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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11.25 12:40



마치다 생일에 노부가 어른폰 신상 사주고 맨날 같은 옷만 입고 다니니까 귀여운 후드티도 하나 사줬을듯. 그리고 사실은 이게 가장 중요한 선물이라면서 쇼핑백 건네는데 그 안에 펜이랑 노트, '전교 꼴등이었던 내가 1년만에 하버드에 갈 수 있었던 이유'이런 책 한 권 들어있을 거임. 눈치가 아무리 없어도 이건 공부 좀 하라는 압박인 게 분명해서 또 케이 입 댓 발 나오겠지. 노부는 대놓고 공부 하라는 말 하기가 좀 그러니까 은근히 자꾸 그런 책 선물해주고 케이 계정으로 너튜브 들어가서 알고리즘 싹 바꿔놓고 그럼. 마치다는 엥 왜 이딴 영상이 뜨는 거야?하고 다시 커플 브이로그, 도쿄 데이트, 오키나와 여행 브이로그, 이런 거 잔뜩 검색해 보고 알고리즘 되돌림ㅋㅋㅋㅋㅋㅋㅋㅋ아무튼 생일에 받은 책 읽는 시늉은 해야하니까 노부형 만날 때마다 옆구리에 끼고 나가는데 노부가 확인해 보면 항상 4페이지쯤에 멈춰있겠지. 안 되겠다 싶어 너 다음주에 나 만나러 올 때까지 이 책 완독해오라고 숙제 내줄듯. 마치다는 말도 안 된다고 절대 싫다고 해놓고 형 표정이 진지하니까 결국 알겠다고 함.

그리고 열심히 일주일 동안 책 읽는데 진심 그 책 읽고 뭔가 깨닫게 돼서 공부에 불타오르게 됨. 확실히 쓸데없는 라인 보내는 횟수도 줄었고 공부에 열 올리는 모습 보니까 노부도 내심 대견하겠지. 웬일로 이번 주말엔 독서실에 박혀있을 거라 데이트도 못한다고 하고. 그게 기특해서 노부가 점심 사주려고 독서실 찾아감. 대충 어느 자리 앉는지 알고 있으니까 슬그머니 들어가서 케이 어깨 톡톡 두드리는데 노부형 발견하고 깜짝 놀란 케이가 곧장 배시시 웃으면서 허리 껴안을듯. 근데 노부 눈에 띈... 무서운 무언가... 책상 벽에 붙어있는 [하버드에 가자! 나는 할 수 있다!] 쪽지...ㅎㅎㅎ 노부 동공지진오고... 너한테 하버드 가라고 한 게 아니고 일단 넌 하버드에 갈 수 없고... 어쩌고 웅앵대보지만 옆자리에서 시끄럽다고 눈치나 주지 마치다는 그저 즈그 형 왔다가 좋아서 껴안고 얼굴 부비느라 정신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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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부마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