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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4 00:25
강징은 침상에서 몸을 바들바들 떨고 있었다. 명색이 한 가문의 종주된 몸으로 수절과부라는 이유로 이불에 돌돌 말려 보쌈당한 것이 치욕스러워 견딜수가 없었다. 아정한 군자로 이름난 택무군이 제게 혼서를 넣는 것도 아니고 수절과부를 첩실로 취하려 들 때나 하는 보쌈을 하다니 제가 그렇게까지 얕보였는가 싶어 참담하기 그지 없었다.

"울지 마십시오 아징. 미안합니다. 이리 예조차 갖추지 못하고 모시는 것은 저 또한 원치 않았으나 일을 저지르지 않으면 어른들이 윤허치 않으실 것이 뻔하여 도리가 없었습니다. 허나 반드시 정식으로 혼례를 올리고 아징을 도려 삼을 것이니 부디 저를 미워하지 말아주십시오."

죽고 싶다는 표정으로 울고 있는 강징을 본 희신이 쩔쩔매며 애원했으나 그 말인 즉슨 운심부지처의 사람들이 저를 좋지 않은 눈으로 보고 있다는 뜻인지라 강징은 또 한 번 서러워졌다.

강징은 청상과부였다. 혼례도 한 번 올려보기 전에 제 손으로 혼약자였던 무선을 죽인 청상과부. 부친이 저와 무선의 혼인을 정할 때만 해도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으나 가문은 한 번 무너졌고 무선은 그 위기의 와중에 도려가 될 강징이 아닌 더 불쌍한 남을 택했고 그들을 지키기 위해 온 세가를 적으로 돌리다 못해 마침내 강징의 가족마저 죽게 만들었다.

운몽강씨의 종주로서 무선에게 칼을 겨누지 않았다면 운몽은 와해되거나 토벌되거나 둘 중 한 가지 결말을 맞을 수밖에 없었다. 그럼에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앞에서는 이릉노조를 토벌한 공신이라 강징을 치켜세웠지만 뒤에서는 가문을 위해 부군을 재물로 삼은 비정한 음인이라 욕했다. 희신이 혼서를 보내는 것이 아니라 보쌈을 할 수밖에 없었다 한 것으로 보아 고소남씨들도 같은 생각을 하는 것이 틀림없었다.

"혼례를 올리기도 전에 부군 될 이를 잃은 것은 아징의 잘못이 아닙니다. 그저 위공자가 아징의 인연이 아니었던 것 뿐입니다."

강징이 무엇에 상처 입었는지 알기라도 하는 것처럼 희신은 강징을 꼭 끌어안았다. 엄밀히 말해 희신이 저를 보쌈하지 않았다면 이런 비참한 생각을 곱씹고 있을 필요가 없었을 것이나 지금껏 제 속내를 헤아려 품어준 이는 희신뿐이었기에 강징은 저를 끌어안고 위로하는 희신에게 기대어 울었다.


보쌈과부는 첩으로 삼는 것이 관례였으나 희신은 관례를 깨고 장로들과 싸워가며 정식으로 혼례를 올려 강징을 부인으로 삼고 아낌없이 사랑을 퍼부었다. 희신의 다정함은 강징의 상처를 천천히 녹였고 강징은 그렇게 희신에게 마음을 주며 지난 일들을 잊어갔다.

대부분의 양인들은 제 음인이 바깥일을 하는 것을 선호하지 않았지만 강징이 가문에 대해 가지고 있는 책임감을 헤아린 희신은 강징이 종주일을 계속 하는 것을 허락했을 뿐 아니라 힘 닿는대로 도왔다. 운몽강씨는 옛 영광을 완벽히 되찾았고 강징은 그 때쯤 찾아든 첫 아이 해관을 키우며 행복해했다. 뒤이어 연년생으로 태어난 탁성과 하나를 키우며 이제는 옛 일을 그저 웃을 수 있다 여겼는데 무선이 헌사해서 돌아왔다.

친우인 망기와 함께 정실에 머무르며 진상을 조사하는 무선을 강징은 모른척하려 했으나 관심을 끊을 수는 없었다. 어쨌거나 한 때 부군이 될 사람이었고 첫 정이었으며 오래도록 고통스럽게 했던 사람이었다. 그리고 관음묘에서 나온 이후 무선은 강징을 잡았다.

"강징, 내가 죽어 있었을 때는 어쩔 수 없었지만 네 부군이 살아있으니 택무군과의 관계는 이만 정리하는 게 좋지 않겠어?"

"위공자가 아징과 혼약했던 것은 전생이고 혼례조차 올리지 못한데다가 지금은 모공자의 몸인데 어찌 아징의 부군이라 할 수 있습니까? 이 사람은 아징과 정식으로 혼례를 올려 아이를 낳고 함께 산지 이미 십 수년이니 제가 아징의 정당한 부군이지요."

"몸은 바뀌었어도 혼은 그대로이니 강징의 정당한 부군은 이 위무선입니다."

첨예하게 대립하는 희신과 무선을 보다 못한 강징은 말을 자르고 끼어들었다.

"아환은 아환대로 위무선은 위무선대로 둘 다 적법한 명분이 있으니 둘 모두를 부군으로 인정하겠습니다.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시겠다면 저를 떠나십시오."

"따르겠습니다 아징."

"나도 강징 네 말대로 할게."


강징의 강경함에 희신과 무선은 상대를 강징의 다른 부군으로 인정 할 수 밖에 없었다. 헌데 그것으로 끝이 아니었다.

"강만음, 나도 네 부군으로 인정해줘. 위영이 죽기 직전 내게 강만음 널 부탁했는데 형장이 선수치신 거야."

갑자기 끼어든 망기에게는 나름의 명분이 있었고 강징은 결국 망기까지 세 명의 부군을 곁에 끼고 살 수 밖에 없었다.








희신강징 오작교 무선강징 망기강징
2020.11.24 00:2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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흐으응 넷같살넷같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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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1.24 00:4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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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아아 ㅌㅌㅌㅌㅌㅌㅌㅌㅌㅌ 센세 배우셨네 ㅌㅌㅌㅌㅌㅌ
[Code: 2be0]
2020.11.24 00:44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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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깈ㅋㅋㅋㅋㅋ 구렁이 담 넘어가듯 부군자리 꿰차넼ㅋㅋㅋㅋㅋㅋㅋ
[Code: a8cb]
2020.11.24 00: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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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닠ㅋㄱ파국인줄 알았는데 뭐야 나름 넷이서 잘 사는구낭...
[Code: a089]
2020.11.24 01: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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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기 참전ㅋㅋㅋㅋㅋㅋ
[Code: 228c]
2020.11.24 02:0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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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으 👍🏻👍🏻👍🏻👍🏻👍🏻👍🏻👍🏻👍🏻
[Code: e65e]
2020.11.24 03: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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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기 ㅋㅋ 조용히 노리고 있었어
[Code: 3e97]
2020.11.26 00:5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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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야.. 다음꺼 줘야지! 센세 여기서 끝내면 어떻게...
[Code: 4bf2]
2020.11.26 01:4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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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기 조용하게 강하구나 센세 어나더요 어나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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