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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8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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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없는 사람 취급하라니까 그러네”
왜 자꾸 힐끔힐끔 봐? 나 투명인이야? 나 투명운전기사야, 앞에 봐 애기엄마~ 이 능글거리는 자칭애기아빠 테리 먼로를 보며 이제는 화도 나지않는 케니. 그래, 나 공짜기사 생겼다. 지끈거리는 머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차문을 조금 내리고 눈을 감는 케니였음. 정말 그지같지만, 익숙한 차 안의 방향제 냄새를 맡으니 조금은 살 것 같다는걸 인정했거든.
“왼쪽.”
넌 내비가 왼쪽으로 가라는데 오른쪽으로 가냐? 앞에 안 봐? 신경질내는 토끼부인 워워~ 진정시키면서 다시 목적지로 향하는 테리였음. 병원가는 날이었거든.
전보다 표정이 많이 밝아지셨는데요? 의사의 물음에 케니가 미간을 찌푸렸음. 저 지금 그 어느때보다 스트레스 받고있는데요. 아닌데. 애기 상태도 며칠 전보다 더 좋아졌어요. 산모님. 이어진 대답에 케니가 안도한 표정으로 다시 묻겠지. 정말이요, 선생님?
“다행이다..”
테리의 말대로 너무너무 튼튼하던 몸뚱아리가 갑자기 휘청이고, 오늘은 뭘 먹지 생각하는게 하루의 낙이였는데 음식 냄새를 맡자마자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입을 게워내고. 동료가 농담이라며 건넨 농담에 설마했던게 진짜였을줄은. 네 애를 뱄다고 말하면 과연 어떤 반응일까. 미쳤냐며 지우라고하겠지. 그치만 마지막까지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어서 찾아간 날에, 정말 귀찮게 좀 하지말라며 쫓아내는 모습에 케니는 홀린듯이 여기까지 오게되었음. 세상이 참 내 뜻대로 안된다.. 그리고
“애기아빠 등장!”
그 중 가장 제 뜻대로 안되는 이새끼. 또다시 지끈거리는 머리에 케니가 눈을 꾹 감자, 옆에 앉아 온갖 호들갑을 떨며 괜찮냐며 의사에게 보고만 있냐고 화를 내는 모습에 케니는 더욱 미간을 찌푸렸음. 아, 그래서 애기랑 애기엄마 표정이 그러셨구나? 의사가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참으로 또라이같은) 애기아빠를 향해 화면을 돌려줬음.
“보호자님. 자 보세요”
처음 보셔서 낯설겠지만, 여기가 애기 얼굴이에요. 애기 손, 애기 발. 보이시죠, 애기아버님? 바둥거리는 케니를 품 안에 끌어안고, 의사가 보여주는 화면을 멍하니 쳐다보는 테리 모습에 간호사들은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음. 저게.. 애기에요? 저렇게 조그만게? 토끼야, 얼굴이 안 보이는데 저게 어떻게 우리애 얼굴-
결국 케니에게 한대 맞은 테리가 아야- 거리면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않았음. 저렇게 조그만게.. 심장소리도 듣겠냐는 질문에 테리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음. 진중한 모습으로 초음파를 들여다보는 테리 모습에 조금 안심이 되었던 케니 심장이 덜컥 떨어졌음. 내가 지금 무슨 기대를 한거야..
“아잉”
아잉? 아잉?! 현관에 놓인 공룡젤리 박스에 방금 배달된 귤 박스에 안그래도 좁은 집안이 점점 박스로 들어차는걸 보며 화가 났던 케니가 아.잉. 소리에 폭팔해버렸음. 나가라고 진짜! 에이, 자기야 애기 놀란다 쉿~ 테리가 케니 입에 귤을 쏙 넣어주며 능숙하게 화를 눌렀겠지. 병원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와 테리를 또다시 투명인간 취급하며 침실로 들어간 케니는 정말로 피곤했는지 바로 잠에 들었음. 조금 열린 침실 문 사이로 케니가 새우잠을 자는 모습이 보였지. 옛날엔 침대에 대자로 뻗어서 잘 잤는데, 전보다 힘이 많이 빠진 모습에 테리 살금살금 케니 옆으로 갔겠지.
얼굴에 철판깔고 이 집에 눌러붙은게 벌써 일주일. 어버버하는 케니 틈을 공략해 집안으로 들어오고, 애기아빠라는 소리로 화를 돋구고. 내일 또 오겠다며 이마에 키스했다가 정강이를 까였지만 그딴건 이제 상관없는 테리였음. 정말로 새벽 6시부터 집 앞에서 클랙션을 누르며 문 열어달라는 테리에 이웃집 눈치를 보다 결국 문을 열고만 케니는 그때부터 아주 태연한 모습으로 애기아빠라면서 하루종일 자기를 괴롭히는 테리를 무시하기로 했지. 말이 안 통했으니까. 왜 이제 와서.. 생각하면 심장이 너무 아파서 생각을 아예 거르고 그저 테리를 무시하기로한 케니였음.
“네 애 아니야”
“에이~”
“나가.”
“에이 너 저녁 먹고 잠들면 나 가는거 다 알면서 왜이래?”
다 알면서 또 입 아프게 똑같은 말 반복한다, 토ㄲ.. 아악!! 그렇게 또 정강이를 맞고 콩콩 뛰는데 그게 또 웃겨서 케니 뒤돌아서 입 꾹 눌렀겠지.
“공룡아, 엄마가 아빠 때린다 봤어?”
“..? 왜 우리 애 이름이 공룡이야!”
왜 네 멋대로 애기 태명을! 케니가 빼액 소리질렀는데 정강이를 주무르던 테리가 또 음흉하게 웃음을 지었지. 너 방금 우리 애라고 했다? 크학학학 웃으며 케니가 먹다만 귤을 자기 입으로 쏙 넣는 테리였음. 하도 어이가 없어서 케니가 그저 자길 보고만 있자 테리가 그 망할 입을 또 열었음.
“자기야, 설마 나랑 귤키스하고싶은거야?”
...공룡아, 저딴게 너네 아빠 절대 아니라고 말해주라.
할 말이 너무 많은데. 꼴보기싫은데. 네가 왜 여기있냐고. 왜 여기까지 찾아왔냐고. 대체 무슨 생각인거냐고. 묻고싶지만 케니는 묻지않았음. 당당하게 이 집 소파를 차지하고선 우리 애기 유모차는 어떡하지? 우리 애기는 무슨 색을 가장 좋아할까? 물으며 한가득 사온 육아서적을 읽는 당당한 테리 먼로 모습에 무슨 말이 나오겠냐고... 생각하기엔 머리가 너무 아파서 오늘도 케니는 테리 말을 무시하고 침실로 들어섰음. 조용했던 이 좁은 집안이 저거 하나로 너무 시끄러워...
공룡젤리를 입 안에 하나 넣으며 침대에 누운 케니가 눈을 감았음. 맛있다. 이렇게 잠들면 또 집이 비어있겠지... 일어나서 한 30분 기다리다보면 주차하는 소리 들릴거고.. 걸어오는 소리 들리고.. 머뭇거리다가 노크하는 소리..
왜 이러고 자. 이불 덮고 따뜻하게 자야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이마에 입술이 닿자 잠들었던 케니가 몽롱하게 눈을 떴음. 자. 미안한데 내일 또 올거야. 귀찮게해서 미안한데 계속 그럴거야, 나.. 침대 맡에 무릎을 꿇고 잠든 케니를 바라보던 테리가 한참을 입술만 달싹이다가 결국 일어났음. 눈을 천천히 감고 뜨기를 반복하던 케니가 손을 뻗어 테리의 수트 옷자락을 쥐었지.
테리.
애기 심장소리는 왜 안들었어?
너랑 또 병원 갈 구실 만드려고.
그랬구나.
난 또 너가 도망가는줄알고.
이제 안 가.
그러면은.
...
아니야. 가도 괞찮아. 나 익숙해. 속으로 속삭였고, 졸린 눈을 다시 감았음. 다시 편안히 숨을 내쉬며 잠에 든 케니를 바라보며 테리는 다시 침대 맡으로 무릎을 꿇었어. 너는 나한테 이 말을 얼마나 반복했을까.
상처줘서 미안해. 내가 등신같이 밀어내서 미안해. 이 집에서 나 안 밀어내서 고맙고. 물론 네가 밀어낸다고해서 내가 밀려나지는 않는데, 암튼. 케니, 내가 널 정말..
“너 왜 여깄어! 누가 내 침대에서 자래!”
“아파! 아파! 토끼야 기억안나? 너가 나 가지말라며, 아악!”
“내가 언제! 죽을래? 죽을래?? 죽을래???”
“아이잉, 악! 화났어? 근데 배고픈데 우리 부리또 먹을- 아악!”
시작된 다음날 아침.
슼탘 테리케니
“나 없는 사람 취급하라니까 그러네”
왜 자꾸 힐끔힐끔 봐? 나 투명인이야? 나 투명운전기사야, 앞에 봐 애기엄마~ 이 능글거리는 자칭애기아빠 테리 먼로를 보며 이제는 화도 나지않는 케니. 그래, 나 공짜기사 생겼다. 지끈거리는 머리는 어떻게 할 수가 없어서 차문을 조금 내리고 눈을 감는 케니였음. 정말 그지같지만, 익숙한 차 안의 방향제 냄새를 맡으니 조금은 살 것 같다는걸 인정했거든.
“왼쪽.”
넌 내비가 왼쪽으로 가라는데 오른쪽으로 가냐? 앞에 안 봐? 신경질내는 토끼부인 워워~ 진정시키면서 다시 목적지로 향하는 테리였음. 병원가는 날이었거든.
전보다 표정이 많이 밝아지셨는데요? 의사의 물음에 케니가 미간을 찌푸렸음. 저 지금 그 어느때보다 스트레스 받고있는데요. 아닌데. 애기 상태도 며칠 전보다 더 좋아졌어요. 산모님. 이어진 대답에 케니가 안도한 표정으로 다시 묻겠지. 정말이요, 선생님?
“다행이다..”
테리의 말대로 너무너무 튼튼하던 몸뚱아리가 갑자기 휘청이고, 오늘은 뭘 먹지 생각하는게 하루의 낙이였는데 음식 냄새를 맡자마자 급히 화장실로 달려가 입을 게워내고. 동료가 농담이라며 건넨 농담에 설마했던게 진짜였을줄은. 네 애를 뱄다고 말하면 과연 어떤 반응일까. 미쳤냐며 지우라고하겠지. 그치만 마지막까지 도저히 포기할 수가 없어서 찾아간 날에, 정말 귀찮게 좀 하지말라며 쫓아내는 모습에 케니는 홀린듯이 여기까지 오게되었음. 세상이 참 내 뜻대로 안된다.. 그리고
“애기아빠 등장!”
그 중 가장 제 뜻대로 안되는 이새끼. 또다시 지끈거리는 머리에 케니가 눈을 꾹 감자, 옆에 앉아 온갖 호들갑을 떨며 괜찮냐며 의사에게 보고만 있냐고 화를 내는 모습에 케니는 더욱 미간을 찌푸렸음. 아, 그래서 애기랑 애기엄마 표정이 그러셨구나? 의사가 여유로운 표정을 지으며 (참으로 또라이같은) 애기아빠를 향해 화면을 돌려줬음.
“보호자님. 자 보세요”
처음 보셔서 낯설겠지만, 여기가 애기 얼굴이에요. 애기 손, 애기 발. 보이시죠, 애기아버님? 바둥거리는 케니를 품 안에 끌어안고, 의사가 보여주는 화면을 멍하니 쳐다보는 테리 모습에 간호사들은 필사적으로 웃음을 참았음. 저게.. 애기에요? 저렇게 조그만게? 토끼야, 얼굴이 안 보이는데 저게 어떻게 우리애 얼굴-
결국 케니에게 한대 맞은 테리가 아야- 거리면서도 화면에서 눈을 떼지않았음. 저렇게 조그만게.. 심장소리도 듣겠냐는 질문에 테리가 필사적으로 고개를 저었음. 진중한 모습으로 초음파를 들여다보는 테리 모습에 조금 안심이 되었던 케니 심장이 덜컥 떨어졌음. 내가 지금 무슨 기대를 한거야..
“아잉”
아잉? 아잉?! 현관에 놓인 공룡젤리 박스에 방금 배달된 귤 박스에 안그래도 좁은 집안이 점점 박스로 들어차는걸 보며 화가 났던 케니가 아.잉. 소리에 폭팔해버렸음. 나가라고 진짜! 에이, 자기야 애기 놀란다 쉿~ 테리가 케니 입에 귤을 쏙 넣어주며 능숙하게 화를 눌렀겠지. 병원에 들렀다가 집으로 돌아와 테리를 또다시 투명인간 취급하며 침실로 들어간 케니는 정말로 피곤했는지 바로 잠에 들었음. 조금 열린 침실 문 사이로 케니가 새우잠을 자는 모습이 보였지. 옛날엔 침대에 대자로 뻗어서 잘 잤는데, 전보다 힘이 많이 빠진 모습에 테리 살금살금 케니 옆으로 갔겠지.
얼굴에 철판깔고 이 집에 눌러붙은게 벌써 일주일. 어버버하는 케니 틈을 공략해 집안으로 들어오고, 애기아빠라는 소리로 화를 돋구고. 내일 또 오겠다며 이마에 키스했다가 정강이를 까였지만 그딴건 이제 상관없는 테리였음. 정말로 새벽 6시부터 집 앞에서 클랙션을 누르며 문 열어달라는 테리에 이웃집 눈치를 보다 결국 문을 열고만 케니는 그때부터 아주 태연한 모습으로 애기아빠라면서 하루종일 자기를 괴롭히는 테리를 무시하기로 했지. 말이 안 통했으니까. 왜 이제 와서.. 생각하면 심장이 너무 아파서 생각을 아예 거르고 그저 테리를 무시하기로한 케니였음.
“네 애 아니야”
“에이~”
“나가.”
“에이 너 저녁 먹고 잠들면 나 가는거 다 알면서 왜이래?”
다 알면서 또 입 아프게 똑같은 말 반복한다, 토ㄲ.. 아악!! 그렇게 또 정강이를 맞고 콩콩 뛰는데 그게 또 웃겨서 케니 뒤돌아서 입 꾹 눌렀겠지.
“공룡아, 엄마가 아빠 때린다 봤어?”
“..? 왜 우리 애 이름이 공룡이야!”
왜 네 멋대로 애기 태명을! 케니가 빼액 소리질렀는데 정강이를 주무르던 테리가 또 음흉하게 웃음을 지었지. 너 방금 우리 애라고 했다? 크학학학 웃으며 케니가 먹다만 귤을 자기 입으로 쏙 넣는 테리였음. 하도 어이가 없어서 케니가 그저 자길 보고만 있자 테리가 그 망할 입을 또 열었음.
“자기야, 설마 나랑 귤키스하고싶은거야?”
...공룡아, 저딴게 너네 아빠 절대 아니라고 말해주라.
할 말이 너무 많은데. 꼴보기싫은데. 네가 왜 여기있냐고. 왜 여기까지 찾아왔냐고. 대체 무슨 생각인거냐고. 묻고싶지만 케니는 묻지않았음. 당당하게 이 집 소파를 차지하고선 우리 애기 유모차는 어떡하지? 우리 애기는 무슨 색을 가장 좋아할까? 물으며 한가득 사온 육아서적을 읽는 당당한 테리 먼로 모습에 무슨 말이 나오겠냐고... 생각하기엔 머리가 너무 아파서 오늘도 케니는 테리 말을 무시하고 침실로 들어섰음. 조용했던 이 좁은 집안이 저거 하나로 너무 시끄러워...
공룡젤리를 입 안에 하나 넣으며 침대에 누운 케니가 눈을 감았음. 맛있다. 이렇게 잠들면 또 집이 비어있겠지... 일어나서 한 30분 기다리다보면 주차하는 소리 들릴거고.. 걸어오는 소리 들리고.. 머뭇거리다가 노크하는 소리..
왜 이러고 자. 이불 덮고 따뜻하게 자야지.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이마에 입술이 닿자 잠들었던 케니가 몽롱하게 눈을 떴음. 자. 미안한데 내일 또 올거야. 귀찮게해서 미안한데 계속 그럴거야, 나.. 침대 맡에 무릎을 꿇고 잠든 케니를 바라보던 테리가 한참을 입술만 달싹이다가 결국 일어났음. 눈을 천천히 감고 뜨기를 반복하던 케니가 손을 뻗어 테리의 수트 옷자락을 쥐었지.
테리.
애기 심장소리는 왜 안들었어?
너랑 또 병원 갈 구실 만드려고.
그랬구나.
난 또 너가 도망가는줄알고.
이제 안 가.
그러면은.
...
아니야. 가도 괞찮아. 나 익숙해. 속으로 속삭였고, 졸린 눈을 다시 감았음. 다시 편안히 숨을 내쉬며 잠에 든 케니를 바라보며 테리는 다시 침대 맡으로 무릎을 꿇었어. 너는 나한테 이 말을 얼마나 반복했을까.
상처줘서 미안해. 내가 등신같이 밀어내서 미안해. 이 집에서 나 안 밀어내서 고맙고. 물론 네가 밀어낸다고해서 내가 밀려나지는 않는데, 암튼. 케니, 내가 널 정말..
“너 왜 여깄어! 누가 내 침대에서 자래!”
“아파! 아파! 토끼야 기억안나? 너가 나 가지말라며, 아악!”
“내가 언제! 죽을래? 죽을래?? 죽을래???”
“아이잉, 악! 화났어? 근데 배고픈데 우리 부리또 먹을- 아악!”
시작된 다음날 아침.
슼탘 테리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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