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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금 ㅊㄹㄹ~ (ㄱㅇㅁㅇ)
 

연가 과보호 프린세스 벤 이랑 사회생활 만렙 파부장님 연애하는 거 11ㄴ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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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브는 한동안 영문도 모른 채 빌런의 표적이 된 007처럼 차를 몰았다. 더듬더듬 이어지는 설명들을 어느정도 듣고나서는 안전 운전 모드로 바꾸었지만. 그는 내가 횡설수설하게 늘어놓은 말들을 성실히도 들어주었다. 흥분했을 때 나의 화법은 뭐랄까, 침팬지와 맞먹는다는 걸 모르는 사람은 없을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파이브는 말의 요지를 기가 막히게 알아듣곤 했다.



“그러니까, 벤. 네 말을 요약해 보자면.”

 

 그는 말을 시작하기 전에 깊이 숨을 들이 마셨다. 평정심을 유지하려고 할 때의 습관이었다. 그 순간 나는 연인 앞이 아니라, 부장실에 불려온 신입 사원이 된 것 같다는 기분을 지울 수 없었다.

 

“요전번에 봤던 그 쌍둥이 형이 내가 널 집 앞에 바래다 주는 걸 봤고, 그래서 네가 연애한다는 걸 가족들이 알게 됐어.”

“네.”

“그런데 너희 집에서 내 이미지는 별로 좋지 않고, 그 이유는 내가 애인도 있는데 막내를 꼬신 놈이어서야. 여기까지 맞아?”

“그, 그 부분은 제가 오해한 거라고 정정했어요."
 

 지은 죄가 워낙 많다 보니 어쩐지 빠릿하게 대답하게 됐다. 그는 별로 개의치 않아 보였지만.
 

“하아.. 그래, 그건... 네가 정정을 했고.”
 

 아니나 다를까, 이 대목에서 그는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잊을 만하면 자꾸 되새김질되는 흑역사가 오늘도 발목을 잡는 구나. 자기 전에 이불을 걷어 찰 생각에 벌써부터 무릎이 시려왔다. 이럴 거면 축구 선수나 될 걸 그랬지.
 

“어쨌든. 이미지가 안 좋은 건 마찬가진데, 만약 이 상황에 네 큰 형이 내가 네 애인이라는 걸 알게 된다면….”
 

 차마 눈을 똑바로 바라볼 염치가 없어 그의 코 언저리를 바라보고 있던 나는 이어질 말을 기다리며 침을 꿀꺽 삼켰다.
 

“…나를 장구채인지 뭔 지로 때려 죽일까봐, 이 난리를 쳤던 거다?”

“바로 그거에요.”
 

 정확해요. 한 치의 오차도 없었어요. 내가 손가락으로 딱,하고 스냅을 치자 고요히 허공을 바라보던 파이브는 이내 픽 바람 빠진 웃음소리를 내며 말했다.
 

“재밌네.”
 

나는 그 말에 그만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짜로요?”

“..진짜겠냐?”

 

 울컥 역정을 내려다 간신히 참는 모습을 보며, 이 이상 눈치없이 굴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최대한 비굴하게 웃었다. 하루가 다르게 일년씩 깎여나가는 그의 기대 수명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일단 알았어.. 그건 그렇다 치고. 너 얼굴은 왜 계속 그렇게 가리고 있는데?”
 


 그렇다. 나는 이 차에 타기 훨씬 전부터 줄곧 후드를 한데 부여 잡은 채였고, 덕분에 마치 시야만 간신히 확보한 소라게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파이브는 익숙해질 만하면 이상한 짓을 하는 자신의 애인이 못내 사랑스럽다는 듯한 표정이었다. 나는 큼큼 목을 가다듬었다.
 

“못생겨서요.”

“뭐래. 누가 못생겨?”

“침대에서 뒹굴다가 막 뛰쳐나온 거라서, 저 지금 렌즈도 못 꼈구요. 머리도 산발이고 진짜 엉망이에요.”
 

 파이브는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다는 눈빛이었지만, 지금 내 몰골이 어떤 상태인지 누구보다 잘 알아서, 더더욱 후드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도 애인 앞에서 체면이란 게 있지. 최대한 예쁘게 갖춰진 모습만 보여주고 싶단 말이다.
 

“그럼 그 안에 모자라도 벗어봐. 안 더워?"

“괜찮아요.”
 

 아닌 게 아니라 두피에 땀띠가 날 것 같았다. 파이브는 마음에 안 든다는 듯 나의 후드 자락을 붙잡고 짤짤 흔들었다.
 

“내가 안 괜찮거든? 좀 보여줘 봐. 주말에 이 고생을 하고 애인 얼굴 한 번 못 보는 게 말이 돼?”
 

 “너 양심이 있으면 벗어, 얼른.”하며 파이브가 투덜거렸다. 결국 나는 그의 성화에 못 이겨 후드를 내렸고, 푹 눌러 쓴 야구모자도 슬며시 벗었다. 일단 머리랑 목뒤에 바람이 통하니 좀 살 것 같긴 한데, 비주얼은 영 아닐 것 같았다. 초조하게 눈을 굴리며 파이브의 표정 변화를 살폈다.
 

“어때요? 이상하죠.."

“아니. 안 이상한데, 예쁜데.”
 

 찰나의 망설임도 없이 즉각적인 대답에 나는 히죽 올라가려는 입꼬리를 애써 감추려 후드를 다시금 뒤집어썼다.
 

“에이. 거짓말 치지 마요.”

“진짜야. 이게 속고만 살았나.. 아, 그것 좀 걷어봐. 답답해 죽겠네.”
 



 결국 후드는 파이브에 의해 벗겨졌다. 이리저리 눌린 내 머리칼을 흩뜨려 놓는 애정어린 손길을 받으며 나는 기분 좋게 웃었다. 그러고도 한참동안 내 얼굴을 바라보던 파이브는 이내 신기하다는 듯 눈을 응시했는데, 나 또한 덩달아 의문섞인 눈으로 마주 바라보자 그는 내 콧대에 걸쳐진 안경테를 손가락으로 잡고 위 아래로 들썩였다.
 



“근데, 벤.”

“네?”

“너 안경 도수가 대체 몇이야.”









 

*





 

 나는 씩씩대며 바로 근처 안경점으로 들어가, 투명 렌즈를 하나 구입했다. 그리고는 그 뚝딱이 같은 안경을 회사에도 끼고 오면 안되냐며 장난을 멈추지 않는 그를 냅다 흘겨보았다.
 



“그만하라고 했다… 자기 계속 그렇게 놀리면 나 진짜 가만 안 있어요.”

“놀리는 게 아니라 귀엽다니까, 진짜로.”

“야이씨, 그만해요!”
 


 내가 참다 못해 폭발하자 파이브는 내내 유지하던 진지한 표정을 허물고 푸하하 웃음을 터뜨렸다. 길 한복판에서 누구는 쇼핑백을 들고 씩씩거리고, 누구는 배를 잡고 구를 기세로 끅끅 대고 있자, 지나가던 사람들이 한 번씩 우리를 흘끗대며 쳐다보는 게 느껴졌다. 그렇게 한참을 웃고도 멈출 기색이 좀처럼 보이지 않자 나는 망설임없이 그를 버리고 가기로 했고 그것을 실행에 옮겼다. 몇 발자국 안가서 팔이 잡히긴 했지만.
 

“벤, 어디 가.”
 


 그는 아직도 웃음의 여파가 가시지 않았는지 조금 배어 나온 눈물을 훔치며 나의 손을 끌어다 잡았다. 나는 그게 얄밉고 괘씸해서 그가 잡은 내 손을 빼내려 이리저리 흔들었다.

 

“이거 놔요. 저는 저의 이런 모습마저 예쁘다고 생각해주는 사람을 찾아 떠날 거에요.”

“뭐 하러 찾아 떠나기까지 한대. 옆에 있는데.”

“어디요. 누구요! 저는 잘 안보이는데요?”

“그래? 렌즈를 다시 맞추러 가야 할 것 같은데.”

 


이 인간이 정말? 눈을 부릅뜨며 입을 꾹 다물자, 파이브는 가볍게 손등에 쪽 뽀뽀를 하더니 “장난이야 장난.”하고는 생전 안 치던 눈웃음을 치며 내 손을 잡아 끌었다. 

 방금까진 꼭 한대 때려주고 싶을 정도로 얄미웠는데, 따뜻한 손끝이 꾹꾹 손등을 눌러주자 괜히 목 안쪽이 간질간질해지고, 꽁했던 기분이 스르르 풀리는 게 느껴졌다. 파이브는 순식간에 표정이 말랑해진 내 얼굴을 확인하듯 바라보고는 낮게 웃었는데, 어쩐지 내 행동반경이 고스란히 파이브 하그리브스의 손바닥 안에 있도록 설계된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우리가 도착한 곳은 어느 루프 탑이었다. 펍과 카페를 같이하는 곳이었는데, 주말 오후인데도 불구하고 사람이 생각보다 많지 않았다. 그리고 그건 우리에게는 좋은 일이었다. 파이브는 사람 많은 곳을 정말 싫어하니까. 

우리는 냉장고에서 병맥주를 하나씩 꺼내 와 야경이 가장 잘 보이는 소파를 골라 앉았다. 앰프에서 흘러나오는 잔잔한 노래 소리를 들으며 파이브의 어깨에 기댔다. 그러자 파이브가 뚜껑을 딴 맥주를 내 손에 쥐어 주며 병끼리 살짝 부딪혀 소리를 말간 소리를 내었다.

나는 유리병 표면에 맺힌 물방울들을 엄지로 만지작거리며, 나에게 한쪽 어깨를 내어준 채 맥주를 꿀꺽 꿀꺽 넘기는 파이브에게 말을 건넸다.

 

“자기, 나 궁금한 거 있어요.”

“뭔데. 말해 봐.”

“우리 큰 형하고는 왜 사이가 안 좋아요? 대학 때 많이 싸웠어요?”

“아니.”

“그럼 왜 형이 자기 얘기만 하면 그렇게 학을 뗄까요?”

“…글쎄.”

“아무 일 없었는데 그러긴 쉽지 않잖아요.”

 

 파이브는 자기 어깨에 기댄 채 조잘거리는 나를 내려다 보는 듯했고, 소리 없는 시선을 느낀 나는 고개를 들어 그를 마주보았다.

 

“만약 우리가 사귀지 않았을 때라면 궁금하더라도 이렇게 대놓고 묻지는 않았을테지만..."


"지금은 이게 우리의 문제가 된 거니까 되도록 공유해줬으면 좋겠어요. 세세하게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내가 이해할 수 있는 선에서만큼은.”

 

 내 말에 파이브는 뭔가 생각에 잠긴 듯이 유리병을 만지작거리다가 한 모금을 마셨고, 나도 그를 따라 한모금을 마신 뒤 그의 눈치를 살피며 덧붙였다. 



“많이 예민한 문제에요? 그냥 무를까요.” 



말은 그렇게 하긴 했는데, 막상 또 안 해준다고 하면 조금 서운할 것 같기도 했다. 하지만 다행히도 파이브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
 


“아니, 무르지 마. 말해 줄게.”







 

“밥 먹듯 싸우거나 하지는 않았는데, 그렇다고 잘 맞지도 않았어. 너네 큰 형은 나랑 성향이 정 반대였거든.”
 

 파이브는 생각에 잠긴 듯 먼 곳을 바라보았다. 나도 그를 따라 같은 곳에 시선을 두었다. 저녁 노을이 도시 위에 차분히 내려 앉았다. 조밀하게 군집되어있는 여러 형태의 건물들에는 엷은 오렌지색의 레이어가 덧입혀졌고, 유리창에는 노을빛이 이따금 반사되어 반짝이고 있었다. 아름다운 광경이었다. 말이 이어질 때까지 가만히 그것을 바라보았다. 파이브는 병을 둥글게 흔들며 자조적인 목소리로 말했다.
 

“솔직히 말하자면, 내가 좀 싸가지가 없잖아.”

“그쵸…”

“뭐, 그쵸?”

“아뇨, 아뇨. 누가 싸가지 없대 누가.”
 

 툭하고 튀어나온 속마음에 당황한 나는 허릿춤에 손을 얹으며 있지도 않은 누군가를 향해 꾸짖듯이 말했고, 짐짓 화난 표정을 하던 파이브는 그런 나를 보며 어이없다는 듯이 웃었다. 그리고는 고개를 설레설레 내저었는데, 넘어가주기로 한 듯 보여 한시름을 놓았다.

 

“어쨌든, 어렸을 때는 자존심도 더 세고 그랬어. 그래서 그런 것도 있고. 내가 과 사람들이랑 안 친했거든. 별로 친해질 필요도 없다고 느꼈고. 그래서 혼자 다녔었는데.."


"너도 알다시피 너네 형이 누구 하나라도 겉도는 걸 못 보잖아. 한참 성질머리 더러웠던 나를 어르고 달래가며 여기저기 끼고 다닌 거지.”
 
“그럼 두 사람 원래는 친했던 거에요?”

“뭐 그때는...."


"워낙 서로 성격이 안 맞긴 했는데 조금 친해지고 나서는 종종 대화하다 뜻이 통할 때도 있어서 그럴 때는 나름 재밌었어. 그렇게 좀 지내다가..."


"모종의 일때문에.. 선배가 나한테 크게 실망했지."



 파이브는 말을 천천히 골랐다. 표정에서, 눈빛에서 그게 다 느껴졌다.



"선배는 설명을 해주길 바랐던 것 같은데, 나는 그때 사람이 너무 데여서, 더이상 누구랑 얽히고, 오해를 푼다는 것 자체가 벅찼었어. 그래서 밀어냈고…"


"결론적으로 보자면 내가 잘못한 게 맞아.”
 

"선배 입장에서는 호랑이 새낄 키운 기분이었을 거야, 아마.” 파이브는 그렇게 덧붙이며 씁쓸하게 웃었다.


“그때는 그저 보이는게 전부인 줄로만 알았지. 아둔하게..”
 

 나는 조용히 파이브의 손을 끌어왔다. 맥주에 입을 대려던 그는 그걸 내려다보았다, 나는 그의 손바닥에 내 손을 겹쳐 천천히 깍지를 꼈다. 맞잡은 손 위로 전해지는 그 따뜻한 체온을 느끼며 생각했다. 사람에 데여서 계속 마음을 열지 않고 밀어내기만 바빴을 이 손을 누군가 잡아주지 않았더라면, 이 사람은 자기 손이 얼마나 따뜻한 사람인지 쭉 몰랐겠구나. 그렇게 생각하면, 마음이 다 녹아 바닥에 흐를 것 같았다.
 



“그 때 많이 외로웠어요?”

“…어?”

“자기 유일하게 챙겨줬던 우리 큰 형도 돌아섰을 때요. 그때 혼자였을 거잖아.”
 


 대답을 바라고 한 말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동안 말없이 나를 바라보기만 하는 파이브의 시선이 부담스럽지 않았다. 나는 주책 맞게 고이는 눈물을 참느라 온 정신을 쏟았다.
 



“당신 정말 힘들었겠다. 외로웠겠다… 그쵸.”













 






*

 








“아 밤공기 좋다! 이제 가을 다 됐나 봐요.”

“그러게. 이제 해 지니까 쌀쌀하네.”
 

 파이브는 얇은 가디건 사이로 바람이 들어오는 지 조금 굳은 얼굴로 팔뚝을 문지르며 말했다.
 

“자기 많이 추워요? 이거라도 입을래요? 저는 안에도 긴 팔 입었고, 추위도 별로 안 타서 괜찮아요."

“아니.”
 

 그는 나의 이런 호의를 결코 바라고 말한 게 아니라는 걸 단박에 느낄 만큼 아주 깔끔하고 단호하게 거절했다. 너무나 단호한 나머지 오히려 해주려는 쪽에서 더 질척거리고 싶게 만드는 거절이었다.
 

“왜요.. 춥다면서요..”
 

나는 당장 그에게 옷을 벗어주려고 왼쪽 소매에서 열심히 팔을 빼다가 허탈해졌다.
 

“싫어. 안 입을래, 너 입어.”
 

 두 번째 거절을 받았을 때는 조금 심통이 나기도 했다. 자긴 이것도 저것도 다 해주고 챙겨주면서, 막상 내가 뭘 해주려고만 하면 저렇게 쏙 내빼버리는 게 얄미웠다. 나도 멋지고 배려심 넘치는 애인 하고 싶단 말이다.
 

“치.. 왜 맨날 싫대. 내가 해주는 건 다 싫대!”

“뭘 또 맨날 그랬대.”


 나란히 걸으면 옆 얼굴밖에 못 보는게 아쉬워 그의 앞에 몇 발자국 앞서 뒤로 걷자, 파이브는 그게 불안해 보였는지 내가 몸을 흔들거리며 걸을 때마다 바지 주머니에 넣은 손을 흠칫거렸다.
 

“앞에 보고 걸어, 벤. 그러다가 또 넘어진다.”
 

 그는 살짝 인상을 찌푸리며 걱정스럽다는 듯 말했고 나는 헤헤 웃었다.
 

“에이… 가족들이랑 산책할 때 이렇게 뒤로도 걷고 많이 그래 봐서 괜찮아요. 걱정 마요.”

“너는 꼭 그렇게 말하다가 넘어져. 말 들어.”

“아니라니까요?”

 

 그때 나는 뭔가가 뒤꿈치에 턱하고 걸리는 것을 느꼈다. 느끼는 순간은 길었던 것 같은데 넘어지는 건 한 순간이었다. 눈을 한 번 감았다가 뜨니, 엉덩이와 팔꿈치 같은 곳이 온통 욱신거리며 아팠고, 넘어지면서 허우적거렸는지 손에는 나무 껍질에 쓸린 자국에서 피가 조금씩 베어 나오고 있었다. 

 당장 아프고 창피한 것보단 파이브가 놀랐을 것 같아 나는 빠르게 눈으로 그를 찾았고 그 순간 파이브의 얼굴에 여러 감정이 스쳐 지나는 것을 보았다. 놀람, 분노, 걱정, 안도 같은 것들 말이다. 그리고 이내 천둥처럼 쏟아진 고함소리에 놀라 나는 그만 심장이 멎어버릴 뻔했다.
 

“야!!!”





 그는 두 세걸음 만에 나에게 달려오듯 걸어와서 방금 그의 입에서 나온 목소리에 얼떨떨하게 굳어있는 나를 붙잡아 일으켰다. 그리고는 피가 베어 나오는 소매를 걷어 올리고는 화가 머리 끝까지 차오른 표정을 지었다.
 

“…너 정말 내 말 안 들을래?”

“아..!”

“넌 꼭 피를 봐야 정신 차리지, 어? 데여 봐야 다치겠다는 걸 알아!”

“왜.. 왜 그렇게까지 화를 내요. 아픈 건 난데..”

“그래서 네가 지금 잘했어? 내가 앞 똑바로 보고 걸으라고 했지, 다친다고 했지.”

“나.. 진짜 그냥 좀 넘어진 건데 너무 뭐라고 한다. 약간 긁혀서 그렇지, 괜찮아요. 정말 멀쩡하다고요.”

 

 찬 바람이 닿자 더욱 쓰라린 팔뚝에 그의 손아귀에서 손목을 꺼내보려고 했지만 역부족이었다. 내 손목을 잡은 그의 손은 덜덜 떨리고 있었다. 그는 내가 넘어졌다가 일어난 곳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 보이는 무언가를 가리키며 말했다.

 

“벤. 방금 네가 조금만 더 늦게 넘어졌으면 저기에 머리를 박았을 거야. 그럼 어떻게 됐을 거 같아?”

 

나는 그 손끝을 따라가다 무성의하게 놓여있는 새카만 색의 석조 벤치를 발견하곤 숨을 삼켰다. 정말 아찔한 상황이었다. 파이브는 눈을 감고 분노 때문에 얕게 떨리는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
 

“....넌 그게 문제야.”
 

“너무 안일하고, 부주의 해. 그러다 정말 머리라도 부딪혔음 어쩔 뻔 했어, 입에 담기도 싫은 상황이라도 갔으면?"


"난 지금 너 때문에 지옥을 몇 번이라도 오갔는데, 뭐가 그렇게 대수롭지 않고 괜찮아! 넌 뭐 목숨이 열개라도 돼?”

 

 나는 다급하게 그의 팔을 붙잡았다. 이 정도로 패닉에 빠진 파이브는 본 적이 없어서 무서웠다. 목에 바짝 세운 핏대와 나를 잡은 손에서 묻어나는 식은 땀에 그가 얼마나 놀랐는지 가늠이 되어 더 미안했다.
 

“파이브. 저 정말 몰랐어요..”
 

 파이브는 겁을 집어먹고 애원하는 내 표정에도 화가 가라앉지 않는지 먼 곳을 보며 가쁜 숨을 천천히 몰아쉬었다. 그리고는 한참 뒤 진정이 되었을 무렵, 그는 몸의 기운이 다 빠진 표정으로 체념하듯 말했다.
 

“..됐다. 안 다쳤으니까. 그래.”

“미안해요, 제가 정말 잘못했어요.”

 

 “파이브..” 나는 그의 이름을 불렀지만 그는 대답이 없었다. 나를 바라보기도 싫다는 듯 왔던 길로 걸음을 다시 옮기며, 여즉 그의 팔을 붙잡은 내 손을 잡고는 떨쳐내듯 떼어냈다.
 

“알았으니까… 잠깐만, 나 한테 말 걸지 말아 봐.”
 

 나는 빈 손이 되어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속상하고, 미안하고, 어쩔 줄 모르겠는 감정들이 안에서 소용돌이쳤다. 만약 이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고 방금 전에 일어난 일을 없던 일로 할 수 있다면 시간을 되돌려서라도 그렇게 하고 싶었다.





 

*










 

“이리 와, 약 바르게.”
 

 차에 다다를 때까지 아무 말 없이 거리를 두고 걷던 파이브가, 차 트렁크에서 구급상자를 꺼내며 말했다. 새 것이었는지 뻑뻑하게 열리는 그것을 차 옆 벤치에 앉아 열어내며 나를 바라보았다. 화를 많이 가라앉혔는지 누그러진 눈빛이었다. 이제 그 눈에서는 다른 감정들이 다 걸러지고 걱정만 남아있었다. 하지만 나는 그의 뒷모습만 보며 걸어온 한참의 시간 동안이 그야말로 가시밭을 걷는 지옥이었기 때문에, 선뜻 그에게 다가갈 자신이 없었다. 이제 미안한 마음보다 그 야속한 뒤통수를 바라보며 속상하고 억울했었던 마음이 자꾸만 고개를 처들었다.
 


“아니에요. 약 안 발라도 돼요, 이정도는.”

“고집부리지 말고 와, 혼나기 전에.”



나의 말에 파이브는 고압적인 말투로 대답했다. 처음 듣는 말투도 아니었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는 건 많이 들어봤고, 그 땐 아무 생각도 없었는데 항상 다정하게 굴었던 사람이 저렇게 말을 하니까 속상했다. 속상하니까 대답하기도 싫었다. 

 그는 입을 꾹 다물고 있는 나를 보며 작게 한숨을 쉬더니, 벤치에서 일어나 성큼성큼 다가와서 내 손을 잡아다 끌었다. 아까 나를 매정하게 뿌리친 손이 다시 나를 잡으니까 그만 나도 모르게 울음이 비져 나올 것 같아 간신히 참았다.


 


 

 그는 벤치에 앉은 내 맞은 편에 쭈그려 앉았다. 그리고는 조심스러운 손길로 소독약을 바르며, 자꾸만 흠칫대고 몸을 떠는 나를 올려다보았다. 


“..많이 아파? 따가워?”


 실은 다친 곳이 아파서 그런 게 아니었다. 나는 가로등 빛에 비춘 그의 녹안을 가만히 바라보다가, 이내 눈물을 뚝뚝 떨구었다. 한 번 눈물이 나기 시작하니 멈출 수도 없었다. 처음에는 눈이 뜨거워졌고, 어깨가 벌벌 떨려왔으며 그 다음에는 입에서 억눌린 울음소리가 나왔다. 분에 못 이겨 우는 어린 애처럼 끅끅대며 눈물을 쏟아내자, 파이브는 소독약을 바르던 손을 멈춘 채 퍽 안쓰럽고 애틋해진 눈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으이그. 뭘 잘했다고 울어..”
 


 다시 전처럼 다정한 목소리로 돌아와 말하는데 그게 안심이 돼서, 그래서 더 서럽게 울었다.
 


“자기, 진짜 미워요…”



 우느라 호흡이 모자라서 그런지 말이 자꾸만 뚝뚝 끊어졌다. 파이브는 가만히 나를 올려다보았다. 그 시선을 느끼면서도 나는 말을 멈출 수가 없었다. 바지 위로 눈물 방울이 쉼없이 떨어졌다.
 


“나도 내가 잘했다고는, 말 못하지만. 그래도 너무 심하게 몰아 세우잖아요… 나도 충분히 속상하고 미안한데, 근데 그렇게 화내고 가버리니까.. 나 지금 여기는, 아프지도 않아.”
 

“자기는 가끔 화나면 너무 상처 줘요, 팔은… 팔은 왜 빼는데. 나도 용기내서 잡은 건데..!”
 

“자기 말 안듣고 그런 거는, 내가 백 번 잘못한 거 지만.. 그래도요. 너무.. 그렇게 무섭게 화 안내면 안 돼요?”
 


 그는 그 말에 눈물을 닦아내던 손등을 잡아 내리며, 벌겋게 충혈된 내 눈에 가만히 자기 눈을 맞췄다. 걱정스럽다는 눈은 온데간데 없는, 그 웃음기로 가득한 눈을 마주보자 나는 입술을 삐죽거렸다. 왜 웃어, 나 장난하는 거 아닌데!
 


"하.. 얘를 어떡하냐. 진짜…”



 그는 그렇게 탄식하며 쭈그려 앉아있던 몸을 일으켰고 내 머리를 끌어와 안았다. 그리고는 뒷머리를 만지며 달래듯이 조곤조곤 말했다.


“많이 무서웠어, 내가 화내서?”

“그걸 말이라고 해.. 두 번, 화 냈다가는 경기 올 거 같아…”



나는 그의 허리춤을 잡고 서러움에 못 이겨 다시금 오열했다. 허어엉하고 우는 내가 웃긴 지 잡은 몸이 가늘게 떨려왔다. 나는 울컥 짜증이 나서 그의 등 허리를 퍽 때렸지만, 그는 웃으며 그 손을 잡아 자기 허리를 감게 했다.
 


“미안해. 무섭게 해서. 다시는 안 그럴게, 벤.”

“됐어요.. 진짜 미워요.”

“미워하지 마.. 사랑해서 그런 거야.”


 








*
 




 


“울어서 눈 다 부은 것 봐.”
 


"물만두 리턴즈네, 리턴즈야." 파이브는 그렇게 말하면서도 팅팅 부은 내 눈이 안쓰러운지 자꾸만 멈춰서서 얼굴을 들여다보려고 했다. 그나마 선선한 바람을 맞고 있으니 좀 가라앉았지만, 눈 주위만 내 것이 아닌 것 같아서 이질적으로 느껴졌다. 파이브는 아까 부터 “아이스크림이라도 사올까? 눈에 대고 있을래?” 하며 물어왔는데, 울린 게 어지간히 미안했던 모양이었다. 나는 잡은 손을 그네처럼 붕붕 흔들며 말했다.

 

“자기 지금, 엄청 미안하죠.”

“응.”

 

 그걸 말이라고 하냐는 듯한 파이브의 대답이 곧바로 돌아왔다. 그 덕에 기분이 좋아진 내가 그의 손등을 만지작거려도, 그 미안한 표정은 여전했다. 나는 그 옆얼굴을 바라보다 아까 부터 마음 속에 피어 오르는 은은한 장난기를 마음껏 발산하기로 마음먹었다. 이렇게 저자세로 나오는 파이브를 보는 것은 흔치 않은 일이니까.

 

“그럼 여기에 뽀뽀 좀 해봐요.”

“…어?”
 


 내가 검지로 내 볼을 톡톡 가리키며 말하자, 파이브는 뜬금없이 무슨 말을 하는 거냐는 표정을 지었다.
 


“싫음 말고. 됐어요. 나 그냥 화 안 풀래.”

 


 내가 새초롬하게 반대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파이브는 ‘허. 얘 봐라?’ 싶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픽 웃고는 살짝 고개를 빼밀고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듯 하더니 곧장 내 뺨에다 입술을 댔다. 

 아니, 대려고 했겠지만 그 순간 내가 고개를 휙 돌린 바람에 내 입술에 뽀뽀를 했다. 쪽 하는 소리를 내고 떨어진 부분이 내 입술이라는 것을 깨달은 파이브가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뜨고 깜빡거리자 나는 그만 웃음을 참지 못하고 깔깔 웃어 댔다.

 

“아, 자기 표정 봐. 진짜 웃겨. 놀랐~죠~?”
 


 신이 난 내가 그의 얼굴을 가리키며 웃어대자, 그는 어이가 없다는 듯 볼 안을 혀로 훑으며 말했다.
 


“너… 너무 좋아하는 거 아니야?”

“귀여워서 그러죠. 그러게 누가 방심하래?”

 


 나는 그에게 혀를 빼꼼히 내밀며 계단을 쪼르르 올라갔고, 이내 펼쳐진 야경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 나는 느긋하게 걸어오고 있는 파이브를 향해 고개를 돌리며, “빨리 와요, 여기 진짜 예뻐요!”라고 소리치려고 했으나 언제 였는지 모르게 뒷목과 허리가 붙잡혔다. 그리고는 입술을 가르고 들어 오는 혀의 느낌에 스르르 눈을 감았다. 얽히고 감기고 부딪히는 동안 나는 정신이 쏙 빠져 입 안을 내어주었고, 숨이 막힐 때쯤 젖은 소리를 내며 입술이 떨어졌다. 눈을 천천히 뜨자, 코 앞에서 낮게 가라앉은 목소리가 웅웅 울렸다.
 


“놀랐어?”

 

“그러게 누가 놀리래.” 파이브는 그렇게 덧붙이며 눈이 살짝 풀려 있는 나를 바라보았고, 나는 그의 녹안을 바라보다가 위아래 입술을 앙 다물었지만 이내 실실 흘러나오는 웃음을 감추지 못하고 눈을 꾹 감았다. 파이브는 그런 내 허리를 잡은 손을 단단히 받치며 느긋하게 물어왔다.
 


“한번 더?”
 

그리고 나는 그말을 기다렸다는 듯이 그의 목에 팔을 감았다.



 

“응. 한번 더.”














 

파이브벤

분량조절실패..
+수정함!
2020.09.27 14:29
ㅇㅇ
모바일
저 죽어요 진짜... 달달함의 끝판왕.....
[Code: c560]
2020.09.27 14:5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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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개쩐다....장관이고 절경이네요 신이 주신 마스터피스네요.....센세 내 지하실에서 글만 쓰자 나머진 내가 다 해줄게.....
[Code: 1fbc]
2020.09.27 15: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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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진짜 장관이고 절경이네...신이준 마스터피스다...
[Code: 945a]
2020.09.27 15:2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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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이렇게 달달해도 되나???? 저 지금 당뇨 왔어요 진짜 너무 좋다ㅠㅜㅜㅜ니네 평생 연애해ㅜㅜㅜㅜㅜㅜㅜ
[Code: f1e5]
2020.09.27 15:30
ㅇㅇ
달달사 달달사.....
[Code: 3258]
2020.09.27 16:18
ㅇㅇ
모바일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한 번 더!!!!!(짝)
[Code: da96]
2020.09.27 16:22
ㅇㅇ
미쳤다 미쳤어 진짜 너무 달달하고 설레고 다한다 하ㅠㅠ센세 평생 연재해줘..
[Code: 0436]
2020.09.27 16:3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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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좋다..달달해서 죽을것같애ㅜㅜㅜㅜㅜㅜㅜ
[Code: 1de4]
2020.09.27 18:11
ㅇㅇ
센세 분량조절 실패로 ㅌㅈ급 압해 억나더로 갑시다 !! 군만두 리필!!!!!!!!
[Code: b9c3]
2020.09.27 18: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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ㅠㅠㅠㅠ스바 운다ㅠㅠㅠㅠ울어어어어어ㅠㅠㅠㅠ
[Code: e6bb]
2020.09.27 18:3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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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넘 달달해서 혀가 아립니다 센세ㅠㅜㅜㅜㅜㅜㅜㅜㅜㅜㅜ과하게 섭취하고 싶으니까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영원히 함께 해ㅠㅠㅠㅠ
[Code: 4de3]
2020.09.27 18:53
ㅇㅇ
모바일
맨날 센세가 분량조절 실패했음 좋겠드ㅏ..... ༼;´༎ຶ۝༎ຶ༽ ......
[Code: 9728]
2020.09.27 19:1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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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기서 죽어도 여한이 없어요 센세....
[Code: d42c]
2020.09.27 19:1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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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천국입니다
[Code: f134]
2020.09.27 21:5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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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너무 달달해죽겠어요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Code: 39f1]
2020.09.27 22:50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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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달달해서 뒤질것같아요
[Code: 6bb0]
2020.09.27 23:46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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캬 입에 설탕때려부은거같다!!!!!!!!
[Code: d89f]
2020.09.28 00:0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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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어 미쳤어 달달해주글거같아여 센세ㅜㅜㅜㅜㅜ
[Code: 96f5]
2020.09.28 01:2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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ㅜㅜ센세 진짜로 많이 내가 사랑해....
[Code: b1d0]
2020.09.28 02:22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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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센세 증말 참나 하...ㅎㅎㅎㅎ 참...ㅎㅎㅎㅎㅎ 하....ㅎㅎㅎㅎㅎㅎㅎㅎㅎ 증맬루 ㅎㅎㅎㅎㅎㅎㅎ
[Code: 0fb3]
2020.09.28 02:23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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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이랑 파이브랑 무슨 일있었는지 너무 궁금해요 틴민이가 중간에서 어찌저찌 잘 풀어줘야할텐데ㅜㅎㅎ
[Code: 0fb3]
2020.09.28 04: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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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사랑스럽다,,,,,,,햐
[Code: a669]
2020.09.28 16:5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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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쨔존나좋아서오장육부가떨린다진쨔
[Code: 9b29]
2020.09.29 02:25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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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진짜 너무 좋다.... 너무 너무 좋다... 이렇게 좋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너무 좋다............... 센세 사랑해
[Code: bd18]
2020.09.30 05:07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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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세 왜 나 이렇게 두근거리냐ㅜ 센세ㅜ 심장이 춤추고 있다ㅜㅜㅜㅜㅜㅜ 행복해라 얘들아ㅜㅜㅜㅜㅜ 너무 간질간질하고 이쁘다ㅜㅜㅜㅜㅜ
[Code: 6de3]
2021.01.04 01:49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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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나 사랑해 센세
[Code: 88dd]
2021.04.23 03:11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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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브 누구 잃을 뻔 한 적 있었나?
[Code: 51c0]
2021.07.29 02:48
ㅇ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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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하아..하아....
[Code: 85a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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