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hygall.com/533688311
view 2955
2023.03.25 13:58

 

 

 

쿵쿵 문을 두드리는 소리에 아이스가 벌떡 침대에서 일어났어. 어짜피 자고 있지도 않았지. 오늘, 그러니까 어제밤 자기전에 매브랑 다투는 바람에 안그래도 잠을 설치고 있었거든.

말도 없이 쾅쾅 두드리는 문소리는 일정하지도 않아. 쾅쾅으로 시작했는데 쿵에서, 다시 콩으로 바뀌었지.

그때쯤 아이스가 문을 확 열었던 거 같아. 그리고 눈 앞에 거의 울상이 된 얼굴로 서 있는 매버릭을 봐버린거지. 처음엔 눈물로 반쯤 젖은 얼굴이, 그리고 두 번째는 자다 일어난 차림 그대로에 신발도 신지 않은 맨발로 달려온 모습이 들어왔어.

둘중 하나만 있었어도 충격이었을 텐데 둘다라니. 아이스는 일단 팔을 뻗어 매버릭을 서둘러 안으로 들였지.

 

 

-....매브.새벽에 갑자기-

-너는, 갑자기 그렇게- 하악,,

 

그는 아직 울먹함이 뭉쳐진 채 풀어지지도 못한 상태같았어. 이야기는 나중에 듣고 일단은 달래주는 게 우선일 거 같아. 팔을 뻗어 서둘러 매버릭을 품에 가두고선 등을 쓰다듬었지. 다 나중에 얘기하자.

우는 이유도, 이 야심한 새벽에 품이 큰 티셔츠차림에 짧은 드로즈만 입고 온 네 모습도.

 

 

-소파로 갈까?

다정하게 말을 걸며 그를 거실 소파로 이끌었어. 아이스가 먼저 앉고 매버릭을 끌어당겼지. 풀썩 앉는 바람에 무릎 위로 걸터앚은 매버릭의 허벅지가 적나라하게 드러났어. 아이스의 시선이 그 허벅지에 닿았다가 떨어졌지. 이게, 아이스가 여지껏 잠을 못 잔 이유고, 어젯밤 우리가 싸운 이유야.

관사 안에서는 상관없지만 그래도 복도나 공용공간에서는 짧은건 안 입으면 안돼?

참다 참다 말했을 때 그게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리냐고 묻던 매버릭의 표정이 떠올라. 세탁실에서 빨래가 다 되기를 기다리며 휘파람을 불고 있는 녀석 뒤에서 몇몇 시꺼먼 녀석들이 수군거리는 걸 한두번 본 게 아니었거든. 내꺼라고. 아이스가 훼방 놓듯 등장해서 그 시꺼먼 녀석들을 늘 치우는 걸 매버릭이 알고는 있을까? 아니 그것보다 네 허벅지를 훔쳐보는 거지같은 새끼들이 있는 걸 알긴 아냐고.

 

 

-그럼 더운데 어떡해?

그리고 너말고 날 그렇게 볼 새끼가 어딨어?

 

무딘 애인을 곁에 두면 늘 좋은 건 아니었나봐. 그래도 무뎌서 좋은 장점이 100가지라면 한두가지의 단점일 뿐인데도 아이스가 유독 예민하게 싫어할 면이기는 해. 아이스도 사실은 몰랐지. 자기가 이토록 집착적이고 이토록 소유욕이 지랄맞은지. 근데 좋아는 죽겠고, 그만큼 내 옆에만 있으면 좋겠고, 하필 내 눈에는 내꺼 훔쳐보기 바쁜 새끼들의 눈돌아가는 소리까지 다 들리는데 어떡하냐고. 근데 이런 차림으로 새벽에 내 방에 온거야? 너와 내 관사 거리는 복도 끝에서 끝인데?

 

 

-.... 이제 좀 괜찮아?

 

훌쩍이는 소리가 잦아들었길래 아이스가 고개를 숙이고선 다정하게 물었어. 울고 난 매버릭은 따끈해. 원체 몸이 차가운 아이스에게는 이만큼의 기분좋은 온도가 없어. 열이 많은 매버릭이 아이스에게 달라붙어도 덥다 소리 한번 안하는 이유이기도 하지.

 

 

-........니놈이 죽었어. 나보다 먼저. 장례식에 갔단 말야.

-............아아. 꿈꿨구나.

 

으응. 고개를 끄덕이는 매버릭의 등을 사랑스럽게 어루만졌어. 싸웠어도 사랑은 건재하지. 얼마나 견고하게 쌓아올린 감정인데. 자그마치 7년의 짝사랑이었다고. 수없이 깨지고 붙었다가 다시 깨진 감정은 웬만한 충격에도 끄떡없어. 다만 질투심얘기는 좀 다르지만.

 

 

 

-담배끊어, 카잔스키.

-...................내가 담배 때문에 죽었어?

피식 웃음이 터질뻔한 것을 참았지. 매버릭이 고개를 끄덕였어. 끄응. 근데 쉽게 약속할 수는 없는 사안인데. 스트레스 받을 때 피우는 담배 한 개피가 내게 얼마나 큰 위안이 되는지 넌 모르잖아.

 

 

-.......끊어.약속해.

매버릭이 품에 안겨 우는 바람에 아이스의 티셔츠 가슴께에 동그랗게 눈물자욱이 남았어. 손을 들어 매버릭의 눈가를 쓸어주면서도 이상하게 그 확답은 입밖에서 나오지가 않아. 그럼 니가 날 보러 매번 담배 욕구가 피어오를때마다 와줘야하는데. 가능하겠어?

 

 

-........꿈에서 일은 일어나지 않아, 매브.

-...그래서 계속 피겠다는거야?

 

 

날카로운 목소리가 서러움에 묻혀 새어나왔지.

 

 

-........끊어보도록 할게. 그럼 됐지?

품이 남아도는 티셔츠 사이로 손을 불쑥 넣어 등을 어루만져. 그러니까 왜 잘 안쓰던 니 관사로 가서 잠잔다고 했어? 싸워도 같이 자야지.

 

 

-........약속한걸로 알거야.

퉁퉁거리며 다시 품에 폭 안기는 매버릭의 등을 아이스가 자기꺼인마냥 쓰다듬었지.

아이스도 너도 짧은 바지 입지마. 싸우더라도 니 관사 가서 자지마, 라고 말하고픈데 좋은 타이밍은 아닌거 같아. 끄응. 안달난 마음을 겨우 꾹 눌러놓고서 아이스는 울음으로 따끈해진 볼에 수없이 입을 맞췄지.

목을 끌어안고 제대로 편한자세를 찾은 매버릭을 보니 이대로 잘거 같아.

꿈틀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자신의 분신을 위해서라도, 혹은 거사를 치르지 않더라도, 이래저래 침실로 옮기는 게 낫겠지. 아이스는 앉은 자리에서 큰 힘들이지 않고 벌떡 몸을 일으켰어. 자주 있던 일이니 매버릭도 아이스가 왜 일어나는지, 또 어디로 향할 건지 뻔히 알고 있겠지. 말랑이는 엉덩이를 단단히 받치고선 아이스는 침실로 향했어. 아이스의 목덜미를 끌어안은 매버릭이 아이스의 왼쪽 뺨에 쪽쪽 입을 맞췄지.

이걸로 우리의 첫싸움은 마무리될거 같아. 확답도 들은 바 없지만 어짜피 확답이 있었어도 또 싸울 일일지도 몰라. 다툼은 있겠지만 그래도 오늘처럼 싸우지는 말자. 따로 자지 말자고. ?

 

 

 

-오른쪽도.

나지막한 목소리로 아이스가 부탁해. 매버릭이 샐쭉 웃으며 오른 쪽 뺨에 쪽쪽 입을 맞췄어.

그 사이 침실 안으로 들어온 아이스가 발로 살짝 문을 닫았지. 스르르 닫히는 문 사이로 하마터면 새어난갈뻔한 애정이 꽉 들어찼어. 이제, 두사람 다 제대로 잘 수 있을거야.



아이스매브



사우지 마세요오

2023.03.25 14:03
ㅇㅇ
모바일
어름이는 담배 끊고 매덩이 훔쳐보는놈들은 자진해서 눈깔 찌르자
[Code: 2caf]
2023.03.25 14:17
ㅇㅇ
모바일
사우지 말고 금연하세요오
매덩이 매벅지 훔쳐보는 놈들은 어름이가 태평양냉국 만들면됨
[Code: 25d5]
2023.03.25 14:30
ㅇㅇ
모바일
아 너무... 좋아..... 센세 어나더
[Code: 8804]
2023.03.25 14:31
ㅇㅇ
모바일
어름이 담배끊어 진짜 매벅지 훔쳐보는 놈들 눈깔 찌르려면 일단 건강이 최우선이다
[Code: 4b2e]
2023.03.25 14:34
ㅇㅇ
모바일
크아아아아 분위기 존나 좋다ㅜㅜㅜㅜㅠㅠ아이스 앞에서 가오 다 버리고 말랑해지는 매브도 한없이 다정한 아이스도ㅜㅠ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센세 문학을 쓰시면 어떡합니까....
[Code: 326b]
2023.03.25 15:03
ㅇㅇ
모바일
붕키 녹아내렸어요 센세..... ㅠㅠㅠㅠㅠㅠㅠ
[Code: 9a41]
2023.03.25 15:25
ㅇㅇ
어름아 담배 끊자 건강하게 매브 훔쳐보는 놈들 눈알 찌르자
[Code: 9b6c]
2023.03.25 15:38
ㅇㅇ
모바일
넘 조아 ㅠㅠㅠㅠㅠ
[Code: 5479]
2023.03.25 15:43
ㅇㅇ
모바일
사우면 안됩니다아아
[Code: 0198]
2023.03.25 17:37
ㅇㅇ
모바일
달다ㅠㅠㅠㅠ 사우지말고 쎆쓰해ㅠㅠㅠ
[Code: b30e]
2023.03.25 18:59
ㅇㅇ
모바일
아이스 담배 끊어라ㅠㅠ
[Code: a25d]
2023.03.25 22:37
ㅇㅇ
모바일
ㅜㅜㅜㅜㅜ사우지마로라 ㅜㅜㅜ
[Code: b50b]
2023.03.26 03:11
ㅇㅇ
모바일
▬▬▬.◙.▬▬▬
═▂▄▄▓▄▄▂
◢◤ █▀▀████▄▄▄▄◢◤
█▄ █ █▄ ███▀▀▀▀▀▀▀╬
◥█████◤ 사랑하는 사람
══╩══╩═ 이름 부르고 하강 !
╬═╬
╬═╬ ኈ 내!!!
╬═╬
╬═╬ 센!!!!!!!!!!!
╬═╬
╬═╬ 세!!!!!!!!!!!!!!
╬═╬
╬═╬ ዽ
[Code: 6dd2]
2023.03.26 13:07
ㅇㅇ
모바일
어름아 담배 끊어라 ㅜㅜ
[Code: 3758]
댓글 작성 권한이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