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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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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만남.

 

그저 까만 머리카락을 깔끔하게 올려 묶은 여자가 혼자 세상이 망한 듯이 술을  마시길래 관심이 갔다.

저대로 내버려뒀다간 어디서 뻗을  같은데혼자 그리 생각하면서     시키는 것을 눈으로 쫓다가 나도 모르게    시키려는 여자의 손을 붙들었다발개진 볼과 흐려진 검은 눈동자로 저를 빤히 바라보는데그게  너무  취향이라.

본능적으로 함께  한잔 하자고 제안해버렸다.

 

이름을  번이나 알려줘봐도 '잘생긴 블론드으-'하고 불러대기에 포기했다이름을 알려 달라 해도 '허니요허니이.'라는 말만 하길래 가명이라도 쓰는 건가 싶어 그래요허니하고 말았다.

 

 뒤는 .

 

이름도 모르는데  주소는  방법이 있을까대충 이쪽인데에하고 가리키던 여자의 말을 따라  근처의 호텔까지 데려다 놓고만 나올 생각이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

헤실거리던 여자가 향수 냄새가 좋다며 목에 얼굴을 부비기에 애써 어깨를 내리눌러 떼어놓았더니 멍하니 얼굴을 쳐다보던 여자가 다시 으헤헤별난 소리로 웃더니 잘생긴 블론드으하고 나를 불렀다.

그리곤 고개를 올려  턱끝에 잘게 쪽쪽 입을 맞췄다 키스를 보채는  처럼.

 보챔에 대한 답으로 입을 맞추며 몸을 부드럽게 쓸자 여자는 손이 닿는 어디든 민감하게 신음을 흘려대며 반응했다평소였다면 분명  정도로 넘어가진 않았을텐데 날은 문자 그대로 자제력을 잃었다.

 바탕 치르고   그제서야 콘돔이 찢어졌다는 것을 알아챘을 정도였으니까.

 

답지 않게 술김에 처음 만난 여자와 뒹굴었지만   단순히 그정도 관계만으로 끝나고 싶지는 않은 여자라완전히 뻗어 곤히 자고 있는 여자를 깨끗이 정리해준  침대에 걸터앉아 한참을 고민했던  같다문득 밖을 보니 어슴푸레 해가 뜨고 있길래 약국에서 여자에게  피임약과 숙취해소제를 사와야겠다 싶어 잠시 나갔다   짧은 새에 여자는 어떤 흔적도 남겨놓지 않고 깔끔하게 사라져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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휑한 침대시트를 보니 손에 쥐고 있는 약국 봉투가 우습게 느껴져 허탈한 웃음이 저절로 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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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후로 혹시나  여자와 다시 마주칠  있을까 싶어 시간이  때마다 회사 앞의 바를 끊임없이 들락날락댔다.

회사 직원들이 즐겨 찾는 바라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사원들이 죽치고 앉아있는 나와 눈을 마주  때마다 쭈뼛거리며 인사를 하더니 소문이 어디까지 퍼졌는지 이사  명이 하루는 '피트 본부장요새 술에 취미라도 들였어?'하고 물을 정도가 되었다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술을 내주던 바텐더를 마주칠 때마다 여자에 대해 물었지만 앞뒤없이 '까만 머리의 동양인 여자' 찾는 남자에게  고객의 정보를 순순히 얘기를  만큼 맹한 사람은 아니었다.

끈질기게 물으니 질린다는  바텐더는 손을 내저었다.

 

"아무튼   이후로     없어요더이상은 진짜 아무것도 얘기 못해드립니다."

 

하고는 그러니 당신 때문에 손님들이  자리 않기 싫어하니 제발 그만 오라는 말까지 덧붙였다.

시간이 제법 지났는데 얼굴도 비치지 않는다는 것은 고의적으로 피하고 있는 거겠지 '허니' 여자를 다시 만날 만한 단서가 티끌조차 보이지 않는 기분에 속이 쓰렸다.

 

그렇게 속절없이 시간이 흐르더니 달이 지났던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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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의 팀장이 갑자기 장기 휴직을 하겠다 신청서를 올렸다며 담당 과장이 승인  부탁드린다고 쭈뼛쭈뼛 서류철을 들고 찾아왔다.

 

회사에 장기 휴직 제도가 존재하긴 했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무급휴직을 사용하는 이는  없었다일단 윗사람들이 그리 반기질 않았으니 왠만한 배짱이 없으면 쉽게 생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었다그걸 보아하니 휴직을 신청한 팀장은 배짱이 상당히 두둑한 인간이 분명했다.

 

" 팀장이라고아실 지는 모르겠지만 저희 쪽에서는 나름대로  잘하기로 유명하고... 솔직히 정말 없어서는 안되는 친구인데지도 그걸 너무  알아서휴직  시켜주면 그냥 퇴사한다고 되도 않는 협박을 하네요하하..."

 

보아하니  과장은  잘하는 팀장을 잃기 싫어 울며 겨자 먹기로 휴직 신청서에 사인을  듯한 과장이  분들께도  얘기해달라 빌기 위해  모양이었다.

 

 팀장이라이사급 회의에서 종종 이름을 들었던  같기도 했다그렇게 일을 잘한다고 칭찬을 하며 간혹 이름이 튀어나왔던 기억이 있었다.

 

이름이 뭐였더라과장이 조심스레 내민 서류철을 성의 없이 열어보며 중얼거렸다.

 

" 팀장 이름이요허니 입니다허니  팀장이름이  특이하죠?"

 

서류를 펼쳐 보자마자 망치로 머리를 얻어 맞은  같았다.

 

'허니  팀장'. 그렇게 찾아다녔으면서도 회사 내의 사람일 수도 있다고는 미처 생각도 못했던 스스로에게 기가 찼다그런데 갑자기 장기 휴직 신청했다고사유는 고작 '자기계발과 건강상 이유'. 가져다 붙이려면 얼마든지 만들어   있는 이유였다.

 

 소리가 나도록 서류철을 덮자 옆에서 연신 눈치를 보던 과장이 놀랐는지 몸을 움찔댔다.

 

"우선은 알겠습니다 팀장과 개인 면담 후에 정하도록 할테니 과장은 가보세요."

 

 말을 기다렸다는   과장은 꾸벅 인사를   부리나케 방을 나갔다.

 

드디어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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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십니까 본부장님ㅇㅇ팀 허니  팀장입니다."

"그렇게 깍듯한 인사를 바란  아니었는데."

 

허니비가 나를 보고 과연 어떤 표정을 지을까놀라서 말을 잇지 못할까소리라도 지를까며칠  수도 없이 상상하며 어떤 반응을 보일지 나름대로 기대를 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여자는 정말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척을 하는 것인지 날의 '허니' 뒹굴었던 남자가 아닌 그저 본부장과 개인 면담을 하러  직원인  처럼 행동했다 보고도  하나 깜빡 않고 놀란 기색도 없더니모든 신경이 휴직 신청 승인에만 쏠려서 대답하는 것이나의 심기를 묘하게 건드리고 있었다.

 

"... 아니면사내 사람과 부적절한 관계를 가졌다던가."

"... ... 본부장님은 제가설마 그럴 사람으로 보이시나요?"

 

          

꼬박꼬박 본부장님거리며 입을  때마다  비위를 맞추는 소리만 하던 허니비는 나의  한마디에 자존심이 상했는지책상을  치고 일어나더니 인사도 없이 방을 나가버렸다무례하다는 무언의 표시였다심란한 기분에 이마를 짚자 짜증이 치밀면서 깊은 한숨이 절로 나왔다 그렇게 매달려 놓고 나를 아주 잊어버렸다고  동안 여자의 흔적을 찾아다니며 나를 고의로 피하는 것일까 생각했던 것이 우스워질 만큼 어이없는 결론이다.

책상 위에 올려놓았던 휴직신청서가  있는 서류철을 집어 들어 승인 서명을 적었다허니비가 휴직하기까지 앞으로 남은 기간은   때까지 과연  여자가 나를 기억해내는  빠를지내가 그녀에게 가진 흥미가 떨어지는  빠를 것인지  보기에는 충분하고도 남는 시간이었다.

 

 뒤로 일부러 근처를 알짱거리며 말을  때마다 허니는 불편하다는 티를 노골적으로 냈다   반응을 보고 나니 제법 놀리는 맛이 있는 여자였다혼자 모니터에 코를 박을 것처럼 일을 하다가도 말을 걸면 몸을 움찔거리면서 놀라는  도무지 내가 익숙해지지 않는 모양이었다.

아무튼그런  그다지 중요하지 않았다문제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있다는 .

예를 들면 스트레스 받을 때마다  번씩 술을 마셔줘야 한다던 ‘허니 달리 술은 이제  안마신다 답한다던가커피 없이는 머리가  돌아가서 오늘도  잔이나 마셨는지 기억이 안난다며 술잔을 기울이고 궁시렁대던 여자가 지금은 커피  잔도 입에 대지 않는다던가칵테일에 들어 있는 레몬이나 오렌지도 시다며 얼굴을 찌푸린 여자가 온갖  과일들은 몽땅 가지고  먹고 있다던가.

내가   날의 '허니' 여자가 다른 사람이 아니었을까 의심  정도였다과연  앞에 있는  팀장과  날의 '허니 어떤 것이  여자의 본모습일지 혼란스러웠다하지만 그럼에도 날과는 다른 모습의 허니비에게도 자꾸 눈이 간다는 것을 부정할  없었다.

 

어느  문득 의식한 허니는 날이 갈수록 살이 내리는  같더니어느 날은 눈에 띄게 안색이 창백했다 날의 여자보다  눈에 보기에도 얇아진 손목 둘레를 속으로 몰래 재보며 휴직 사유의 '건강상 이유' 사실이었나 싶어졌다하지만 넌지시 이것저것 물어봐도 알려주기 싫은지 조잘거리다가도 티나게 입을  다물고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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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게 숨기고 싶은 걸까냉정하게 생각하기 위해 손가락으로 책상을 툭툭 치면서도 기분은   없이 끓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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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란 여자를 구슬리는 과정은  뭐랄까사람 손을   작은 동물을 길들이는 것과 비슷하다 싶었다좀처럼 곁을 내줄 생각을 않는  여자는 작은 터치 하나하나에도 화들짝 놀라고조금만 다가가면 뒤로 물러서서 잔뜩 경계의 눈빛을 보냈다.

경계심을 허물기 위해 아이를 핑계로 써먹는 것은 돌이켜보면  비겁하긴 했지만 ‘아이 아빠라는 단어를 꺼낼 때마다  순진한 여자는 그런가요..? 하고 맹하게 답하고는 순순히 고개를 끄덕였다 머릿 속에서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  모르겠지만 점차 잦아지는 스킨십에도 연신 움찔거리면서도 피하지 않는 것을 보니핑계가  먹혀 들어간 것이 확실했다.

너무  먹혀들어간 것이 문제였지만.

나의 조바심에 대놓고 밀어붙였다간 허니비는 뒷걸음질 치는 것도 모자라 겁에 질려 뒤돌아 도망을  것이 뻔했다그러니 천천히서두르지 않고 조금씩 가까워지기로 했다.

허니가 눈치를  순간엔 이미 그녀의  앞에 다가가 있을  있도록.

 

 

 

 

 

"... 아무래도 제가 좋아하게   같아요."

 

이렇게  발로 다가  줄은 몰랐지만.

역시 허니비는 어디로   모를 여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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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발너붕붕

압축했더니 분량이...ㅜㅜ 읽어 주는 붕들 코맙,,!
+ TMI 본부장님 일부러 허니랑 처음 만날때 뿌렸던 그 향수만 주구장창 뿌리고 다녔음



 

2021.06.25 00: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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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센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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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 01: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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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뭐야 센세언제왔었어ㅠㅠㅠㅠ존버는성공한다 ㅜㅜㅜㅜㅜ정주행가ㄴ다ㅠㅠㅠㅠ본부장님 ㅠㅠㅠㅠ
[Code: 9ac6]
2021.06.25 00: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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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 잠깐만 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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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 00:5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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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무ㅜ지 ㅠㅠㅠㅠ 머야 어떡해 나 못ㄱㅣ다려 그래서 어떠ㅎ게 되는데 뭔데 무ㅜ야무ㅜ야뭐야???? 뭐야 허니가 먼저 고백한거야 뭐야???
[Code: 044e]
2021.06.25 00: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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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헐헣허헣센세 미쳤다 센세??? 사랑해 진짜 너무 좋아ㅠㅠㅠㅠ고백한거야???이제 둘이 결혼하고 애기낳고 육아 해야지
[Code: c1f7]
2021.06.25 01:0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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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ㅠㅠㅠㅠㅠ세ㅠㅠㅠㅠㅠ내가 얼마나 센세를 기다렸나 몰라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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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 01: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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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개.조.아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0f7]
2021.06.25 03: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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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압축하지마 ㅠㅠㅠㅠㅠㅠㅠ
[Code: 0b74]
2021.06.25 02: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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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센세 또 오셨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브래드 역시 허니 두고 그냥 간 게 아니었구나 ㅠㅠㅠㅠㅠㅠ 아니 개추는 왜 한 번밖에 안 눌리는 거야 백 번을 눌러도 모자란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f409]
2021.06.25 02: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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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 행복하다 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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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 04: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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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ㅜㅜ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ㅠㅠ 센세는........ 나의 구원자....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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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 05:4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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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세상에 본부장님 진챠 또 반했다 하!
[Code: d4e5]
2021.06.25 07:3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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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너무 좋다ㅠㅠㅠㅜ허니 훅 치고 들어오네ㅠㅠ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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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5 12:3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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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 이제 쌍방이니까 임연결육 임결연육 암튼 연애해라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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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6 01: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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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휴 하루에도 몇번씩 들어와서 정독 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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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6 10: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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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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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6.27 13: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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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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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03 02:4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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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와쥬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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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6 18: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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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나 아직 기다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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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08 17: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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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친 본부장님시점 존잼 ㅠㅠㅠ
[Code: 73ec]
2022.04.27 00:34
ㅇㅇ
나 기다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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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6.27 02:3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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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잘 지내?? 질척여서 미안해... 그치만 보고싶어...
[Code: f46f]
2023.09.17 22: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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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고...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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