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이 포스타 되는데 사실 그 때는 이미 행맨이 전역해서 정치하고 있었으면 어떡하냐 자기가 지켜주고 싶었는데 집안의 압박 때문에 기어이 그 좋아하던 비행 손 놓고 그렇게 된게 괜히 자기 때문인것 같아서 루스터 마음에 멍에가 됐으면
자기가 아니라 정치하는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행맨이 전역까지는 안 했어도 됐을텐데 괜히 자길 만나서 전역을 하게 됐나 역시 별을 달아도 세러신 눈에는 미치지 못 하나 싶어서 자낮하고
행맨은 루스터가 자낮하니까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쟤가 저렇게 자낮할 이유가 없는데 싶어서 또 자낮하고
분명 쌍방 순애이고 다신 없을 사랑인데 서로 자낮하는거 좋다...

루스터는 자기가 아닌 다른 사람을 만났으면 행맨이 조금이라도 더 비행할 수 있었을텐데, 괜히 내가 고집 부려서 그렇게 된 것 같고 행맨을 진짜로 위한다면 그 애를 놔줬어야 하는거 아닌가 고민하고
행맨은 진급에 미친것처럼 여기저기 작전 나가고 파병 나가고 그래서 오히려 좀 관계도 소원해지고... 루스터가 왜 그러는지도 알고 저를 위해 그런다는걸 아는데도 일단 행맨은 외로운거지ㅠ 
그렇게 둘이 소원한듯 아닌듯 애매한 관계 진행되다가 행맨도 어느정도 정계 뛰어들고 좀 자리 잡았고 루스터도 더 이상 작전 지휘 안 하고 좀 일선에서 물러나는 시기 되면 혐생에 찌들고 사회에 닳고 닳은 두 사람만 남은거지 


원래는 서로의 비행을 지켜주려고 한 것 뿐인데 어쩌다가 보니 배보다 배꼽이 커져서 서로에게 소원해지고 혐생 사느라 정신없다가 다시 문득 되돌아보니 서로간의 거리가 뚝 떨어진것 같고 막 루스터는 세달씩 해외 나갔다 있다 돌아오니까 내 집이 내 집 같지가 않고...어느날 밤 늦게 돌아온 루스터가 집에 돌아와보니, 서류를 보다가 잠들었는지 거실 쇼파에 손에 서류를 쥔 행맨이 꾸벅꾸벅 졸고 있는거야. 쇼파 앞의 테이블에는 이미 말라 비틀어진 먹다 남은 샌드위치가 있고. 이 시간에 절대 뭐 먹는 애가 아닌데 손에 샌드위치 쥐고 있는걸 보면 보나마나 저녁은 건너뛰었다는 얘기고 어쩌면, 점심도. 

갑자기 눈물이 핑 돌면서 도대체 뭘 하려고 애가 이렇게 밥도 못 먹고 이 늦은 시각에 잠도 못 자고 병든 닭마냥 꾸벅꾸벅 조나 싶어서 현타도 오고 그냥 소리없이 눈물만 뚝뚝 떨구고 있는데, 어느새 목 아파서 깬 행맨이 비몽사몽간에 깬 루스터 보고 꿈인줄 알고 "루....보고싶어..." 이러고 다시 고개 떨구고 자는거야. 그래서 루스터가 갑자기 빡쳐서(행맨한테 화난건 아니고 그냥 이 현실이 빡쳐서) 나 꿈 아니야!!! 이러고 행맨 껴안고 이마며 코며 뺨 목덜미 그리고 입술까지 입술도장 쾅쾅 찍어줬으면

행맨 자다가 뭔 봉변 당한것마냥 어? 어어...?? 루? 언제왔어? 잠 덜 깨서 갈라진 목소리로 허둥대면서 루스터 눈물 닦아주다가 백키로 불곰 품 안에 꽈악 껴안겨서 그냥 키스나 받았음 좋겠네

그 뒤로 루스터는 아득바득 진급하려고 더 이상 애 안 쓰고 그냥 국내에 머물면서 행맨 내조나 하기 시작함 본격적인 키링알파 시작인데 뭔가 짐 내려놓고 보니까 기분도 홀가분해져서 원래 주말이면 밀린 잠 자기 바빳는데 이제 바쁜 일도 없겠다 아침에 일어나서 정원 잔디 깎고 물 주고 바닥 물걸레질하고 청소기는 우리 행이 자기 깰까봐 못 함. 그리고 행맨 일어나면 먹일 아점 준비했다가 행맨 일어나면 아점이나 대령하겠지 행맨도 루스터 덕분에 푹 패였던 뺨에 살살 살 차오르면서 뽀둥해지는데 얼마전까지 처연밀프였다가 뽀둥해지니까 옛날 행맨 시절 생각나면서 루스터 함박웃음 짓겠지 



둘이 자낮하다가도 그냥 둘만 있으면 너무 좋아서 장애물 같은건 생각도 안 나고 그냥 이 일상이 소중하다는걸 깨닫는 루행쀼였으면



루스터행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