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냐면 아서 프로그램에 사랑이란 감정이 없기 때문에...
사랑하지 않는 게 아니라 사랑할 수가 없는거 ㅠㅠㅠㅠㅠ 테닥도 그걸 알고 있기 때문에 일부러 마음의 거리를 두고 밀어내고 곁도 안 주고 고민도 얘기 안하고 차갑게 대했으면 좋겠다 테닥은 운명이 뻔히 보이는 인연을 먼저 끊어낼 줄 아는 존재니까 ㅇㅇ 근데 아서 프로그램에 사랑같은 고차원 감정은 없지만 슬픔은 있어서 아서는 테닥이 그럴 때마다 슬픔을 느꼈으면 좋겠다... 그리고 솔직하게 다 말했으면 좋겠다

닥터가 날 무시하고, 날 혼자 두고 가고, 나한테 웃지도 말라고 하고, 타디스에 타지 말라는 눈으로 빤히 바라볼 때면 너무 슬퍼요
...
그리고 그 모든 것보다도, 혼자 힘들어할 때 제일 슬퍼요.

그 말 듣는 닥터 마음은 어떻겠음 ㅜ 미안하다고 고맙다고 말이라도 하고 싶은데 그럼 저 스스로 정 주게 될까봐 일부러 더 외면하고 차갑게 구는 닥터 조와...
그러던 어느 날은 같이 외딴 행성을 걷는데 아서가 넘어질 뻔 하겠지 팔뚝 꽉 잡아주면서 조심해, 넌 무슨 안드로이드가 이러냐. 하고 무심하게 툭 내뱉는데 그 말에 아서가 베시시 웃으면 좋겠다 날 사랑해주지도 않을 거면서, 그럴 수도 없는 주제에 이렇게 웃는 건 정말 반칙인데... 테닥은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 애써 내려 숨기겠지 하지만 심장 두개는 계속 쿵쿵 뛸거임
아서 뒤에 두고 빠르게 걷는데 어느 순간부터 따라오는 발소리가 없어서 뒤돌아보니까 사이버맨한테 붙잡혀서 버둥대고 있었으면 좋겠다 아서!!! 하고 부르는데 엄청 진화한 형태의 사이버맨이라 손에 있는 장치를 이마에 가져다대는 것만으로 한번에 업그레이드가 되겠지 다행히 테닥이 그 전에 소닉을 쏴서 업그레이드 과정 반정도를 남겨두고 멈췄고 이미 기계장치 상태였던 아서라서 외형이 바뀌지는 않는데 순간 얼굴에서 뭔가 싹 빠져나간 듯 표정이 확 바뀌어버리겠지 여차저차해서 결국 붙잡힌 걸 구해내 안아들고 타디스로 돌아왔는데 이제 아서는 슬픔조차 느낄 수 없게 된 거 보고싶다... 다정한 말도 고민하고 있을 때면 손을 감싸오던 온기도 기계치곤 지나치게 예쁘게 웃던 얼굴도 하나도 없어서, 근데 그게 없다는 것에 미칠 것처럼 절망한다는 사실이 믿겨지지 않아서 더 좌절했으면 좋겠다

그러니까 내가 그렇게 웃지 말라고 했잖아...

결국 또 사랑하는 얼굴을 잃어버린 테닥이랑 두 손에 얼굴을 묻고 마음을 다친 채 헐떡이는 테닥을 보고서도 아무것도 느낄 수 없게 되어버린 아서... 보고싶다






테넌클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