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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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짤햅줍

 

남희신은 청하 섭씨의 종주가 바뀌었으니 – 어차피 서로 다 아는 사이라 하더라도 – 다 같이 모여서 얼굴이라도 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금광요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형을 잃고 슬픔에 빠져 있느라 한동안 정신을 못 차리던 섭회상이 어쨌든 종주 자리를 맡겠다고 했으니 보기는 봐야 할 터였다. 그리고 며칠 뒤 금린대에서 가진 종주 모임 자리에서는 예상 외로, 운몽 강씨의 종주가 섭회상보다 더 초췌한 얼굴로 나타났다.

애초에 강만음과 섭회상이 고소에서 수학하던 시절의 짧은 인연과, 이후 사일지정 때 그리고 혈세불야천 때의 공식적인 만남 몇 번 외에는 그다지 인연도 없던 사이였던 데다, 하나밖에 없는 동생이 위무선에게 갖고 있던 마음이 워낙 깊어 동생과 강만음의 사이가 틀어진 터라 남희신도 그동안은 데면데면하게 지내왔던 사이였다.

그런데 얼굴이 창백하게 질린 데다 눈 주위가 새카맣게 죽어 있는 걸 보니 어쩐지 시선이 떨어지지 않았다. 그래도 일단은 의형제의 동생이고, 얼마 전 상을 당한 섭회상 쪽의 위로가 먼저라 다독여주느라 잠시 이야기를 하고 돌아서니 이미 강종주가 앉았던 자리에는 희미한 연꽃 향만이 감돌고 있었고 사람은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남희신이 강만음을 발견한 건 금린대의 길고 긴 계단 중간쯤에서였다.

“강 종주.”

강만음은 허리를 꼿꼿하게 세운 채 바른 걸음으로 내려가고 있었으나 멈춰 서서 돌아볼 때는 위험할 정도로 휘청거리는 걸 분명히 볼 수 있었다. 어지러운 건지 잠시 눈까지 질끈 감았다 뜬 강만음은 충혈된 눈으로 남희신을 올려다 보았다.

“남 종주.”

“안색이 좋지 않습니다. 몸이 상한 것 아닙니까?”

“아닙니다.”

“강 종주. 고집을 부릴 때가 아닙니다.”

몸이 안 좋은 게 뻔히 보이는데 고집을 부리자, 저도 모르게 엄한 목소리가 나왔다. 남망기는 한 번도 남희신이 따로 입을 댈 필요가 전혀 없을 정도로 언제나 행동이 바른 동생이었고, 의형제를 맺은 금광요 역시 모든 걸 알아서 잘 하는 사람이었다. 손이 많이 가는 쪽이라면 역시 섭회상 쪽이었지만, 섭회상은 엄히 혼내기보다 잘 다독여야 하는 성격이라, 평소에 친동생에게든 의형제들에게든 엄하게 말을 해 본 적이 없었는데, 자신도 의외였다. 그러나 애도 아니고 고집을 피우고 있는 얼굴을 보자 자기도 모르게 엄한 목소리가 나왔다.

남희신은 혼나는 어린애처럼 대답 없이 입을 꾹 다물고 있는 강만음을 바라보다가 손을 내밀었다.

“맥을 좀 짚어봐도 되겠습니까?”

“아프지 않습니다.”

“강 종주.”

“연화오의 일이 급하여 먼저 실례하겠습니다.”

강만음은 남희신이 어떻게 잡아 볼 틈도 주지 않고 후다닥 계단을 내려가 버렸다. 중간에 잠깐 휘청거리면서도 저렇게 달아나는 이유가 뭘까. 도망치듯 사라지는 강만음의 뒷모습을 바라보고 있던 남희신의 눈빛이 낮게 가라앉았다.

 

그리고 며칠 후, 남희신은 집에 수상한 것이 나온다는 어느 부잣집의 의뢰를 직접 해결하러 나갔다. 평소라면 자기가 직접 하지 않을 일을 굳이 직접 해결하겠다고 나선 건 그 집이 운몽 근처였기 때문이었다. 간단하게 작간을 해결하고 돌아가는 길에 남희신은 우연인 듯 연화오를 찾아 대문 앞에서 방문을 고했다.

고소 남씨의 종주가 찾아왔는데 문전 박대할 수는 없었는지, 안내 받은 곳으로 들어가 기다리고 있자 강만음이 직접 남희신을 맞으러 나왔다.

“강 종주. 연락도 없이 갑자기 찾아 와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강만음은 여전히 안색이 창백하고 눈가가 까맣게 죽어 있었다. 찻잔을 드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자니 손가락이 미세하게 떨리는 것까지 보였다. 그러고 보니 몇 년 전부터 항상 강만음의 안색은 좋지 않았던 것 같았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러나 당시 남희신은 그저 표정이 어둡기 때문에 안색이 나빠 보이는 걸 거라 생각했었다. 정말로 안색이 심각하게 좋지 않은 것이었는데도.

남희신은 다시 맥을 짚어 보겠다고 했으나, 강만음은 여전히 거부했다. 그러나 이 근처에서 해결해야 할 일이 있어 며칠 이 지역에 머물러야 하니, 연화오에서 잠시 신세를 져도 되겠느냐는 청까지 거부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머무는 것만 허용했을 뿐, 강만음은 바쁘다는 핑계로 남희신과 얼굴을 맞댈 일은 만들지 않았다. 정말로 바쁘긴 한 건지 가끔 오가는 것을 멀리서 볼 수 있을 뿐이었다. 몸이 정말로 안 좋은 것 같긴 해서 옆에서 좀 지켜볼 생각이었으나, 얼굴을 볼 기회조차 마땅하지 않아서 그냥 떠날까 했었다.

남희신이 내일 떠나겠노라 알리기 위해 강만음의 방을 찾았을 때였다. 문을 몇 번이나 두드려도 안에선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잠든 건가 하고 그대로 돌아서려던 때, 문 안쪽에서 희미한 연꽃 향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설마?

문을 밀자, 잠겨 있지는 않은지 부드럽게 열렸다. 그리고 남희신은 문을 열자마자 한숨을 내쉬었다. 창까지 닫아 두어 환기가 되지 않은 방 안에는 연꽃 향이 가득 차 있었고, 그 향이 어디서 흘러나온 건지는 바로 알 수 있었다. 남희신은 문을 닫고 안으로 들어가 서탁 위에 엎드려 쓰러져 있는 강만음에게 다가갔다. 향이 이 정도로 터져 나온 걸 보면 잠이 든 게 아니라 의식을 잃은 것 같았다. 아니나다를까 강만음의 맥을 짚어 보자 맥이 어지럽게 뛰고 있었다.

양인이든 음인이든 10대 후반에는 발현되는 게 보통이었다. 벌써 서른이 가까워오는 나이에 발현열을 겪고 있는 강만음을 내려다보던 남희신은 한숨을 참지 못했다.

양인이나 음인의 발현이 부끄러운 일은 아니나, 아무래도 내밀한 사정과 연관돼 있다 보니 공개적으로 가르치거나 언급하는 일은 없었다. 부모님이나 가족의 윗사람이 은밀하게 가르쳐주고, 발현을 할 때는 가족 중 먼저 발현한 사람이 향을 풀어 안정적인 발현을 돕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이었다.

그러나 강만음은 10대 후반에 가족을 모두 잃었다.

아직 발현하지 못했을 때에, 자연스럽게 발현을 이끌어 줄 사람을 모두 잃어서, 거의 10년에 가까운 시간 동안 발현을 하지 못했던 것이 분명했다. 몸에 가득한 음기가 밖으로 나오지 못해서 그 긴 시간을 계속 앓으며, 미련하게 살아 왔던 건가.

남희신은 강만음을 안아 들고 방 한쪽에 마련돼 있는 침상에 눕혀 주었다. 이마에 맺힌 식은땀을 닦아주고 한 손을 잡은 채 조금씩 향을 풀어 주자, 강만음의 숨소리가 한층 편안해진 게 느껴졌다.

정말이지 미련하기는…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군요.”

타박하듯 말했지만, 남희신의 입가에는 희미한 웃음이 걸렸다.

 

==================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군요.”

강만음은 아득한 의식 너머로 누군가가 타박하는 목소리를 들었다. 누굴까. 부모님은 아니었다. 부모님이라면 저렇게 애정을 담아 타박하지 않을 것이었다. 부모님이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을 거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 애정을 느낄 기회는 좀처럼 주지 않은 분들이었다. 누이라면 훨씬 다정하게 다독여 주었을 테니, 누이도 아니고. 그런가. 위무선인가.

하긴 위무선은 늘 자신을 챙겼다. 한 살 차이도 형이라고 형 노릇을 하겠다고 말만은 그렇게 했었다. 늘 사고를 쳐서 강만음에게 뒷수습을 하게 한 건 정작 자기면서. 누구한테 손이 많이 간대?

“시끄러워. 위무선.”

자신의 손을 잡고, 다른 손으로 토닥여주던 위무선의 손이 멈칫하는 게 느껴졌다. 그러고 보니 위무선답지 않게 왜 이렇게 닭살 돋게 잡고 있는 거야?

더 이상 생각을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었다. 어지럽고 속이 뒤집히는 기분이었다. 어디서 흘러온 것인지 시원하면서도 포근한 향이 자신을 감싸고 있는데도 여전히 속은 조금 울렁거렸다. 항상 그랬다. 머리가 어지럽거나 깨질 것 같고 늘 속이 울렁거렸다. 누이가 떠나고 위무선이 떠난 이후부터 쭉…

…? 떠나고?

가슴이 찢어지는 듯한 기분이 잠깐 들었던 것 같았지만 곧 머리가 몽롱해지고 아무런 생각도 들지 않았다. 그리고 누군가가 눈가를 닦아주는 손길이 느껴졌다.

“많이 힘듭니까?”

누군가의 다정한 목소리가 귓가에 상냥하게 닿았고, 목소리만큼 상냥한, 커다란 손이 머리를 쓰다듬는 것도 느껴졌다. 고개를 저으려 했지만 머리를 쓰다듬던 손이 머리를 붙잡아서 흔들지 못하게 하고 다시 쓰다듬었다.

“어지러울 테니까 가만히 있어요.”

그리고 잠시 정적 후에 다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렸다.

“아무래도… 오래… 안 되는… 할 수 없…”

의식이 멀어지면서 말소리가 뚝뚝 끊겨 들렸고, 누군가 자신의 옆에 누워 안아 주는 게 느껴졌다. 위무선은 이렇게 크지 않은데, 이렇게 폭 감싸 안을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지..

“누구…”

“쉬… 괜찮습니다. 쉬어요.”

다정한 목소리를 듣고 있자 머릿속에 누군가의 얼굴이 떠올랐다가 사라졌다.

어? 그 사람이?

어???

그리고 완전히 의식이 사라졌다.

 

===========

 

남희신은 완전히 기절해 버린 강만음을 끌어안은 채 등을 토닥였다. 너무 오래 발현이 억제돼 있던 상태라 향을 조금씩 풀어주는 것만으로는 안 되는 듯, 여전히 괴로운지 계속 인상을 쓰고 있어서 향을 잔뜩 풀고 입을 맞추자, 입술이 아무런 저항 없이 벌어지고 따뜻한 혀가 닿았다. 제법 단단하게 자리를 잡고 있지만 멋대로 침입하는 남희신의 혀는 전혀 막지 못하는 믿음직스럽지 못한 치아도 건드려 보고, 열이 올라 따끈해진 혀도 건드려 보았다. 그렇게 멋대로 강만음의 입 안을 농락한 다음 입술을 부드럽게 핥아 주자, 의식이 없는 와중에도 달콤한 신음을 뱉었다.

귀엽게.

어차피 발현은 더 이상 억눌러 놓을 수 없는 상태였다. 거의 10년째 눌려져 있는 상태라 더 이상 놔 두면 기가 뒤틀려 목숨이 위험해질지도 몰랐다. 남희신은 그렇게 스스로를 납득시키고 강만음의 옷자락을 풀었다. 옷이 몸을 옥죄지 않게 해 주기 위한 것이라고, 몸을 주무르는 것도 기가 잘 돌게 해 주기 위함이라고 스스로에게 변명을 하면서도 강만음의 피부를 쓰다듬는 손은 점점 끈끈해져 갔다.

남희신은 남망기와 달리 가규를 지키는 문제에 있어서도 어느 정도 융통성은 두고 있었지만 아무나와 몸을 섞거나 문란한 생활을 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성적인 자극에 면역이 별로 없는 만큼 피부에 찰싹 달라붙는 듯한 음인의 매끄러운 피부도, 점점 더 짙어지는 연꽃향도 지나치게 자극적이었다. 그러나 남희신은 당장 바지를 벗고 이 귀여운 이의 몸 안을 침범하고 싶은 욕망을 누르고 정성스럽게 온몸을 주물러 주었다. 다만 그 손길이 조금 담백하지 못했을 뿐이었다.

남희신은 연화오 가솔들의 출입도 막고 열흘 가까이 강만음의 옆을 지키며 발현을 도왔다. 그리고 열흘째 되는 날 아침, 드디어 완전한 발현을 마친 강만음이 눈을 떴다. 무슨 상황인지 이해가 안 돼 당황스러운 듯 눈을 깜박거리며 남희신을 올려다보고 있던 강만음은 그제야 제 몸의 변화가 인식됐는지 안 그래도 큰 눈을 더 크게 뜨고 남희신을 바라봤다.

풍랑을 만난 조각배처럼 흔들리는 애처로운 눈동자를 보고 있던 남희신은 부드럽게 웃으며 강만음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뭘 그리 놀라십니까. 몸이 아픈 게 발현을 못하고 억눌려 있기 때문임은 진작 알고 계시지 않았습니까?”

“발현이라니, 그게 무슨.”

정말로 몰랐나. 남희신은 어이 없을 정도로 순진한 반응에 제가 더 놀랐다가 한숨을 섞어 웃었다.

“강 종주가 그간 계속 아팠던 건 발현을 못해서였습니다. 원래라면 10대 후반에 가족들이 발현을 이끌어줘야 하는 것이나…”

강만음은 한참 침묵하고 있다가 정신을 차린 듯 주먹을 꽉 쥐고 고개를 들었다. 눈빛은 여전히 혼란스러워 보였으나 제법 다부진 빛이 보였다.

“그럼 전 이제 음인입니까?”

“원래 음인인 데 발현하지 못했던 것뿐이나, 네, 확실히 음인이 된 건 맞습니다.”

“… 남 종주께 너무 큰 폐를 끼쳤습니다. 감사합니다.”

남희신은 서둘러 침상에서 내려오려 하는 강만음을 붙잡아 다시 앉혔다.

“일단 발현은 됐으나 아직 끝난 건 아닙니다.”

“… 허면…”

“한동안 계속 양인이 옆에서 향을 풀어줘야 합니다. 양인의 향에 익숙해지기도 해야 하고, 저항하는 법도 익혀야 하고, 스스로의 향을 갈무리하는 법도 익혀야 하고, 여러 가지로 익혀야 할 게 많습니다.”

강만음은 고개를 숙인 채 미간을 잔뜩 찌푸리고 심각한 얼굴을 하고 있다가 딱딱한 표정으로 고개를 들었다.

“남 종주께서는 더 신경을 써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알아서-“

남희신은 강만음의 말을 더 들어주지 않았다. 덥석 강만음의 손을 잡고 향을 한껏 개방하자, 양인의 공격적인 향에 처음 노출된 강만음의 온몸이 부들부들 떨리고 얼굴이 창백해졌다. 남희신은 애써 의연한 척하는 얼굴과 달리 겁 먹은 걸 감추지 못하는 눈동자를 보면서도 향을 제어하지 않고 더 다가갔다.

“이렇게 나오면 알아서 어떻게 할 겁니까?”

“… 남 종주.”

“저항할 수 있겠습니까?”

남희신은 애처롭게 떨고 있는 강만음을 더 압박하지 않고 품에 안은 채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남희신이 한숨과 함께 향을 갈무리하자 강만음의 떨림도 차츰 가라앉았다.

“세상에 한 명쯤, 기댈 사람 있어도 좋지 않겠습니까?”

“…”

“해치지 않을 테니까, 내 앞에선 너무 긴장하지 않아도 됩니다. 강징.”

남희신은 대답 없는 이의 매끈한 이마에 입을 맞춘 다음 강만음을 억지로 눕히고 이불까지 덮어 준 뒤 일어섰다.

“피곤할 테니, 일단 쉬세요. 저녁에 다시 오겠습니다.”

그리고 남희신이 문가까지 갔을 때 한숨처럼 작은 소리가 들렸다.

“감사합니다. 남 종주.”

 

그리고 다음 날부터 침소를 벗어날 수 있게 된 강만음은 자기와 마주치는 가솔들이 전부 흠칫 흠칫 놀라는 걸 알았다. 그러나 왜 놀라느냐고 물어 보면 다들 아무것도 아니라고 얼버무리고 달아났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갔다. 남희신은 강만음과 함께 차를 마시기로 한 정자에 먼저 도착해 기다리고 있다가 여전히 계속되는 가솔들의 영문 모를 반응에 미간을 찌푸린 채 다가오는 강만음을 보며 혼자 웃었다.

강만음은 이제껏 발현을 하지 않아서 남희신의 향을 맡지도 못했다. 그러니 지금 제 몸에서 느껴지는 향이 남희신이 열흘 이상 옆에서 향을 불어넣어주며 제 몸에 잔뜩 묻혀 놓은 남희신의 향과 섞인 향이라는 것도 모를 터였다. 워낙 순진한 사람이라 원래 제 몸에서 나는 향이 연꽃 향이 아니라 죽향과 연꽃 향이 섞인 향이라고 생각하고 있을지도 몰랐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현저히 높았다. 그러나 남희신의 향을 익히 알고 있던 이들이 보기에는 ‘남희신이랑 잤습니다.’라고 광고하는 수준으로 온몸에 남희신의 향을 덕지덕지 묻히고 있으니 어찌 경악스럽지 않을까.

아직 잔 건 아니지만.

곧 잘 테니 틀린 말도 아니었다.

게다가 제 것에 남이 손을 대게 두는 건 남희신의 성격과 전혀 맞지 않았다. 혼례를 치러서 방 안에 가둬두기 전까지는 향으로 온몸을 덮어놓는 수밖에.

남희신은 딱딱하고 성질 나빠 보이는 얼굴로 다가오는, 그러나 사실은 아무것도 모르는 외롭고 순진한 이를 보며 부드럽게 미소를 지었다. 눈이 마주치는 순간 그 딱딱한 얼굴에 홍조가 번지는 모습은, 오랫동안 물처럼 그저 차분하고 고요하게 유지되던 남희신의 마음에 기분 좋은 물결을 일으켰다.

“강징.”

남희신이 일어나며 이름을 부르자, 얼굴이 한층 더 붉어진 강만음이 시선을 피하며 다가왔다. 누군가 이름을 부르는 일이 십몇 년 동안 전혀 없었을 테니, 낯설기도 하리라.

누군가 자신을 어려워하거나, 냉대하면 바로 차갑고 사납게 상대할 수 있지만, 다정하게 대해 주면 어쩔 줄 모르는 속이 여린 이는 몸에 닿는 남희신의 부드러운 손길에도, 귓가에 닿는 남희신의 상냥한 목소리에도 허둥거렸다. 그러나 남희신은 그 당황을 못 본 척 차분하게 찻잔을 들며 그저 상냥하게 웃었다. 다정하게 미소를 한 번 지어주기만 해도, 부드럽게 이름을 불러주기만 해도, 어쩔 줄 모르는 순진하고 외로운 이라는 걸 왜 몰랐을까.

다과를 집어주려다 손가락이 스쳤을 뿐인데 흠칫 놀라 손가락을 접어 버리는 강만음을 보자, 전날 밤 '양인의 향에 익숙해져야 한다'는 명목으로 품에 안고 접문을 할 때, 눈을 꼭 감은 채 거미줄에 걸린 나비의 날개처럼 파들파들 떨리던 속눈썹과 남희신의 옷자락을 세게 붙잡지도 못하고 살짝만 쥔 채로 떨리던 손이 떠올랐고, 절로 다리 사이가 묵직해졌다. 남희신은 그저 접문에도 어쩔 줄 모르고 신음을 흘리던 가엽고 귀여운 이를 바라보다, 한숨을 삼켰다. 아무래도 서둘러야 할 것 같았다. 참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다.

 

운심부지처에서 남희신의 이름으로 보낸 청혼서가 날아와서 연화오가 발칵 뒤집어지고 – 정확하게는 강 종주의 침소가 발칵 뒤집어지고 –남희신이 종주 자리를 남망기에게 떠넘기고 연화오로 가겠다고 해서 운심부지처가 발칵 뒤집힌 것은 그 얼마 뒤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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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가 발현 못한 음인이라는 것도 모르고 속도 문드러지고 몸도 문드러진 상태로 살던 강징을 잘 해감해 주는 다정한 남희신을 보고 싶었던 건데 왜 남희신이 점점 무서워졌짘ㅋㅋㅋㅋ

줃진정령 희신강징

2019.11.17 16: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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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
[Code: 9683]
2019.11.17 16: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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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센세 제 좆 돌려줘요 터져버렸으니깐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어나더로 돌려줘요ㅌㅌㅌㅌㅌㅌㅌㅌㅌ
[Code: 9683]
2019.11.17 16:45
ㅇㅇ
세상에 한 명쯤, 기댈 사람 있어도 좋지 않겠습니까?
세상에 한 명쯤, 기댈 사람 있어도 좋지 않겠습니까?
존나 스윗하다 진짜............................솔직히 저정도로 세게안나오면 강징 껍데기 절대 안열릴듯 잘한다 남희신!
[Code: 8a49]
2019.11.17 16: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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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무선이 떠난 이후부터 쭉…

…? 떠나고?

여기서 강징 가슴 찢어질때 제 가슴이랑 좆도 동시에 찢어져버렸어요ㅠㅠㅠㅠㅠ 센세는 사람을 찢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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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7 16: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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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윗하고 야하고 다한다 진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556f]
2019.11.17 17:0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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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잠ㅁ깐만 나 지금 웃으면 안되는데... 나는 남망기다...나ㅁ는 남망기다.....후.... 아 진짜 시엔셩 진짜 와 어디숨어있다가 왔어요 보고싶었잖아...... 진짜 시엔셩 찐짜 어나더 있는거 맞죠???? 붕붕이 여기 누워있을게요 네?????
[Code: 5bb3]
2019.11.17 17:0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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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ㅠㅠㅠ진짜ㅠㅠㅠㅠㅠㅠㅠㅠ좆터져서 이 글을 못벗어나겟네유 억나더억나더 헉헉ㅌㅌㅌㅌㅌㅌㅌ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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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7 17: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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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엔셩...이 서윗함을 더 이어줘요 세살 붕붕이는 당이 더 필요합니다
[Code: cac2]
2019.11.17 17:3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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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내 조쉬가 있었는데 없어졌어...너무 좋아서 혼자 승천했어ㅌㅌㅌㅌㅌㅌㅌ남희신 순식간에 강징 휘어잡는거ㅌㅌㅌㅌ저항할 수 있겠습니까?ㅌㅌㅌㅌㅌ그러면서 또 달달하게 하는거 미쳤다ㅌㅌㅌㅌ
[Code: 6c41]
2019.11.17 19: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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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희신 정말 계획이 다있어ㅠㅠㅠㅠㅠㅠㅠㅠㅠ 거미쥴에 걸린 나비마냐우천천히 잡아먹히는거 너무 ..설레여요ㅠ센세 ㅠㅠㅠㅠㅠㅠ 근데 또 서윗해 서윗하게 잡아먹히고 있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센세 어나더 ㅠㅠㅠ 억나더 ㅠㅠㅠ
[Code: e35f]
2019.11.18 08: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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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어나더...어..나..더
[Code: 0bde]
2021.09.18 15:21
ㅇㅇ
자는 것도 아닌데 이렇게 야하고 이렇게 야한데 또 이렇게나 달달할 일인지ㅠㅠㅠㅠ 센세 학력 ㅅㅌ 실화야?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너무 좋아 센세 ㅠㅠㅠㅠㅠㅠ 최고야ㅠㅠㅠㅠㅠㅠ
[Code: e5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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