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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약속시간이 되자마자 너붕붕은 도서관으로 향하겠지. 유독 고서가 많은 도서관의 한쪽 구석은 학생들이 잘 찾지 않는 곳이라 너붕붕은 괜히 주위 두리번 거리면서 눈치를 봤음. 거기다가 누가 들을새라 속삭이면서 에이단리핑을 찾겠지. 하지만 한참이 지나도 에이단리핑 못찾아서, 너붕붕이 망토 주머니 안에 들어있는 양피지 조각 꺼냄.

에이단리핑이 어젯밤에 기숙사로 부엉이를 몰래 보낸거. 쪽지엔 도서관 어디에 몇시까지 오라고 간결하게 적혀 있을듯. 근데 필체도 존나 쩔어서 너붕붕은 평생 간직하리라 마음 먹고 그랬겠지. 암튼 약속장소와 시간은 정확한데 에이단리핑이 안보이니까 너붕붕이 붕무룩 하고 있는데 갑자기 뒤에서 인기척 들리면 좋겠다.




“어서 와요. 늦지 않고 잘 찾아왔네요.”


에이단리핑의 인사에, 너붕붕은 도서관이 워낙 크기도 하고 고서가 있는 책장쪽엔 처음이라 약속시간보다 훨씬 일찍 와서 헤맸다는 말은 안할듯. 뒷머리 긁적이면서 뒤늦게 네, 하는 대답만 하는데 문득 어제 섹텐 터뜨리던 교수님 생각나서 눈도 못마주치는거 보고싶다.

너붕붕이 무슨 생각하는지 뻔히 보여서 에이단리핑은 잠깐 미소짓다가 너붕붕 데리고 창가쪽 책상으로 감. 햇빛이 잘 드는 자리에 양피지 두루마리가 여러장 놓여있었고 너붕붕은 에이단리핑이 시키는대로 얌전히 자리에 앉겠지. 그 와중에 뭘 하기엔 너무 밝은거 아닌가 하는 발칙한 상상도 하면 좋겠다. 에이단리핑이 레질리먼시 존잘이라 생각 다 읽고 있는것도 모르고.

그래도 물어보는게 예의인것 같아서 너붕붕이 뭐 하려고 부르셨냐고 존나 더듬더듬 물어보겠지. 그러면 에이단리핑은 책상 앞에 앉지 않고 책상을 빙 둘러 걸으면서 말할것 같다.




“허니 양 성적을 보니 마법의 역사 점수가 엉망이더군요.”
“그...말씀은...”
“알고보면 퀴디치보다 마법의 역사가 훨씬 재밌습니다.”


너붕붕은 씨익 웃는 에이단리핑 벙쩌서 올려다보고 있겠지.


“제가 특별히, 아주 자세히 공부를 시켜 주겠습니다.”


에이단리핑은 재밌어죽겠다는 듯이 웃고 있는데 너붕붕은 울상인거 보고싶다. 아니 애초에 호구와트 안에서 교수랑 뭘 한다는 것 자체다 미친 일이긴 하지만 이렇게 본격적인 개인과외를 해줄거란 상상은 못해서 아무말도 못함.

그리고 이러한 상상을 하는 너붕붕 다 알고 있는 에이단리핑은 양피지 하나를 곱게 펴다말고 너붕붕쪽으로 가까이 올듯. 그리고 머리 쥐어싸매고 울상짓는 너붕붕 옆에 반무릎을 하고 앉겠지.




“설마 달콤한 입맞춤 같은걸 기대하고 온 거니, 허니.”
“네? 그...그건 아니지만....”


늘 존칭을 쓰던 에이단리핑이 말을 놓으면서 목소리를 낮게 깔고 속삭이는데 너붕붕이 숨을 제대로 쉴수 있을리가 없겠지. 너무 떨려서.


“유감스럽게도 우리의 신분이 아직은 그런걸 허용하지 않는단다. 언젠간 그것보다 더 한 일도 하게 될게다. 하지만 지금은 도덕적인 선생과 성실한 제자가 우선이야.”


엄한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한 에이단리핑은 여전히 정신 못차리고 있는 너붕붕 머리를 한번 쓸어주고 다시 양피지로 시선 돌릴듯.

특별과외가 어찌저찌 끝나고 너붕붕은 기숙사로 돌아감. 에이단리핑은 너붕붕을 배웅해주고 도서관 문을 닫는데 표정 돌변하면 좋겠다.



아까부터 고서 파트에 학생 하나가 잠입하듯 숨어 있는걸 알고 있었음. 공부가 목적이 아니고 두사람을 감시하려고 하는게 다분히 느껴졌던거. 그래서 사실 도서관에서 너붕붕 입안을 가득 채우는 탐욕적인 키스를 선사하려던 계획을 틀어버린거겠지.

그게 누군지 찾는건 일도 아니겠지만 에이단리핑은 일단 물러날것 같다. 어차피 너붕붕 졸업하고 나면 자신도 호구와트 때려칠 생각이라 귀찮아질 일은 만들지 않는거 보고싶다.




모럴 1도 없으면서 도덕 운운하는 에이단리핑보고싶다.....노련한 리핑교수 크아아아아아크아아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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