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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6.04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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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쯤 감긴 눈꺼풀 사이 아이의 눈동자가 희뜩하게 돌아간다. 이대로 죽여달라고 부르짖는 정신과 달리 신체는 아직 생에 미련이 남아, 가슴이 위아래로 펄떡이며 살아날 궁리를 했다. 이내 이명헌의 손이 떨어지는 순간 정대만이 크고 긴 호흡을 토했다. 다시금 삶의 궤도로 돌아온 그의 귀에서 이명이 들리고, 하얘진 눈앞에 검은 얼룩이 비쳤다. 이명헌이 정대만의 목 위, 자신의 손아귀 모양대로 붉게 올라오는 흔적을 쓰다듬었다. 그는 그제야 정대만이 왜 일주일 내내 차가워진 몸으로 자신을 기다렸는지 깨달았다.



“니가 죽어버리면, 내가 슬퍼할 것 같아?”



그래? 그게 니가 원하는 거야? 이명헌이 아직 짐승 같은 숨을 몰아쉬는 정대만의 뺨을 세게 내리쳤다. 정대만은 제 몸 위에 완전히 걸터앉은 이명헌을 밀어내려 거칠게 몸을 뒤틀었다. 그러나 이명헌은 정대만의 팔뚝을 붙잡아 내리누르고 체중을 실어 그를 제압했다. 그가 분이 풀리지 않는다는 듯 머리를 들었다 내려놓으며 뒤통수를 짓찧었다. 곧 꽉 깨문 입술이 터져 피가 흘렀다. 피가 난다는 건, 아직 살아있다는 거지. 정대만이 비릿하게 입안으로 흘러들어오는 핏방울을 삼키며 생각했다. 씨근대던 숨이 아주 약간 잦아들었을 때, 이명헌이 정대만의 머리카락을 감아쥐어 그를 일으켰다. 평정을 잃은 발소리가 뒤엉키고, 서로의 발목이 얽혀 그들은 몇 번이나 바닥에 쓰러졌다. 식탁 위의 컵과 액자 따위가 휩쓸려 떨어진 것도 같았다. 마침내 침대에 정대만을 내던진 이명헌이 다시 그에게 올라타 바지와 브리프를 단번에 끌어내렸다. 아저씨, 그만, 제발. 간절한 단어가 성급히 다가온 입술에 먹혀들었다. 티셔츠 안으로 들어온 손이 으레 그래야 한다는 듯 가슴을 훑고 지나갔다. 험한 손끝이 유두를 지분대자 날카로운 비명이 터졌다.

이명헌은 정대만의 순서를 또 아득히 뛰어넘었다. 만나기 전에 입을 맞추고, 이별을 결정한 뒤에 몸을 섞는. 하지만 이제 미리 생각해 둔 순서 같은 건 아무 의미가 없었다. 그저 무릎이 어깨에 닿을 정도로 접히고 눌린 다리가 아팠다. 다친 발목이 잘못될까 겁이 날 정도로. 정대만은 이 다음 일어날 일에 대한 공포보다도, 육체를 괴롭히는 고통에 반사적으로 울음을 터뜨렸다. 잊었다고 여겼던 기억이 새롭게 솟아나 눈물과 함께 뺨을 적시며 흘렀다. 이명헌은 정대만의 티셔츠를 끌어올려 그의 얼굴을 대충 닦았다. 그리고 여전히 정대만의 허벅지 뒤쪽을 잡아 누른 채, 아래로 몸을 내렸다.



“아, 그거, 싫어!”



그는 아까부터 드러나 있던 성기를 망설임 없이 입에 담았다. 정대만이 몸을 바르작대며 필사적으로 이명헌의 머리를 밀어냈다. 그러나 따뜻하고 습한 점막에 감싸인 성기는 금방 자극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적당히 발기한 그의 것을 손에 쥔 이명헌이 혀끝으로 예민한 선단을 몇 번 훑어주고 입을 뗐다. 손을 위아래로 움직일 때마다 타액과 프리컴으로 질척해진 성기가 쿨쩍이는 소리를 냈다. 정대만은 이제 그를 밀어내던 손을 올려 베갯잇과 시트를 긁고 있었다. 이명헌의 속도에 맞춰 빠르게 치솟는 쾌감이 시트를 쥘 힘마저 앗아갔기 때문이었다. 침대에 딱 붙었던 허리가 들썩이고, 목 안쪽에서 새어나오는 신음이 훌쩍이던 울음소리를 덮었다. 윽, 짧게 숨을 삼킨 그가 잘게 경련하며 이내 이명헌의 손에 사정했다. 이명헌이 젖은 손을 아래로 가져갔다. 회음부를 느릿하게 건드리며 내려가는 손끝에 정대만이 축 늘어졌던 몸을 다시 굳히고 고개를 저었다.



“싫어? 왜? 나랑 하고 싶어 했잖아.”

“…….”

“너 싫어하냐고 그랬지? 아니. 난 니가 무서워.”

“…….”

“날 자꾸 좆같은 사람으로 만들어서.”



이명헌에게도 계획은 있었다. 정대만의 리스트보다 초라할지는 몰라도. 이명헌의 계획에서 두 사람을 위한 장소는, 적어도 파트너를 한 번도 들이지 않아 관계를 위한 어떤 준비물도 없는 침실은 아니었다. 그래서 이명헌은 기분이 더러웠다. 왜 내가 널 때리고 울리게 해. 니가 대체 뭔데. 끝까지 나이스한 사람이고 싶었는데. 니 인생은 니가 구한 거다, 멋있는 척 말은 했어도, 마지막엔 당신을 만나 꽤 괜찮았다는 칭찬을 듣고 싶었는데. 너라는 애가 도대체 뭐라고. 나한테.

결국 이명헌의 손가락이 내벽을 문지르듯 밀고 들어와 안쪽을 넓혀나갔다. 이명헌은 정대만이 반응하는 부분을 찾아 손을 움직이며 그의 아랫배에 여러 번 입술을 눌렀다. 미묘하게 변하는 호흡으로 어느새 그가 느끼는 곳을 찾아낸 이명헌이 집요하게 같은 자리를 꾹꾹 눌러댔다. 손도 대지 않은 성기가 다시 빳빳하게 올라붙어 끈적한 프리컴을 흘렸다. 그건 매번 일방적인 폭행에 속하는 관계를 맺어왔던 정대만에게는 오히려 낯선 감각이었다. 잔뜩 짓눌렸던 다리는 이제 이명헌의 어깨에 얹혀 있었다. 이명헌은 그가 알아채지 못할 정도로 천천히 손가락을 늘렸다. 그리고 가슴 아래로 내려온 그의 티셔츠 끝을 들어올려 입술에 물렸다.

이명헌이 훤히 드러난 가슴에 바짝 솟은 돌기를 머금었다. 입이 막힌 정대만은 끙끙대며 그를 감싸 안았다. 그는 혀로 유두를 완전히 눌러 핥았다가, 끝으로 간질이듯 굴렸다. 남은 손으로 반대편 유두를 꼬집어 당기자 어깻죽지를 길게 긁어내리는 손톱이 그대로 느껴졌다. 이제 그마안- 정대만이 입에 물었던 티셔츠를 떨어뜨리고, 다 풀어진 혀로 말을 늘이며 보챘다. 괜찮으니까 그냥 해 달라고, 평소보다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헐떡였다.

오늘 밤 그에게 안긴 기억이 내일이면 사라지는, 유통기한 반나절짜리의 동정이라 해도 괜찮았다. 정대만은 간신히 몸을 움직여 그의 목에 얼굴을 묻었다. 곧 아래를 채웠던 손가락이 빠져나가고, 급하게 바지 버클을 풀어내고 지퍼를 내린 이명헌이 자신의 성기 끝을 아래에 맞췄다. 아직 덜 풀린 구멍이 빠듯하게 열리며 그를 맞았다. 이명헌은 역시 오늘, 여기서 이런 짓을 하는 게 아니었다고 생각했다. 조금만 참으라고 정대만의 귓가에 속삭인 그가 뿌리 끝까지 한 번에 성기를 처박았다. 순간 아까부터 서 있던 정대만의 성기가 백탁액을 배 위에 흩뿌렸다. 파들거리는 다리를 어깨에 고쳐 걸치고, 그의 아랫배를 뭉근하게 쓸어내리는 이명헌의 손길에 맞춰 그가 품고 있는 이명헌의 것을 조붓하게 조여물었다. 낮은 신음을 내뱉은 이명헌이 벌써 피딱지가 말라붙은 정대만의 아랫입술을 슬쩍 빨아들였다.

서로 몇 번이고 좋다고는 중얼거렸으나 끝내 그 말이 사랑한다로 치환되지는 못했다. 사정감이 밀려와 이명헌이 제 몸을 물리려 할 때면 정대만이 다리로 이명헌의 허리를 감아 당겼다. 눈가가 짓무를 정도로 울었으면서도, 정대만은 이명헌의 눈을 똑바로 마주한 채 그를 받아내고 있었다. 벌써 몇 번이나 절정에 오른 탓에 그가 흘린 묽은 액체가 시트와 허리 사이에 고여 이명헌이 허릿짓을 할 때마다 찰박거렸다. 이명헌은 아침이 다 되어서야 정사 후의 나른함으로 기절하듯 잠든 정대만을 안아올렸다. 언제 오늘을 만회할 수 있는 날이 올지, 누구도 알지 못했다.










몇 달 만에 한 침대에서 함께 눈을 떴다. 엉망이 된 침실의 침대보다 게스트룸의 침대 사이즈가 더 작아서, 두 사람은 거의 틈 없이 마주 보고 있는 모습이었다. 모로 누워 웅크려 있던 정대만이 이명헌의 팔을 베고 그의 품으로 더 파고들었다. 이명헌이 팔을 고쳐 그가 더 편하게 누울 수 있도록 해 줬다. 뜨끈한 숨이 티셔츠를 통과해 가슴에 닿았다.



“…온몸이 다 아파.”



정대만은 잠이 덜 깬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아프고, 목소리도 잘 안 나오고. 이명헌은 그런 그를 안고 손이 닿는 곳, 어깨, 팔이며 다리를 전부 주물렀다. 손끝으로 척추 양옆을 눌러주자 대번에 아프다며 비명이 튀어나왔다. 그가 이명헌의 가슴팍을 퍽 치며 품에서 떨어졌다. 정말로 심하게 아팠는지 눈꼬리에 눈물을 달고 있었다. 그의 말대로 허리 말고도 온몸이 엉망이었다. 목에는 검붉은 멍이 있고, 옷 아래로는 씹고 빨아댄 자국이 가득했다. 정신없이 안에다 싸지르기 바빴으니 배앓이를 할지도 몰랐다. 아픔을 가라앉힌 정대만이 다시 그에게 들러붙으며 말했다.



“그래도 망가지진 않았어요.”



정대만은 자기 몸에 대해 한 말이었지만, 이명헌에게는 왠지 그의 말이 저를 용서하는 것처럼 들렸다. 그래도 당신과 나의 관계는 망가지지 않았다. 그러나 이명헌이 덧붙여 완성한 문장에는 ‘아직’이라는 단서가 붙어 있었다. 그는 정대만이 두 사람이 처음 마주친 날을 지금보다 더 후회하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 만에 하나라도 네 신변에 문제가 생긴다면. 아직 일어나지도 않은 일을 가정하는 마음이 흔들렸다.



“어제 내가 말한 거, 되도록이면 빨리 결정해.”

“…내가 싫다고 말 안 했어요?”

“난 너한테 선택권이 없다고 말했던 것 같은데.”

“아저씨 없으면 아무 데도 안 갈래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기분을 망치기에 더할 나위 없는 대화였다. 정대만이 화가 났음을 알리기 위해 벌떡 몸을 일으켰다. 그러나 이곳이 자신이 머무는 방이라 도망갈 곳이 없었다. 결국 다시 이명헌의 옆에 누운 그가 평범한 연인의 얼굴로 모닝 키스를 졸랐다. 이명헌은 입을 맞추는 대신 그의 볼을 잡아 늘렸다. 그리고 이런 건 사귀는 사람이랑 하라고 대답했다. 그러자 정대만은 키스가 안 되면 이건 괜찮냐고, 뺨에다 입술을 꾹 붙여왔다. 그 뻔뻔하고 말간 얼굴에 헛웃음이 나왔다. 피라도 섞인 것처럼 최동오와 하는 짓이 닮아서. 선을 그어 두면 꼭 여기는? 이만큼은? 하고 캐물으며 다가와서, 나중에 정신을 차려 보면 한참이나 선을 넘어온 걸 발견하게 되는, 특이한 녀석들. 끝내 이명헌은 정대만을 밀어내고 일어났다.



“며칠은 나가지 말고 집에 있어. 필요하면 우성이 부르고.”

“…네.”

“이제 에어컨은 그만 좀 틀고. 들어올 때마다 추워 죽겠다.”

“알았어요.”



풀죽은 목소리로 대답은 했지만, 그래도 이명헌의 화려한 등 위에 자신이 남긴 생채기를 보니 기분이 좀 나아졌다. 정대만은 그림 아래 숨겨진 문장을 손끝으로 찌르며 여기 쓰여 있는 한자는 무슨 뜻이냐고 물었다. 이명헌이 그를 힐끗 돌아보고 농담처럼 말했다. 너 진짜 공부 못하는구나. 정대만이 그걸 이제 알았냐고 삐죽거렸다. 살생중죄금일참회殺生重罪今日懺悔. 열일곱에 싸구려 모텔방에서 처음으로 해 넣은 거였다. 굳이 뜻을 풀어주지 않아도 이미 내용을 알아들은 그가 순식간에 조용해졌다. 그는 세로로 길게 새겨진 문장의 처음과 끝을 몇 번이나 어루만지다 입을 열었다.



“나도 해도 돼요?”

“안 돼. 넌 미성년자잖아.”

“자기도 미성년자일 때 했을 거면서.”



눈치는 빨라가지고. 피식 웃은 이명헌이 거실로 나가 담배를 찾았다. 정대만은 그가 침대에 누이기 직전 겨우 입혀둔 티셔츠와 브리프 차림으로 그를 따라 방에서 나왔다. 그리고 식탁 의자에 앉아 담배를 피우는 그를 바라봤다. 거실 복도에 어제 떨어진 물건들이 보였다. 다행히 깨진 건 없는 듯했다. 이명헌은 냉장고에서 물병을 꺼내 정대만의 앞에 놓았다. 정대만이 당연하게 물병을 내밀어 열어달라고 부탁했다. 충분히 할 수 있으면서 괜히 부려 보는 어리광이었다. 이명헌이 병을 받아 뚜껑을 열고, 입구를 그의 입에 대 줬다.



“이러고 있으니까 처음 봤을 때 같아.”

“…별로.”

“스타킹 신어줄까요?”

“그런 취미 없어.”

“난 다 괜찮은데.”



아저씨가 하는 건 다 괜찮아요. 꼭 저렇게 말을 하지. 자기가 말하는 ’다‘가 다른 사람에게 어떻게 들리는지도 모르면서. 이명헌이 가만히 정대만의 앞머리를 쓸어 넘기고 욕실로 들어갔다.










“아, 나 이 집 싫은데. 존나 좁아서.”

“형. 집 커 봐야 소용없어요. 청소만 힘들지.”

“우성아. 요샌 거거익선이라는 말이 있대.”



들고 온 소주 한 짝을 냉장고에 차곡차곡 넣던 신현철이, 좁은 집에 왜 다닥다닥 붙어있어야 되냐고 투덜대는 최동오의 편을 들며 말했다. 언제 밥이나 먹자는 계획이 정우성의 집에서 술을 마시자는 계획으로 변질되어 모두가 모인 늦은 저녁이었다. 정우성이 냉장실을 채우다 못해 냉동실까지 연 신현철을 보고, 닭가슴살이 눌리지 않게 조심하라고 잔소리를 했다. 김낙수가 바로 마실 소주 몇 병을 챙겨 거실에 갖다 놓고서, 자신의 몫으로는 정우성 몰래 그의 조니 워커 블루를 열었다. 귀신같이 냄새를 맡은 정우성이 자기 컬렉션을 망칠 생각이냐고 따져 물었다. 그동안 이명헌은 다 귀찮다는 표정으로 소파에 앉아 천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정성구가 안줏거리가 될 만한 음식을 잔뜩 들고 돌아왔다. 오늘 들렀던 업소의 주방 이모에게 미리 부탁해 둔 거였다.



“미친 새끼야, 너 떨 했냐?”

“아, 씨발 갑자기 왜 시비야. 수금하고 바로 와서 그래.”



최동오가 자신의 머리카락을 들고 킁킁대는 정성구의 손을 짜증스럽게 쳐냈다. 그는 일이 너무 바빠 떨은 고사하고 담배 피울 시간도 없다며 담배를 물었다. 방금까지 가만히 있던 이명헌이 담뱃불을 붙이고 소파에 앉으려는 그를 툭 걷어차 발코니로 보냈다. 그동안 술병 정리를 마친 신현철이 거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진지한 이야기는 일단 취하고 나서 하자며 종이컵에 미지근한 소주를 들이부었다.

정대만에 대한 소문이 조직 내에 퍼졌다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이명헌은 소문의 진원지를 찾았다. 애초에 정대만이라는 존재와 그의 이름을 알고 있는 사람은 내부에 많지 않았다. 대부분이 이명헌이나 그의 그룹과 지근거리에서 활동하는 이들이었다. 그러나 그들도 정대만이 언제, 어디서 나타났는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다. 정대만의 존재와 출현 시기를 전부 아는 건 김 사장의 측근이었던 잔당들이 유일했다. 또한 그들은 정대만이 이전에 어떻게 사용되었는지도 알고 있었다. 그 쓰임이 곧 복수의 이유가 되었으리라는 것도. 그들과 이명헌의 그룹은 산왕이라는 같은 이름 아래서 움직이지만, 활동 지역이 전혀 달라 부딪칠 일이 전무했다. 게다가 저쪽은 이명헌을 자신들이 쳐부숴야 할 목표 정도로 여겼다. 그래서 사건의 실마리를 잡기란 더욱 어려웠다.

이명헌이 자신이 속한 그룹 외부를 살피는 동안, 정우성은 오히려 내부의 인물에 주목하고 있었다. 그의 눈길을 끈 사람은 최동오였다. 정대만의 등장 이후 묘하게 엇나가기 시작한 최동오와 이명헌의 관계는, 이제 극단적으로 치달아 내가 죽느냐, 네가 죽느냐를 논하는 마지막 스테이지만을 남겨둔 것처럼 보였다. 이명헌은 사사건건 자신의 지시를 무시하려 드는 그를 못마땅하게 받아들였고, 최동오는 그런 이명헌의 태도에 반기를 들었다. 이명헌이 자리에 취해 다 같이 밑바닥에서 구르던 때를 잊었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이명헌은 정우성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왜 최동오가 아니라고 확신하는지, 정우성은 이유를 알고 싶다고 물었다. 이내 너는 아직 최동오를 잘 모른다는 그의 대답이 돌아왔다. 벌써 살 부대끼며 지낸 지가 십오 년인데, 고작 일 년 늦게 만났다고 제가 아직도 모르는 최동오의 모습이 존재할 수 있는지, 정우성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현필이한테 잠깐 보낼까?”

“현필이?”

“응. 걔 요새 본가에 있어.”



점점 커져가는 일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정대만을 어디에 옮겨둬야 할지 고민하던 중, 신현철이 본가에 머무는 동생을 언급했다. 그는 신현철의 주변인을 통틀어 유일한 고졸이었고, 또 요식업계 종사자라는 자랑스러운 직업까지 있는 일반인이었다. 신현철은 얼마 전 동생이 자기 가게를 준비하기 위해 오래 일하던 호텔 일식당을 그만둬서, 당분간은 정대만을 봐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김낙수는 아무리 가족이라지만 일반인을 끌어들이는 건 찝찝하다고 반대했다. 그러나 아직 정대만이 유학을 완강히 거부하고 있어 당장 해외로의 도피는 불가능했기 때문에, 모두 그편이 낫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신현철이 바로 신현필에게 미리 연락해두겠다며 핸드폰을 들고 일어났다. 그 모습을 본 최동오가 코웃음을 치며 말했다.



“애새끼 하나 컨트롤 못 해서 대체 몇 명이 고생이냐.”

“최동오.”

“내 말이 틀려? 패서 보내든지, 애들 붙여 가둬놓든지. 아님 그냥 갖다 버리든지. 이명헌이 언제부터 이렇게 물러터진 새끼였는데?”

“취했으면 조용히 집에 가라.”

“소주 몇 잔에 취할 거였으면 처음부터 마시지도 않았어.”



정성구와 김낙수의 만류에도 최동오는 빈 잔을 조롱하듯 흔들었다. 최동오를 바라보던 이명헌이 짧게 한숨을 내쉬었다. 말투가 다소 호전적이라 기분이 나쁠 수는 있어도, 그의 말에 틀린 부분은 없어서였다. 이명헌은 언제라도 최동오가 말한 대로 할 수 있는 사람이었다. 그래서 그는 알고 있었다. 제 목숨을 대신해 버릴 패로 영감 앞에 끌고 갔던 정대만을, 이제 와 아까워 죽겠다는 듯 구는 자신이 얼마나 멍청해 보일지를.



“그래, 미안하다. 너희까지 고생시켜서. 이제 됐냐? 마음이 좀 풀려?”

“…….”

“난 더 할 말 없으니까 간다. 편하게 놀아.”



이명헌이 결국 사과 아닌 사과를 남기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정우성이 얼른 엉덩이를 떼고 현관으로 향하는 그를 따랐다. 씨발, 진짜 성질머리하고는. 김낙수가 작게 욕설을 뱉으며 최동오를 노려보았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자기가 뭘 잘못했냐는 듯 상쾌한 얼굴로 술병을 들었다.








슬램덩크 명헌대만
2023.06.04 23: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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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미친...미쳤다........
[Code: c5e5]
2023.06.04 23: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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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와 동접이라니... 자기 전에 이걸 보다니... 난 복받은 사람이야....
[Code: b453]
2023.06.05 01: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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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이걸 무료로 봐도되나.....애달 시점나올때마다 존나 존나임....명헌이 동오랑 그렇게 기싸움하면서 동오가 퍼뜨리지는 않을거라고 생각하는거 존나...존나임.....15년동안 같이 다닌 우성이도 의심하는데
[Code: bee7]
2023.06.05 01: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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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근데진짜 동오랑 명헌이 조만간 뭔 일 나는거아니냐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0796]
2023.06.05 01: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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넘 쫄리고 달고 쓰고 몇번이나 정독함..ㅜㅜㅜㅜ 어느붕 말마따나 진짜 창밖에 비명지르고싶다ㅜㅜㅜ센세여ㅜㅜ
[Code: ddda]
2023.06.05 01: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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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브레이크 없는 8톤 트럭이 과속 하는거 보는 기분이에요 ㅎㄷㄷㄷ듀ㅠㅠㅠㅠㅜㅜㅠ
[Code: 8aab]
2023.06.05 01: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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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헌이랑 대만이가 드디어!!! ㅜ 하 근데 명헌이는 동오를 믿는데 나붕도 우성이처럼 동오가 못 미덥다 ㅜ
[Code: 55c2]
2023.06.05 04: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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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진짜 운다………….. 폭풍의 언덕처럼 몰아치는 감정을 풀 수가 없어서 그저 휩쓸리는 이명헌 존나ㅜㅠㅠㅠ대가리팍팍깬다ㅜㅜㅜㅜ근데 대만이 넘 투명해서 머리아픔 ㅜㅜㅠㅠㅠ사랑 할 수 밖에 없는 아이잔아 ,,, 어떤 공식도 계산도 의미없는 관계일것같고ㅠㅠㅠ
[Code: d478]
2023.06.05 06: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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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지금 킬포가 몇개야..ㅠㅠ 둘이 처음 자는것도 명헌이 계획하고는 다르고ㅠㅠ 대만이한테 멋있는 어른으로 남고 싶었는데 그것도 대만이에 의해서 다 계획이 어긋났잖아ㅜㅜㅜ 동오 말대로 충분히 대만이 의견 상관없이 자기 맘대로 할 수 있는 명헌인데 대만이가 싫다하니까 그나마 절충안 찾아보고ㅠㅠ 하ㅜㅜ 명헌아 너 대만이 진짜 사랑하는구나ㅜㅜ 대만이도 명헌이면 다 된다고 하니까ㅜㅜ.. 대만이는 진짜 명헌이가 도망가자하면 기꺼이 손 잡고 따라나설거같아ㅠㅠ 농구고 뭐고 다 포기하고ㅠㅠ 그럴일 없다는거 알지만...ㅠㅠ 하 둘이 그냥 행복했으몀 좋겠다ㅠㅠ...
[Code: 5560]
2023.06.05 13:0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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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헌이 아는 최동오와 정우성이 모르는 최동오의 모습은 과연 뭘까ㅠㅠ 무슨 일 터질같아서 진짜 조마조마하다ㅠㅠㅠ 센세 쫄보붕을 살랴조....
[Code: 00d8]
2023.06.05 14:0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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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미쳤어 미쳤어 근데 동오 위험해보인다 너무 맛있다 이거진짜 위험하다ㅠㅜ분위기어떡해 둘이 드디어 잤다ㅠㅜㅜ
[Code: cbc5]
2023.06.05 16:22
ㅇㅇ
센세 저 이제 이 무순을 보는 것이 고통스러워요... 센세가 글을 너무 쫄깃하게 잘 쓰셔서 진짜 숨이 막혀요ㅠㅠㅠㅠㅠㅠ 대만이한테 무른 명헌이 때문에(탓하는 건 아님 사랑은 원래 그런 것임) 명헌이는 물론 산왕 전체가 위험에 가까워지는 것 같아서 조마조마해요ㅠㅠㅠㅠ 동오 불만도 너무 이해가 되고... 자기 목숨 지키기도 바쁜 놈들이 자기보다 남의 목숨이 귀해지는 순간 판도가 뒤집히는 거잖아요 그치만 깡패 이명헌이 사랑을 알아 버렸어... 어쩔 수 없잖아...ㅠㅠㅠㅠㅠㅠ 정말 동오가 정보를 흘린 걸까요? 최동오 알 수 없는 남자 그래서 더 섹시하네여 하 참;; 그래도 동오야 그러지 마라 빡빡이 의리 저버리지 마 얘들아 아무도 다치지 마라 제발ㅠㅠㅠㅠㅠㅠ
[Code: 54a0]
2023.06.06 00: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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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센세는....;;;;;;;;적게 일하고 많이 벌어야한다...
[Code: f87c]
2023.06.26 01: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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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맛있다...
[Code: ae9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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