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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16 23:51



타고난 본성에다가 경험치까지 더해져 자존감이 지독히도 바닥인 매버릭이 보고싶다. 그래서 사람들이 좋다고 다가와도 그 진심이 믿기지도 않고, 믿을수도 없을거야. 그래도 그 조그만 틈을 뚫고 딱 한명 사귀어봤는데 그마저도 오래가지 못해 사실상 아무도 사귀어보지 않았다는 게 더 맞는 말이겠지.
차라리 이정도만 했어도 이 성향이 그대로 드러나서 어떻게든 또다른 이가 두드리고 또 다른 이가 두드리는 게 반복되었겠지만 우습게도 감추고 싶은 마음에 부자연스럽게 더 반대로 구는 척 할거야. 덕분에 매버릭은 오래도록 단순하다라고 생각이 들정도로 지멋대로 구는 사람처럼 잘못 파악되고 있었겠지. 하필 그 동안 그 마음 그대로 내보일 수 있는 유일한 존재였던 구스마저 그렇게 떠나가버렸으니 매버릭은 더더욱 그렇게 지내고 있었을거야.
아이스가 없었더라면 말이지.




..............이번주 주말엔 꼭 비워놔. 저녁먹자.
...........약속있어.
.............누구랑? 누구든 간에 내가 선약 아니야? 한달전부터 계속 말해왔는데.




물끄러미 서서는 매버릭을 바라보는 아이스의 목소리엔 일말의 동요도 없었지. 수도 없는 제안과 거절, 그래도 이 녀석을 포기할 수 없는건 그냥 마음이 시키는 일이어서 그럴거야. 구스를 잃은 이 녀석의 마음을 들여다보고 싶다는 생각 하나가 이렇게 아이스의 마음을 단단하게 만들었지.




............아이스. 지난번부터 분명히 말했지만 나는-
.............저녁 한끼 하자고. 대단히 뭘 하자는것도 아닌데. 많이 어렵나?
..................어. 많이 어려워.





철옹성같은 녀석의 마음을 흔들리게 할 그 틈 하나도 못찾겠어. 아예 작정하고 내주지 않는데 어디가 입구인지도 모르겠지. 아이스는 짧게 한숨을 내쉬었고 매버릭은 그런 아이스를 쳐다보지도 않고 그대로 뒤로 돌았지. 버릇처럼 따라가려는 데 누군가가 어깨 위로 손을 턱, 올렸어.
아이스가 고개를 돌리자 슬라이더가 서 있었지. 잠깐 나좀 봐. 고개를 까닥하고 불러내는 슬라이더의 눈빛이 조금 진지했어.





...........지난 번 말이 있고 나서 계속 지켜보고는 있었는데-
..............괜찮아, 슬라이더. 이런 걸로 내가 상처받지는 않으니까 너도 조언해주는거라면-





일단 다른 동기들의 눈에는 단순히 친한 친구를 잃은 사고뭉치 녀석 하나를 기수 리더로서 달래주고 위로해주는걸로 보이고 있다는 건 알아. 
그럼에도 슬라이더에게만큼은 정말 밑바닥에 숨겨둔 감정정도는 말해줘야 할 것 같았지. 나 그녀석 좋아해. 꽤 됐어. 대단한 수식어구를 붙이지 않았지만 그 짧은 두 문장으로도 슬라이더에게만큼은 매버릭을 향한 아이스의 감정이 제대로 표현됬을거야. 실제로도 그렇게 되었지. 슬라이더의 반응을 보아도 그랬지. 말도 안된다는 표정을 짓고 잇으면서도 입으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지. 그저 고생하겠네, 약간의 위로가 섞인 말정도 들었을 뿐이야. 그게 2주전이었으니 지금와서 아이스의 이런 행동을 말리려고 불러냈을것 같진 않았지. 그러기엔 꽤 시간이 흘렀잖아. 그리고, 그런 말을 듣는다고 해서 감정이 멈춰질 일도 아니고 말이지. 




...........구스의 유품을 정리하다가 발견한게 있어. 서랍안에서 찾았는데......
...........이미 다 가족들에게 인계된거 아니었어?
............개인적인 건 그렇지. 근데 d-3군서류에 비밀유지서약한 서류가 있더라고.
...........d-3이면 가족에게 인계하기도 그렇고, 군에서도 대단한 비밀서류는 아니니까 알아서 폐기나 소각처리하면-
..........매버릭과 한......것같은 낙서가 있어서 말야. 너도 알다시피 그녀석 둘이 약간 여자애들처럼 놀고 그랬잖아. 쪽지도 보내고, 마주보며 공부하다가 서로 할 말 있으면 아무 종이에다가 낙서해서 주고받고. 
....................듣고 있어.
.............거기에 너에 대한 얘기가 있어서 말야. 





슬라이더가 종이 한장을 내밀었지. 아이스가 얼떨결에 손을 내밀어 종이를 받아들었지. 구스의 이름과 비밀유지조항에 사인한 흔적과, 프린트된 조항들이 정갈하게 적혀있었지. 그리고 그 나머지 여백에 글씨체가 여실히 다른 두 사람의 필체가 써 있었어. 매버릭의 필기노트를 한번 본적 있던 아이스의 눈썰미로 보아 둥근 것이 매버릭것이었지. 




[...........그녀석이 날 좋아할 리가 없잖아]
[..........어째서? 내 눈에는 백퍼야 매브.]
[..........여자친구 있잖아. 몇 번 얘기들었어]
[.........지금은 없을걸. 헤어졌다고 한게 3개월전인데 그 뒤로는 못들었어. ]





[.........걘 헤테로야. 구스. 평생 여자만 만나봤을거라고. ]
[.........그러다 니가 나타난거지. 그럼 그럴 수 있어.]
[.........뭐라는 지 모르겠다 나는.]
[...........얼마든지 게이가 될 수 있다고. 너도 아이스한테는 그러잖아.]
[..............난 그냥 아이스가 좋은거고.]
[...........그 녀석도 그냥 니가 좋은거일수도 있잖아. ]








아이스매브 


 
2024.06.17 00:23
ㅇㅇ
모바일
어름아 얼른 매브한테 뛰어가라
[Code: 9639]
2024.06.17 00:26
ㅇㅇ
모바일
아이스가 없었더라면 말이지.<-이 말은 아이스가 매브 자존감 꽉꽉 채워준단거겠지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아 지금매브는 너무 안쓰러워서 답답한정도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아이스야 얼른 매브 둥기둥가해줘라ㅠㅠㅠㅠㅠㅠ
[Code: f8e0]
2024.06.17 01:02
ㅇㅇ
구스가 이어주는 인연이다ㅠㅠㅠㅠ 꽉 붙잡아라 어름아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b2e]
2024.06.17 02:17
ㅇㅇ
모바일
매브 너무 안스럽고 맘아프다 ㅠㅠㅠㅠㅠㅠ아이스 이제 매버릭 마음 알았으니 계속 매버릭 마음 두드려보자 ㅠㅠㅠㅠㅠ센세 어나더 주실거죠? 기다릴게요 ㅠㅠㅠ
[Code: e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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