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다운로드IMG_0859.gif
그냥 쫌쫌따리 보고싶은거



둘이 같이 살고 시간이 좀 지난 뒤에 칼럼이 시간 날 때마다 살던 집에서 야금야금 짐 옮겨왔거든. 둘이 시간이 맞아 같이 짐 정리하는 중에 앨범이 나왔어. 그거 보고 둘이 짐 정리하다 말고 거실에 누워서 앨범 구경하기 시작했어.


IMG_0865.jpeg

"옆에 애는 누구야?"
"옆집 살던 친구. 다음에 소개해 줄게."
"아직도 연락해?"
"응. 생각난 김에 조금 있다 전화 한 통 해봐야겠다."


IMG_0866.jpeg

"말 안 듣게 생겼네."
"그래서 엄마가 축구를 시켰지. 엄마 혼자 나 키우기엔 넘치는 에너지가 감당이 안 되니깐"

오스틴은 어린 시절 특히 가족에 대한 결핍이 심했거든. 그래서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이야기를 꺼내는 칼럼이 늘 신기했어. 물론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부모에 받은 사랑이 달라서 그럴 수 있지만.. 칼럼은 자신의 부족함이 뭔지 알고 그걸 인정하는 사람이었어. 그래서 두려움도 결핍도 스스로 이겨내는 그런 사람. 그에 반해 오스틴은 가족들도 어린 시절도 칼럼에게는 꺼내 보이고 싶지 않았지.


IMG_0861.jpeg

"..이건 몇 살 때야?"
"16살? 뭐 그쯤인 거 같은데."
"...(꿀꺽)."

유독 어릴 때 사진에 눈을 못 떼는 오스틴이 귀여워서 칼럼은 또 못 참고 머리통에 쪽쪽쪽 여러 번 입 맞췄어.


IMG_0862.jpeg

"오 이건 프롬이다. 프롬 가고 싶어서 감독님한테 졸랐거든."
"누구랑 갔는데?"
"학교에서 제일 유명한 애랑! 우리 풋볼 치어리더!"
"아~ 여자친구?"
"뭐 비슷했..아니. 아니야."
"시발 또 금발이야?"
"..그건 기억이 안 나네.."

학교에서 제일 유명한 치어리더였던 건 기억나고 금발은 기억이 안 난다? 사실 금발 맞음. 앨범 다음 장 넘겼는데 같이 찍은 사진이 나왔거든.

"금발 맞네?"
"...다음꺼 보자."


IMG_0864.jpeg

또 오스틴이 한참을 사진에 눈을 못 떼길래. 심지어 사진을 손가락으로 살살 쓸어도 봤어.

"자기야 얘가 커서 내가 된 거야."
"그러니깐.. 왜 이렇게 된 거지? 어디서부터 잘못된 거지.."
"ㅋㅋㅋㅋㅋ 뭐?"


IMG_0863.jpeg

"이건 뭐야 염색도 했어?"
"이런 사진도 있네.. 그냥 뭐..."


칼럼은 뭐라고 이야기 해야 될지 몰라서 뒷말을 끌었어. 왜냐하면 이때 이사진은 오래 만난 여자친구가 한 브랜드에 첫 모델이 돼서 한 축하파티였거든. 그거에 맞춰서 기념으로 자신도 금발로 염색해서 기억이 안 날 수가 없었지.. 이 뒤로 무슨 사진이 나올지 몰라서 칼럼이 황급히 앨범을 닫아버렸어.


"자기야. 우리 아이스크림 먹을까?"
"싹 다 불태우기 전에 나 없을 때 정리해."
"..네 그럴게요."


아이스크림 먹으며 생각해 보니 칼럼은 정말 인생에 모든 파트너가 금발이었음. 의도한 건 아닌데.. 진짜 다 금발이네.

"너 혹시 그래서 내 머리에 자꾸 뽀뽀하는 거야?"
"어?"
"내 머리색이 금발이라서 머리통에 뽀뽀하는 거냐고."
"아 그런 거 아니야! 그냥 귀여워서 그런 거야!"

그 말에 눈을 흘기며 아이스크림을 먹던 오스틴이 갑자기

"생각해 보니깐 아까 옆에서 비디오게임하던 애도 금발 아니야?"
"..."
"시발 그래서 아직도 연락하냐?"
"자기야 그런 거 진짜 아니야.."




시간이 꽤 지나고 오스틴 누나가 집으로 찾아온날 울고 불며 소리 지르는 와중에도 칼럼이 10살 어린애가 나타나면 사귈 거냐는 말에 .. 응이라고 대답한 오스틴은 사실 이날 앨범 속 어린 칼럼이 자꾸 생각났거든..





칼럼 뭔가 금발 파트너 거대한 키링남이 어울림. 근데 그 키링 자신이 직접 대롱대롱 달거 같음ㅋㅋㅋㅋㅋ

칼럼오틴버
칼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