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광동 대표 순정남 조디키가 불광고등학교 선생님 된 게 사실 프숙이 때문인 거 보고 싶다. 정확히 말해서 ‘프숙이’ 때문이라기보단 ‘프숙이의 첫사랑’ 때문인 거 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첫사랑은 다들 알다시피 남궁보위겠지.

프숙이는 고등학교 시절에 자기 학교 교생선생님으로 왔던 보위 보고 첫눈에 반했을 거야. 매일매일 볼 붉히며 편지도 전해주고 서툰 바느질로 손수건도 만들어주고. 프숙이 너는 갈수록 예뻐진다며, 요즘 연애하니? 짓궂게 묻는 딕희여사 옆에서 아직 초등학생이었던 디키는 눈물을 삼킬 수밖에 없었겠지. 그리고 프숙이가 조잘조잘 얘기하는 소리를 들으며 아, 누나는 선생님을 좋아하는구나... 하고 생각했다가 그럼 나도 선생님을 하면 되잖아? 하는 것까지 생각이 발전해버린 거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래서 디키는 학창시절 내내 진로희망이 교사였을 것 같다.

남들은 몇년을 학수고대한다는 임용고시 한번에 붙자마자 프숙이네 의상실 쳐들어가서 합격증 내밀며 고백한 디키겠지. 프숙이는 우리 애기 드디어 선생님 된 거냐고 축하해주려다가 비장하기까지 한 디키의 고백을 받고 꺄르르 웃었을 거야. 애기야, 우린 안 돼. 그날로 충격받은 디키는 교사 자격증도 불태우려다가 딕희여사님 만류에 겨우겨우 참았겠지. 나중에서야 프숙이가 저를 거절한 이유가 온전히 디키를 위함이었음을 깨닫고는 미친듯이 직진했을 거야.

아무튼 그래서 불광고등학교 독사로 이름 날리는 디키에게 약점은 의상실 사장님 뿐인 거 보고 싶다. 가끔가다 학생들이 의상실에 우르르 몰려와 사모님! 소리 하는 거 보면 생글생글 웃으며 군것질거리 챙겨주는 프숙이일 듯. 디키는 누나, 그 새끼들한테 그런 거 챙겨줄 필요 없다니까. 하는데 프숙이는 왜애? 애기 너 어릴 때 생각 나구 좋던데! 하고 해맑게 웃겠지ㅋㅋㅋㅋ 뭐라고 하려다가도 누나마누라 웃는 것만 보면 그저 흐뭇한 애기남편이라, 저도 그냥 따라 웃어버리고 말 거야.

나중에 애들이 “디키쌤은 왜 선생님 되신 거예요?” 물으면 피식 웃으면서 “첫사랑 때문에.” 하는 디키겠지. 그럼 애들은 수군수군 뭐야... 사모님한테 다 일러바칠까... 난리나는데 디키쌤은 여유로운 목소리로 “그 사모님이 내 첫사랑인데 뭐.” 해서 또 교실 뒤집어질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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