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해서 말랑뽀송해보이는거 보고 루스터 아련해지는거 보고싶다 파병시절 때나 볼 수 있었던, 태닝 안 된 피부인데다가 깔끔하고 가지런히 정리되서 얄쌍한 뒷덜미 잘 드러나서 루스터 눈 시커매지는거. 브렛 보느라고 둘 다 육아휴직 하고 집에만 있느라고 바빠서 행맨 운동도 못 하고 태닝은 꿈도 못 꾸고 당연히 그루밍은 신경 못 씀. 둘이 신혼일 때는 집에서조차 깔끔떨면서 홈웨어도 예쁜것만 입고 그랬을듯
근데 브렛 태어나고 그런거 다 불가능해졌겠지. 머리 다듬지도 못 하고 덥수룩 하게 자란거 보고 어느날 행맨이 너무 관리를 안 했나? 머쓱해지는거지. 거울 보니까 머리는 자라서 귀 뒤로 넘어갈 지경이고, 뒷머리는 길어서 바깥으로 뻗치고 있었음. 옷은 뭐, 당연히 분유 얼룩이며 브렛에게 이유식 먹이다 흘린것도 묻어있고 브렛 먹이면서 자기도 먹으랴 음식이 코로 들어가는지 입에 들어가는지도 모를 지경인 바람에 당연히 엉망이었지. 너무 신경을 안 썼나. 머쓱해진 행맨은 루스터에게 브렛을 맡기고 머리를 자르러 갔음. 루스터는 곱슬이라 자라도 자기처럼 기장이 눈에 띄게 자라지 않는 편이었거든. 



돌아온 행맨이 오랜만에 짧아진 머리가 어색해서 뒷덜미 살살 매만지면서 현관문 열고 들어오는데, 잠재운 브렛 품에 안고 둥가둥가 하고 있었는데 행맨이 돌아옴. 브렛 안은채라 조심스럽게 다가가겠지. 브렛 안 깨게 작은 목소리로 행이,왔어? 하고 반겨주는데 뭐 애가 머리 자르러 간다고 했으니 머리 잘랐겠지 서비스로 앞머리 소라빵 구워 왔으려나ㅎㅎ 하고 쳐다보는데...아니 크로와상을 구워 오긴 했는데.....



"왜, 뭐 이상해?"
"어?"



루스터 너무 놀라서 브렛 안은채로 후다닥 달려가서 이렇게 말함.



"햐...자기야 왜 이렇게 어려졌어!"



루스터가 브렛 껴안은채로 행맨 돌려세워서 뒷모습 확인하는데 길었던 뒷머리가 싹뚝 잘려나가있는거지. 뭐 자르고 온다고 했으니 자른게 뭐 이상할 일은 아닌데 매날 




이렇게 자갈치 공주이던 애가 머리를 싹뚝 자르고 나타나서 








이렇게 되니까 뒷덜미가 확 드러나면서 태닝 빠지고 뽀얀 뒷덜미 드러나는거지. 아니 집에서 맨날 하루종일 보던 뒷덜미인데 머리 좀 잘랐다고 이렇게 꼴릴 일인가 싶음. 휴가 내기 전보다 뒷머리 더 짧게 친 머리 너무 귀엽고 드러난 뒷덜미는 뽀송하고...근데 아무것도 모르는 행맨이 말간 얼굴로 다가와서 자기 없는 동안 브렛 재우느라 수고했다면서 다가와서 뺨에 버드키스하고 사라지는게 또 너무 귀엽고 예뻐서.... 브렛 한 팔로 안고 나머지 한 팔로 돌아서는 행맨 팔 끌어안고 홱 잡아당겨서 키스나 했음 좋겠네

영문 모를 얼굴 하면서도 순하게 끌려와서 순순히 입 벌려주고 키스하는 행맨 때문에 약간 억울해지기까지 하는 루스터였으면. 날카롭고 삐죽삐죽 가시 세우고 바리게이트 세우고 바운더리도 엄청 좁던 애가 연애하고 나서는 순둥이가 되더니 이젠 아예 말랑이가 되버려가지고서는 뭐 할 말있어? 묻지도 않고 그냥 푸스스 웃으면서 입 벌리고 저를 마주안아 껴안아오는게 좋아서 분위기 안 망치려고 속으로 사수생각...사수생각...하면 어떡하냐 포근포근하고 말랑말랑한 분위기 망치기 싫어서 눈치없이 자기주장 하는 리틀 루스터 잠재우느라 속으로 애국가나 부르는 루스터랑, 여름 다가오는데 뒷머리 확 쳤더니 시원하고 좋아서 기분 좋은 행맨이였으면





루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