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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1 21:37
-헤이
-오늘 시간 돼?

루스터는 휴대폰 화면을 노려보다 잠시 기지개를 켰다. 이런데에 휘둘리는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착각이었나보다. 손바닥에 땀이라도 배어 나오는 기분이었다. 괜히 바지에 손을 슥슥 문지른 뒤 휴대폰을 고쳐 잡았다.

-언제?

그의 답이었다.


*


부쩍 친해지긴 했다. 확실히 생명의 은인이기도 했지만 갑자기 기지를 옮기게 되어 혼란스러운 가운데 가장 많은 도움을 준 탓도 있었다. 기지에서 조심해야할 것들-사람도 포함해서-과 유용한 정보, 시간에 관계 없이 베푸는 친절에 자신이 알던 행맨은 꼭 사라져버린 것 같았다.

"왜 이렇게 친절해?"
"도와줘도 문제야? 나 그렇게 매정한 놈 아니야."

어깨만 한 번 들썩이곤 특유의 웃음을 지은 뒤 어깨를 툭툭 두드렸다. 그러니까 브래들리 브래드쇼가 제이크 세러신에게 빠져든 건 그의 탓도 충분히 있었다.
행맨의 친절에 나름 익숙해져 갈 때쯤, 그들은 별 일이 없으면 같이 식사를 했고 주말엔 서로의 관사를 오갔다. 별 거 없는 이야기들, 그냥 넘어가는 술들. 아마 행맨이 아니었더라도 관계의 발전을 위한 신호라고 생각했겠지만 루스터는 부쩍 몸을 사렸다. 자신이 생각해도 꼭 첫사랑 앞에서 긴장하는 쑥맥같았다. 그가 잘생긴 외모와 듣기 좋은 목소리로 콜사인이 아닌 이름을 부를때면 정신이 쏙 빠지곤 했기 때문일까. 적지 않은 나이와 그와 비슷한 경험을 가진 루스터였지만 행맨은 달랐다. 꼭 자신의 취향대로 빚어 그의 앞에 진상 된 존재 같았다. 기지를 옮기기 전까진 만나도 일년에 한 두 번, 그리고 그의 모든 매력을 상쇄할만한 입담이 행맨을 의식하지 못하게 했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한 번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 행맨은 루스터의 마음을 설레게 만들었고, 루스터는 속절없이 빠져들었다. 손끝이 스쳤을 땐 심장이 입밖으로 튀어나오는게 아닌지 걱정 될 만큼. 그리고 자신을 향해 웃어주는 행맨을 마주할땐 어떤 기대를 하고 마는거였다. 혹시, 너도.


*


기지 근처의 펍들은 항상 군인으로 넘쳐났지만 오늘은 유독 더 그랬다. 막 항모에서 내린 이들 탓에 바로 옆에 앉은 사람의 말소리도 잘 들리지 않았다. 조금 늦는다는 행맨의 연락에 맥주 한 병을 막 시켰을무렵, 누군가 그에게 말을 걸었다.

"혹시 루스터씨가 맞나요?"

루스터씨라니. 누가봐도 민간인인게 분명한 남자는 확신 반, 긴장 반을 가진 얼굴로 어색하게 물었다.

"네, 제가 미스터 루스터긴 하죠."

입꼬리를 올리며 답하자 남자는 다행이라며 옆에 섰다.

"그런데 우리가 아는 사이던가요?"
"아, 죄송합니다. 제 소개가 먼저였는데. 전 마이클이라고 해요. 제이크랑 사귀는 사이인데, 오늘 '그' 루스터씨를 소개시켜주겠다고 해서-"

뒤의 말은 자세히 들리지 않았다. 애인, 소개. 그 단어를 들은 순간부터 어딘가 넋이 나간게 분명했으니까. 사랑은 착각에 기반한다는걸 너무 늦게 깨달았다. 별거 아닌 행동에도 기대를 하고, 자신과 같은 마음일거라고 생각하는. 루스터는 어색한 얼굴로 몸을 바로 세웠다. 딱히 잘못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데 원망하는 마음이 삐죽 솟아 올랐다. 루스터는 저도 모르게 입술을 말아 물곤 앞에 서 있는 남자를 바라봤다. 미안해요, 급하게 처리할 일이 있었는데 제가 잊었어요. 행맨- 그러니까 제이크에겐 먼저 갔다고 말해줄래요? 남자는 입을 살짝 벌린채 고갤 끄덕였다. 어떻게 펍을 빠져나왔는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이제 이런 순애같은건 졸업한 줄 알았는데 꼭 그런것도 아니었나보다. 루스터는 욱신거리는 가슴을 문지르며 더운 바람을 맞았다. 그래도 눈물은 흘리지 말아야지. 꼴사납잖아.

“루스터? 어디 가? 펍은 반대인데.”

지금만큼은 가장 듣기 싫은 목소리가 귀에 꽂혔다.

“루?”

행맨의 모습이 흐릿하게 다가왔다. 그가 잘못이 없다는 것도, 모든 건 자신의 착각이라는 것도 알았지만 이 순간만큼은 갈곳없는 감정의 해소가 필요했다. 그래서 바보같은 걸 알면서도 주먹을 내지르고야 만다. 바닥에 넘어진 행맨이 금세 부어오르기 시작하는 뺨을 붙잡고 화를 내야하는지 이야길 들어야 하는지 고민하는게 보였다.

“미안해.”
“너, 지금…”

미안해.

분명 한심한 꼴이었을거다. 뛰는 내내 앞이 잘 보이지 않을만큼 눈물을 흘리고 있었으니까.
내 착각으로, 오해로, 기대로 이루어진 감정인걸 알면서도 한 순간 원망을 풀어냈다는 마음이 부끄러움으로 남았다.

브래들리 브래드쇼, 앞으로 행맨 얼굴은 어떻게 볼 거야?










행루
2024.05.11 21:41
ㅇㅇ
모바일
센세 이건 진짜 어나더다ㅌㅌㅌ
[Code: a7fb]
2024.05.11 21:55
ㅇㅇ
모바일
으아아아악!!! 센세 어나더!!! 루스터 어쩌냐 ㅠㅠㅠㅠ
[Code: cde4]
2024.05.11 22:35
ㅇㅇ
모바일
센세 붕간적으로 어나더가 있어야만ㅜㅠㅠ 루스터는 행맨의 얼굴을 어떻게 다시 보나요ㅜㅜㅜㅜ 제이크 유죄 세러신ㅜㅜㅜㅜ
[Code: 0127]
2024.05.11 22:40
ㅇㅇ
모바일
아니ㅠㅠㅠㅠㅠㅠ진짜 루스터 혼자 착각한거냐구ㅠㅠㅠㅠㅠㅠㅠㅠㅠ혼자 자책하고 자괴감 느끼면서 도망쳐버리는 루스터 가섬이 찢기는데 너무 맛있다면 어쩔거지 센세..?? 제이크 세러신 넘마 남친 있으면서 그렇게 잘해주면 안되는거 아니냐ㅠㅠㅠㅠㅠ이건 아무래도 행맨이 잘못한 것이 맞는 것 같은데 루스터 해감 제발ㅠㅠㅠㅠ억나더로 보여주세요 센세ㅠㅠㅠㅠㅠ
[Code: d1ca]
2024.05.11 23: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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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개존맛....갑자기 자기 필사적으로 피해다니는 루스터 볼 행맨 반응은 어떨지도 존나 궁금하다 ㅠㅠㅠㅠㅠ 여기서 어나더 기다리면 되는 거겠죠 센세 나 망부석이되...
[Code: 772b]
2024.05.11 23: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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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심 대존맛ㅠㅠㅠㅠㅠㅠㅜㅜ유죄 행맨이랑 짝사랑 루스터 미치게 좋아 센세 이거 어나더 없으면 나 죽어 ㅠㅠㅠㅠㅠㅠㅠ제발 어나더 ㅠㅠㅜㅠㅜㅜㅜㅜㅜㅜ
[Code: bbde]
2024.05.12 02:2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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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너무 가슴아프다 루스터..ㅠㅠㅜ
[Code: 8ce8]
2024.05.12 10:1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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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ㅜㅜ 붕간적으로 어나더가 없으면 안될 것 같은데ㅠㅠㅠㅠㅠㅠ 찌찌가 다 터졌단 말이에오ㅠㅠㅠㅠㅠㅠ
[Code: cc5f]
2024.05.13 00: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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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뭐야
[Code: d5c3]
2024.05.14 10: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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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아 어떡해 루스터 혼자 착각한 거였어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냅다 얻어 맞은 유죄 행맨은 어카냐ㅜㅜㅜㅜㅜㅜㅜㅜ 어나더 기다리고 있을게요 센세!!!!!
[Code: 4795]
2024.05.16 01: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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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센세 사랑해요.... 씨이바 이건 행맨이 잘못했다... 섹스할것같이 굴어놓고 애인을 만들어.,? 가만안도...
[Code: 40dc]
2024.05.19 16: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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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도 못해본 미식 지금 내 눈앞에 차려지다
아니.. 아니.... 루스터 이걸 어째 아니 루스터... ㅠㅠㅠㅠㅠㅠ 극대유죄 행맨 잘 해결해라!!!
[Code: 3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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