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종의 오해랑 궁중 암투랑 권력싸움에 휘말려서
지고한 황후의 신분으로도 어디에도 갈 수 없는 금족령 받고 죽은듯 기다리는데
막상 내려온 황명이 금족령을 풀어준다는게 아니라 황후의 위에서 폐하고 거처를 옮기도록 하라는거면...

정말 담담하게 옷가지 몇 벌 챙기고, 본디도 화려한 인사가 아니라 정말 필요한 만큼만 지니고 있던 황후의 패물도 모두 그대로 남겨둔채로 오래 쓰지 않아 험하기 짝이 없는 외딴 전각으로 옮겨가는 폐후 솔 보고싶다...... 바로 옆에서 모시는 궁인 제키도 제 곁에 있으면 다칠 걸 알아서 어디로 보내려고 하는데 제키가 마마 곁을 떠나느니 죽어버리겠다고 강하게 주장하는 바람에 결국 데리고 가는거

지위가 있어도 총애를 잃으면 고달픈게 황궁살이인데
지위마저 잃었으니 얼마나 더 고달프겠음
제키가 야무진데다 솔이 평소에 인망을 쌓아둬서 그 덕에 겨우 굶거나 얼지는 않고 그럭저럭 버텨나가는 그런거 보고싶다
솔네 가문이 원래 덕망은 있지만 재물은 없던 가문이라 제 몸 간수를 스스로 해왔었어서 궂은 일도 다 제키랑 같이 하는데, 귀하신 분이 이런거 하지 말라고 말려도 안 들을듯. 내게 남은 것이 너 하나 뿐이니 귀히 여기려 한단다, 그러니 말리지 마렴. 하고는 오랜만에 홀가분하게 있으니 오히려 좋다고 희미하게 웃는 솔 보면서 제키만 슬픔 황제고 뭐고 우리 마마를 슬프게 하다니 너무하다 개빡친다 그런 상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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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드도 속이 말이 아니겠지
자기가 알던, 아는 황후는 남몰래 뒤에서 이리 독살스러운 일들을 꾸밀 사람이 아닌데, 자꾸만 그를 얽어넣는 증좌들이 발견되니 어쩔 도리가 없는거. 차라리 와르르 쏟아지듯 악행이 나오면 아 이거 다 음모고 조작이겠구나 하기도 쉬운데..... 잊힐만 하면 하나씩 하나씩 뭐가 발견되고, 하나씩 보면 대단치 않지만 모아두면 제법 큰 그림이 그려지는 일들이라 요드도 마냥 무시할 수가 없었겠지.


“10년도 더 전의 일이다, 아니세야 가문의 일은 어찌 꺼내느냐.”


대신 하나가 상소를 올렸어. 그것을 천천히 읽어낸 황제는 지그시 눈을 감았다가, 명을 내렸지.


“황후를 폐할 것이니 거처를 옮기라 전하라.”


다만 궁 밖으로 내보내지는 않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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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내쳐지고 한 달쯤 지났을까, 굳게 닫힌 전각 문을 안에서 쾅쾅 두드리는 소리가 나겠지. 마마가 아프시니 제발 태의를 보내달라고.

존나 클리셰로 회임했는데 솔이 자기만 알고 내색 안 하고 있었던거면 내가 좋음 ㅎ 그 전에도 금족령이 내려져 있었어서 태의를 보지는 못했고, 냉궁에 온 이후로는 더더욱 볼 일이 없으니 제키에게만 숨겼으면 되니까... 제키도 예전처럼 곁에만 붙어있었으면 알았겠지만 시중들 사람이 달랑 저 하나니 바빠서 그런것까진 눈치 못 챘겠지

근데 어미가 못 먹고 못 쉬고 담담해보여도 속이 말이 아니니까 기어이 탈이 난 거겠지..! 솔이 아프다고 할 때는 꼼짝도 안 하던 시위들이 용종이 위험하다고 펑펑 우는 소리에 그제야 태의원에 연락하는거....

그리고는 진짜 꼬박 두달만에 요드 보게 되는 솔이겠지
언제 정신을 잃었는지도 모르겠는데 무거운 눈을 떴더니 저를 내려다보고 있는, 한때는 제 제자였고 벗이었으며 연인이었던 황제를 말이야






난 이런 클리셰가 너무 좋더라


요드솔 애콜 별전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