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일반론으로.
허우대 멀쩡하고 잘난 우리 아들 당연히 평범하게 여자 만나 결혼해서 아이도 낳고... 그렇게 살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집앞에서 그 하나밖에 없는 아들놈이 남자랑 키스를 하고 있는 거. 이런 미친ㅠㅋㅋㅋㅋ 너무 놀라서 저게 우리 아들이 맞나 쳐다봤는데 너무 웬수 아들이 맞아ㅠㅋㅋㅋ 너 미쳤어?!!!! 경악하며 아들 등짝을 찰싹 때리고 애 노려보다가 질질 끌고 들어가시다ㅠㅋㅋ.... 송태섭 형아 델다주고 그 형아가 ...뭐냐 뽀뽀도 안해주고가냐? 얼굴 들이밀길래 아니 여기 당신 동네잖아; 누가보면 어떡하려고요.... 하던 순간 입술 덥썩 잡아먹힌 쪽인데ㅠㅋㅋㅋㅋ 형네 어머님한테 들키고 형은 등짝 맞고 그대로 데리고 가버리셔서 댕그러니 혼자 남음ㅠ...... 애기 당황해서 집에도 못가고... 그렇다고 뭐라 말 얹으면 더 화내실까 긁어부스럼일까 벨도 못 누르고 형아 집 앞만 한참 서성일 거 같아ㅠ....

한편 엄마 손에 질질 끌려간.. 어릴 땐 그렇게 예쁘고 착했는데 사춘기 이후부터 말 더럽게 안듣는 아들내미 정대만ㅋㅋㅋㅋㅋ 아아아 아프다고오~!! 이러면서 끌려갔다가
- 너 방금 그거 뭐야 왜 남자애랑 그러고 있어?!!!
소리에
- 아? 걔 나랑 사귀는데? 뭐 어때. 내가 뭐 아무나 잡고 한 것도 아니고.
이러는 아들놈ㅋㅋㅋㅋㅋㅋ 등짝 두어번 더 찰싹 찰싹 맞음ㅋㅋㅋㅋㅋㅠㅠ
- 아니 너 진짜... 왜 남자랑 그러고있어어!! 내가 여자면 말을 안 해!!!
- 아 좋으니까 만나지; 남자여자가 뭔 상관이냐고;
- 뭔 상관이라니!!! 얘가 진짜 세상을 모르네!!!
- 아? 세상이 뭔 상관이야 내가 좋은데.
- 아니 무슨..... 너만 좋으면 다니? 너만 좋으면 다야? 너 진짜... 엄마 속 터지게 하려고 작정했어? 왜 이렇게 속을 썩여!!!
- 아 왜 그렇게 화내는데에..... 쟤 진짜 좋은 애란 말야. 아 피어싱때문에 그래? 날라리 같아서? 아냐 쟤 진짜 운동만 해. 먼저 싸움거는 경우는 없어.
- 아니 좋고 나쁘고를 따지는게 아니잖아! 왜 하필 남자를...
하고 어머님이 말이 안 통한다는 듯이 손 파르르 떨다가 컵도 제대로 못 쥐는 거 보고 대만이도 어 이거 진지한 거다..... 생각들어서
- 아니... 그렇게 화내지만 말고...
하면서 컵들고 엄마 물 먹여드림.
그리곤 물 조금 마시고 약간 진정한 어머님이
- ....너 원래 남자 좋아했어? 아니잖아. 중학교때 여자친구 있었잖아.
이래. 대만이 뒤통수 머쓱하게 긁으면서
- 아니 그건.....자꾸 좋다고 하니까.....거절하기 미안해서...
이러고ㅠ
- .....그럼 남자가 좋았던 거야? 애초에?
- ....그건 모르겠는데. 저녀석은 좋아. 뽀뽀도 내가 해달라고 한 건데...
- .....너 진짜...
이래서 또 침묵..... 그리고 잠시 한숨 쉬던 어머님이 대만이 손 잡으면서
- ......가능한 거면... 여자를 만나, 대만아. 남자끼리 사회적인 시선이... 좋아졌다곤 해도 아직 아니야. 네가 사회를 못나가봐서 그래... 왜 굳이 그런 힘든 길을 가... 지금은 마음이 그렇다해도 너 아예 불가능한 거 아니잖아. 여자친구도 있었잖아. 또 만나보면 만나질 거야. 엄만 네가 평범하게 여자 만나고 결혼도 하고 나중에 예쁜 아기도 갖고 그랬으면 좋겠어. 응? 엄마 소원.
이러는데 정대만 개난감한 얼굴로 손 붙잡혀 있어. 머릿속으로 뭔가 생각하다 눈 질끈 감고 말하겠지.
- .......엄마. 내가 엄마 속 많이 썩인 거 아는데....
- 그래! 너도 속 썩였단 자각 있지? 다시 농구하면서 이젠 말 잘 듣기로 했잖아. 엄마도 너 좋으라고 하는 소리지 엄마만 좋자고 하는 얘기 아니야. 무슨 말인지 알지?
- ......어 아는데. 근데. 엄마 나 그 머리 기른 시절에..
- 아 그때 얘긴 하지도 마. 엄마 그시절에 트라우마있어. 아 그래 맞다. 그때 말하니까 기억난다. 너 그 때 했던 불효 이제 다시는 안 하겠다고, 다시 농구하는 거 허락해달라 그랬었지? 그 약속 지켜. 불효 더이상 하지마 정대만.
- .......아니 내가 불효를 하겠다는게 아니라.
- 엄마는 네가 남자말고 여자 만났으면 좋겠어. 엄마가 사람을 막 정하겠다는게 아냐. 그냥 너 좋아해주고 너도 좋아하는... 서로 따뜻하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상대 만나서 평생 서로 의지하면서 살았으면 좋겠어. 더 바라는 거 없어 진짜로....
이러는데 대만이가 입술 꾸욱 깨물고는
- ....엄마 나 걔 아니었으면 아직도 머리 기르고 양아치짓 하고 있어. 나 지금 이 상태 아니야..... 걔 안 만났으면 여전히 그러고 있을껄.
이런 얘기 했으면 좋겠다....
대만이네 엄마 눈 동그랗게 뜨고 쳐다보는데 대만이가... 자기가 그 시절에 그 녀석을 괴롭혔던 얘기랑. 싸웠던 얘기랑. 멀쩡히 농구하는 녀석이 너무너무 얄미워서 농구부 쳐들어간 얘기까지 다 하면서
- ..... 나 쟤 아니었으면... 쟤가.... 괴롭힌 사람이랑은 같이 못 해먹겠다고 복귀 반대했으면 농구부도 못 돌아갔어. 지금처럼 이렇게 못 지내. 여전히 그 시절일지도 몰라. 근데 걔는 그런 걸로 생색낸 적도 없고... 딱히 의식하지도 않는 거 같아. 뭘 바라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내가 농구하는 게 좋대. 그게 제일 나답대. 머리 기른 시절 안 어울리고 이상했대. 엄마... 걔는 내가 슛 쏘는 걸 되게... 따뜻한 눈으로 쳐다본다? 응원해주듯이. 계속 그렇게 하라고 말하는듯이. 지쳐서 뻗어있으면 그러게 왜 2년이나 놀았냐고 툴툴거리면서도 제일 먼저 물을 챙겨주고.. 몸이 내 맘같이 움직이지 않는 날엔 어느새 다가와서 어디 안좋냐고 물어봐줘....그리곤 그러게 왜 2년이나 쉬어서 몸이 유리가 됐느냐고 핀잔을 주면서도ㅋㅋㅋ 먼저 마사지도 해주고 근육 풀어주고 혼자서 하는 방법도 알려주고 그래. 농구도 잘하고.. 대화도 잘 통하고. 같이 있으면....그냥 재밌어. 웃을 일이 많아져. 놀리면 반응도 좋고ㅋㅋㅋㅋ 얼굴 들이밀면 아닌 척 하는데 뒷목덜미 빨개지는게.... 걔도 나를 의식하는 거잖아? 그렇게 괴롭혔는데도. 내가 싫을 수도 있는데. 나는 그게 너무 그냥. 말이 안 된다고 생각했어. 그게 진짜.... 말도 안되는 일인데.... 어떻게 그런 일이 있는데도 나를 의식해줄 수가 있는지 모르겠는데... 그게 진짜 사람을 벅차게 만들더라고. ......엄마도 잘 몰라, 내 밑바닥을... 내가 어디까지 떨어졌는지... 얼마나 추한 짓을 저질렀는지. 엄마한테도 말 안한 일들 많으니까. 근데 걔는 알아. 내가 그녀석을 괴롭혔으니까. 누구보다 잘 알아. 아는데도..... 그걸로 욕하기보단 돌아온 나를 응원해주려고 해. 더 좋은 길로 가라고... 농구를 계속 하라고 해줘. 눈을 반짝이면서 슛 넣는 걸 바라봐줘. 내 손을 잡고 얼굴을 붉혀 ....... 나 진짜 평생을 살아도 이보다 더 좋은 녀석 만날 수 있어? 정신 차리고 보니까 저 녀석이 너무너무 좋아졌는데.... 나랑 계속 만나줬으면 좋겠는데... 저 녀석도 같은 마음을 가져주는게 난 좀 기적같은데.... 계속 같이 있고 싶은데... 남자라서.... 안돼? .....절대 안돼?

이러는데...... 대만이네 엄마. 아들이 누군가에 대해 이 정도로 깊은 마음을 담아 얘기한 일이 머리털나고 처음 있는 일이고..... 또 내용이 너무... 무시할 수 없는 얘기라 아무 대답없이 한참....정말 한참동안을 마음속으로 곱씹다가....
- .......다음에 우리집에 한 번 데리고 와 봐. 엄마도 어떤 앤지 만나봐야 알지....
이랬으면 좋겠다ㅠ....
그 말에 대만이 벌떡 자리에 일어나서
- 내일 오라고 할까?!!!
이래ㅋㅋㅋㅋㅋ 악 엄마도 마음의 준비를 할 시간을 줘야지!!! 남자 며느리 볼 생각은 안해봤었단 말야ㅠ 하는 어머님....ㅋㅋㅋㅋㅋㅋ 근데 것다대고 대만이가
- 아? 괜찮아 엄마! 굳이 따지자면 내가 며느리쪽이고....
이런 소리해서ㅋㅋㅋㅋㅋㅋ 아악 그런 거 알려주지 말라고!!!! 알고 싶지도 않아!!! 또 엄마한테 등짝 퍽퍽 맞는 대만이였으면 좋겠다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어쩐지 눈시울이 좀 붉어져서... 새삼 걔 진짜 좋은놈이네.... 나 그녀석 진짜 좋아하네..... 생각하며 엄마 대신에 쓰레기버리러 나온 대만이(급 효도중ㅋㅋㅋ)
아까 그렇게 헤어져서 애 놀랐겠다 이따 전화라도 해야.... 생각했는데 골목에서 인영이 툭 튀어나와
- ......선배... 괜찮아요? 저때문에 혼났죠......
하고 강쥐처럼 눈썹 축 쳐져서 여전히 집 앞에 있는 태섭이가 있어ㅋㅋㅋㅋ 완전 놀라서 너 왜 아직 여기있어?!!!! 쓰레기 다 던지고 호다닥 뛰어가서 애기남친 끌어안고서는
- 야 엉아가 다 해결햇다 엄마가 담에 너 만나보재ㅎ 이쁘게 하고 와라. 잘하면 우리 결혼도 가능할 듯.
낄낄거려ㅋㅋㅋㅋ 이 형 입에서 결혼소리가 나올 줄... 어머님께 허락받을 줄도 몰랐던 애기남친 얼굴 불타오르게 했으면 좋겟네 하...


태섭대만 태대
2024.04.13 10: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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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따지자면 내가 며느리쪽이고.... 존나 불꽃효자ㅋㅋㅋㅋㅋㅋ
[Code: 4825]
2024.04.13 18:04
ㅇㅇ
모바일
ㅋㅋㅋㅋ 불꽃효자ㅋㅋㅋ
[Code: ce02]
2024.04.13 10:54
ㅇㅇ
모바일
와앰아쿠라잉.................나 진짜 너무 좋은데 현눈날거 같아ㅠㅠ
[Code: 9af4]
2024.04.13 10:55
ㅇㅇ
굳이 따지자면 내가 며느리쪽ㅋㅋㅋㅋㅋㅋㅋ 미쳤냐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98c0]
2024.04.13 10:56
ㅇㅇ
바로 내일 데려온다고 하는거나 잘하면 우리 결혼도 가능할 거 같다고 안심시키는 거나 아주 번갯불에 콩구워먹는거 너무 정대만스러움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Code: 98c0]
2024.04.13 10: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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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괜찮아 엄마! 굳이 따지자면 내가 며느리쪽이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치겠다 대만아아아ㅋㅋㅋㅋㅋㅋㅋㅋ근데 급 효도하겠다고 쓰레기 버리러 나왔다가 쓰레기 팽개치고 애기남친 꼭 껴안아주는 거 웃긴데 스윗하다
[Code: b98a]
2024.04.13 11:1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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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따지자면 내가 며느리쪽이곸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대만앜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하 진짜 눈앞에 보이는 것 같다 너무 맛있다
[Code: a4c1]
2024.04.13 13:0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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굳이 따지자면 내가 며느리ㅋㅋㅋㅋㅋ아이고 대만아ㅋㅋㅋㅋㅋ
[Code: 4d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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