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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6.25 23:56

! 닫혔던 문짝이 힘껏 둘러찬 힘에 부서저 경첩이 덜렁거렸음 평상에 널어놓았던 약재를 정리하고 돌아서던 노인이 깜짝 놀라 안으로 들이닥치는 요드들을 바라보았지 사색이 된 낯으로 의원을 찾던 요드는 평상에 솔을 내려놓으며 노인을 다그쳤음 노인은 피투성이가 된 요드와 솔을 번갈아 보았음

 

의원이 맞나?

 

그렇습니다

 

이 사람 좀 살려주게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을 듯 싶습니다 보아하니 이미 숨을 거두신 듯한데...

 

흘긋 솔을 돌아본 노인이 답하는 순간 요드가 허리춤에서 검을 빼내어 노인의 목에 겨누었음 창백한 얼굴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있었지

 

그게 환자를 앞에 둔 의원의 태도냐

 

저는 평범한 약재상일 뿐입니다 귀하께서 원하는 치료는 할 수 없습니다

 

그럼 숨이라도 붙들 수 있는 방법이라도 찾아보란 말이다!

 

요드가 절규했음 평소의 요드와 다르게 검을 쥔 손이 덜덜 떨렸지 날카로운 검날이 노인의 주름진 살갗을 슬쩍 베어냈을 때 요드는 검을 떨어뜨리고는 노인의 앞에 풀썩 무릎을 꿇었음

 

도와주시오 원하는 것이 있다면 다 들어줄 터이니 제발 이 사람 좀 살려주시오

 

노인을 올려다보는 눈동자는 젖어 일렁거렸지 노인은 아무 말 없이 눈물을 흘리는 요드를 바라보다가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몸을 돌렸음

 

안으로 들이시지요 상태를 살피려면 여기보다 안이 더 낫습니다

 

요드는 다급하게 일어나 솔을 안아들었음 축 늘어지는 몸뚱어리가 계속해서 두려움을 키웠음

 

솔의 상처를 살피던 노인이 화살대를 부러뜨렸음 최대한 상처가 더 커지지 않게 하기 위함이었음 노인에게서 건네받아 피에 젖어 뻣뻣하게 굳은 화살 깃을 만지작거리던 요드는 곁의 호위대장에게 화살대를 넘겼음 화살 깃은 분명 이번 일을 꾸민 자를 밝혀줄 결정적인 증좌가 되어 줄 터였음

 

정신이 없으셔서 다행입니다 아니었다면 도중에 고통을 이기지 못해 혼절하셨을 겁니다

 

끊임없이 울컥거리며 피가 새어 나오는 상처 위에 가루약을 들이부은 노인이 두꺼운 천을 덧댔음 진맥을 하려는지 손목을 조심스럽게 잡은 노인이 숨죽여 가만히 솔을 내려다봤음 요드는 유심히 그가 하는 것을 지켜보다가 한마디 더했음

 

토혈하고 코피까지 흘리셨네

 

...

 

화살을 맞은 정도로 그렇게 될 리가 없어 혹시 다른 곳을 다치신 건 아니신가?

 

눈을 감고 가만히 진맥하던 노인이 혀를 찼음 기분이 이상했지

 

어찌 그러는가 혹시 이 사람에게 무슨 이상이라도 있는 건가

 

잠시 사람들을 물려주십시오

 

...?

 

긴히 드릴 말씀이 있습니다 이건 황제폐하께옵서만 아시는 것이 좋을 듯 하여 드리는 말씀입니다

 

요드는 아무말 하지 않았는데도 자신이 황제임을 알아본 노인이 놀라운 것보다 제게만 할 말이 있다는 그 사실이 더 마음에 걸렸음 뒤를 돌아보며 신호하자 잠시 망설였을뿐 일제히 호위군들이 모두 문밖으로 빠져나갔음 노인은 근심 가득한 얼굴로 솔을 내려다보다가 입을 열었지

 

혹시 황후께서 회임하셨던 걸 알고 계십니까?

 

...? 아니... 황후께선 그런 말씀을 하신 적이 없으시다

 

순간 머리가 멍해져서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몰랐을 거임 요드는 더듬거리며 기억을 되짚어갔고 오늘 아침까지도 아무런 기별도, 조짐도 없었다는 걸 떠올렸음

 

아마 모르셨을 겁니다 태중에 자리잡은 아이가 아주 미약하여 눈치채지 못하셨을 겁니다 아마 며칠만 더 지났다면 알아차리셨을 테지요

 

가슴이 무너지는 것 같았음 그토록 바랐던 황손이 솔의 태중에 있었는데 자신은 물론 솔도 몰랐고 이제는 그 아이의 목숨마저 위험한 상황이 되었음

 

그래서... 그런 얘기를 하는 연유가 무엇인가

 

요드는 침착한 척하며 말했지만 두려웠음 지금 솔의 상태와 아이의 어떤 미래도 연결지을 수가 없었기 때문임

 

황실에 황손만큼 중한 것은 없겠지요

 

...

 

하오나 황제폐하께오선 어떠하십니까?

 

무슨 말을 하는 거요 할 말이 있다면 속 시원히 말하시오 이리저리 떠보려고만 하지 말고

 

황제폐하의 결단이 중요하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

 

어쩌다 황후께서 이리되신 건지는 모르겠지만 화살을 맞은 충격으로 이리 앓으시는 건 아닙니다

 

그럼...

 

독을 마신 것 같습니다 지독하고 사악한 독이지요

 

심장이 와르르 무너져내렸음 요드는 어지러워진 시야를 차단하듯 눈을 감았다가 떴음

 

그럼 고칠 방도는 없느냐

 

있으니 여쭤본 것이지요

 

아리송한 말에 요드가 노인을 바라보았음 어째서인지 노인은 요드를 안타깝다는 듯이 보고 있었음 스멀거리며 불안이 가슴에 차오르기 시작했음

 

황후께서 정신이 없으시니 결정할 이는 오직 황제폐하뿐이시지요

 

소상히 말하라

 

동시에 두 사람을 살릴 수는 없다는 말씀입니다

 

심장이 주저앉았음 요드는 숨을 멈춘 채로 주먹을 꽉 움켜쥐었음 방금 들은 말이 무슨 말인지 선뜻 이해가 되지 않았지 어찌하시겠습니까 라며 묻는 노인의 얼굴은 무척이나 담담했음 요드는 방금 들은 말이 헛소리가 아닌 걸 깨달았지

 

어찌할까요

 

...

 

누굴 살리리까

 

노인이 물었음 숨을 몰아쉬던 요드는 마침내 결단을 내렸음

 

황후를 살려주시게 이 사람이 살아야 해

 

노인은 놀라는 기색도 없이 그러마 하며 고개를 끄덕였음 그러고는 벽에 세워둔 거대한 약재함에서 작은 호리병을 꺼내왔지 치료약이라고 하기에는 겉에서 풍기는 기색이 왠지 모르게 께름칙해 요드는 노인이 솔의 입안에 약을 흘려보내려는 순간 그의 손을 붙잡고 말았지

 

그게 뭔가

 

보시다시피 약입니다

 

약이라고?

 

의심을 거두지 못하고 요드가 약병을 가져가려하자 노인이 약병을 손안으로 감추었음 그게 더 의심을 키웠지

 

마지막 남은 것이라 실수로 엎지르기라도 하면 안되니까요 이것이 어떤 것이든 지금 당장 황후마마를 살릴 수 있는 약은 이것뿐입니다

 

소상히 말하라

 

이것은 투구꽃의 꽃과 뿌리를 짓이겨 낸 즙을 정제해 만든 것으로 보통은 사람을 독살하는 데 쓰이는 것입니다

 

요드는 검을 뽑아 노인의 목을 겨누었음 노인의 태연한 작태에 분노가 치밀었지

 

감히 치료제라 거짓으로 고하고 황후를 독살하려고 해?

 

그럴 거였으면 황제폐하의 하문에 그리 솔직하게 고하지는 않았을 겁니다 어차피 황후마마를 살릴 방도는 없지 않습니까

 

요드는 이를 악물었음 노인의 말이 하나도 틀린 것이 없었기 때문임 이 순간에도 흘러가는 시간이 아까울 정도로 위급한 상태였음 하지만 독약이라는 말을 듣고 솔에게 쓰도록 둘 수는 없었지 그때였지 정신을 차리지 못하던 솔이 피를 울컥 토내했음 고통스러운지 앓으며 가슴을 쥐어뜯는 모습이 가슴을 후벼팠지 노인을 방해하는 저 때문에 솔이 겪지 않아도 되는 고통을 겪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들었음

 

이제는 결정하셔야 할 때입니다 어찌하시겠습니까 방금 또 토혈하셨으니 이제 남은 시간은 겨우 반시진(한시간) 정도뿐이겠군요

 

최후통첩은 상상할 수 없을 만큼 큰 두려움을 가져왔음 더는 노인을 방해할 수 없었지 요드는 쥐었던 검을 바닥에 팽개치고는 솔에게 달려갔음 조심스럽게 몸을 끌어당겨 품에 안자 입안에 고였던 피가 주르륵 흘러내렸음 심장이 내려앉았음 정신이 나갈 것 같았지만 억지로 부여잡고 버텼지

 

사특한 독은 같은 독으로만 해독이 가능합니다 지독한 독일수록 그만큼 강한 독과 겨루게 해야하지요 믿기지 않으시겠지만 예부터 제법 잘 듣던 방법이랍니다

 

요드는 노인이 건넨 호리병을 받아들었음 지금 이 순간이 너무나 공포스럽고 두려웠음 솔에게 먹일 독약을 어떻게 할지 결정하고 오로지 자신의 선택에 따른 결과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게 두려웠지 만약 잘못된 선택을 내려 솔을 잃게 되기라도 한다면 거기까지 생각한 요드는 발밑이 아득해지는 두려움에 숨을 멈추었음 제 선택 때문에 솔을 죽게할까 봐 너무나 두려웠음

 

어차피 이대로 두나 독약을 쓰나 죽기는 매한가지일 것입니다

 

아무렇지 않은 말투가 신경에 거슬렸음 살기가 어린 눈으로 노인을 노려본 요드는 태연하게 이어지는 말을 듣고 고개를 푹 떨구었음

 

그래도 희박하나 살아날 쪽에 기대를 거는 것이 낫지 않겠습니까 어차피 죽을 이라면 고통스럽지 않게 죽게 하는 것도 복을 짓는 일일 겁니다

 

요드는 호리병을 바닥에 내려놓은 뒤에 피로 물든 솔의 입술과 턱을 닦았음 정성스럽고 조심스럽게 얼굴을 닦은 뒤 호리병을 솔의 입술에 대고 기울였음 무색무취의 맑은 액체가 솔의 입안으로 사라졌음

 

그럼 잠시 기다려 보지요 밤새 괜찮아지실지도 모르니

 

황후가 살아난다면

 

요드는 차가운 솔의 몸을 품으로 끌어당겨 안으며 노인을 돌아보았음 형형한 눈에는 슬픔과 고통이 가득했지 과연 동시에 공존할 수 있는 것들인지 의아했지만 요드에게선 천하를 떠도는 말로는 다 설명할 수 없는 비통함이 어려있었지

 

섭섭지 않게 보답하겠다

 

똑바로 바라보는 눈은 그러니 황후를 꼭 살려내다오 라고 말하는 것 같았지

 

그럴 필요 없습니다 그저 예전에 입은 은혜를 갚는다고 셈 치지요 지금은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쉬십시오 해독이 제대로 되기 시작하면 쉴 틈이 없을 테니

 

핏물이 잔뜩 배어든 천과 대야를 든 노인이 살며시 고개를 숙이고는 밖으로 나갔음 요드는 이해할 수 없었지만 노인의 말을 따라 솔의 곁에서 움직이지 않았음

 

노인이 한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닫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음 몸 속에서 싸우는 두 가지의 독약 때문인지 얌전히 잠든 것처럼 보였던 솔이 발작하며 갑자기 피를 토했기 때문임

 

몇 번이나 피를 토했는데도 어디서 그렇게 쏟아낼 피가 남은 건지 이러다 온몸의 피란 피는 다 쏟아내는 게 아닌지 두려울 정도였음 고통을 견디지 못해 가슴을 쥐어뜯으며 힘이 들어가지 않는 사지로 바르작거릴 때는 끝내 견디지 못하고 솔을 품에 끌어안았음 꼭 감은 눈에서 흐르는 눈물이 어찌나 아픈지 요드는 마치 자신이 그런 것처럼 울며 솔을 끌어안았음

 

발작은 멈추지 않았음 잠시 잦아졌다 생각하면 다시 찾아왔고 뻣뻣해진 몸을 주무르며 애쓰는 사이에도 솔은 검붉은 피를 한웅큼씩 뱉어냈음 차도를 보이지 않는 솔과 다시는 오지 않을 것 같은 아침을 기다리며 견디는 시간이 이루말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고 괴로웠음 그래도 독과 싸우고 있을 당사자보다는 못하겠지 그 하나로 요드는 필사적으로 버텼음

 

다행히 날이 밝아올 무렵부터 발작이 잦아들기 시작했음 피를 토하던 건 거의 멈추었지 거칠던 호흡이 서서히 진정되고 가쁘게 오르내리던 가슴도 점점 편안하게 가라앉고 있었음 상태가 호전되고 있다는 뜻이었음 요드는 식은땀으로 축축하게 젖은 솔의 이마에 입술을 묻었음

 

황제 폐하

 

밤새 약재상 밖에서 호위하던 호위군 대장이었음 무슨 일이 있을 줄 몰라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들어온 그의 눈에 비친 것은 온몸이 피로 물든 황제와 황후였지

 

폐하 이제 좀 쉬십시오 돌아가실 시간도 가까워졌습니다

 

궁에 기별을 넣어 오늘 조강(아침 공부)과 회의는 없다고 이르고 연유를 묻거든 아파 몸져누웠기 때문이라고만 일러두어라

 

폐하...

 

황후가 아직 깨어나지도 않았는데 이리 두고 나만 돌아갈 수는 없다

 

황후께서 깨어나시려면 시일이 좀 걸릴 것입니다

 

노인이 호위군 대장의 뒤에서 불쑥 나타났음 그의 손에는 따뜻한 김이 올라오는 다기 세트와 멀건 미음이 담긴 작은 그릇을 올린 소반이 들려있었음

 

잠시 요기라도 하시지요 밤새 지치셨을 텐데

 

나는 괜찮다 아직 이 사람이 깨지 않았잖은가

 

지친 몸을 쉬는 것도 중요한 일입니다

 

아직 아픈 황후를 두고 어찌 나만 편하게 쉴 수 있겠는가

 

솔을 돌아보는 요드는 지친 기색이 역력했음 요드가 솔을 얼마나 지극정성으로 생각하는지 호위군 대장은 잘 알기에 더 나서지 못했음 노인만이 뚝심있게 요드를 재촉했을 거임

 

황후께서는 이겨내실 겁니다 그걸 도우려면 곁에서 지켜보는 사람도 멀쩡해야겠지요 피로 더러워졌으니 의복도 환복하시고요

 

...

 

황후께서 깨셨을 때 그런 모습이면 오히려 걱정하실 겁니다

 

도무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던 요드는 솔의 이름이 나오자마자 고개를 끄덕였음 노인에게 솔을 부탁하고 옷을 갈아입기 위해 자리를 비운 요드는 솔의 피로 물든 제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았음 적의 피만 묻히던 손에 가장 사랑하고 귀하게 여기는 이의 피를 묻혔음 모두 제 탓이었음

 

요드는 궁밖으로 쫓겨난 귀비가 솔에게 전갈을 보낼 것을 알고 있었음 귀비가 회임했었다는 사실을 이용해 뭔가 하리라 생각못한 것도 아니었음 하지만 직접적으로 솔을 궁밖으로 끌어내고 그에게 뭔가 하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지 황후를 시해한다고 해서 그들의 꿈이 이뤄지는 건 어려웠기 때문임

 

요드는 그들이 원하는 게 황후 자리라고 생각했음 황후에 자식을 앉혀 지금보다 훨씬 더 권력을 공고히하려는 거라고 생각했지

하지만 그건 오판이었음 솔이 궁을 빠져나갔다는 보고를 듣고 뒤따른 요드와 호위군은 귀비의 거처에서 기다렸다는 듯이 자신들을 공격하는 무리와 맞닥뜨렸음 하나같이 실력이 출중해 위험할뻔한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지

 

함께 간 호위군 둘 정도를 잃은 후 요드는 불현듯 깨달았음 그들이 노린 건 솔이 아니었음 물론 솔을 죽이는 것도 계획의 일부였겠으나 솔이 중심은 아니었던 거임 그들이 황궁에서 불러내어 죽이려던 건 황제인 요드였음 황궁이 아닌 곳에서 죽인 뒤 처리해 모든 걸 은폐할 생각이었던 거임 시신을 찾을 수 없는 곳에 묻어버린다면 반역죄가 성립되지 않을뿐더러 비어있는 황위를 누군가는 채워야 했음 아마 그들 중 하나가 황좌에 앉을 것이고 요드는 영원히 행방을 모른 채 은폐당한 채 지워졌겠지

 

그 모든 것이 매끄럽게 진행되지 않는다고 해도 그다지 큰 걱정거리는 아니었을 거임 지금 황실에는 제대로 된 어른이 존재하지 않았음 황실의 기강을 잡겠노라 자격을 따져 데려올 사람도 그들과 뜻을 함께 하는 이라면 일을 부풀리지 않고 묻어버릴 가능성이 더 컸음

 

요드는 궁밖에서 일어날 일을 생각하지 못했었음 귀비는 솔의 오랜 벗이기도 했기에 언젠가는 복권시키려고 생각했었음 회임한 걸 알았다면 생각이 달라졌을지도 모르지만 그때 당시에는 그랬음 모든 걸 차근차근 행해 나가리라 생각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순간에 사달이 나버렸음 그건 안일하게 생각한 제 탓이었음 행복에 취해 마음을 놓아버린 제 탓이었지 하지만 왜 그 벌을 지금 솔이 받고 있는 걸까 요드는 참담해져 아무말도 할 수 없었음

 

 

환복하고 다시 돌아오자 노인이 반듯하게 개어진 옷을 내밀었음 감히 옥체에 손을 댈 수 없었다는 말에 요드는 가만히 고개를 끄덕였지 노인이 두고 간 천을 물로 적셔 솔의 얼굴과 몸을 깨끗하게 닦고 피범벅이 된 옷은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혔음 모든 일이 끝날 때까지도 솔은 눈을 뜨지 않았지

 

문득 덜컥 무서워서 검지를 인중에 가져다대자 실낱처럼 가느다란 호흡이 느껴졌음 그제서야 마음이 놓였지 안도한 요드는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쉬었음 그 짧은 순간에도 솔을 잃었을까 봐 얼마나 무서웠던지 손바닥이 땀으로 축축해졌음

 

미안합니다

 

불쑥 사죄한 요드의 시선이 납작한 배에 머물렀음 노인은 독약을 쓰기 전에 요드에게 경악할 만한 진실을 말해주었었지

 

이걸 쓰면 이제 겨우 자라기 시작한 태중의 황손은 견디지 못할 겁니다

 

그래도 괜찮네

 

그리고 앞으로도 황손을 보실 수는 없으실 겁니다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았지만 견딜 수 있었음 다만 염려되는 건 이 사실을 알게 된 솔이 겪을 상실감과 죄책감이었지 솔은 스스로 의사를 결정할 수 있었다면 절대로 자신을 선택하지 않았을 거였음 그걸 알기에 다행이라 생각했고 솔의 마음을 아프게 할 죄를 하나 더 얹은 게 미안해 슬펐지

 

요드는 솔에게 회임했다는 사실을 말하지 않기로 했음 노인에게도 단단히 일렀지 황손을 얻지 못하는 이유는 솔이 아니라 모두 제게 있어야 했지 어차피 솔과의 사이에서 낳을 아이들이 아니라면 원하지도 않았고 솔이 아닌 사람과 교접하는 것도 끔찍하게 싫었음 거기까지 생각하자 한참 어린 아우 제키를 어떻게 해야 할지 알 것 같았지 요드는 제키를 제 양자로 들이고 황제로 만들 생각이었음 그러려면 우선 솔이 깨어나야 했지

 

요드는 손을 뻗어 얼음장 같은 솔의 손을 감싸 쥐었음

 

어서 돌아오세요

 

귓가에 속삭이자 눈앞이 시큰했지 요드는 솔의 손등에 입술을 묻고 제발, 하며 애원했어

 





애콜라이트 요드솔
2024.06.26 00:04
ㅇㅇ
하 시발 둘이 행복하게 살게 좀 냅둬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2598]
2024.06.26 00:05
ㅇㅇ
그리고 센세 사랑해 센세는 내 삶의 빛과 소금이야
[Code: 2598]
2024.06.26 00:10
ㅇㅇ
그나저나 의원이 입은 은혜가 요드일까 솔일까... 하 ㅈㄴ짜 모든 인물들이 다 존잼이야 센세...
[Code: 2598]
2024.06.26 00:29
ㅇㅇ
모바일
솔이 이걸 알게되면ㅠㅠㅠ ㅅㅂ 엄청 울텐데ㅠㅠㅠㅠㅠ 아 맴찢 죽겠다ㅠㅠㅠㅠㅠㅠ
[Code: df88]
2024.06.26 00:3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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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섬이 다 갈기갈기 찢어진다ㅠㅠㅠㅠㅠㅠ 솔 깨어나고 나중에 이거 알게되면 자기 때문에 아이도 잃고 요드가 그런 선택하게 만들었다고 자책 심할 것 같아서 더 걱정됨 ㅠㅠㅠㅠㅠㅠㅠ 요드 어카냐 ㅠㅠㅠㅠㅠㅠㅠ
[Code: 4167]
2024.06.26 00: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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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존맛이죠? 이중인격 같지만 센세 사랑해
[Code: 4167]
2024.06.26 01: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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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이 살아서 다행이지만 역시 아길 가졌었구나 ㅠㅠ 이제 더 아일 못 갖는다고하면 솔 스스로 요드를 위해 이건 아니라고 생각하고 후궁 들이라 그럴 것 같은데 제키나 둘이 키우면서 행복하라고!! ㅠㅠㅠㅠㅠ 센세 사랑해
[Code: 68bf]
2024.06.26 01: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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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 다시 아이못가지는거 알면 ㅠㅠㅠ 떠나려고 할껀데 마음아파
[Code: e223]
2024.06.26 16:29
ㅇㅇ
모바일
ㅠㅠㅠㅠㅠㅠㅠ어나더...
[Code: 480a]
2024.06.27 00: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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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어어엉 얘들아 제발 행복해ㅜㅜㅜㅜㅜ 아니 어떤 시키들이 요드를 죽일라고 솔도 이용하고 솔의 뱃속 애기까지 ㅜㅜㅜㅜㅜ 둘 사이의 아이가 태어났다면 솔이 너무너무 좋아했을 것 같은데 내가 다 아쉽고 속이 탄다...
[Code: 91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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