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내 같은 직장에 있는데도 왜 요원 부부가 별로 없는지를 여실히 느낄 수 있던 결혼 생활이었겠지. 서로에게 섭섭한 게 계속 쌓이는데 직장에서나 집에서나 내내 같이 있으니까 숨이 막히는 느낌인거야. 결국 좀 사소한 이유로 갈라서자고 말이 나오게 되는데 의외로 리드가 적극적이었고 하치는 끝까지 노력해보자고 설득했었음.
결국 이혼 합의서 쓰려고 변호사 찾아가는데 또 하나하나 안 맞는 거야. 리드는 뒷말 안 나오게 반으로 나누자고 했고 하치는 자긴 같이 살던 집이랑 재산 조금만 있으면 되니까 나머지는 리드에게 주겠다고 하고 리드는 잭을 주말에 데려가는 조건을 걸려는데 하치는 잭을 위해 주말마다 셋이 만나야 할 것 같다고 하니까.

하치는 끝까지 제 상사로 있을건가요? 결혼 내내 그랬던 것처럼?

리드가 신경질적으로 쏘아붙이면 하치는 피곤하다는 듯 정정했음

애런.

네?

애런이라고. 너도 아직은 하치너니까.

끝까지 리드에게 양보할 생각은 없으면서 나긋하게 그런 말이나 하고 턱을 괴는 모습에 리드는 여러 생각이 들었지. 사람 참 안 변한다는 생각과 함께 자기가 저런 점에 섹시함을 느껴서 사귀었다는 게 떠오르기도 했음.
하치는 그렇게 골똘히 생각에 잠긴 리드의 입술이 약간 튀어나온 채 짓눌려있는 걸 보며 끝까지 말 안 듣는다고 혀를 내두르면서도 그 점이 귀여워서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내버려뒀던 게 생각나겠지.
서로 감상에 젖어있다가 눈이 마주치고는 이상해진 분위기에 헛기침을 하다가 마저 싸우는데 점점 목소리가 높아지곤 이대로는 아무것도 해결 안 난다고 시간 낭비 그만 하자고 리드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니까 하치가 따라 나간 뒤 차에 태웠음.
억지로 밀어넣어진 뒤 말 한마디 없이 앞만 노려보면서 하치를 없는 사람 취급하던 리드가 신경질적으로 집 문을 열더니 뒤따라 들어와서 문을 잠그는 하치의 넥타이를 잡아 당겨 입술을 부닥치는 거야.
평소보다 훨씬 화나서 거친 키스를 더 거칠게 받으며 겉옷을 벗어던진 하치가 엉덩이를 꽉 움켜쥐며 밀어붙였지. 그리곤 대충 찢어지지만 않게 리드의 뒤를 풀어준 뒤 그대로 삽입해버림. 늘 지루할 정도로 매너있는 하치가 한다기엔 다소 무례한 행위지만 놀랍게도 그렇게 꿰뚫린 리드는 구멍부터 뱃속까지 화끈거리는 느낌이 짜릿해서 한번 가버리겠지.

젠장... 힘 풀어 리드.

나더러는, 허억.... 애런이라고 부르게, 윽, 시켰으면서......

주방 식탁에 리드를 얹어놓은 하치가 꽉 조여무는 내벽을 억지로 쾅쾅 쳐올리자 리드가 하치의 머리카락을 쥐어뜯으면서 교성을 질렀어. 하이톤의 신음에 불이 붙은 것처럼 하치가 들쑤셔대자 리드가 하치, 하치, 하고 달뜬 목소리로 부르며 매달렸음.
그러자 지긋지긋할 정도로 말을 안 듣는군, 하고 으르렁거린 하치가 일부러 스팟만 피해서 박아댔고 안달이 난채 해소되지 않아 리드가 정말 짜증난다는 듯 하치의 귓불을 깨물어버려.

이 Son of..... 아으윽......!

말버릇을 혼내기라도 하는 것처럼 갑자기 감질나게 주변만 긁던 곳을 확 짓눌러버리자 리드가 하치의 두꺼운 허리를 다리로 꽉 조이며 사정했고 그 압력에 하치도 이를 악 문채 사정함. 안쪽 깊은 곳에 싸지르면서도 후희를 즐기는 듯 느리게 허리를 터는 하치의 움직임에 리드가 진이 다 빠진듯 목덜미에 얼굴을 묻었고 하치의 두꺼운 손이 리드의 오르가즘으로 달달 떨리는 등을 쓸어줬을 거

하아... 그래서, 합의 마저 할까?

하치가 시계를 풀어 식탁에 놓느라 아직 끼고 있던 결혼 반지가 리드의 시선을 긁었지. 한번 하치를 흘겨본 리드는 약간 땀에 젖은 머리를 신경질적으로 쓸어올린 뒤 말했어.

.....침대에나 데려가줘요.

.....

애런.

잘 생각했어, 스펜서.


















크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