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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4 00:32
ㅈㅇㅈㅇ



강만음은 그에게 위영을 앗아간 원수일 뿐이었다. 그에게 어떤 사정이 있는지, 어떤 마음인지는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그 때 나는 친우로 여겼다가 위영이 불야천에서 죽어가던 순간에야 자각한 연정 때문에 돌아버릴 지경이었다.

그래서 위영의 흔적들을 쫓을 때마다 마주치는 강만음을 침상에서 짓밟고 조롱하기를 주저하지 않았다. 강만음은 네가 위무선과 내 사이에 대해서 뭘 아느냐며 아무것도 모르면서 잘난 척 한다고 늘상 비아냥거렸기에 더 싸우게 되는 것도 있었다.

강만음은 심화를 색사로 푸는 인사였다. 어리고 뒷배없는 멸문당한 가문의 무시당하던 종주일 때나 운몽강씨의 빠른 재건과 번영으로 함부로 대할 수 없는 종주일 때나 그는 마찬가지였다. 나는 강만음을 생각할 때마다 속에서 지옥의 겁화와도 같은 불길이 타오르는데 내게 시비를 걸어 전투를 치르는 것이나 진배없는 색사를 하고난 강만음은 한결 속이 편해진 얼굴이었는지라 부러 몸을 일으켜 돌아가는 것조차 괴롭도록 몰아붙여도 강만음의 후련한 얼굴은 변함이 없었다.

이런저런 이유들로 나는 처음보다도 더 강만음을 험하게 다뤘고 그쯤 되니 눈썰미가 좋은 사람은 알 수 밖에 없었다.

"망기, 강종주를 그리 험히 대하지 말아라. 네가 위공자를 잃고 괴로워하니 다른 이에게 남아있는 흔적을 찾아 헤매는 것은 말리지 못하겠다만 그렇다하여 상처입은 다른 이를 짓밟아도 되는 것은 아니다. 네 그러다 필경 후회할 것이니 네 마음을 스스로 잘 들여다 보아라."

형장과 숙부는 내게 부모나 다름없는 분들이셨다. 특히나 형장은 위영을 잃고 괴로워하는 나를 위해 번번이 방패막이가 되어주셨다. 허나 강만음을 험히 다루지 말라는 말만은 왠지 듣기 싫었다. 허나 후회할 거라는 형장의 말은 사실이 되어 돌아왔다.

돌아온 위영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아니었다. 함께 있으면 행복했고 위영을 따스하게 보살펴주고 뭐든지 다 주고 싶었다. 헌데 이상하게도 다른 이에게 다정한 강만음을 보면 배알이 뒤틀렸다.

"이제 그만하자 남망기. 너에게는 돌아온 위무선이 있고 나는 너랑 아무리 엎치락 뒷치락 싸우고 다투어도 위무선과 한바탕 싸우고 마음을 풀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없음을 안다. 알면서도 지속하는 것은 멍청한 짓이지."

관음묘 사건 이후 답지않게 형장을 보살피겠다고 데려간 강만음에게 심술이 나서 몸에 집요하게 흔적을 남기고 있는데 강만음은 끝을 말했다. 순간 노여움이 치솟아 강제로 몸을 짓누르고는 몸이 걸레짝이 되도록 범하는데 갑자기 얼굴이 돌아갔다. 위영이었다.

"강징, 택무군이 아까부터 너만 찾으시던데 얼른 가봐. 남잠, 남이공자님은 나랑 얘기 좀 할까?"

정인에게 뺨을 맞은 것이 믿기지 않아 얼떨떨한 얼굴을 하고 있자 위영이 서늘한 얼굴을 하고 강만음을 보냈다. 강만음은 다리를 절뚝이면서도 형장의 처소로 향했고 날이 차다며 겉옷을 들고 마중을 나와있던 형장의 손을 잡은 강만음이 시야에서 사라지자마자 위영은 내게 주먹을 날렸다.

"위영, 그것이..."

"남잠, 난 변명을 들으러 온 게 아냐. 내가 너를 버릴 수는 없으니 일단은 좀 맞자."

내 도움으로 모현우의 몸에 금단을 맺은 위영은 강했고 나는 그 날 쓰러질때까지 맞았다.

"강징의 몸에 못보던 흉이 있길래 택무군의 색사 취향이 좀 거치신가 했더니 남잠 너였을줄이야.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내 사제랑 몸을 섞은 거야? 무슨 생각으로 강징을 그렇게 짓밟아 놓은 거냐고."

다그쳐 묻는 위영의 말에도 아무런 답을 줄 수가 없었다. 그저 하나는 끝이 났구나 싶었다.

후회할거라는 형장의 말이 정확히 들어 맞았음을 나는 그때서야 깨달았다. 허나 다른 하나마저 떠나보낼 수는 없었기에 위영에게 비는 수밖에 없었다.

"강징한테 오지도 말고 강징과 싸우지도 마. 니가 나 아닌 사람을 탐하는 것도, 내 동생을 다치게 하는 것도 참지 않을거야. 나마저 잃을 생각이 아니라면 처신 똑바로 해야 할거야."

"네가 걱정하는 일 다시는 없을거다 위영."

사랑했고, 지금도 사랑하고, 평생 그 누구보다 사랑할 정인에게 하는 약조인데 어찌 이리도 입맛이 쓴지 모를일이었다.






희신강징 망기강징 망선
2020.11.24 01:1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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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ㅠㅠㅠㅠㅠ뭐가됐든 앞으로 행복했으면ㅠㅠㅠㅠㅠㅠ어흐ㅠㅠㅠ
[Code: bdff]
2020.11.24 03:43
ㅇㅇ
모바일
아이고 바보야 ㅠㅠ
[Code: 3e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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