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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1.17 17:06
뿌꾸프랫 / 알오


- 계약서입니다.
그 때 당신은 내가 건넨 계약서를 손끝으로 조심스레 누른 채 천천히 읽어내려갔어. 계약서엔 이미 합의된 내용, 혹은 당신이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 내용이 빼곡히 쓰여 있었지. 지금 와서 얘기하는 거지만, 솔직히 그 때 난 당신의 반응에 꽤 놀랐어. 당연히 계약서 하단에 말없이 서명을 할 거란 내 예상이 빗나갔으니까.
- 제게 지불....하시는 금액을 조금 줄일 수 있을까요?
정말 뜻밖의 일이었지. 제아무리 검소하게 살아왔고 큰돈을 만지는 게 두렵다 해도, 이런 상황에서 자기가 받을 돈을 줄이겠단 말을 하는 건 어려운 일이었으니까. 오히려 당신이 돈을 더 달라고 요구했으면 난 흔쾌히 승낙했을지도 몰라. 하지만 당신의 요구가 전혀 평범하지 않았기 때문에, 난 당신의 저의를 캐물어야만 했어.
- 너무 많은 금액이라고 생각하나요?
- 네, 사실 조금... 부담스러워서요.
- 사람의 마음을 사려면 그 정도 돈은 필요하니까요.
당신은 고개를 숙이고 아무 말을 하지 않았어. 내 말을 이해하지 못한 것처럼 보이지는 않았지. 계약서에 표기된 우리의 의무는 말 그대로 완벽한 남편과 아내를 연기하는 것들이었어. '갑 - 그러니까 나, 에디 모라 - 는 다른 오메가 및 베타와 사적으로 만나지 않으며 을 - 당신, 짐 프레스턴 - 에게 매달 1일 정해진 금액을 을의 명의 계좌를 통해 지불한다. 을은 다른 알파 및 베타와 사적으로 만나지 않으며 갑의 소유인 저택과 그에 포함된 모든 사유재산 전반을 갑이 만족할 수 있는 수준으로 관리하며 갑의 업무 외적인 생활을 적극적으로 돕는다.' 대충 그런 내용의 계약서였지.
- 뭐, 원하신다면 그렇게 해 드릴수는 있지만... 혹시 돈 말고 다른 걸 원하시는 건가요? 계약서의 사소한 사항을 변경한다던가. 무리한 요구만 아니라면 기꺼이 들어 드릴 수 있습니다.
나는 선심쓰듯 그렇게 말했지. 예상대로, 당신은 잠시 고민하다가 원하는 걸 말했어. '원하는 것' 자체는 내 예상에서 훨씬 벗어나 있었지만.
- 저... 저는 의원님의 시간을 원합니다. 한 달에 한 시간이라도 좋으니까요.
그 상황에서 누군들 곧바로 침착하게 예 알겠습니다, 혹은 아뇨 그건 곤란할 것 같습니다, 같은 대답을 내뱉을 수 있었겠어? 당신도 기억하겠지만 나는 그 때, 몇 초간 멍한 표정을 짓고 있다가 여전히 당황한 기색을 숨기지 못한 채 당신에게 대체 그게 무슨 의미냐고 되물었지.
- 제가 의원님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을 원해요.
당신이 나랑 뭘 하고 싶은 건지는 알 수 없었지만 내 입장에서도 그리 나쁘지는 않은 선택인 것 같았지. 한 달에 한 번쯤은 아내랑 다정하게 있는 모습을 보여 주는 것도 남들 보기에 괜찮을 것 같았고.
- 알겠습니다. 그럼, 매달 세 번째 토요일, 오후 5시부터 7시로 합시다. 대신, 그 시간에 상응하는 금액만큼을 월급에서 제할 것이며, 그 시간 동안에도 계약서의 다른 부분에 언급된 내용들은 여전히 적용됩니다. 항목을 추가한 후 계약서를 다시 드리도록 하지요.
- 감사합니다.
당신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중얼거렸어.


- 그래서, 원하는 게 뭔가요?
- 아, 전... 저, 제가 괜찮은 식당 예약을 해 뒀는데, 괘, 괜찮으시면 같이 가시면 좋을 거 같아서....
계약서를 수정한 날의 나름 용감했던 태도와는 정반대로, 결혼 후 처음으로 맞이한 셋째 주 토요일 오후 5시의 당신은 무척이나 소심했어. 사실 그런 소심한 모습이 원래 모습에 가깝단 건 알고 있었지만, 오히려 조금 생소하게 느껴지기도 했지.
- 그러죠.
- 고마워요.
- 안 가겠다고 했으면 어쩌려고 했어요?
- 그러면... 예약을 취소하려고 했어요.
어처구니가 없을 정도로 당신다운 답변이었어. 어쨌거나 난, 당신이 원하는 게 나름의 데이트라는 걸 확실히 알아차렸으니 기꺼이 에스코트 정도는 해 주기로 마음먹었지. 나는 당신의 허리에 가볍게 팔을 두른 채 레스토랑으로 들어섰고, 기자 몇 명이 당신과 내 사진을 찍어갔지. 우연찮게도 집으로 돌아오니 정확히 7시였고, 나는 시계를 확인하자마자 당신의 허리를 붙잡고 있던 손을 뗐어. 당신은 조금 놀라는 기색을 보이다가 시계를 보고 얌전히 고개를 끄덕이며, 아까 하던 집안일을 마무리하기 위해 위층으로 사라졌지.



아배고파
2019.11.17 17:09
ㅇㅇ
여기 다들 뭐하냐!!!!!!!!센세한테 먹을걸 대령해!!!!!!!!!!!!!!!!!!!!!!!!!!!!!!!!!!!!!!!ㅅㅂㅠㅠㅠㅠㅠㅠㅠ짐 용기내서 계약서도 수정하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에디 임마 너무 칼같은거 아니냐ㅠㅠㅠ센세 제가 웰치스 가져올테니 어나더 써주세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daee]
2019.11.17 17:19
ㅇㅇ
모바일
에디자슥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센세 벌써 찌텅이....짐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a7be]
2019.11.17 17:31
ㅇㅇ
모바일
하 짐 왜이렇게 바라는게 없어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에디 마 행복하게 해조라 별로 해줄것도 없자너ㅜ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bc7]
2019.11.18 00:48
ㅇㅇ
모바일
아 짐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시간을 원한다고 겨우 먈은 했지만 정작 에디가 거절하면 예약취소하려했다는게 안쓰러워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4a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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