 행맨은 순간적으로 그러게 이런 거 먹는 건 입맛 버려서 안 좋다니까. 말 참 안 듣는다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반사적으로 의아해졌다. 말 참 안 듣는다? 본능적으로 떠오른 생각은 어딘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과 기시감이 함께 들었다. 






행맨이 이상한 기분에 잠시 멈칫하자 혹시 갑자기 어디라도 아픈 건지 걱정된 밥이 행맨을 불러왔다.



“제이크. 왜 그래. 어디 아픈 건 아니지?”

걱정이 가득 담긴 눈망울이 자신을 향하자 행맨은 아무 것도 아니라며 고개를 내저었다. 행맨의 대답에도 입술을 삐쭉거리며 쉽사리 시선을 거둬가지 못하는 밥이었다. 





“......그때 병원에서는 내가 말이 과했습니다. 사과하죠.”

“아-.......”

“사과하기에 좀 늦었다는 거 압니다. 근데 나한테도 시간이 좀 필요했습니다. 과거 내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었거든요. 그리고 5년이 짧은 시간은 아니잖아요.”

“......”

“그렇다고 해도 내가 과하게 반응한 거 압니다. 그 부분은 진심으로 미안해요.”




행맨은 이쯤에서 밥이 알겠다던가, 이해한다던가 말을 할 줄 알았다. 그러나 밥은 아무런 말도 없이 행맨의 얼굴을 빤히 쳐다보다가 고개를 떨궜다. 갈 곳을 잃은 듯 바닥을 헤매던 눈동자는 한참이 지나서야 다시 위로 올라왔다.






“......그래서 사과하려고 온 거야?”



돌아온 말에 행맨은 이상하게 찝찝함을 느꼈다. 그 때문인지 행맨이 바로 입을 열지 않아 둘 사이에 잠시 묘한 침묵이 내려앉았다. 밥은 더 이상 행맨과 눈을 마주하지 않았다. 묘하게 어긋난 시선에 끈질기게 눈을 맞추려던 행맨은 포기하고 입을 열었다.




“퇴원하고 그간 5년 동안 있었던 일을 듣는데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더군요. 그래서 내 지난 5년을 가장 잘 아는 사람이 누굴까 고민해 봤습니다.”

“.......”

“근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답은 당신이더라고요. 5년 간 나와 연인관계였다는 사람.”

“내가 거짓말한 거면 어떡하려고.”

“......그땐 내가 의심이 많아서 그랬다고 해두죠. 사과했잖습니까. 미안합니다.”



밥의 눈이 사과하는 행맨에게로 꽂혔다. 계속 엇나가던 시선이 맞아들자 행맨은 묘한 안도감을 느꼈다. 그러나 그 안도감을 완벽하게 느끼기도 전에 눈동자가 흔들리던 밥은 빠르게 시선을 다시 옮겼다. 왜인지 모르게 그 시선을 억지로라도 다시 잡아오고 싶은 행맨이었지만 그런 감정이 생소해 꾹꾹 눌러 넣었다. 




“그래서 말인데, 번호 좀 알려주시죠.”

“.......내 번호?”



행맨은 고개를 끄덕이고 핸드폰을 내밀었다. 밥은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다가 행맨이 내미는 핸드폰을 보고 작게 아- 하는 감탄사를 내뱉었다.




“왜 그러시죠?”

“아, 원래 쓰던 게 아니어서-......”


밥의 말에 행맨은 아까 주머니에 넣어왔던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행맨이 꺼내드는 걸 보자마자 자연스럽게 핸드폰을 가져가려던 밥은 아차 싶었는지 손을 내밀던 것을 멈추고 행맨에게 동의를 구했다. 



“비밀번호 압니까?”

“어? 아, 이거.......그래서 새 거 쓰는 구나.”



밥은 휴대전화를 받자마자 행맨을 흘끔 보고는 빠르게 잠금을 풀어서 내밀었다. 잠금이 풀린 핸드폰을 받아든 행맨은 살짝 머리를 맞은 기분에 멍해졌다. 




“......비밀번호는 지금 바꾸는 게 낫겠다.”

“뭐였습니까? 비밀번호가.”

“음......별 거 아니었어. 그냥 너 핸드폰 바꾼 날짜.”




행맨은 자신이 핸드폰 바꾼 날짜를 비밀번호로 썼다는 게 의아했지만 그냥 넘겼다. 애초에 크게 의미 있는 날짜나 숫자로 비밀번호를 설정해두는 타입은 아니었다. 그래서 밥이 말한 대로 비밀번호 재설정을 눌러 바꾸기 시작한 행맨이었다. 이참에 또 이런 불상사가 생기지 않게 생체 인식도 등록해둘 참이었다.










밥은 그런 행맨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저도 모르게 울컥하려는 것을 감추려 목을 가다듬었다.
행맨의 비밀번호는 자신과 결혼한 날 이후로 항상 결혼기념일이었다.




















-
그게 분명히 하는 사과니 행쪽아ㅠㅠ



늦었다..!
뭔가 의도했던대로 안 흘러가는 것 같긴한데 그냥 되는대로 가기로했음
급전개 ㅈㅇ 오락가락 ㅈㅇ 노개연성ㅈㅇ 




파워풀먼 행맨밥
2023.02.06 11: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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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밥 눈치보는거 맘 찢어져.. 행쪽아 그게 사과니 무릎꿇고 빌어 임마ㅠㅠㅠㅠㅠㅠㅠ난 아직도 행맨이 했던말들 너무 충격이라 아주 데굴데굴 구르는거 봐야겠어ㅠㅠㅠㅠ
[Code: 71e2]
2023.02.06 12:10
ㅇㅇ
띠발 이것보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밥이랑 대화만 해도 벌써 귀엽다고 느끼고 신경쓰고있잖아 ㅠㅠㅠㅠㅠㅠㅠ 심지어 밥이 시선 맞춰주니까 안도감까지 느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066]
2023.02.06 12:50
ㅇㅇ
행맨 이 바버야 로버트랑 너는 부부라고.........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ddd]
2023.02.06 13: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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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맨 드디어 업보 청산하니??????????ㅜㅜㅜㅜㅜㅜ
[Code: 1803]
2023.02.06 13:50
ㅇㅇ
행맨 드디어 가족들 의심하고 스스로 지금 자기가 느끼는 불안감과 불쾌함의 원인을 찾아보려고 하는구나ㅠㅠㅠㅠㅠㅠㅠㅠㅠ 기억잃고 밥한테 폭언한 후로 처음 만났는데 밥은 행맨이 지금 '이혼서류'때문에 온거라고 생각해서 깜짝 놀란거겠지? 그거 나중에 알아볼게 아니라 당장 확인해야하는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햄버거쪼가리나 먹는 밥 보면서 자기도 모르게 말 참 안듣는다고 생각하고 밥이 귀엽다고 느끼고 모든게 이상할때는 다 밥한테 물어봐 그냥 넘기지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니가 폰 비밀번호를 왜 폰 바꾼날로 하겠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ac7]
2023.02.06 13:51
ㅇㅇ
“내가 저번에도 물었던 것 같은데. 피닉스. ‘로버트 플로이드’도 그걸 원하냐고.”
“아, 답은 안 해줘도 돼. 안 궁금하니까. 어쨌든 난 걜 만나야겠어.”
“걘 지금 기억이 사라진 ‘행맨’ 때문에 울고 있을 텐데.”
“희한하게 난 걔가 울지 않았으면 하고, 나 없는 데서 울고 있다는 것도 맘에 안 들거든.”

기억 안나는데도 로버트를 만나야겠다고 피닉스한테 제딴에는 간절하게 부탁하는게.. 아 이게 진짜 너무 설레서 행쪽이 너를 욕할수만은 없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ac7]
2023.02.06 13:52
ㅇㅇ
밥은 이미 너무 많은걸 포기하고 있는거 같아 행맨한테 사실 그대로 말해줬다가는 혹시나 기억잃고 처음만난 날처럼 의심과 혐오로 가득한 뾰족한 말이 돌아올까봐 무서운걸까 둘이 만나지 못한 시간동안 행맨은 점점 이상한걸 느끼고 진실에 다가가려고 하는데 로버트는 오히려 이게 맞는걸지도 몰라 하고 진실을 적당히 덮어두려는거같아서 짠해 행맨 너 지금 제대로 해야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ac7]
2023.02.06 21: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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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 걱정하지마 센세 센세가 쓰는 게 행맨밥 오피셜이다!!!!!!
[Code: 4fe5]
2023.02.06 21: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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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아아아행쪽아 나름 뭔가를 좀 정리하고 진척시켜보려고 찾아갔는데 본의 아니게 다시 밥한테 상처준거 아니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상상만 하던 막연한 최악의 상황이 아니라 밥이 보고 있는 눈 앞에서 생생하게 상처를 후벼판 꼴이 된거 같은데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fe5]
2023.02.06 21: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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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중에 밥은 반말하는데 행맨은 존댓말이라 좋아죽는 나...ㅋ 근데 행맨은ㅋㅋㅋㅋㅋ 존대는 존대인데 저게 반말인지 반존대인지
[Code: 4fe5]
2023.02.08 00: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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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쪽아...아직도 갈 길이 멀어보인다...ㅠㅠㅠ
[Code: 42e0]
2023.02.08 07: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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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센세 이문학작품 어쩔꺼야 내 덕생 몰빵당한다 ༼;´༎ຶ ۝ ༎ຶ༽ 책임져 사랑해!!!!!!!
[Code: a1a1]
2023.02.09 06: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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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센세 나 이거 또 보러왔따............... 행맨아 니 어쩔거냐고ㅜㅜㅜㅜㅠㅜㅜㅜㅜㅠ
[Code: b380]
2023.02.09 23: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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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쪽아.....너 이제 어쩌냐......ㅠㅠㅠㅠㅠ
[Code: 2806]
2023.12.13 20:3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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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개재밌어ㅜㅜ
[Code: 55d7]
2023.12.16 00: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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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쪽이업보쌓아서 평생 밥 모시며 살았으면 ㅜㅜ
[Code: 93ed]
2024.01.31 14: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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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센세 진짜 아무런 au도 없는 2차가 이렇게나 맛있구나 센세... 진짜 탑건 세계관에서 행맨밥이 이랬을 것 같아서 막 더 실제같고 그래 센세 너무 좋아 센세 사랑해...
[Code: 45a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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