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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4 15:51
단순 오류가 아니라 희귀혈액형일수도 있더라

최근에 집정리하다가 옛날 서류 모아놓은 상자 발견함
거기서 초급식시절 건강기록부 보는데 혈액형 검사결과가 매년 지랄이 나있음 6년동안 B형이랑 O형이 번갈아나옴

근데 난 지금껏 내 혈액형을 O형으로 믿고살았단말임?

알아보니까 ABO식에서 아형(subtype, subgroup)이 존재한다는거임
가령 보통의 B형 사람이 혈검 시 항원이 100만큼 발견된다고 치면 나붕은 20~30정도만 발견되는거임 그래서 이름도 Weak B type이래 B의 성질을 나타내는 요소가 약하다고

때에 따라 발견이 아주 적게 되면 일정 수치 이하는 인식 못해서 O형으로 구별되기도 하므로 저런 초딩들 단체 혈액검사용 간이 키트로는 저딴식의 오락가락 결과가 나옴

Weak ABO는 그나마 다행인게 응급상황에 수혈받을때 큰 문제는 없다고 함 병원에서 응급상황에 수혈용으로 하는 피검사도 엄청 딥하게 들어가진 않고 걍 혈전이 심각한 문제로 다뤄지지 않는 수준까지만 하니까... 어쨌든 약하게나마 B인 건 맞으니까 B를 받아도 되고 O는 만능공혈자니까 (권장되진 않지만) 응급책으로는 받아도 되고

근데 이제 내가 피를 주는 입장인 헌혈을 할 때는 이게 존나게 애매한 -> O형이라기엔 불순물이 있고 B형이라기엔 농도 옅은 기준미달 불량품 느낌임

혈액형과 별개로 꾸준히 먹는 약 때문에 헌혈 한번도 안(못) 한게 부끄럽지 않게 여겨진 게 처음임 오히려 나는 헌혈을 했으면 안되는 ㅅㅂ 연구소에서도 앞으로 헌혈 안 하는 걸 권장하더라 내가 항원이 약한 건 맞는데 얼마나 약한지는 파악할 수 없기 때문에 성분헌혈도 하지말라고 함

암튼 그래서 적어도 나라도 똑바로 알고있자는 마음에 + 걍 궁금해서 혈액형 정밀검사를 알아봄
대충 뭐든 다 해주는 머학병원 가면 될 줄 알았는데 안한대
왜요? -> 의학적 처치에 그만큼 딥한건 필요한 경우가 잘 없어요 문제가 되는 건 대부분 응집해서 혈전 형성하는 경우 뿐이라서
그럼 저는 영영 슈뢰딩거의 혈액형을 갖고 살아야 하나요? -> 원하신다면 환자-병원-연구소 순서로 의뢰를 해드릴 수 있지만 진료목적이 아니라 비급여어쩌구대충돈이존나많이드니까 개인적으로 하시는 게 나을지도???

그래서 그냥 방법만 듣고 따로 연구소에 의뢰를 맡김 특정업체 팡고 아님 머한민국에 이런 임상검사 연구소나 업체 존나게많음 병원에서도 대형의원급으로 시설 갖추지 않은 곳은 검사 이런데다가 외주주는 경우 많음
암튼 진짜 신기한게 드라마에서나 보던 친자확인...유전자검사... 그런 거 하는 부서가 있더라고...

암튼 내 혈액형을... 유전자 염기서열 수준에서 완벽하게 분석한거같음
창조주들 중 내게 B형 인자를 준 쪽의 영향이 크고 그 분도 높은 확률로 weak형 아형일 가능성이 있다고 함

아무튼 재밌긴 했으니까 시간이랑 돈 많고 혈액형 자꾸 바뀌는 애들은 한번쯤 해봐라 알아둬서 나쁠 건 없을듯 근데 이제 남이 혈액형 물어보면 구구절절충됨

아맞다 처음 연구소 가면 뭐때문에 정밀검사하느냐고 묻는데 ‘혈액형이 자꾸 바뀌어서요’ 하면 ‘혹시 골수이식 받으신 적 있나요?’ 부터 묻더라 새삼 피는 골수에서 만들어진다는 걸 다시 한번 느낌

그리고 자꾸 피뽑는김에 다른거도 검사해볼 생각 없냐고 해서 나는 걍 내가 유전적으로 얼마나 특정 암에 취약한지 이런거 정도는 해봄 ㅋㅋ 소위 재벌가에서 한다는 풀패키지 유전자검사 이런 건 비싼데 일부 항목 좀좀따리 추가하는건 그렇게 안 비싸더라고... 암튼 하는 내내 묘한 기시감이 들었는데 약간 과학적인 사주 같았음... 미래 예측을 하는데 철학관에서는 사주로 본다면 여기서는 유전자로 보는 뭐 그런거

아 그리고 나처럼 O형이랑 A, B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면 대부분 weak 아형이라고 하고 위에서도 말했듯이 일상생활에 큰 문제는 없다고 함 근데 이제 AB랑 A, B 오락가락한다거나 Rh (+), (-)가 오락가락하면 좀 위험한 뭐 그런건가봄

마무리 어케하지 나도 헌혈하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