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절부절못할 것 같은게 정우덩 진짜 웬만해서는 화내는 일 없고 ㅡ3ㅡ 이렇게 꿍얼대거나 뭣이~! 알았어요... ._.) 멍청이라구...? (삐죽) 하는 정도일 것 같아서
그런 애가 쎄하게 정색할 정도면 이명헌이 정말 제대로 잘못했을 것 같은 데다가 우성이 화나면 더 이상 길게 말 안 하고 차가운 얼굴로 머리 식히러 나가 버릴 것 같단 말이지
원래 안 그러던 사람이 화나면 더 무서운 법이잖어 평소에는 자기가 조금만 짜증내면 눈물 핑 고여서 잘못했다고 시무룩하던 애가 그 예쁜 얼굴 차갑게 굳히더니 말없이 차키 들고 나가 버리니까
그 동요 없는 이명헌이 어떡하지 이런 경우 처음인데 어떻게 해야 하지 우성이랑 이렇게 끝나면 어떡해? 안 돌아오면 어떡해 미국에도 집 있는 앤데 이대로 연락 안 받고 떠나 버리면 어떡하냐고 패닉에 빠져 머릿속 엉망진창될 거 생각하니까 넘... 좋다... 뭔가...
우성이는 워낙 바르게 자란 애라 화난 상태로 대화해 봤자 서로 감정만 상할 것 같아서 운동 코스나 돌다가 친구나 팀메이트 만나서 맥주 한 잔 하고 감정 가라앉히는데 그 몇 시간 사이에 이명헌 정신 나가서 핸드폰 들고 덜덜 떨다가 슬리퍼 신고 뛰쳐나갔다가 애 보자마자 내가 잘못했어 미안해 한 번만 기회를 줘 눈물 쏟는 거 보고 싶다 근데 진짜 보고 싶은 게 뭐냐면 우성이가 그 말에 바로 풀어지지 않고 한동안 차갑고 무뚝뚝한 상태가 지속됐으면 좋겠음; 왜냐면 한 번씩 후회수 이명헌이 너무너무 땡겨서; 제일 맛도리인 건 애가 딱뚝콱 운동부 주장으로만 살아 와서 후회해도 어떻게 만회해야 할지 감을 못 잡아 존나 뚝딱거릴 것 같다는 거야 우성이는 뭘 좋아하더라? 머릿속이 하얘져서 하나도 생각이 안 나 내가 이렇게 먼저 애정 표현하면 항상 입꼬리 풀어져서 웃음 터트렸는데 눈도 잘 안 마주치네 우리 전에 싸웠을 때는 어땠었지... 항상 우성이가 울면서 미안하다고 해서 모르겠어... 하고 고장나는 농구로이드 보고 싶다고

우성명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