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98538049
view 4875
2024.06.29 09:40

 

 

 


센티넬 너붕과 그를 혐오하던 가이드 다임이 후회하는 거



https://hygall.com/598152611

2 https://hygall.com/598241333



 

 

 

 
재생다운로드60d8e168715b4d14eaeaadc1d69b634b.gif

 

 

 

허니는 자신을 향해 달려오는 남자를 보면서도 멍하니 서 있었다. 환각인 걸까? 허니는 여전히 믿지 못한 채 들고 있던 라이플까지 자갈 위로 떨어트렸다. 그 남자는 몇 초간 품에 허니를 꼭 안더니 손으로 그녀의 얼굴을 매만졌다. 

 

“허니, 너 왜 여기 있어!”

“..벤... 진짜 베니야?”

“너 얼굴이 왜 이렇게... 이 상처는 또 뭐야, 왜 이렇게 마른 거야 너..!”

“정말로 벤이야?”

 

 

데이비드는 건물 밖에서 생겨난 소란의 근원을 찾기 위해 밖으로 나갔다. 다른 남자 품 안에 있는 허니를 보니 그의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졌다. 자신은 한 번도 보지 못했던 허니의 정말 순수한 웃는 얼굴이었다. 뭐가 그렇게 기쁜 건지 눈물까지 고인 채 환히 웃고 있는 그 얼굴이 데이비드는 짜증이 났다.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40129_132226910_14.gif
 

“지금 뭡니까?”

“.....아..”

 

허니는 서로 어루만지고 있던 손이 민망했는지 다시 내리며 머쓱 해했다. 데이비드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 심기가 불편한 것을 그대로 드러내었다. 벤 역시 그런 데이비드의 표정을 읽었는지 품에서 벗어나려는 허니를 놓아주지 않았다. 벤의 팔이 허니의 등을 단단히 붙잡고 있는 것을 본 데이비드는 헛웃음을 지어 보이며 그들에게 다가갔다. 손을 떼라고 말하려던 그 순간 뒤에 있던 무장한 군인들 중 한 명이 자신을 대위라고 소개하면서 다가왔다. 

 

 

“밀튼 대위입니다. 우리 팀 센티넬이 불쾌하게 했다면 사과하겠습니다. ...데이비드 하사. 이봐 벤. 그만. 그 분에게서 떨어져라.”

 

 

 

벤은 밀튼의 말에 군말 없이 허니를 품에서 부드럽게 놓아줬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상황인 건지 데이비드는 뒤에 있는 수장을 짜증이 난 표정으로 바라봤다. 

 

애초에 점령당한 고지는 브라보 소대 힘만으로는 절대 탈환할 수 없는 곳이었다. 적군의 수와 끊이지 않는 무기들에 오직 브라보 소대만으로 대항할 수 없다는 것을 안 ㅁㅁ집단의 수장은 CIA 정보원과 접선하여 추가적인 인력들을 보충했다. 미 육군 특수부대의 소수 정예들까지 더해진다면 그 고지를 다시 찾을 수 있으리라 판단한 그는 이미 데이비드가 오기 전부터 CIA와 거래를 했기에, 이미 도착한 그들을 겨우 데이비드가 다시 돌아가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다. 

 

 

“이 일은 이제 함께 해결해 나가는겁니다. 하사. 힘을 합쳐야 이길 수 있는 싸움이니까.”

“.....알겠습니다. 대위님.”

 

 

자신들도 모르던 인원들까지 보충이 됐다는 사실이 불쾌했지만, 더더욱 데이비드의 속을 뒤틀어 놓는 것은 허니가 벤에게 푹 안겨 맑은 웃음을 보였다는 점이었다. 뭐가 좋아서 저렇게 경계도 없이 실실 웃어 보이는지, 웃고 있는 낯에 속으로 불만을 내뱉는 그였다. 

 

험한 길로 이루어진 사막에서 점령당한 고지를 되찾는다는 것은 고된 일이었다. 그들은 추가적인 피해 없이 빠르게 작전을 성공시켰어야 했다. ㅁㅁ집단, 브라보 소대, 특수부대는 몇 번이고 작전을 다시 세우고 있었다. 

 

그저 명령만 따르면 되는 센티넬인 밖에서 나란히 앉아 허니와 벤은 11개월 만의 재회를 즐기고 있었다. 

 

 
재생다운로드9325e41f15a629e90304c193ee331ff6.gif
 

“다시 못 보는 줄 알았는데..”

“나도...”

“허니 왜 이렇게 얼굴이 상했어. 가뜩이나 마른 놈이.. 저 새끼들이 밥도 안 줘? 내가 지랄할까?”

“..아냐..잘 해줘... 나름.”

 

 

벤은 허니의 고개를 자신의 어깨에 기댈 수 있도록 하였다. 허니 역시 그의 손길이 익숙한 듯이 몸을 자연스레 맡겼다. 이런 둘의 다정한 모습을 막사 안에서 무심코 본 데이비드는 쥐고 있던 주먹에 힘이 들어갔지만, 이내 다시 집중하고 회의를 계속 이어 나갔다. 

 

 

“저 하사가 너 가이드지? 데이비드 다임이라는 새끼 말이야.”

“..어떻게 알았어?”

“다 아는 수가 있지.”

 

 

이곳에 도착한 순간부터 벤은 데이비드가 마음에 들지 않았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허니와의 재회를 아주 못마땅하게 지켜보는 시선을 알아챈 벤은 그것의 주인을 바라봤다. 허니의 허리에 두른 자신의 팔을 지금 당장이라도 비틀어거릴 것처럼 노려보던 데이비드의 표정을 보고 바로 그가 허니의 가이드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에 반해 허니는 그런 데이비드에게 눈길조차 제대로 주지 않는 것을 본 벤은 오히려 더 보란 듯이 허니를 감싸 안았다.

 
 

 

 

 

 

 
실험실.jpg

 

 

“오늘도 맞은 거야? 그러니까 왜 자꾸 반항해... 그러다 진짜 죽이면 어떡해..”

“어차피 쟤넨 우리 죽이지도 못해. 우리가 쟤네 밥줄이잖아. 개새끼들... 너도 많이 아팠지? 눈 엄청 부었어 너.”

 

얼굴 여기저기 멍과 피딱지를 달고 있음에도 허니의 짓무른 눈가를 아프지 않게 쓸어주는 벤은 걱정스레 그녀를 바라봤다. 얼마나 울고 소리를 질렀는지, 목이 다 상한 허니는 그런 벤의 따스한 손길에도 다 갈라진 목소리로 괜찮다며 그를 안심시켰다. 

 

허니보다 먼저 실험실로 끌려온 벤은 아이 중 가장 키가 컸고, 제일 반항적인 아이였다. 어떻게 해서든 자신들에게 고통을 주는 연구원들에게 엿을 먹여주겠다며 경비에게 두들겨 맞더라도 항상 깽판을 쳐놓는 반항아였다. 그에 반해 허니는 소심하고, 유약한 아이였다. 이런 성정을 가진 그녀는 다른 실험체 아이들에게 괴롭힘 받기 딱 좋은 상황이었다. 

 

 

“야 그만 징징거려. 하루종일 질질 짜기만 하네.”

“병신인가 봐. 하하.”

“너 지금부터 소리내면 진짜 죽인다?”

 

 

한 곳에 사춘기 아이들을 가둬놓고 돌아가면서 고문을 해대는 연구실에서 그 누가 예민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보고 있던 장난감을 뺏는다던가, 음식을 일부러 떨어트리게 한다던가 유치한 수준의 시작이었다. 하지만 점점 도를 넘어가는 수위에 보고 있던 벤이 주도적으로 허니를 괴롭히는 아이의 얼굴을 향해 발을 차는 것을 보고 울고 있던 허니의 눈이 커졌었다. 

 

 

 

“프로젝트는 폐기 되었으니, 오늘부로 실험실은 폐쇄할 겁니다. 모두 짐을 챙겨 정리하도록 하십쇼.”

 

그 이후로 둘은 연구실에서 가장 친한 친구 사이가 되었다. 거칠지만 옳지 않은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하는 벤과 반항도 하지 못하는 허니는 10년 이상을 서로에게 의지하며 고문과 실험을 버텨왔다. 그들의 미래가 어떻게 될지는 몰랐지만, 그렇게 인사도 하지 못 한 채 헤어질 거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허니-!”

“이거 놓으세요, 제발! 안돼,”

“놔 씨발! 죽여버리기 전에!”

 

 

 

 

벤과 허니는 끌려가는 와중에도 서로를 눈에 담으려 마취약으로 인해 쏟아지는 졸음을 이겨내려 안간힘을 썼다. 둘이 기억하는 서로의 마지막은 경비원들에게 붙잡혀 몸부림을 치며 점점 축 처져가는 처절한 모습이었다. 

 

벤은 꼼짝없이 폐기될 예정이었다. 끌려 나가는 순간까지도 발현되지 않았기에, 그는 능력 제어 장치도 하지 않고 트럭에 뒤편에 몸이 묶인 채 실패한 실험체 아이들이 모여 죽음을 맞이해야 하는 끔찍한 장소로 향하고 있었다.

죽는단 생각 때문인지, 벤의 내제되어 있는 생존 욕구가 폭발했던 도로 위에서 그는 처음으로 능력을 발휘할 수 있었다.

 

 

“자네가 벤 밀러군.”

 

살고 싶다는 욕망으로 인해 그는 주위의 에너지를 염력으로 화려하게 발현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의 폭발적인 파장으로 인해 그 도로가 일주일간 공사를 했어야 할 정도였다. 벤의 저돌적인 성격을 좋게 본 레인저 부대의 밀튼 대위가 그를 자신의 부대로 영입하였다. 

 

“프로젝트가 폐기되면서 너희의 목숨은 우리 손에 달려있다는 건 알고 있겠지. 나와 함께 한다면, 자네 시체가 소각장에서 태워질 일은 없을거다.”

 

어딜가도 죽는건 마찬가지라 생각한 그는 그렇게 밀튼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물론 특수부대의 삶은 죽을듯이 힘들었고, 정말로 목숨이 위태로운 일들이 많았지만, 벤은 센티넬 역할을 잘 해낸다면, 언젠가는 이렇게 자신처럼 군에 있는 허니를 만날 수 있을 거란 생각으로 정부의 무기로써의 삶을 버텨내고 있었다.

 

 

실험으로 탄생한 센티넬들은 마치 기계처럼 굴려졌다. 군에서 원하는 대로 그들을 쓸 수 있다는 조건으로 프로젝트가 폐기 되었기에 벤은 몇 달동안의 임무를 끝내고도 바로 극우 테러 집단의 점령지를 탈환하라는 명령을 받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가 피로를 버티고 사막의 추운 밤바람을 헤쳐가며 끝없이 걸어간 곳에는 허니가 멍하니 자신을 바라보고 있었다. 

 

 

“...베니..?”

 

 

 

 

 

 

 




 

 

 

회의가 왜 이렇게 길어지는지, 데이비드는 초조하게 시계와 밖을 번갈아 쳐다보면서 밀튼 대위의 말을 듣고 있었다. 이틀 뒤 새벽 5시에 천천히 매복된 적들을 벤의 부대가 선봉하여 정리하고 그 뒤를 브라보 소대가 따르기로 하였다. 극우집단의 보급로를 끊은 다음, ㅁㅁ집단이 기습하는 계획이었다. 몇 번의 검토 끝에 그들은 서로의 안전을 기원하며 회의를 끝냈다.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40129_132705884_19.gif

 

“허니.”

“.....지금 출발하나요?”

“아닙니다. 작전은 이틀 뒤 시작이고, 지금은 할 얘기가 있어서,”

 

재생다운로드67f522db9b23cd4b8736ddd8bbc47104.gif
 

“아직 우리 얘기 안 끝났는데?”

“..........”



재생다운로드316ac2583cc440034e4de8d07c611df7.gif
 

“아직 얘기 안 끝났다니까.”

 

 

데이비드에게 가려던 허니의 손목을 벤이 붙잡았다. 세 사람 사이에 아주 불편한 긴장감이 돌기 시작했다. 데이비드의 턱 근육이 조금 움직이는 걸 본 허니는 벤의 손을 부드럽게 떼어냈다. 

 

“미안해, 잠깐 얘기하고 갔다 올게.”

 

 
 

 

벤은 밤공기로 인해 차가워진 허니의 뺨을 살살 쓸어주었다. 따스한 손길과는 달리 그의 눈은 데이비드에게 노골적인 적대감을 드러내면서. 치기 어린 벤의 행동을 보자 데이비드는 헛웃음을 내뱉으며 허니를 데리고 건물 뒤편으로 향했다. 가는 내내 데이비드의 심기가 별로 안 좋다는 것을 느낀 허니는 어디로 데려가냐고 반문하고 싶었지만 입을 다무는 것을 선택했다.

 

근처에 아무도 없는 것을 확인한 데이비드는 숨을 고르고 허니를 바라봤다. 

 

 

“왜 그러세요?”

“...레인저 부대 센티넬 같던데, 아는 사입니까?”

“네. 왜요..? 알던 친구인데.”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40129_133146190_25.gif
 

“사적인 친분이 있다고 지금 시시덕거릴 땝니까?”

“..지금 그 얘기하려고 저 부른 건가요?”

 

허니가 버석해진 얼굴로 데이비드에게 되물었다. 데이비드는 대답하지 못했다. 자기 자신도 왜 허니를 데려왔는지 몰랐기 때문에, 미간이 조금 찌푸려진 채로 피곤하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는 그녀를 바라봤다.

 

 

“흠, 그건 아닙니다. 이번에 있을 작전은 위험하고 언제 완수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가이딩 시간을 늘려야겠습니다.”

“굳이 안 늘려도 되는데요. 제가 말씀드렸잖아요. 알아서 가이딩 약, 용량 지켜서 잘 복용하고 있다고,”

“그런 주사에다가 우리 소대의 운명을 맡기란 말입니까?”

“그럼 언제는 저 믿으셨어요? 저는 그냥 이용하는 도구 그 이상 이하도 아니었던 거 같은데요.”

한 마디도 지지 않고 서로에게 날 선 말을 내뱉는 둘 사이에 다시금 긴장감이 피어났다. 허니는 브라보 소대의 무기였다. 이 말은 반박할 수 없는 뼈 아픈 사실이었다. 데이비드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 그녀를 무기로만 생각했고 그렇게 대해왔던 자신의 과거가 스쳐 지나갔다. 

 

 

“제가 폭주 증상을 보이면 그때 늘리든가 하세요.”

 

미간에 힘이 들어간 데이비드를 귀찮다는 듯 허니는 지나쳤다. 데이비드는 벤이 그에게 빠르게 걸어오는 허니의 허리를 부드럽게 팔을 두르는 행동을 보자 턱의 근육이 눈에 보일 정도로 이를 악물었다.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40129_132949641_16.gif

 

‘저 어린 놈의 새끼가..’

 

 

 

 

 

 

작전 시작까지는 이틀이나 남았다. 군인들은 장비를 체크하거나,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휴식을 취하고 있었다. 센티넬인 벤과 허니는 뭐가 그렇게 재밌는지 서로의 얼굴만 보고도 웃음을 지어 보였다.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40129_133348099_04.gif

 

“저렇게 웃으니까 꼭 제 나이 같아 보입니다.”

“..뭐라고 했나, 상병?”

“아..허니 비 말입니다. 한 번도 웃는 걸 본 적이 없었어서 ...”

“자네 장비나 신경 쓰는 게 좋을 거 같군.”

“아, 옙! 알겠습니다.”

 

벤과 허니가 붙어있는 모습을 본 빌리가 보이는 사실 그대로를 서술하였다. 요새 복잡한 데이비드의 심리를 알 리가 없던 순진한 빌리는 쏘아붙인 그의 대답에 눈치껏 입을 다물었다. 허니가 누군가와 이렇게 길게 대화를 나누는 모습은 브라보 소대 그 누구도 보지 못 하는 광경이었다. 그것도 저렇게 환히 웃으면서 즐겁게 얘기하는 모습을 말이다.

 






재생다운로드a4b2c7a64b9cbe5616c27d5ed1180ce2.gif

 

“이틀밖에 안 남았지만, 그전까지는 우리 이렇게 같이 있을 수 있겠지?”

“임무가 끝나도 우리 어떻게든 다시 만날 수 있을 거야. 서로 부대도 알잖아 이제는.”

“글쎄..연락하게 해줄까?”

“못하게 하면 내가 지랄해서 어떻게든 해볼게.”

 

“베니. 그 우리 방 천장 기억나?”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40324_023625652.gif
 

“갑자기?”

“아니..그냥. 그때는 밖에 나가본 적도 없었고. 어떤 여자 연구원이 불쌍하다고 우리한테 야광 별 스티커 몰래 줬었잖아. 너랑 나랑 그거 한 장 나눠서 방 천장에 붙이고..

여기는 새벽이어도 이렇게 별이 잘 보이잖아. 그때는 우리가 평생 그 색이 다 바랜 별 스티커만 볼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라도 보잖아.”

 

둘은 새벽하늘을 바라보며 조잘거렸다. 과거의 추억을 떠올린 허니는 새벽임에도 보이는 별들을 보고 나직하게 말했다. 회상하며 대화하는 벤과 허니의 퍽 다정한 모습에 다임은 혀를 찼다. 

작전이 시작되기까지 대략 35시간이 남았다. 그 시간 동안 밴과 허니는 삭막한 사막에서 꼭 붙어 다니기 시작했다. 데이비드는 속에서 끓어오르는 알 수 없는 이유로 심기가 거슬렸다. 왜 이렇게 속이 뒤틀리는지 애꿎은 베크위드만 욕을 먹었다. 데이비드는 약속했던 가이딩 시간이 되자 허니가 있는 텐트로 향했다. 

 

 

“지금 뭐 하는 겁니까!”

 

텐트 안에서 서로 마주 앉아 허니의 팔에 조심스레 가이딩 주사를 놓으려는 벤의 모습을 본 데이비드는 버럭 소리를 질렀다. 갑작스레 소리친 데이비드로 인해 허니가 움찔하자 주삿바늘이 살과 함께 딸려 나오면서 상처를 내었다.

 

“아..”

“괜찮아? 미안해. 피 난다.” 

“아냐. 안 아파.”

주삿바늘이 꽤나 굵은 편임에도 허니는 아주 작게 신음을 흘려보낼 뿐, 크게 내색하지 않았다. 그런 모습에 벤은 과거, 작은 자극에도 소스라치게 놀라던 허니가 이렇게 건조한 반응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고통이 있었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 벤은 고개를 돌려 무섭게 데이비드를 노려보았다.

 

 

재생다운로드b00414010b9ab944405cd8a7dbc6f197.gif
 

“뭐야 당신. 하사라고 이렇게 여길 막 들어와도 돼?”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40129_133348099_14.gif
 

“당신은 허니의 가이드가 아니잖습니까. 그리고 예의를 지키십쇼. 저는 하사로써,”

“나 군인 아닌데? 내가 당신 부하도 아니라고. 지랄하지 말고 꺼져 여기서. 당신 때문에 허니 다친 거 안 보여?”

 

험악해진 분위기에 허니가 둘의 눈치를 살피었다. 왜 이러냐는 듯이 허니는 벤의 팔을 붙잡았지만, 그것이 오히려 데이비드를 자극시켰다. 

 

“정해진 가이딩 시간이니, 당장 나가십쇼.”

“싫다면?”

“벤, 왜 그래..! 하지마. 미안해. 응?”

 

 

누가 누구한테 사과를 하는 건지, 데이비드는 벤의 멱살을 잡고 억지로 일으켰다. 갑작스레 벌어진 일이었다. 갑자기 멱살을 잡힘에도 불구하고 벤은 오히려 자신의 능력을 이용하며 적대감을 가감 없이 드러냈다. 힘을 조금씩 풀면서 주변에 있던 물건들이 조금씩 흔들리며 그로 인해 생긴 진동이 텐트 안에 울려퍼졌다. 

 

“어딜 감히..”

“내가 여기서 당신 하나 못 죽일 거 같지?”

“벤 그만해! 미쳤어? 하지 마!”
 

 

허니가 억지로 둘 사이에 끼어들어 떨어트려 놓았다. 겨우 떨어진 둘은 으르렁거리며 서로를 노려보았다. 둘의 화가 절대 소강하지 않을 거란 걸 안 허니는 벤을 진정시키며 그를 밖으로 끌고 나갔다. 

 

 
 

“야 너 왜 그래! 그러다 너..너 진짜 다시 끌려갈지도 모른다고. 미쳤어?”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40324_023358207.gif
 

“허니. 저 새끼들이 너 사람대우도 안 해줬던 거 내가 모를 거 같아? 특히 저 가이드란 놈. 좆같이 마음에 안 들어.”

“내가 뭘 어떻게 해 그러면. 실험실하곤 달라 이제. 반항하면 폐기될 거야. 다른 애들처럼..! 그러니까 제발 참아.”

 

 

벤을 겨우 진정시키고 억지로 돌려보낸 허니가 지친 기색으로 텐트로 들어왔다. 화난 채로 자신을 보고 있는 데이비드는 못마땅한 한숨을 내쉬었다. 

 

 

“지금 제가 저 사람이 했던 행동 상부에다 보고하면 어떻게 될 거 같습니까?”

“...할 생각 추호도 하지 마세요.”


재생다운로드KakaoTalk_20240130_040307604.gif
 

“하. 앉으십쇼. 가이딩할 시간입니다.”

“됐어요. 주사 맞아서 85%까지 채웠으니까.”

“여기까지 와서 허니 당신 어리광 봐줄 생각 없습니다.”

“80% 이상만 되도 안정적이라고-”

“앉으십쇼. 마지막 기회입니다.”

“..됐다구요. 나가주세요.”

“이 다음은 말로 안 합니다.”

“당신한테 가이딩 받기 싫다고요.”

“앉으라고.”

 

 

격식을 차리지 않은 반말로 자신의 좋지 않은 기분을 그대로 드러내는 데이비드의 말투에 허니는 조금 떨리는 손을 뒤로 감추고 그의 옆에 앉았다. 숨 막히는 침묵 속에서 허니는 조용히 데이비드가 내민 손을 붙잡았다. 

 

“90% 채울 때까지 안 갈 겁니다.”

“...갑자기 왜 이러시는 건지 전 도통 이해가 안 가네요.”

“저는 소대원들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것뿐입니다. 어리광 부리지 마십쇼. 받아줄 여유도 없으니”

“제가 언제 어리광을,”

“가이딩 거부하는 거 일종의 시위 아닙니까? 예전에는 모두가 당신을 센티넬이라고 떠받들었는데, 여기에 오니 모든 게 당신 마음대로 안 된다고 생각하면서 지금 불만 표현하는 거 아니냔 말입니다.”

 

“......저는 평생 그런 대우 받은 적도 없고, 바란 적도 없어요 나는. 하사님 가이딩보다 주사가 훨씬 더 저한텐 편해요 이젠. 그러니까 이제 이러지 마세요.”

 

“제가 그 사람을 보고하길 원한다면 그렇게 행동해도 좋습니다. 그깟 예의 없는 센티넬 하나 쫓아내는 건 일도 아니지 않겠습니까?”

“.........”

“10분 더 진행하겠습니다.”

벤의 이야기를 하자 허니는 또다시 입을 다물었다. 최근 반항 아닌 반항을 하던 그녀가 보이는 순순한 태도에 데이비드는 어이없다며 코웃음을 쳤다.

 
 

‘그 건방진 새끼가 뭐라고 이렇게 순순히 있는 건지.’

 


 

“당신은...”

“.......”

“당신은 정말... 오만하네요..”

“센티넬이라고 해서 내가, 우리 소대가 당신의 요구를 들어줘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내가. 바로 내가 당신의 그 머저리 같은 치기 어린 친구라는 사람을 참아주고 있는 겁니다.”

“.........”

“당신이 계속해서 이렇게 협조적으로 나오지 않는다면 억지로라도 가이딩을 할 겁니다.”

“.........허.”

“그저 같잖은 이유로, 가이딩을 거부하는 당신의 이기심으로 인해, 우리 모두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합니다.”

 

 

 

데이비드는 어떻게 해야 남을 상처를 주는지 정확히 알고 있었다. 그의 뒤틀린 기분은 더욱더 허니의 가슴에 비수를 꽂히게 만들었다. 기어코 가이딩 수치를 90%까지 올려놓은 데이비드는 만족스러운 듯 팔찌를 확인하였다. 허니는 그 수치를 확인하자마자 붙잡고 있던 손을 빠르게 거두었다. 데이비드는 텐트를 나서면서 마지막으로 허니의 가슴을 후벼팠다. 

 

“당신은 이기심으로 내 소대원을 사지로 내몰지 마십쇼.”

 

 

 

 

 

벤은 몇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텐트에서 나오는 허니를 보고 빠르게 그녀에게 다가갔다. 누가 봐도 운 듯이 약간 벌게진 눈가를 들킬까 허니는 눈을 비볐지만, 벤은 눈치를 채고 데이비드를 개새끼라고 욕했다. 

 

다음날 데이비드가 다시 허니를 찾아왔을 땐 허니가 스스로 가이딩 수치를 100%로 만들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 그녀의 침대 아래에는 여러 개의 약병들이 나뒹굴고 있었고, 주사기가 베개 옆에 놓여있었다. 

 

 

“하사님이 원하는 대로 끝까지 다 채워놨으니까, 오늘은 안 해도 되겠네요.”

 

 

고집스레 데이비드를 지나쳐 나가는 허니를 보고 그는 조용히 욕을 짓씹었다. 가이딩 약물로 억지로 수치를 채워놓으니 골이 울렸지만 허니는 내색하지 않았다. 얼마 안 남은 시간동안이라도 편안하게 벤과 함께 하고 싶은 그녀는 자신을 무섭게 보고 있는 데이비드의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벤의 옆에 붙어있었다. 

 

 

 

“허니, 너 안색 안 좋아 보여.”

“아냐. 그냥.. 그냥 내일 걱정돼서 그래.”

“우린 할 수 있어. 버텼잖아 지금까지.”

“응.”

 

 

 

 

 

 

새벽 5시 작전은 은밀하게 시작되었다. 벤이 속한 부대가 적들을 차근히 소탕하기 시작했다. 그의 염력으로 총알들을 막아낼 수 있었으나, 센티넬이 있을 것이란걸 예상한 적군은 능력을 제어하는 물질을 이용하여 무기들을 제작했다. 거세게 저항하는 이들을 군대는 어떻게든 밀어붙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길이 워낙에 험했고, 구석구석 설치된 지뢰와 함정들로 인해 ㅁㅁ집단의 보급로 차단 계획이 틀어지면서 점점 작전은 정체되기 시작했다. 

 

 

“박격포 처리해야 합니다!”

“씨발, 여기 부상자 발생!!”

 

 

 

귀가 먹을듯한 총과 포탄 소리 사이에서, 허니는 꿋꿋하게 능력을 쓰고 있었다. 억지로 가이딩 수치를 채웠지만, 역시 주사의 효과가 빠르게 떨어지고 있었다. 구역질이 나면서도 주사를 스스로 꽂아댔으니 당연한 결과였다. 그럼에도 허니는 화염을 일으키면서 거세게 저항하는 적군들을 쓰러트려 나갔다. 센티넬 두 명의 위력은 말할 것도 없었다.

 

데이비드는 침착하게 자신의 부대를 통솔하면서 전투의 판을 뒤집을 수 있는 방법들을 생각해내고 있었다. 

 

 

 

“자폭 병이다!!!”

 



재생다운로드센티넬 6.gif
 

그 순간 열댓명의 사람이 폭탄을 몸에 두른 채 총알이 날아다니는 곳을 향해 뛰어들었다. 여러 개의 폭탄들이 한 번에 터진다면 앞에 나선 사람들은 모두 죽은 목숨이었다. 허니는 뜨거운 화염을 내뿜으며 그들을 밀어내었다. 포위하듯이 달려오는 그들이 모두 한 번에 뒤로 넘어갈 정도의 힘이었다. 엄청난 열기로 인해 지반에 아지랑이가 피어올랐다. 

 

“흐억...헉...”

 

 

허니는 여태껏 만들어 낸 화염 중에 가장 큰 폭발을 보고선 믿기지 않는지 손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앞에 널브러진 사람들은 이미 새카맣게 다 타버린 상태였다. 살이 화염에 타들어가는 냄새가 퍼지기 시작했다. 역겨운 그 냄새. 

 

몇몇 적군도 순식간에 타버린 자신들의 전우를 보고 멈칫하였다. 허니는 자신이 죽인 사람들을 보면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파왔다. 질이 떨어지는 가이딩을 믿고 과하게 능력을 쓴 탓인지 다리가 약간 풀리는 것을 본 적은 그녀를 향해 총을 쐈다. 머리를 숙인 채 비틀거리는 허니는 총알을 피하지 못했다. 

 

벤은 총의 궤적을 바꿔보려 필사적으로 노력하였지만, 총알의 속도가 더 빨랐다. 허벅지가 관통되는 끔찍한 고통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아악-!!“

 

 

 

상처에서 느껴지는 작열감, 타들어 가고 있는 시체들의 냄새, 찢어질 거 같은 두통. 모든 게 허니를 좀 먹어가고 있었다. 비명을 지르며 쓰러지는 센티넬을 보자 적군들은 더욱더 거세게 총알 세례를 퍼부었다. 불안정한 파장을 느낀 사람은 오로지 데이비드였다.

 

밟고 있는 모래 위의 자갈들이 조금씩 흔들리고 있었다.

 

 

“이거 대위님, 당신 쪽 센티넬 짓입니까?!”


재생다운로드42916efa467f50325e1e66c0d1f64e88.gif
 

“내가 아냐. 이건..! 씨발 허니!!”

 

 

밀튼 대위가 데이비드의 질문에 무어라 대답하기도 전에 벤이 허니에게 미친 듯이 달려가고 있었다. 데이비드 역시 허니를 향해 달리기 시작했다. 전형적인 폭주 전조 증상이었다. 데이비드는 목청껏 허니의 이름을 외쳤다.

 

 

“허니 비!!”

 

 

 

 

 

 

 

 

 

​가렛너붕붕 다임너붕붕 벤너붕붕

2024.06.29 09:41
ㅇㅇ
모바일
센세 오셔따🤎
[Code: 890f]
2024.06.29 09:46
ㅇㅇ
모바일
진짜 너무......재밌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cf0c]
2024.06.29 09:57
ㅇㅇ
모바일
폭주 안돼 ㅠㅠㅠ
[Code: 64f8]
2024.06.29 10:01
ㅇㅇ
모바일
으아아아아인아아악ㄱㄱ센세오셨다악ㄱ!!!!!
[Code: fea0]
2024.06.29 10:54
ㅇㅇ
모바일
아니 다임...질투하면서 왤케 상처줘 제대로 굴러라
아 폭주안돼ㅠ
[Code: fea0]
2024.06.29 10:47
ㅇㅇ
모바일
허니야ㅠㅠㅠㅠㅠ
[Code: b5ff]
2024.06.29 11:09
ㅇㅇ
모바일
으아아아아아 안돼 ༼;´༎ຶ۝༎ຶ༽ 폭주 안돼
[Code: 6131]
2024.06.29 11:12
ㅇㅇ
모바일
아이고 허니야............................ㅠㅠ
[Code: 0301]
2024.06.29 12:32
ㅇㅇ
모바일
긴장감 미챠ㅜㅜㅠ
[Code: b3fc]
2024.06.29 12:44
ㅇㅇ
모바일
하ㅠ 걍 벤이랑 살게 냅둬라ㅠㅠ 다임 얼마나 개같이 구르려고 이래ㅠㅠㅠㅠㅠㅠ
[Code: c813]
2024.06.29 17:00
ㅇㅇ
모바일
다임 진짜 어쩌려고 그러냐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103]
2024.06.30 00:26
ㅇㅇ
모바일
알라뷰 센세
[Code: 5da7]
2024.06.30 00:40
ㅇㅇ
모바일
진짜 다임 얼마나 구르려고 이러냐 ㅠㅠㅠㅠㅠ 센세 너무 재밌어요 ㅠㅠㅠㅠ 억나더어
[Code: c384]
2024.06.30 00:50
ㅇㅇ
모바일
너무 슬프다ㅠㅠㅠㅜ애들 고생 많이 했네ㅠㅠㅜ
[Code: eb33]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