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잡다... 따흐흑...

존나 황제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시정잡배처럼 입고 호위들도 정예로 한줌단 끌고 와서 처음에는 못 알아봤을 거야. 아버지가 자리를 비운 터라 맥카이가 손님인 훈남이를 맞이했어. 귀족가문의 문양 같은 게 안 보였지만 말은 비싼 품종마였고 거친 듯한 인상에 시종이라기보단 같이 사냥을 나가는 듯한 호위들 보여서 흠... 하더니 맥카이가 잘은 몰라도 존나게 잘 나가는 산적인가보다 생각하는 거지.

그대는 지나가는 길인가? 하고 반말 해버렸을 듯. 자기도 어쨌든 영주의 아들이니까. 훈남이는 지나오던 길에 사냥한 동물들 보여주면서 팔고 싶다고 할 거야. 뒤에서 호위 한 명이 아 또 저러시네 하며 웃음 터지려는 거 어금니 꽉깨물 하겠지. 맥카이가 진지하게 고개 끄덕이면서 나는 적당한 값에 대해 잘 모르니 상의를 해봐야겠다면서. 훈남이가 웃으면서 그냥 드리지, 하룻밤만 쉬다 가게 해준다면, 했어.

산적을 성에 들이다니. 안 될 일이었지. 하지만 사냥한 동물들을 거저 준다니까 하루 정도는 상관 없을 것 같았어. 소란은 부리지 않으면 좋겠네, 하며 맥카이가 성 외곽에 허름한 방 몇 개 내줄 거야.

그리고 훈남이가 사냥하다가 찰과상 살짝 입었어서 그거 치료하려고 의원 있냐고 물어보는데 맥카이가 그건 나요^^ 하면서 자기가 치료해주면 좋겠다. 검술보다는 책을 읽고 남을 치료하는 데 관심이 있는 맥카이... 아무튼 치료받으면서 훈남이가 나으리도 사냥하고 그러시나? 하며 물어보는데 맥카이가 말은 탈 줄 안다고 답했어. 훈남이가 그러면 내일 우리 떠날 때 배웅하면서 같이 사냥 잠시 하지 않겠냐는 거야. 뭐, 겁나시면 어쩔 수 없고, 하는데 맥카이가 쫀심 상해서 가겠다 그러는 거지.

모냐... 같이 사냥하다가 일 틀어져서 큰 짐승이 맥카이 쫓는데 훈남이가 그거 처리하다가 좀 크게 다치는 거지. 맥카이가 너무 놀라서 피 나는 부분 꾹 누르며 정신 차려 보라는데 좀 멀리 있던 호위들이 비명 듣고 달려오는 거야. 분명 그냥 산적떼인줄 알았는데... 그 호위들이 훈남이 다치니까 헐레벌떡 말 몰고 오면서 마이 킹!!! 해가지고 맥카이가 이게 무슨 소리... 하며 넋 나갈 듯.

다시 성에 데리고 들어가서 훈남이 치료하는데 수도에서 용한 사람 불러오겠다고 호위 하나가 출발할 거야. 맥카이 아버지도 돌아와서는 사태 파악하고 기절 직전일 듯. 왕이 자기땅에서 죽어봐... 다들 참수될 수도 있었어. 그래도 엄청 심하게 다친 건 아니라 다음날에 훈남이가 정신 차리는데, 밤새 지키고 있던 맥카이가 your majesty 하며 손등에 키스해주면 좋겠다. 왕을 처음 알현할 땐 그래야 하니까.

훈남이 피도 꽤 흘렸고 약초에 취해서는 흠... 하더니 맥카이 쓰다듬으면서 예쁘게 생겼네... 이름이 뭐야? 막 그러는 거지. 옆에서 그거 듣고 있던 호위가 아 진짜... 왕이시여... 체통 좀... 막 그랫스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