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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5.1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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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들을 수 없는 독일어가 등 뒤에서 들려왔다. 한 명도 아닌 여러 명이 두 사람을 쫓으며 소총을 난사했는데, 천운이었는지 존과 게일은 무사히 숲 속으로 몸을 숨길 수 있었다. 헐떡이며 앞만보고 달리는 두 사람의 손은 서로 맞잡은 채 잔뜩 힘이 들어가 있었는데, 그걸 깨달은 건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어두컴컴한 풀숲 한가운데에서였다. 게일은 헛구역질을 하며 연신 가레를 뱉었고, 존은 심호흡을 하며 허리를 펴고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달빛만이 유일한 조명인 이곳에서 풀벌레 소리와 존과 게일의 힘겨운 숨소리는 묘하게 어우려졌다.

“존, 이제 놔도 돼.”

게일은 제 오른손을 부서져라 잡고 있는 존을 바라보며 팔을 흔들어보았지만, 존은 이리저리 고개를 돌리며 혹시라도 포기하지 않고 쫒아온 나치가 있는지 확인하는 중이었다. 결국 게일이 입밖으로 말을 꺼내고서야 존은 화들짝 놀라며 게일의 손을 놓아주었다. 하얗게 질려 존의 손자국이 그대로 남은 게일의 손은 아마 내일쯤 멍이 들어있을 듯 했다. 미안함에 어쩔 줄 몰라하며 서둘러 깨끗한 눈을 모아 가져온 존은 게일의 손에 눈을 올리고 입김을 불어 냉찜질과 온찜질을 동시에 하는 기이한 행동을 보여주었다. 게일은 눈을 굴리며, 여전히 아린 손을 존에게 맡기고 새벽동안 잠시 눈을 붙일 장소를 찾아보려 앞으로 나가보려 하는데 그 순간 멀지 않은곳에서 인기척이 느껴졌다. 존과 게일은 동시에 모든 행동을 멈추고 숨을 죽이며 천천히 나무 뒤로 몸을 붙였다. 이곳까지 따라왔다면 아마 존과 게일을 즉살하라는 명령을 받았을거라는 예상을 했고, 결코 들켜서는 안된다는 생각에 두 사람은 잔뜩 긴장하며 인기척에 귀를 기울였다. 멀어지지 않고 점점 가까워지는 발걸음 소리가 이내 10미터도 떨이지지 않은 곳에서 들려오자 존은 게일의 손목을 붙잡고 무작정 달리기 시작했다.

“Stopp!”

대충 멈추라는 의미의 독일어가 멀리서 들려왔지만 존은 무작정 어둠을 헤치고 달렸다. 손안에 쥔 게일의 손목이 주체할 수 없이 흔들리며 자신을 따라오고, 이내 눈 앞에 나무와 풀이 사라지며 넓은 호수가 펼쳐졌다. 망설일 시간도 없이 존은 게일을 끌어안고 호수로 뛰어들었다. 쩌적하며 표면에 약간 얼어있던 얼음이 깨지고 두 사람은 겨울의 호수 속으로 사라졌다. 곧 바로 소총을 든 독일군 몇 명이 두 사람을 쫓아 호수까지 도착했지만 일렁이는 호수의 표면에는 반짝이는 달빛만이 비칠 뿐이었다.



게일은 자신의 팔다리를 옭아매고 물속에서 나가지 못하게 막는 존에게서 벗어나려고 몸부림쳤다. 코와 입으로 마구 물이 쏟아져 들어오고, 숨이 막히다 못해 정신이 흐릿해지며 이제 정말 죽겠다 싶었을 때 본능적으로 숨을 쉬기 위해 벌어진 입으로 공기가 들어왔다. 존은 게일에게 입을 맞추고 자신에게 남은 산소를 전부 넘겨주었다. 게일은 필사적으로 존의 입안에서 밀려들어오는 산소를 들이마시며 숨을 쉬었다. 그러다 어른거리던 호수 바깥의 인영들이 사라지고 두 사람이 안전해졌을 때 게일은 있는 힘껏 호수 바닥을 박차고 수면 바깥으로 몸을 내밀었다.

“푸하!!”

게일을 꽉 끌어안고 있던 존도 함께 수면 바깥으로 나왔지만, 존은 이미 의식이 없었다. 게일은 빠르게 존의 팔을 풀어내고 그를 질질 끌어 흙바닥까지 데려와 바르게 눕혔다.

“존, 정신차려!”

뺨을 치고, 어깨를 흔들고, 가슴을 눌러봐도 존은 반응이 없었다. 잠든 것처럼 눈을 감고 평온해보이는 존의 가슴 한가운데를 주먹으로 내려치며 게일이 소리를 질렀다. 나치가 다시 나타나 총을 쏴대도 상관없다는 듯 게일은 안하무인이었다.

“웃기지 마! 나만 두고 어딜 가려고, 이 개자식아!!”

게일은 존의 가슴을 때리다, 존에게 입을 맞추고 숨을 불어넣었다. 존에게 받은 산소를 전부 돌려주려는 것처럼 게일은 끊임없이 산소를 존의 폐속으로 밀어넣었다.

“쿨럭..!”

그러다 갑자기 물토를 하며 존의 몸이 들썩이고, 감겨있던 존의 두 눈이 느릿하게 떠졌다. 게일은 존이 완전히 의식을 차릴때까지 계속 존의 뺨을 두들기고, 존의 이름을 부르다가 존이 일어나 앉을 정도로 회복하자 무너져 내렸다.

“개새끼, 미친새끼, 해삼말미잘!!”

존은 자신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멱살을 틀어잡은 채 우는 게일의 등을 토닥여주며 욕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바보 멍청이 존 버키 이건, 개놈아.”

“그래그래.”

게일은 붉게 충혈된 눈을 치켜뜨고 존을 노려보았다. 잔뜩 심술이 난 듯한 표정에 존은 바보처럼 헤실거리며 웃었다.

“나 두고 가지 마.”

“절대 안 두고 갈거야.”



이렇게 무사복귀해서 연애하고, 결혼해라 존게일.

마옵에 존게일 칼럼오틴버 칼틴버
2024.05.14 19:20
ㅇㅇ
모바일
너무 좋아서 앙앙 우는중ㅠㅠㅠㅠㅠ존이건 게일살리려고 죽을뻔했는데 오히려 토닥여주는거 뭐냐 미친 사랑.....걍 내가 죽을게
[Code: 4aec]
2024.05.14 20:11
ㅇㅇ
게일 살리려고 자기한테 남은 산소 망설임없이 다 불어넣어주는 존이나 존 살려내려고 나치가 듣든지 말든지 소리질러서 존 의식 되찾게 하려는 게일이나 하.. 둘이 쌀국 돌아가서 결혼해라ㅠㅠㅠㅠㅠㅠㅠ
[Code: adf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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