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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2.06 15:41
지귀여운거 존나잘아는 푸스가 늑대한테 애교부리는거 ㅂㄱㅅ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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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 마르 외곽의,거의 숲 근처에 있는 한 술집은 거의 손님이 없었다.그저 가끔 가다 지나가던 여행객들, 주로 현상수배범들이 몰래 왔다가는 곳이었을 뿐이었다.그렇기에 술집 주인은 거의 해가 질 때 쯤에 문을 닫곤 했다.그러나 그날은 특이한 손님들이 찾아온 탓에 거의 자정이 다되도록 주인은 졸음을 참으며 가게를 열 수 밖에 없었다.


"우유 한 잔 더주게,아미고!"


"과음하는군,가또."


정말로 어울리지 않고 이질적인 손님 한 쌍이었다.한 쪽은 얼마 전 간크게도 델마르 성주의 집의 금화를 털고 축제를 벌인 무법자 장화 신은 고양이였고,다른 쪽은 딱 봐도 평범하게는 안보이는 붉은 눈과 회색 털에 로브를 걸친 늑대였다.늑대는 나름 무법자들과 현상수배범들 얼굴을 많이 아는 술집 주인조차도 처음보는 얼굴이었지만, 그 예사롭지 않은 외모와 분위기를 본 주인은 적어도 사람을 열 명은 죽인 흉악범일것이라고 확신했다.그런 흉악범이 왜 범죄자지만 영웅으로 불리는 고양이와 함께 술을 마시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었다.뭐, 술집 주인인 그로서는 살인범이든 흉악범이든간에 난동만 부리지 않는 손님은 많을수록 좋았다.그러나 평소 그가 곯아떨어져있던 시간대에 손님들을 받는 건 고역이었다.그것도 취한 손님을.술집 문을 박차고 들어올 때부터 약간 취해있는 것 같던 고양이는 이제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기 시작하고 있었다.술집 주인은 흉악범같지만 고양이보단 차분해 보이는 늑대가 술친구의 고성방가를 진정시켜주길 원했지만, 늑대는 옆에서 고양이가 노래를 부르든 춤을 추든 아랑곳하지 않고 술을 홀짝이고 있었다.양으로 따지면 고양이의 두배는 마셨을테고, 그가 마신 건 진짜 독한 술인데도 그는 취한 기색 하나 없어 보였다.적어도 한 명은 멀쩡하니 다행이군 그래.그렇게 생각하며 주인은 한숨을 내쉬었다.그런 그에게 붉은 고양이가 명랑하게 소리쳤다.


"같이 불러요,아미고!"


"...그러고 싶은데,창고 정리를 해야되서요.사양하죠, 세뇨르 부츠."


피곤해지다 못해 쓰러질 것 같은 지경이 되어가는 주인에겐 담배 한대가 절실했다.그렇게 커다랗고 살벌한 늑대와 작고 귀여운 고양이라는 기묘한 조합의 손님 한 쌍을 내버려둔 채 술집 주인은 담배를 피러 창고 정리를 한다며 지하 창고로 내려갔다.그가 창고 쪽으로 사라지는 걸 지켜보던 늑대는 옆에서 들려오는 큰 목소리에 눈살을 찌푸렸다.

이제 고양이는 겁없는 영웅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마지막으로 그 노래를 부른 뒤에 8번째 목숨을 잃었다는 점은 신경쓰지 않는 모양이었다.늑대는 그 사실에 묘한 불쾌함을 느끼며 중얼거렸다.


"겁 없는 영웅이라,내게서 도망치려 하수구까지 들어가던 건방진 가또는 어디있지?"


"하지만 난 결국엔 네게 맞섰지!"


빈속에 이미 우유를 몇 병 들이부은 푸스는 꽤 취해있는 상태였다.그렇기에 겁없이 죽음이라는 이름의 늑대를 쳐다보며 소리쳤다.


"인정해! 내가 너보다 한 수 위라는 걸, 로보! 결국 마지막에 웃는 자가 이기는 거야!"


늑대는 그를 쳐다보지도 않은 채 술을 홀짝이며 대답했다.


"내가 널 몇번이나 봐줬다고 생각하는 거지,가또?"


"...글쎄,난 수학을 잘하진 못해서."


"네 번."


늑대는 한 손을 들어올리곤 푸스를 향해 네 손가락을 펼쳤다.


"처음 만난 술집에서 한 번, 잭 호너의 공장에서 도주할 때 한번, 유니콘 뿔이 날아다니던 공터에서 한번, 그리고 네가 내 정체를 깨달은 동굴에서 한번."


늑대의 손가락이 하나씩 내려갈때마다 푸스의 어깨도 점점 내려갔다.그러나 축 처진 어깨를 금세 피며 푸스는 미소지었다.


"뭐,그건 그렇지...하지만 난 아직 네게 내 필살기를 사용하지 않았어!"


능청스럽게 그 말을 한 푸스는 다시 우유를 할짝거리기 시작했다.푸스를 힐끗 보며 늑대는 의문스럽게 중얼거렸다.


"...필살기?"


"내 최후의 필살기지."


진지한 얼굴로 끄덕이던 푸스는 비어버린 우유잔을 내려놓고 우유가 묻은 입가를 핥았다.그리곤 병에 남은 우유를 잔에 재빨리 따르고 다시 잔에 입을 가져다댔다. 그러나 다음 순간 그는 허공을 핥을 수 밖에 없었다.갑자기 잔이 사라졌기 때문이었다.

허공을 핥은 바람에 혀가 다문 입밖으로 삐져 나와 달랑거리는 것도 모른 채 푸스는 커진 눈으로 주위를 두리번거렸다.그리고 머지 않아 늑대의 왼손에서 빛나는 유리잔을 발견하고 얼굴을 찌푸렸다.


"로보, 그건 내 거야."


"과음하지마."


"네가 무슨 상관이야?"


"난 네 죽음들을 모두 봤지. 그리고 그중엔 네 과음이 원인인 죽음도 있었고."


"넌 아예 술을 마시잖아!"


"죽음이 술에 취할거라고 생각하나? 어리석긴."


늑대는 양철컵에 담긴 술을 홀짝이며 붉은 눈으로 푸스를 경고하듯이 내려다보았다.그러나 이미 우유에 반쯤 취한 푸스는 두려움보다는 분노가 커진 상태였다.그덕에 겁을 상실하다시피한 붉은 고양이는 술집 탁자 위로 기어올라가 우유잔을 향해 덤벼들었다.


"이리...내놓...으라고!"


푸스가 온몸을 던져서 덤볐지만 늑대는 제대로 쳐다보지도 않은 채 우유잔을 자신의 앞에 가져다놓고 왼팔로 푸스를 가볍게 막아냈다.그가 몇번을 더 덤벼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늑대는 마치 날파리를 쫒아내듯 푸스가 뛰어드는 곳마다 팔을 들이밀어 푸스를 막았다.

늑대의 그 모든 동작들이 너무도 손쉬워보여서 푸스는 더 화가났다.늑대의 팔을 잡고 끙끙거리던 푸스는 이내 지쳐서 한숨을 쉬며 탁자에 주저앉았다.그의 머릿 속에 첫만남때 칼을 들고 호기롭게 덤벼들었다가 바로 제압당했던 기억이 떠올랐다.거의 늑대의 팔 크기인 푸스가 늑대를 상대로 목적을 이루기는 쉽지 않은 일이었다.푸스는 짜증섞인 표정으로 늑대를 노려보았지만 늑대는 그에게 눈길조차 주지 않은 채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그 무심한 모습에 푸스는 이성의 끈이 끊어지는 것을 느꼈다.그를 한때 겁이 없는 영웅으로 불리게 만들었던 승부욕이라는 감정이 치밀어올랐다.


"...내가 필살기를 쓰게 하는군.로보."


푸스는 중얼거리며 모자를 푹 눌러썼다.그 말에도 아랑곳하지 않은 채 늑대는 술을 마저 마시며 보나마나 또 허세일 것이라고 생각했다.허세를 부리다 적어도 목숨을 다섯 개나 낭비한 오만한 고양이라면 그럴만도 했으니 말이었다.그렇기에 그는 주황색 고양이가 깃털이 늘어진 모자를 천천히 벗는 것은 보지 못했다.

늑대는 한동안 푸스의 공격을 기다렸지만 어떤 행동도 느껴지지 않았고,감정의 냄새도 옅어지고 있었다.이상함을 느낀 그는 고양이를 힐끗 보았다. 순간, 그의 붉은 눈이 이례적으로 커졌으며 입으로 가져가던 양철컵을 쥔 손이 허공에서 멈추었다.

그는 그동안 자신도 모르게 푸스의 눈을 떠올릴 때가 몇번 있었다. 이제는 좀 나아졌지만,그래도 짜증날 정도로 당당하고 자신감에 가득찬 눈 말이었다. 그리고 그의 눈은 초록색이라는 생각을 하곤 했다.그러나 그는 이제와서 자신의 생각을 다시 재고해 보고 있었다. 작은 고양이의 눈은 완전히 검은 구슬처럼 빛나는 눈동자로 가득 차있었으니까.

검은 구슬같은 눈동자가 눈을 감싼 짙은 아이라인덕에 더욱 빛나보였다.그리고 그루밍으로 잘 정돈되어 복슬복슬해보이는 털과 부드러워보이는 코와 입.모자를 조심스레 쥔 말랑해보이는 앞발 한 쌍.

...

로보는 어떤 말을 꺼내야할지 알 수가 없었다.애초에 숨쉬는 법조차 잊어버린 것 같았다.물론 그는 숨을 쉬지 않아도 살 수는 있었지만 말이었다.애초에 그는 냄새를 맡거나 전투를 할 때 빼곤 숨을 쉬지 않는 것에 익숙해져버린지 오래인 존재였다.

다음 순간,푸스의 커진 눈동자가 다시 평소대로 날렵하게 바뀌는 것과 동시에 고양이는 늑대에게 몸을 날렸다.그리고 굳어버린 늑대에게서 손쉽게 우유잔을 강탈한 푸스는 다시 자신의 자리로 순식간에 돌아와서 앉았다.여유롭게 유리잔을 흔들며 푸스는 찰랑이는 우유를 보고 미소지었다.


"내 필살기가 제대로 먹힌 것 같군, 로보! 이제 내가 너보다 한 수 위라는 걸 알겠...지...?"


의아해진 푸스는 손안에 들어온 우유를 마시는 것도 잊고 늑대를 쳐다보았다.늑대는 붉은 눈을 깜빡이거나 움찔하지도 않은 채 고양이를 뚫어져라 보고 있었다.죽음이라는 초자연적인 존재의 특권인지,숨쉬는 소리도 심장소리도 들리지 않는데다 미동도 없이 푸스를 보고 있는 늑대는 마치 시체같았다.죽음이라는 존재에 모순적이게 느껴지면서도 어울리는 단어에 푸스는 소름이 돋는 것을 가까스로 억눌렸다.

그리고 그 모습이 한참을 지속되자 푸스는 조금씩 혼란스러워지기 시작했다.필살기가 너무 잘 통했나?아니,사실 애초에 전혀 안통해서 저러나?아니면 멋대로 우유를 가져가서 화가났나?

어쩐지 불안해지다 못해 약간 두려워지기까지한 푸스는 어색하게 웃으며 중얼거렸다.


"...적어도 숨은 쉬지 그래, 로보? 그러고 있으니 꼭 시체같아."


"....."


"자네는 시체를 만드는 쪽이지, 시체가 되는 쪽이 아니잖아.응?"


용기내서 침묵을 깬 푸스의 노력이 무색하게 늑대에게선 전혀 반응이 없었다.그러자 푸스는 어깨를 으쓱하고는 불안해지는 속을 달래기 위해 우유를 마시기 시작했다.

일정하게 우유를 핥는 작은 소리가 조용한 술집 내에 울려퍼졌다.그러자 늑대의 귀가 살짝 움찔거렸다.그리고 그의 붉은 눈은 조용히 감겼다가 떠졌다.

우유를 마시는데 집중하던 고양이는 늑대의 변화를 눈치채지 못하고 계속 우유를 핥아마셨다.평온함마저 느껴지는 작은 소리에 무언가가 규칙적으로 스치는 소리가 겹쳐서 늑대의 귀에 들려왔다.소리의 근원지를 찾아 그는 조용히 다리 아래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그의 하얀 꼬리가 느리게 흔들리고 있었다.

다시 고양이에게 시선을 옮긴 늑대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공기중에 그가 가장 만족스러워하는 냄새가 옅게 떠돌고 있었다.

불안과 두려움의 냄새였다.그리고 미세한 말린 풀과 가죽 장화의 냄새.둘중에 어떤 것이 더 만족스러운지는 그 자신도 구분하지 못했다. 아니면 구분하고 싶지 않았거나.

유리잔에 담긴 우유를 반정도 마신 푸스는 고개를 들고 만족스럽게 가르랑거렸다.딱 그가 좋아하는 농도의 신선하고 달콤한 우유였다.만족감에 눈을 가늘게 뜬 푸스는 평온한 미소를 지으며 다시 로보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그러나 늑대의 얼굴보다도 아래쪽에서 흔들거리는 하얀 무언가에 먼저 시선이 꽂혔다.그 하얀 물체를 본 푸스는 얼굴을 찌푸리며 의아해했다.


"...어...로보?"


"......"


"네...꼬리?"


과거에 푸스의 레이피어를 쳐서 날려버렸던 늑대의 커다란 하얀 꼬리가 양옆으로 천천히 흔들리고 있었다.푸스로서는 처음보는 광경이었기에 그는 신기하다는 듯이 살랑거리는 꼬리를 바라보았다.하지만 갑자기 푸스는 털이 쭈뼛서는 듯한 감각을 느끼고 소스라쳤다.어딘가 익숙한 느낌이었다.

그제서야 푸스는 아까부터 이상하게 행동하는 로보를 인식하기 시작했다.하지만 방금 전과 다르게 그의 눈을 바라보는 것이 본능적으로 꺼려졌다.갑자기 술집의 온도조차 심하게 싸늘해진 기분이었다.점점 긴장되고 불안해지기 시작한 푸스가 눈치를보며 다시 우유를 할짝대던 순간이었다.

유리가 깨지는 날카로운 파열음이 술집 전체에 울려퍼졌다.그 시끄러운 소리에 심장이 멈춰버릴 정도로 놀랐던 푸스는 자신이 공중에 매달려 있단 것을 겨우 알아차렸다.예전에도 겪어본 적 있는 감각이었다.완전히 제압당한채로 누군가의 커다란 손에 붙잡힌 감각.

거기다 그 누군가도,그때의 상황과 완전히 동일했다. 그나마 나은 점은 그때보다는 좀더 느슨하게 잡혀있다는 점이지만 죽음이라는 존재가 그를 손에 쥐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전혀 위안이 되지 않았다.그의 목숨을 순식간에 앗아갈 수 있는 강한 포식자가 그를 빠져나가지 못하게 제압한 상황에서 어떻게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을까.

죽음의 손가락에 매달려서 몸을 지탱하려 안간힘을 쓰던 푸스는 바닥에 깨진 유리조각과 하얀 액체가 쏟아진 것을 보았고 점점 상황이 파악되기 시작했다.방금 죽음은 그의 우유잔을 날려버리고 그를 제압해서 들어올렸다.그리고 그가 다음에 할 행동은 아마도...

...

그 생각을 떠올리자마자 푸스는 피가 싸늘하게 식고 심장 박동이 점점 빨라지는 것을 느꼈다.익숙한 휘파람 소리가 귓가에 들려오는 듯했다.수많은 생각이 고양이의 머릿속에서 뒤엉켰다.대체 또 어디서 죽음의 심기를 건드린거지?사실 오늘 내가 죽을 날 이었던가?그 우유가 내 마지막 잔이라 넘겨준건가?여기서 죽으면 키티와 페리토는...

검은 고양이와 갈색 강아지를 떠올린 푸스는 입술을 짓씹으며 버둥거리기 시작했다.그는 절대로 지금 죽을 수는 없었다.너무 이르고 갑작스러웠다.적어도 유언을 남길 시간은-

갑자기 푸스의 눈앞에 늑대의 얼굴이 다가왔다.그대로 굳어버린 고양이의 배에 늑대가 코를 들이밀었다.그리곤 숨을 깊게 들이쉬었다.

짧은 털에 묻혀있던 연약하고 부드러운 살은 너무 쉽게 짓눌렸다.그러자 옅게만 느껴지던 냄새가 그의 코를 강타했다.만족스럽다 못해 전율하게 만드는 강한 향이었다.저도 모르게 입안에 침이 고이는 것을 느낀 늑대가 입술을 핥았다.

푸스는 반대로 늑대의 단단한 코가 자신의 배를 누르는 감각을 위협적인 것으로 받아들이고 몸을 움츠렸다.하지만 두려움의 냄새는 죽음을 더 부추기기만 할 뿐이었다는 걸 그는 깨닫지 못했다.

늑대가 그의 앞에서 천천히 입을 벌리는 것을 보자 푸스의 몸이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떨리기 시작했다.죽음의 입안에 나있는 날카로운 이빨들은 소름이 돋다못해 차라리 기절했으면하고 바라게 되는 광경이었다.죽음의 붉은 혀가 위협적인 이빨들 사이로 뱀처럼 기어나오는 것을 본 푸스는 끝내 눈을 감아버렸다.

축축하고 서늘한 것이 푸스의 배부터 얼굴까지를 끈적하게 훑고 지나갔다.날카로운 늑대의 송곳니는 푸스의 배를 찔렀다가 부드러운 살을 살짝 긁고는 떨어졌다.약한 통증과 함께 푸스는 방금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인식하고는 혼란에 빠졌다.늑대는 그를 말그대로 핥은 것이었다.마치 먹잇감을 맛보듯이.

늑대는 손에 쥔 작고 부드러운 생명체의 심장이 터질듯이 뛰는 것을 느끼며 다시 입가를 핥았다.작은 생명에게서는 고양이와 두려움의 냄새 외에도 우유의 냄새와 맛이 느껴졌다.아마 푸스의 입가에 묻어있던 우유 때문일것이었다.아니면 그저 항상 우유를 마시는 탓에 아예 그런 냄새가 배어버린걸지도 몰랐다.그의 혀에 약간의 달콤함과 신선한 우유향이 느껴졌다.작은 고양이와 잘 어울리는 맛이었다.


반대로 푸스는 늑대에게 약간의 독한 술 냄새와 흙 냄새가 나는 것을 느꼈다.언제나 땅에 묻히는 이들을 인도하는 그와 어울린다는 생각을 멍하니 하던 고양이는 늑대의 붉은 시선과 다시 눈이 마주치고 움찔거렸다.아무 감정도 비치지 않는 눈으로 푸스를 응시하던 늑대는 갑자기 고개를 돌리고 눈을 꽉 감았다.그는 어딘가 괴로워 보였고,무언가를 참는 것 같았다.하지만 푸스는 그가 무엇을 참는 것인지 알 수 없었다.

알고싶지 않은 걸지도 몰랐지만 말이었다.

다시 푸스에게로 시선을 돌린 늑대의 표정은 어느새 평온해져 있었다. 그는 천천히 손에 든 작은 고양이를 의자 위에 내려놓았다.늑대가 내려놓는대로 멍하니 서있던 푸스의 몸이 점점 뒤로 기울었다.뒤로 넘어지려던 그를 한손으로 가볍게 받쳐 준 늑대는 고양이를 다시 들어올려서 의자에 제대로 앉힌 뒤에 손을 떼었다.

푸스의 뇌가 제기능을 하기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상황 파악을 전부 끝내고 커진 눈으로 옆을 바라본 푸스는 태연하게 다시 술을 마시고 있는 늑대를 볼 수 있었다.마치 아무 짓도 하지 않았다는 것처럼, 무심하고 뻔뻔하게 말이었다.

그런 푸스의 시선을 무시하는 듯이 늑대는 계속 술을 들이키고 있었다.마치 심한 갈증을 없애려는 행동 같았다.그리고 그는 코를 절대 술컵에서 떼지 않았다.

푸스는 8번의 생을 말그대로 날려버린 전적이 있는 무모하고 경솔한 고양이였다.그렇기에 그는 수많은 의문들을 억누르지 못하고 결국 입을 열 수 밖에 없었다.


"...로보?"


"술."


"...너 방금..."


"술.가띠또."


늑대는 짧게 대답함으로서 푸스의 입을 막았다.그마저도 술컵에 입을 바짝 대고 중얼거린거라 거의 들리지가 않았지만, 푸스는 본능적으로 알 수 있었다. 만일 더 이상 반박하거나 이유를 캐냈다가는 먹힐것같다는 직감이자, 포식자앞에서 나오는 피식자의 본능이었다. 그리고 늑대는 최대한 숨을 쉬지 않으려 애쓰고 있었다.이유는 알수가 없었지만 말이었다.


"마지막 주문입니다! 세뇨르 로보, 세뇨르 부츠!"


창고 입구 쪽에서 갑자기 들려온 외침에 푸스는 소스라치게 놀라며 또다시 뒤로 넘어질 뻔 했다.그러나 이번에도 단단하고 커다란 손바닥이 그를 받쳐주었다.하얀 손바닥의 주인은 낮게 중얼거렸다.


"술 한 병.그리고 우유 한 잔."


주인장은 알겠다고 대답하며 다시 창고 안쪽으로 멀어졌다.멀어지는 발소리를 들으며 푸스는 등 뒤를 받치던 손이 아주 느리게,서서히 떨어지는 것을 느꼈다.마치 떨어지고 싶지 않다는 듯이 말이었다.

푸스는 멍하니 앞쪽으로 몸을 기울여 바 탁자에 기댔다.또다시 뒤로 넘어져서 그 손에 닿게 된다면 그 다음엔 무슨 일이 일어날지 장담할 수 없었다.

주문한 음료들이 나올 때까지 술집은 쥐죽은듯이 조용했다.술병과 우유가 담긴 잔을 들고 나온 주인이 늑대와 푸스에게 각각 음료를 내밀었다.술병을 받아들자마자 늑대는 한손으로 순식간에 마개를 딴 뒤 컵에 붓고 들이켰다.푸스 또한 거의 우유잔에 코를 박다시피하곤 마시기 시작했다.

둘 사이의 어색함과 묘한 기류를 어떻게든 해소하려는 이들의 노력이었다.또한 갑자기 찾아온 때아닌 갈증에 목이탄 나머지,둘은 각자의 잔이 비어버릴 때까지 끊임없이 들이켰다.서로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은 채.그리고 그 갈증이 단순히 목이 마르기 때문이 아니라는 걸 둘 모두가 알고 있었다.

아무래도 위대한 장화 신은 고양이의 필살기는 필요 이상으로 효과적이었던 모양이었다.양쪽 모두에게 말이었다.
























처음으로 푸스 눈빛공격 보고 귀여워서 와랄랄라하고 싶다는 감각이랑 꼴린다는 게 뭔지 알게 되는 늑대랑 필살기가 너무 잘먹혀서 핥아진 다음부터 늑대볼때마다 기분이 묘해지는 푸스 보고싶다...솔직히 드웍은 푸스가 죽음한테 눈빛 공격하는 거 외전으로 내줘야함


장화냥2 늑대푸스
2023.02.06 15: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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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 미친
[Code: 1fcb]
2023.02.06 15:5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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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요일부터 이런 일용할 양식을 주시다니
[Code: 1fcb]
2023.02.06 17:0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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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씨 쌉금손센세 당신은 천재야
[Code: e3c1]
2023.02.06 17: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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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개맛잇다 월요일을 버틸수잇을거같아요 센세
[Code: 51ec]
2023.02.06 17:1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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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발 사랑스러움과 꼴림 둘다 느끼고 무의식적으로 푸스 핥고 맛보는 늑대 왜케 맛있냐 물론 암것도모르고 잔뜩 쫄아있다가 뭔가 느끼고 모르는척하려는 푸스도 존나 앙큼함 하 센세 유아 마이 지니어스 지니어시또
[Code: f9fc]
2023.02.06 17: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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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당신 드림웍스에서 나왔지
[Code: bb04]
2023.02.06 17:1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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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죽음이랑 푸스 생각하면 개저웃음만 남..
[Code: bb04]
2023.02.06 18:1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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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 선생님 이제부턴 월요일 좋아가 내 인생곡이고 월요일이 최애요일입니다 ㅁㅊ 존나... 존나 감탄하면서 읽음ㅜㅜㅜㅜㅜ
푸스 여전히 그 성격 못 버리고 까불다가 씨게 당하곤 멍해지는거 개ㄱㅇㅇ.. 의자에서 몇번 떨어질 뻔 할때마다 손으로 받쳐주는거 무심한 척 하는데 이미 필살기에 넘어가고 햝았을때 게임오버 난 거 좋아죽겠다. 센세가 적는 늑대 이미 목소리 들린다 ㄹㅇ로 딱 저럴거 같음 둘이 싹 어색해져서 각자 잔만 들이키는 엔딩도 둘이랑 어울려ㅋㅋㅋㅋㅋㅋㅋ
어나더 이제 혼란스러운 상태에서 감정 깨닫는거 가자 억나더
[Code: a109]
2023.02.06 18: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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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ㅊㄷ 센세 사랑해 센세 사랑해 오늘부터 이게 오피셜이다 푸스 눈빛공격 보고 귀엽고 꼴려서 늑대 꼬리 살랑거리다가 못참고 푸스 핥아보는거 내가 봤다ㅠㅠㅠㅠㅠㅠ 뒤로 넘어질 뻔할때마다 받쳐주는거 개설렘...........
[Code: 4656]
2023.02.06 19: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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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Code: d714]
2023.02.06 19: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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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나봐 텐션 뭐야 센세
[Code: d714]
2023.02.06 20: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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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센세!!!!!!! 아아아ㅏ아ㅏ 센세!!!!!!!!!!ㅜㅜㅜㅜㅜㅜㅠㅠㅠ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
[Code: 0692]
2023.02.06 21:48
ㅇㅇ
미쳤다 미쳤다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늑대 꼬리 살랑대는거 존좋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81b7]
2023.02.06 22: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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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미친 존좋ㅠㅠㅠㅠㅠㅠㅠ
[Code: d590]
2023.02.06 22:5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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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는 천재야 금손센세!!!!
[Code: 7427]
2023.02.06 23:3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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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가 넘 조아서 뺨침 마히허요...
[Code: 0837]
2023.02.06 23: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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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꼴
[Code: 9515]
2023.02.19 21:5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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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
[Code: 62bd]
2023.06.19 21:27
ㅇㅇ
모바일
센세는
미쳤다
[Code: a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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