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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01 2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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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리 생일 이후에 둘이 뚝딱거리면서 처음으로 며칠 동안이나 싸우지도 않고 조금 풀어진 분위기 이어가면서 간지러운듯 어색한듯 지내는데 마침 바비 생일이 돌아옴. 저번엔 급한 출장 잡혀서 둘이 같이 못 있었는데 이번엔 바비도 크게 바쁜 일이나 출장 잡힌건 따로 없는 것 같고... 아침에 슬쩍 물어보니까 오늘 거래처랑 회식이 있다는데 바비가 "그건 왜..." 하다가 뭔가 깨달은 듯이 페리 눈치 좀 살피더니 "좀 일찍... 나와볼게." 할듯. 페리 저 대답이 뭐라고 가슴 간질거리는 것 같아서 아무렇지 않은척 뒷목 만지작대다가 넥타이만 의미 없이 풀었다 조였다 하고는 "그럼 이따봐." 하고 바비 얼굴도 안보고 먼저 나감. 바비랑 더 있으면 괜히 이상한 말 튀어 나올 것 같아서...
둘이 결혼하고 처음 맞는 바비 생일도 아닌데 요즘 말랑해진 분위기에 페리 좀 설레기도 하고 그래서 ㅋㅋㅋㅋ 이것저것 준비 많이 했을 것 같다. 처음으로 어떻게든 일 빼고 회의도 미루면서 반차도 내고 꽃다발에 생일 케이크도 미리 주문 넣어 놓고 바비가 좋아하는 와인도 사들고 일찍 들어 와서 요리도 했겠지. 바비 회식 있다니까 핑거푸드로 분위기만 낼 정도로 간단하게... 케이크 찾아오면서 옆에 있던 파티용 장식품들 충동적으로 집어들어서 사왔는데 'HAPPY BIRTHDAY, SWEETY' 적혀 있는 알록달록한 가렌드며 풍선 같은걸 보니까 이것까지는 좀 너무 과했나 싶어서 ㅋㅋㅋㅋ 낯부끄러워진 마음에 그냥 서랍장에 고이 넣어놨을듯 그리고 꼬깔 모자 하나만 살짝 빼놓음. 꼬깔 쓴 바비 보고싶은데 분위기 타서 이야기해보면 혹시 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씻고 혼자 간단히 저녁 먹고는 선물이랑 케이크 세팅 다 해놓고 나름 분위기 잡는다고 촛불도 켜놓고 바비 기다리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바비가 올 생각을 안하는거. 처음엔 회식이 길어지나 싶다가 점점 밖이 어둑해지는거 보고 초조해져서 다리만 달달 떨겠지. '혹시 무슨일 생겼나?' 하다가 '오는 길에 사고같은거라도 당한거 아냐?' 하는 생각 들자마자 벌떡 일어나는데 그순간 바비한테서 전화 걸려옴. 페리 흠흠 하고 목 가다듬고 기다린티 안 내려고 벨소리 세 번 울릴때까지 꾹참고 전화 받아서 "야 너 지금.." 하고 말꺼내려는데 저쪽에서 바비 대신에 당황한 바비 비서 목소리 들려올듯. "이사님이 많이 취하셨어요." 하고.
겉옷만 겨우 걸쳐입고 바비 데리러 가는데 좀 빨리 들어오겠다는 말 한마디에 설렜던 자기가 바보같아서 허- 하고 헛웃음 나올듯. '그래 그동안 왠일로 잠잠하다 했더니... 이런 식으로 사람 뒤통수를 쳐?' 하면서 치밀어 오르는 화 참으면서 비서가 보내준 지도에 적힌 레스토랑으로 가는데 식당 앞에서 거의 몸도 제대로 못가누고 팀원들한테 기대어 있는 바비 발견하겠지. 페리 남한테 안겨있다시피 한 바비 보고는 더 화 치밀어 올라서 입술 한번 꾹 물고는 축쳐진 바비 당겨서 자기쪽으로 끌어올듯. 비서가 페리 따라오며 바비 가방 챙겨주면서 다급하게 "그.. 아까부터 빨리 들어가야 한다고 하셨는데 거래처 분들이 생일이라는거 알고 자꾸 잡으셔서... 이상하게 오늘따라 이사님 기분이 좀 좋으셨는데 그래서 평소보다 빨리 취하신 것 같아요.." 하겠지. 근데 페리 바비 안아들고 옆좌석에 앉히느라 정신없어서 들리지도 않음. 어느새 잠든 바비한테 안전벨트까지 꼼꼼하게 채워주고 자기 겉옷 벗어서 덮어준 다음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는 비서한테 고맙다며 눈인사하고 집으로 돌아갈듯.
집에 도착해서 바비 안아들고 들어와서 소파에 앉히는데 그순간 스르륵 눈 떠서 "페리..?" 하는 바비겠지. 술냄새 폴폴 풍기는 바비한테 화부터 내려고 준비중이었는데 눈 깜빡이고 몽롱하게 일어나서 자기부터 찾는, 평소완 좀 다르게 풀어져서 순둥해진 바비 얼굴 보니까 화나는 대신에 허파에 바람찬듯이 웃음부터 새어 나올 것 같아서 또 입술만 꽉 깨물어대는 페리임. 아무 말 없는 페리 보고 화났다고 생각했는지 정신 없는 와중에도 아래에서부터 눈 맞춰오면서 "화나써?" 하고 혀 짧은 소리로 물어오는게 주정뱅이 같은데 또 귀여워서 어이없음. 페리가 못참고 픽 웃으니까 따라서 같이 베시시 웃는 바비 얼굴 보고 이게 뭔가 싶어서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는데 자기 옆에 앉으라며 소파를 톡톡 거리는 손길에 또 홀린듯이 바비 옆에 앉는 페리겠지.
"어... 내가 일찍 온다고... 오려고.. 했는데.... 그게 맘대루 안되더라? 나는 일찍 간다고 했거든? 근데 너두 알자나 일어날수가 없써... 그치만 나 오늘 생일이자나.. 그니까 니가 좀 봐줘..." 페리 앉자마자 얼굴 답싹 잡아오면서 변명이라고 열심히 말하는데 의지와는 달리 술 취해서 다 풀린 혀로 웅얼거리며 말하게 되는 바비라 평소와는 다르게 좀.. 과한 귀여움에 '시발 얘가 지금 날 죽이려고 작정했나' 하고 가슴 부여잡는 페리일듯 ㅋㅋㅋㅋㅋㅋ 그러다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게슴츠레한 눈 번쩍 뜨더니 "뭐야 내 생일이잖아... 너는 선물도 없써?" 하고 새초롬하게 물어오겠지. 아니 지금 자기 생일이라고 내가 이것저것 다 준비해놨구만 누구 때문에 이러고 있는데 싶어서 또 "허-" 하고 웃으니까 "나... 선물로.. 노래.. 생일 노래 불러줘" 하는 바비일듯. 페리가 다른 선물 있다고 가져다 준다고 일어나려는데도 투정 부리듯이 "으으응" 하더니 (페리 얘 술주정이 원래 이랬어? 하고 식은땀 났음) 페리 목덜미에 고개 파묻고 살랑살랑 고개 저어대면서 "나도 네 생일에 노래.. 불러줬잖아 너두 해줘야지" 하고 막무가내로 졸라대는 바비라 ㅋㅋㅋㅋ 페리 목까지 다 발개져서 쩔쩔 매면서 결국 서툴게 생일 축하 노래 부르겠지. 바비 페리 품에서 노래 얌전히 듣다가 다 끝나고 고개 들어서 어쩔줄 몰라서 아무말도 못하고 있는 페리랑 눈 맞추더니
"너 진짜루... 노래 못한다...." 하고 빵터지는거 ㅋㅋㅋㅋㅋ 페리는 이제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이 목까지 다 빨개진 얼굴이겠지. 근데 또 페리 얼굴 보고 바비 웃더니 "너 진짜루 노래 못한다..." 하고 고장난 곰인형처럼 계속 그 말만 반복하는거 ㅋㅋㅋㅋ 페리 바비 어린애처럼 웃는 모습 보고 시선 꼼짝 없이 사로 잡혀가지고 아무말도 못하고 홀린듯 계속 듣고만 있는데 한 다섯번째쯤 들으니까 얘가 날 놀리나 싶고... 그래서 "야 그러니까 내가 안부른다고...!" 하고 발끈하려는데 바비가 페리 볼에 살짝 손 올리고 자기 보게하더니 "너 진짜루 진짜루 노래 못하고... 너무 귀여워.... 사랑스러워..." 하고 페리 입술 먼저 물어오겠지.
바비랑 입술 맞대고 있으면서도 지금 뭘 들은건지 버퍼링 걸렸다가 급하게 입술 다시 찾아물며 "으응.."하고 나른한 소리 내는 바비 소파에 눕히면서 옷 벗기는 페리.. 알싸한 알콜향 전해지듯 서로에게 취한 둘과 최고의 생일 선물을 받은 바비일듯.
그리고 꼬깔 모자는 결국 페리가 씀
슼탘 페리바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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